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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당신은 얼마나 많은 치킨을 먹어왔나
작가 : 아이윙
작품등록일 : 2020.8.29

월, 수, 금 연재. 주말 자유 연재
치킨에 관련된 미스테리를 파해치는 주인공이 광기에 빠져가는 모습을 서술한
코스믹 호러 장르의 제 첫 소설 입니다.
익숙한 소재에서 느껴지는 기이함과 괴이함, 점차 미쳐가는 주인공의 내면을 묘사 했습니다.
제 첫 작품 입니다. 모쪼록 즐겨 주십시오.

아 19금 까지는 아니라도 장르 특성상 약간의 무서운 부분은 등장합니다. 최대한 깔끔하게 서술 했으니,
무시무시한 장면도 포함해서 즐겨 주세요!!

 
XIV 지옥을 탈출하려 지옥을 방황하다
작성일 : 20-09-23 22:59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6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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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IV

  역설적으로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협회 건물과 내 육신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가 근접할수록 점차 인간 시절에 지녔던 이성을 얇게나마 회복할 수 있었다. 협회의 풍광이 눈두덩이에 실리자마자, 이미 존재조차 기억해 내는 데 실패했던 굶주린 뱃속에서 내 육신이 어찌 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곤히 잠자던 짐승의 살덩이가 살며시 눈을 뜬다. 내장을 진창으로 뒤엎으며 격렬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한 혐오스러운 짐승의 고깃덩어리는 내 육신 곳곳을 두드리며 잃어버렸던 오감을 하나둘씩 일깨워줬다. 약간이지만 사지의 모양새를 바르게 인지할 수 있었고, 내가 원래는 인간이었다는 기억과 잃어버린 이성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간신히 소생해가는 정신줄을 붙잡아 벅찬 탄생의 감동을 느끼는 내 몸뚱아리의 원초적인 흥분 따위에 관심 없이, 협회 직원들은 헌 짐짝 던지듯 내 멱살을 잡고 건물 로비로 나를 집어 던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인간적인 고통과 두 눈에 말갛게 들어오는 태양 빛이 소중하다고 느껴 무심코 협회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품어 버리고 말았다.

  다시 찾은 협회 1층은 페스티벌이 열릴 무렵의 벌레떼처럼 바글바글 차몰린 인파는 없지만, 대신에 진짜 벌레들이 숨도 못 쉬게 꿈틀대며 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강아지만큼 커다랗게 자라난 바퀴벌레가 빤딱빤딱 윤기가 흐르는 외골격을 빛내며 줄지어 서 있고, 시퍼렇게 살찌워 한 아름 굵어진 송충이 때가 역겹게 꿈틀거리며 사방에 솜털과 진액을 흩뿌리고 있었다.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벌레들이 옹기종기 모여들어 협회 직원들의 인솔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실험체들을 등에 싣는다. 정교하게 조직된 개미 무리가 커다란 먹이를 발견하고 개미굴로 줄 맞춰 운반하는 모양새로 얌전히 고깃덩어리를 숨겨진 지하층으로 실어나르는 벌레들. 온순하게 말 잘 듣고 열심히 일하는 키틴질 외골격의 모습이 사뭇 기특하고 귀엽지만, 역겹게 돋아나 꿈틀거리는 벌레 다리와 흐물거리는 체액의 악취는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온몸이 결박당한 채 끌려가는 처지라 매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어 앙증맞은 벌레에 차마 호감을 느끼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벌레의 등판에 편안히 누워 좁고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온 거대한 지하실의 광경은 상상 이상으로 불경하고 악독한 공장이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광기 어린 도축이 자행됐을지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두껍게 축적된 피비린내가 불쾌하게 가장 먼저 내 감각을 자극한다. 달콤한 인육의 향기를 맡은 몸속의 짐승이 만족한 듯 내장 벽에 꿈틀거리는 지방 덩어리를 비비적대는 서슬이 미친 듯이 불쾌하면서도, 덕분에 놀라서 깨어나 한 꺼풀 더 눈을 뜬 이성을 통해 성공적으로 주변을 관찰할 수 있었다. 지하실 구석 넓은 창고에는 온몸의 털이 모두 제거된 신선한 나신들이 고약한 약품처리를 당하여 죽지 못하고 뻣뻣하게 굳어 밖으로 꺼내질 차례를 묵묵히 기다린다. 개미와 사마귀가 반씩 뒤섞인 인상의 기묘한 암녹색 벌레가 가느다랗고 날카롭게 돋아난 다리로 쿡쿡 인간의 살점을 찔러보며 작업에 쓸 최상의 고기를 선별한다. 벌레의 입맛대로 선별된 가장 알맞게 숙성된 개체들이 쏙쏙 뽑혀 나와 기괴하게 날카로운 무시무시한 벌레의 앞발에 온몸 구석구석 깨끗하게 다듬어진다. 말끔하게 씻긴 육신들은 오랜 시간 동안 작업에 사용되어 말라붙은 핏자국이 시커멓게 변색된 컨베이어벨트에 차곡차곡 눕혀진다. 천장에 매달린 스프링클러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고약한 화학 약품이 피부에 떨어질 때마다 매끈한 사람의 육신 여기저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피부 깊은 곳에서부터 색이 변하고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는 사람의 육신은 군침이 도는 맛있는 식재료로 탈바꿈될 1차 밑간을 마치고 커다란 절단기를 향해 끌려간다. 절단기 속 사람의 기름때가 엉겨 붙어 번들번들 악취가 흐르는 톱날에 새하얀 구더기가 달라붙어 남아있는 사람의 찌꺼기를 쪽쪽 빨아대며 역겹게 몸집을 부풀린다. 컨베이어벨트에 누워 세차게 돌아가는 절단기 톱날로 빨려 들어간 사람들, 조금 전까지는 살아 숨 쉬던 육신들이 순식간에 한낱 육편으로 화한다. 토막토막 나뉘어 부위별로 정돈되는 신선한 송장. 이미 사람이라 이름 붙일 수 없는 말끔히 손질된 고깃덩어리들을 향해 난데없이 봉합용 실과 바늘이 당도한다. 지하실 다른 한편에 설치되어있는 냄새나는 축사에서 갓 꺼내온 살아있는 닭들이 영문을 모른 채 사로잡혀 불안하게 노오란 눈깔을 바삐 부라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산채로 닭의 모가지가 몸통에서 분리되고, 준비되어 있던 사람 고깃덩이 여기저기에 틀어박혀 실과 바늘로 거칠게 꿰매인다. 아직까지도 질긴 목숨을 놓지 못한 인간과 닭의 대가리에서 광기에 찬 비명이 사방으로 터져나오지만, 점차 조용히 한 줌의 신음으로 변하며 생명의 기세를 잃는다. 무시무시한 공정을 마친 후 둔중하게 손질되고 봉합된 고깃덩어리들은 중앙의 큰 단상으로 차곡차곡 옮겨진다. 익숙한 먹잇감을 만나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내 뱃속의 짐승이 만족스럽게 꿈틀거리는 게 느껴진다. 아마 내 무의식 어딘가에 그려져 있을 잔혹한 광경이 곧 펼쳐질 거라 짐작된다.

  커다란 문이 열리며 키가 2m 정도 돼 보이는 벌레 한 무리가 각지게 발걸음을 맞추며 등장했다. 위풍당당하게 등장한 놈들을 향해 주변 모든 벌레들과 협회 인간들이 경외감에 깊숙이 고개를 조아린다. 시커멓게 튀어나온 유려한 겹눈, 매끈한 점액이 줄줄 흐르는 날렵한 키틴질 얼굴에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이 생각되는 위압적인 턱이 튀어나와 흉측한 침방울을 떨어뜨리며 좌우로 우물거린다. 머리 아래로 달린 몸통은 작은 솜털이 빼곡히 틀어박혀 있고, 털 끝에서 달콤한 진액이 흘러나와 굶주린 파리들이 홀린 듯이 모여든다. 몸통에서 뻗어 나온 다부지게 각진 다리는 연신 주위를 더듬거리며 단단하게 흐르는 윤기를 여실히 자랑한다. 몸 아래로 뻗어 나온 말캉한 몸뚱이는 애벌레의 꼬랑지를 닮아 끈적하게 꿈틀거리며 몸을 지탱한다. 무자비하게 흉맹한 겉모습이지만 어찌 된 연유인지 지체 높은 귀족들을 만난 것 같은 고고한 기품이 뿜어져 나와 절로 존경심이 생겨날 지경이었다. 주위 생물들의 비굴한 태도와 오만한 걸음걸이, 커다랗고 조화로운 육신의 형상으로 볼 때 저놈들이 협회의 진짜 주인, 광기 어린 치킨 숭배 집단의 지도자라는 확신이 든다.

  고깃덩어리가 놓인 중앙의 단상을 향해 지도자 무리가 어기적 어기적 다가간다. 맨 선두에 서 있는 특출나게 육중하고 흉악한 개체가 꽁무니에서 길게 튀어나온 시뻘건 촉수를 주욱 앞으로 잡아 치켜세운다. 잠시 정신을 집중하고, 온몸을 부르르 떨어대며 거칠게 꿈틀거리는 촉수에서 희뿌연 액체를 쥐어 짜낸다. 주위에 서 있던 다른 벌레들은 고약하게 촉수 끝에서 흘러넘치는 허연 액체를 커다란 그릇에 모아 담아 모아 갈무리하고는, 단상에 줄지어 놓여 있는 괴악한 고깃덩어리를 향해 골고루 뿌린다. 비릿한 향취에 반응하듯, 내 뱃속에 갇힌 짐승의 육신이 싱그러운 생명을 가득 담은 기세로 황홀경에 차 부르르 떨어대는 통에 속이 진탕 메슥거렸다. 곧이어 정체불명의 희멀건 액체가 묻은 고깃덩어리들이 기괴하게 비틀리고 수축되며 익숙한 모양으로 변해간다. 꿰맨 자국이나 덜 죽은 사람의 육신의 흔적 따위 찾아볼 수 없는, 통통한 몸통에 삐뚝 달라붙어 꺾여있는 날갯죽지, 오동통 살이 오른 튼실한 허벅다리. 점차 죽은 육신에 조류의 보송보송한 깃털이 자라나고, 닭 목이 있었던 자리에 사람의 얼굴이 불쑥 터져 나와 신생아 특유의 순진무구하고 신선한 울음소리를 대차게 내뱉는다. 점차 인간의 괴성의 닭의 울음소리로 변모되고, 닭 벼슬이며 부리가 돋아난 대가리, 노오랗게 빛나는 짐승의 눈. 완연히 모습을 갖추고, 빨빨거리며 주위를 휘청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한, 닭. 내가 그동안 튀겨왔던, 사장의 치킨집으로 일정하게 배달되던, 내 굶주린 손아귀에 사로잡혀 시커먼 뱃속으로 풍덩 미끄러져 녹아내렸던 고깃덩어리의 정체. 광기의 탄생을 눈앞에서 목도한 소감을 차마 사람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다. 치킨이 광적으로 맛있는 이유, 치킨 살덩이를 처먹을 때마다 뱃속에서 호응하듯 꿈틀거리며 온 정신이 광기에 빠져버린 원인, 사장의 가게로 배달되는 닭의 가격이 항상 일정한 까닭, 제주도에서 먹은 치킨을 통해서는 광기에 빠질 수 없었던 이유. 머릿속을 휘몰아치는 광기 어린 호기심이 찾아 헤매던 냉혹한 해답이 지금 내 눈꺼풀에 생생히 틀어박힌다. 내가 삼켜왔던, 당신이 먹어왔던 치킨의 정체는 사람과 닭의 혐오스러운 잡종. 더러운 벌레의 체액이 살아 숨 쉬며 흘러들어와 당신의 몸속에 차곡 차곡 쌓여있을 텐데, 기분이 어떠신지, 이 글을 읽으면서 아직도 치킨을 생각하면 군침이 도시는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광기 어린 호기심을 마침내 해결했단 기쁨은 제쳐두고, 내게 곧 닥칠 위협은 기괴하게 돌아가는 주위 실험이나 공정과는 관련 없이 내 처지에서는 마냥 무시할 수 없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창고에 틀어박혀 있으면, 맛있게 손질되고 역겨운 허연 체액이 뿌려져 한낱 식재료가 될, 방금 목격한 닭고기 창조의 대상이 될 운명은 당연지사. 찬찬히 지도자 벌레들을 구경하던 협회 직원들이나 일꾼 벌레들이 정신을 차리고 하던 작업을 계속한다. 지하실 구석에 놓인 나를 포함한 새로운 실험체들을 창고에 가둬, 영원히 마취시키려 기묘한 약품을 뿌릴 준비를 마친다. 마취약이 가득 든 통에 기다란 호스가 삐져나와 내 옆에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육신들을 향해 허여멀겋게 방울진 약품을 살살 뿌린다. 조금 전 광기 어린 식재료의 창조를 본 덕분인지 뱃속에서 짐승의 육신이 배배 꼬이며 미친 듯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날뛰는 서슬에 조금이나마 사지의 감각이 일깨워진다. 간신히 정신을 집중하니 검지손가락 끝은 살짝 움직일 수 있었다. 내 육질이 얼마나 잘 숙성되었나 푸욱 찔러보는 벌레의 손길에 옆구리에서 피가 살짝 흐르고, 아찔한 고통이 신경을 타고 흘러 정신은 형형히 말짱해진다. 내 몸을 점령한 짐승의 육신을 잠재울 단 하나의 가능성. 3층 서고에서 분명히 사장은 북한산에서 본 입체문양을 극단적으로 꺼리고 있었다. 내 꿈속에 나타난 가오리 모양의 괴물은 지하에 꿈틀거리는 벌레와는 관계없는 존재일 터. 그러고 보니 기괴하게 내 팔목을 졸랐던 묵주는 북한산 괴물의 촉수에 반응해 불타올랐었지, 묵주의 모양새는 벌레를 닮았었고. 꿈속의 존재와 협회의 벌레들은 서로 반목하는 관계임이 틀림없다. 돌탑에 새겨지고 오래된 낡은 고서에 적힌 기묘한 모양은 협회의 벌레들을 자극하는 표상이리란 추론. 애초에 시도해볼 여타 방안이 별다를 게 없다. 살짝 움직이는 손가락에 옆구리에 졸졸 흐르는 피를 살짝 적셔, 꿈속의 시야를 통해 황홀경에 인식했던 완성된 3차원 구조의 기묘한 문양을 슥슥 내 몸에 그린다. 점차 문양이 완성되어 갈수록, 몸속에 불길하게 흐르던 벌레의 기운과 체액이 점차 내 육신의 주도권을 잃는다. 완성된 고대의 표식과 동시에 움직이는 방법을 기억해내 완연히 되찾은 내 몸뚱아리. 감상에 빠지긴 아직 이르다. 벌레들의 역겨운 서슬에 한눈 팔린 협회 직원의 팔을 붙잡아 급작스럽게 잡아당겨서 호스에서 뿜어져 나온 마취액을 녀석의 손에 묻힌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당혹스러운 놈의 상판대기를 슬금슬금 경악이 뒤덮어간다. 이내 직원 녀석의 입꼬리는 헤실헤실 힘없이 풀리고, 놈의 온몸 근육에서 힘이 죽 빠져나간다. 조심스럽게 놈의 옷을 벗겨 갈아입고, 녀석의 남은 몸통은 내 육신이 놓여있던 자리에 얌전히 눕히고 넉넉히 호스로 마취액을 뿌린다.

  나를 한없이 절망에 빠트린 생경한 벌레들의 광기가 도리어 나를 구해냈다는 아이러니. 마지막 순간 내 육신을 깨워 극적인 구원의 서막을 열어준 존재는 언제나 내 정신을 지배했던 뱃속에서 꿈틀대는 짐승의 역겨운 살덩이. 치킨 때문에 식재료로 생을 마감할 뻔하고, 치킨 덕분에 마지막 삶의 기회를 붙잡을 수 있었다는 기묘한 이분법에 씁쓸한 헛웃음만이 차올랐다. 이대로 실험체 뒤치다꺼리에 직원들이 정신이 팔린 사이에 도망쳐 버릴까 생각도 했다. 허나 어디로 도망친단 말인가. 이미 전국 각지 어디까지 기괴한 광기의 음모가 퍼져나가 있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데. 미칠듯한 불안감에 이성이 뜯어먹히며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해도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장소는 낙원과는 거리가 먼, 결국에는 몰락한 쓰레기장에서 생을 마감하고 말 것이라는 불길한 확신. 다시는 협회에 이렇게 몰래 들어올 기회 따윈 없을 것이다. 나를 둘러싼 비밀의 위협을 해결할 방안은 어찌 되었건 이 협회 건물에서 찾아내야만 한다. 발작적으로 요동치는 마음의 불안을 다잡고, 태곳적부터 내려왔을 금단의 비밀을 찾아 3층 서고로 향하기로 마음먹었다.

  직원의 옷에는 이전에 페스티벌에서 보았던 카드키가 멀쩡히 들어 있었고, 지도자급 벌레들 말고 땅바닥을 꾸물꾸물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나 송충이 따위가 내 얼굴을 알아보고 난동을 부릴 리도 없다. 시설의 기계장치를 관리하는 일에 벌레의 팔다리는 한계가 있다. 기계를 관리하는 건 다른 인간의 몫, 적당히 컨베이어벨트에 몰래 소란을 일으키면 직원들의 시선을 끌 수 있으리라. 주위를 나뒹굴던 따뜻한 피를 뚝뚝 흘리는 사람의 팔 조각을 컨베이어벨트 틈새에 밀어 넣었다. 무거운 기계음을 멈추며 영원히 송장을 둘러업고 회전할 듯했던 벨트가 덜컹 멈춰서고, 예상대로 협회 직원들이 바삐 뛰어다니며 소요의 원인을 찾아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직원들의 시선이 다른 곳을 훑어 갈피를 잃은 사이 지하층 입구를 기어 다니던 벌레무리를 거슬러 올라 무사히 지하실 밖으로 빠져나왔다. 엘리베이터를 감시하는 직원 따위 없다. 어색한 기시감을 느끼며 이미 익숙한 엘리베이터를 조작해 3층 서고, 광란의 비밀이 잠든 공간을 향해 올라간다.

 
작가의 말
 

 새로 태어난 주인공은 의외의 지능캐... 반전매력 갭모에가 느껴지는군요.

 실험을 거쳐 기존의 육신을 인식하지 못하고 새롭게 몸을 찾은 주인공이,

 정신병 같은건 자연스럽게 치유 되었다 같은 내용을 서술하려 했으나

 말 그대로 tmi가 될 뿐이라 이렇게 작가의 말에 남깁니다 히히.

 

 각성한 주인공의 운명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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