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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우주 끝 그리고 시작
작가 : 퍼플오션
작품등록일 : 2020.9.12

아이돌. 누군가에게는 우상이자 누군가에게는 그 시대의 꽃을 보여준 상징적인 의미. 작은 일에도 관련 기사는 수도 없이 나오고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이미지가 결정되며 또 인기를 얻기도 한다. 어떤 사소한 일에도 노출되어 사는 그들에게는 사생활의 경계를 잃은 지는 오래. 빠짐없이 보도되는 현재의 세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꿈을 이루기 위해 청춘이라고 말하는 10대, 20대를 모두 붓고 나면 그다음은 어떤 끝이 있을까? 사고로 그룹의 형을 모두 잃게 된 아이돌 그룹 막내의 이야기. 그런 막내가 할 수 있었던 선택지는 과연 어떤 선택지며 그 앞을 막은 한예화 사장님의 목적과 이유는? 우주의 또 다른 스토리가 시작된다.

 
010.
작성일 : 20-09-24 21:49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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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부지런하게 운동 후 닭가슴살로 구성한 저녁까지 부지런히 챙겨 먹고 시간은 벌써 밤이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친 우주는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시선을 옮기다 아까 받은 상자를 발견했다.

 

 "차 마시면서 할까?"

 

 달콤하게 기분을 풀고 멋진 그림을 상상한 우주는 차를 마시고 싶은 생각에 커피포트에 물을 끓였다. 선생님께서 주신 차를 조금 덜어 이번에 새로 장만한 깔끔한 머그잔에 담고 물이 끓기를 기다렸다. 조용한 정적에 커피포트 작동하여 물이 끓여지는 소리만 들린다.

 

 핸드폰을 보며 밀린 답장을 하던 우주는 물이 끓자 핸드폰을 잠시 두고 물을 부었다. 차가 잘 우러나도록 휘젓고는 의자에 걸터앉았다. 싸늘한 것만 같았던 기숙사 공기는 따뜻한 온기와 달달한 향으로 채워졌다.

 

 잠깐을 멍하게 있었다. 뜨겁기도 하고 나른함에 멍때리는 것 같았다. 멍하게 있던 우주는 이내 정신을 차려 아까 듣던 Snow flower 곡을 열었다. 노래를 다시 재생 누르고 울려 퍼지는 노래를 들으며 수건을 한쪽에 던져두었다. 차가 우러나는 시간에 따라 노래가 흐른다. 우주는 그렇게 한동안 의자에 앉아 멍하게 듣고 있었다.

 

 "......"

 

 그냥 멍을 때린 것은 아니다. 사실 뭐라도 구상하고 싶어서 몇 번이고 노래를 듣고 있었다. 노래를 들으며 생각하는 것 같더니 대충 공책 하나, 볼펜 하나를 꺼내 끄적인다.

 

 [[겨울, 꽃, 외로움, 차가움, 바람, 자연….]]

 

 단어를 몇 개 적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지 볼펜을 내려두고 한참을 째려보았다. 단어들을 조금 더 보다가 볼펜으로 더 추가해본다.

 

 [[부드러움VS날카로움 / 하얀색VS검정색 / 어둠VS빛]]

 

 "아... 아... 이거 어렵네. 꽃은 꽃인데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지?"

 

 볼펜을 돌리면서 단어들에 밑줄만 긋다가 갑자기 우려내던 차가 생각난 우주는 머그잔을 본다. 꽤 진하게 우려나 버려서 커피포트에 남았던 물을 조금 더 붓고는 가지고 와 자리에 앉았다.

 

 "우아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은데..."

 

 춤으로 친다면 몽환적인 느낌에 강약이 들어가 내 춤 선과 어울리는 그런 춤을 추고 싶었다. 춤의 이미지는 상상하기 쉬운데 가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니 쉽지 않았다.

 

 "어차피... 작사가는 따로 있는데 주제랑 하고 싶은 이야기만 정하자. 욕심내지 말고."

 

 [[아름다운 꽃, 외로운 꽃, 바람을 맞으며 홀로 있는 꽃]]

 

 여러 꽃을 상상하며 글들을 배열해 나간다. 현우 형은 스토리텔링을 잘 만들어서 나에게 들려주곤 했는데 난 그런 소질은 없는 듯했다. 막상 해보니 쉽지 않았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았을걸... 영상화를 좋아해서 영화를 즐겨 보는 쪽이었더니 글 표현에서는 젬병이 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멜로디가 슬프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노래가 아련하지만 그렇게 아주 슬프지는 않고... 보컬로 시작해서 랩으로 문을 열고 우선 들리는 그대로 형의 랩을 받아 적었다. 이번에 아련함까지 추가해서 적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련함을 적었고 생각나는 문장과 단어만 배열하다가 결국 완결을 짓지 못한 채 공책을 덮었다. 생각에 빠져 식은 차를 홀짝이다가 빈 머그잔만 남았고 몇 번을 듣다가 지친 우주는 이내 잠을 청하고자 양치 후 침대에 누웠다.

 

 "곧 회의인데... 일단은... 자고! 그래. 도저히 어려우면 상의를 해서 힌트를 얻어야지."

 

 누워 핸드폰으로 현재 실시간 검색어와 SNS를 구경하다가 눈꺼풀이 무거워진 우주는 핸드폰을 옆에 두고 잠을 자기 위해 벽 쪽으로 돌아누웠다. 오늘은 자면서도 겨울을 계속 생각할 것 같다. 겨울... 겨울... Winter... Snow...

 

 똑똑.

 똑똑.

 

 난데없이 들리는 노크 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여기가 어디지? 주위를 보니 회사 안에 있는 연습실이 있는 층이었다. 노크 소리는 작업실 앞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직원 한 분이 노크하고 있었다. 작업실은 빈 곳인 듯 답이 없었고 직원분은 지나서 다른 통로로 가셨다.

 

 여기는 우리 리더였던 세현이 형이 사용하던 작업실 앞이기도 했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서 도어락에 손을 뻗었는데 투명한 물체처럼 그냥 지나쳐버린다. 비밀번호를 칠 수 없었다. 만져지지 않기에.

 

 "이런 꿈도 있나..."

 

 몇 번을 시도해도 물체에 손이 닿지 않았다. 일단 문을 열 수 없어 어떻게 하지 고민하던 차에 엘리베이터 도착하는 소리가 들렸다.

 

 딩동.

 

 "누구지?"

 

 저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온다. 점점 가까이 오면 올수록 낯익은 얼굴이 가까워진다. 그 사람은 작업실 주인이자 리더였던 세현이 형. 모자를 눌러 쓴 세현이 형이었다.

 

 "어, 세현이 형."

 

 손을 뻗어 지나가는 어깨를 잡는데 잡히지 않는다. 물체를 포함하여 사람도 만질 수 없는 상태인 것 같았다. 실루엣처럼 지나간 형은 나를 스쳐지나 익숙하게 작업실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었고 나는 열린 그 문 그 뒤를 같이 들어갔다. 주위를 돌아봤다.

 

 작업실은 마지막으로 봤던 풍경과는 조금 달랐다. 달력을 보니 조금 더 전의 과거였다. 아마 어느 추운 가을 정도. 형은 검은색 외투를 벗어 한쪽에 걸어두더니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역시 밀린 것은 쉬는 날에 해야지…."

 

 

 혼잣말을 하는 형.

 

 형은 모자도 벗어 한쪽에 두고 컴퓨터로 뭔가를 만지는 듯 했다. 잘 모르는 작업 창이 몇 개 오가더니 스피커를 통해 노래가 들린다. 작업실 스피커라 그런지 음질이 많이 달랐다. 내가 들었던 Snow flower의 원곡이자 가이드 녹음을 하기 전 상태였다.

 

 형은 무언가를 더 만지더니 내가 들었던 랩을 불러보며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물체를 잡을 수도 없고 말을 걸 수도 없는 나는 그저 옆에 서 있었다. 옆에 서서 작업하는 현장을 기웃거리며 열심히 작업하는 형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작업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았다. 형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형은 그렇게 한동안 계속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 반복하였다.

 

 "이거 진짜 우주 춤 선에 추면 대박일 것 같은데. 완전히 설렌다."

 

 형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의자를 한 바퀴 돌리며 노래를 두세 번 재생했다. 계속 재생하면서 만족한 듯 미소를 보였다. 그런 형을 보며 마음이 어딘가 시큰거리며 찡해졌다. 이제는 저렇게 웃는 형의 얼굴을 못 봐서 너무 아쉬웠다. 노래를 듣던 형은 어느 부분에서 스페이스 바를 누르더니 노래를 멈췄고 시간을 체크했다.

 

 "이 부분은 진짜 포인트로 강조해서 안무해달라고 해야지."

 

 [[꽃이 휘날리는 모습과 동시에 차가운 겨울….]]

 [[슬프고 홀로인 길을 가도 꽃은 아름답게 자신의 매력을 보인다]]

 [[단단하고 강인하게]]

 [[겨울 빼면 아직 상황은 미정….]]

 

 형은 작업하던 노트 한쪽에 끄적이듯 메모를 적었다. 대충 날리듯이 적은 형의 메모가 보인다.

 

 "나머지는 현우한테 도움받아야지."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한 문장.

 

 [[겨울 속에 버티는 아름다움이었으면]]

 

 형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한쪽에 뒀던 서류를 챙겨 작업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작업실 문은 자동으로 잠겼고 빈 공간에 나 홀로 남았다. 메모가 적힌 곳을 한참을 보며 기억하려고 애썼다. 언제 또 사라질 꿈이기에. 그리고 역시 내 생각처럼 흘렀다.

 

 갑자기 주위가 검정색 물감으로 가득 찬 것처럼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둠은 점점 모여 한 문장을 중심으로 어둠으로 가득 찼고 우주는 어둠에서 헤엄치다가 허우적거리며 꿈에서 깨어났다.

 

 "하아... 하아..."

 

 눈을 뜨니 익숙한 천장이 보인다. 정말 이번에는 가지고 있던 기운을 엄청나게 쓴 것 같았다. 목이 말랐다. 우주는 몸을 일으켰다. 손을 뻗어 주위에 뒀던 생수병을 들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기억에 남은 마지막에 중심에 남았던 그 문장. 그 문장은 바로 겨울 속에 버티는 아름다움이었으면... 그 문장이었다.

 

 

 그리고 우주는 깨달았다. 사라지기 전에 적어야겠다는 것을. 이불을 걷어차고 책상으로 가 어제 쓰다 말았던 공책에 볼펜으로 새 페이지에 적어가기 시작했다. 정확한 단어까지는 기억나지 않아서 그 느낌만을 메모했다. 그리고 생각나는 말들을 쭉쭉 이어서 적기 시작했다.

 

 [[겨울 속에 버티는 아름다움]]

 [[슬프고 혼자여도 매력을 꿋꿋하게 지키는 꽃]]

 [[겨울은 춥지만 춥기만 한 겨울이 아니다]]

 [[나를 꽃에 넣고 주위 상황을 겨울로 바꿔 아련하게 적었으면 좋겠다]]

 

 "단단한 아름다움..."

 

 차수가 조금 찼을 때 언젠가 멤버끼리 술을 마시며 진지한 이야기가 오갔던 적이 있다. 언젠가 세현이 형이 말했던 것이 생각난다. 이 회사가 전부가 아니니까 너를 단단하게 하라던 그 말. 그리고 너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 말.

 

 혹시 잊은 것이 없을까 메모를 한참을 보며 생각했다. 꿈이라는 것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미화되고 변하기 좋은 것이기에 만족할 선을 찾은 우주는 공책을 덮었다. 피식 웃은 우주는 핸드폰 시계를 봤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다시 침대로 가서 벌러덩 누운 우주는 천장을 보고 있었다. 이유 모를 두근거림이 존재했다. 조용한 새벽. 아직 누군가는 자고 있을 시간. 우주는 속으로 두근거림을 간직하고 있었다.

 

 

 

 
작가의 말
 

 어제 몸이 안 좋아서 오늘 올리네요. 오늘도 즐겁게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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