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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멸망 AS왔습니다
작가 : 깔루아
작품등록일 : 2020.9.5

멸망 직전의 세계에 나타나는 두 남자의 여행기.

 
오즈의 마법사 #15. 지상에서는
작성일 : 20-09-23 14:36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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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마법의 근간은 모두 같다. 그것은 시초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에 흐르는 마나에 따라 각각 특색을 지니면서 변형될 수 있다.

 ‘우리’는 그 특색과 변형을 무시하며 그 세계의 마법에 간섭할 수 있다. 그런 권한이 있다. 대신 그 세계는 일그러질 것이다. 이는 어렴풋한 가능성이 아닌 확실한 기실이다.

 

 ‘그러니 더더욱 쓰면 안 돼.’

 

 카인은 벌써 하늘 높이 날아오른 에메랄드 성을 올려다보며 바짝 마른입술을 혀로 축였다. 일단 급한 대로 주변을 훑어본 그는 빠르게 전력을 추산해보았다.

 지상 전력은 확실히 자신들이 우세하였으나, 성 안쪽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근황만이라도 파악하며 좋으련만, 이 세계에 와서 처음 느껴보는 초조함은 단순히 거슬리는 기분 변화에 지나지 않았기에 카인은 세상 귀찮은 얼굴을 하고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여전히 넋이 나가있는 리프를 향해 물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전력은 환수와 안드로이드, 또 계신가요?”

 “……어쩌다, 이게, 이렇게, 도대체 어째서….”

 “리프님.”

 

 카인은 잠자코 그녀를 부르며, 자신의 손등에 지그시 입술을 눌렀다. 아직도 찬란한 녹빛으로 빛나는 감람나무 이파리는 어느새 하나가 되어있었다. 그 마지막 하나에게 고하듯 카인이 나긋한 목소리로 약속을 고했다.

 

 “도로시님을 무사히 모셔오겠습니다. 마지막 이파리에 맹세하죠.”

 

 얼핏 혼잣말처럼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작은 속삭임이 닿은 모양인지, 리프는 퍼뜩 전신을 떨며 놀라고서야 카인을 돌아보았다. 설핏 물기가 가득 올랐던 눈가를 꾹꾹 눌러 진정시킨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프레이도 가능합니다. 구름보다 높아지면 어려울 테지만 저 정도라면…….”

 

 성을 올려다보며 높이를 가늠해 본 리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단순히 하늘을 날아보았자 성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새로이 만들어진 얼음 거병이 업그레이드 형태나 다름없는 얼음 환수를 타고 하늘을 날며 성 주변에서 공격을 퍼붓는 중이었다. 뻥 뚫린 입구를 찾기도 전에 저들에게 가로막힐 미래가 불 보듯 뻔했다. 분명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그를 향해 리프는 자꾸만 약해지려는 저 자신을 다잡으려는 양 조심스러운 질문을 던졌다.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죠.”

 

 대답은 생각보다 빨랐다. 그것도 단호한 장담이었다.

 다만 어느 정도의 희생은 필요할 것이다. 뒷말을 삼킨 카인은 고개를 들어, 벌써 공중전이 한바탕 벌어지고 있는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나는 환수와 익숙하게 협공을 벌이는 안드로이드 부대가 흐릿한 형태나마 또렷이 보였고, 그 주변에서 벌겋게 타오르는 화염구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눈 깜짝할 새에 이리저리 방향을 틀어가며 입구로 돌진하기 위해 애를 썼다. 목이 아플 만도 하건만 그는 누가 누구인지 인식하기도 힘든 전투를 한참이나 관전하다가 고개를 느릿하게 떨어트리곤 잠시 무언가를 고심했다. 이어서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를 향해 돌격하는 먼치킨과 위에서부터 겨누어진 얼음의 폭격을 한 번에 막아냈다. 검은 지팡이를 한번 휘둘렀을 뿐인데 그 끝을 따라 생겨난 그림이 배리어처럼 모습을 바꾸더니 모든 공격을 빨아들였다. 배리어가 완전히 그들을 뒤덮었을 때, 카인은 리프를 바라보며 생긋 미소 지었다.

 

 ‘창조자의 눈.’

 [스킬 창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인물 정보 확인.’

 [리프 사우드.

 종족 : 인간. 차원의 현자.

 스테이터스 : 체력-B. 마력-S. 존재력-A.

 상태 : 피로-B. /오즈마의 가호-A(발동 중)

 소유 스킬 : 대지의 은애-S(상시발동). 아름다운 속박-A. 기억의 궁전-C. 차원의 현자-A(상시발동). 풍요로운 찬가-A.]

 

 리프가 가진 스킬을 훑어본 카인의 입매가 짓궂은 아이처럼 말려 올라갔다. 정작 당사자는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무슨 짓이든, 어떤 희생이든 감수할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카인은 죄책감이라는 것의 무게를 모르쇠 무시해버리며 리프의 한계를 확인했다.

 

 “리프님, 땅을 움직이실 수 있으시죠? 얼마만큼 가까워야 땅에 가둘 수 있으신가요?”

 “…….”

 

 어떻게 자신의 능력치를 알았을까. 궁금하지만 물을 수 없었다. 그것을 따지기엔 상황이 적절치 못했다. 지금은 전시상황, 그것도 전투가 이뤄지는 격전지 한가운데가 아닌가. 리프는 바짝 마르는 입술을 꾹 말아 물었다. 카인이 질문하는 의도는 너무나도 적나라해서 그녀는 솔직하게 대답하기가 망설여졌다. 정확히는 감히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 리프를 바로 알아챈 카인은 높다란 하늘에서 시선을 거두고, 바로 지척에서 몰려드는 먼치킨 군대며 큼지막한 얼음 조각이 저들끼리 모여 자기재생을 시작하는 얼음 거병 무리를 눈짓했다.

 

 “그럼 저것들은요?”

 “……가능합니다.”

 “얼마만큼요?”

 “땅을 밟고 선 놈들은 모조리 다, 전부 다 땅에 묻을 수 있습니다.”

 

 일순 살기를 띠고 번뜩이는 눈동자는 과연 풍요를 다스리며 온화한 통치자라 칭송받는 남쪽마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여서, 카인은 사뭇 즐거워지려는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퍽 마음에 드는 대답을 받아낸 그는 그새 상당히 멀어진 허공의 점에 대고 소리쳤다.

 

 “그러니까 하늘은 맡길게! 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카인은 리프를 돌아보며 방긋 웃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를 발견하고서 눈을 가느다랗게 좁혔다가 끔벅이기를 반복하더니 팔을 크게 붕붕 흔들었다. 마치 여 보란 듯 아군 적군 할 것 없이 주의를 끄는 행동이었기에 리프는 황급히 그의 팔을 붙잡아 멈추게 했으나 상황은 이미 벌어진 후였다.

 

 “미쳤어! 충분히 버거운데 뭘 또 불러요!”

 “아니, 저어기 피예로님이 계셔서, 피예로님이 계시면 더 편할걸요?”

 “그렇다고 손을 흔들면!”

 “괜찮아요, 괜찮아요~”

 “내가 안 괜찮아!”

 

 바락 성을 내는 리프의 심정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었다. 그들에게 달려드는 이가 많을수록, 배리어를 유지하는 데에 많은 마력을 쏟게 될 것이고, 당연히 이후 시전 해야 할 마법에 사용할 마력이 모자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카인은 별 일 아니라는 듯, 여전히 태평스런 미소로 검은 지팡이로 허공에 빙글빙글 작은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려진 무수한 작은 원들은 뾰족한 끄트머리에 매달린 것처럼 제 자리를 맴돌았고, 카인은 짐짓 흥얼거리며 물었다.

 

 “가장 좋은 방어는,”

 “세상에, 당신 진짜 얼마나 무모한……!”

 

 지팡이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의 공급이 끊겼음에도 그가 전개한 배리어는 여전히 견고하게 남아 근거리며, 원거리며 무작정 쏟아지는 공격을 모조리 막아내는 중이었다. 짐짓 불안해하는 리프와 달리, 카인은 다시금 지팡이를 반 바퀴정도 빙글 돌리나 싶더니 절반 정도로 짧아진 지팡이 끝을 배리어 너머 적들에게 향했다. 그리고는 화사하게 웃었다.

 

 “가장 좋은 공격이라는 말 아시죠?”

 

 이윽고 지팡이 끝에서 저들끼리 맴돌던 작은 원에서부터 검은 빛이 발사되었다. 마치 안드로이드가 쏘는 다수의 마력포처럼 무수한 총탄처럼 산발적으로 튀어나가 겨눈 적들을 마구잡이로 쓰러트렸다. 평범한 공격에도 스러지는 먼치킨이야 두 말할 것도 없는데다 마력이 실린 공격에만 부서지는 얼음 거병에도 그의 공격은 고스란히 잘 먹혀들어갔다.

 그렇게 배리어 앞에 직선으로 기다란 길 하나를 뚫은 카인은 겨누었던 지팡이를 똑바로 갈무리하곤 재차 손을 붕붕 흔들어보였다. 손수 기적을 행한 그 끝에 피예로가 거칠어진 호흡을 되새김질하며 멍하니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카인은 얼른 오라는 손짓과 함께 아직도 끝에 작은 원들이 맴돌고 있는 지팡이를 재차 같은 방향으로 겨누었다. 하지만 이번에 튀어나온 것은 빛으로 만들어진 총탄이 아니라 검은 사슬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검은 사슬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튀어나가 피예로의 몸을 단숨에 휘감았다. 그리고는 아, 외마디 소리만 겨우 내보낸 피예로는 붙잡힌 모양새 그대로 카인이 들어간 배리어 안까지 강제 송환되었다.

 고작 1분도 되지 않은 시간동안 벌어진 일이었기에 어안이 벙벙한 것도 잠시, 리프는 막무가내나 다름없는 행보에 바락 성을 내고야 말았다.

 

 “아무리 당신이 강하다고 해도 마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발 좀!”

 “저를 걱정해주시는 건가요?”

 “또 제멋대로 생각하지 말고……!”

 “상냥하셔라.”

 “…….”

 

 정말 전쟁통 한복판에 있다는 자각이 있는 걸까, 의심이 되리만치 활짝 미소 지은 카인을 리프는 더 이상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서 땅이 다 꺼질 듯한 한숨만 내리 쉬었다. 그런 그녀의 심정을 백 번 이해한다는 듯 피예로는 묵묵히 먼저 떠나버린 리프의 이성 몇 가닥을 위해 애도했다. 웃지 못해 어두워져만 가는 그들의 분위기를 환기시킨 것은 그들과 멀지 않은 바로 위쪽에서 터진 폭음이었다.

 쾅! 제대로 설 수조차 없이 전신이 흔들리는 폭음 이후는 삐이이이, 머리가 어지러운 이명이 이어졌다. 아무리 배리어가 모든 부류의 공격을 막아낸다 한들, 정도 이상의 충격파까지 모조리 흡수하기는 어려운 모양이었다. 반사적으로 두 귀를 틀어막으며 주저앉거나 몸을 옹송그린 두 사람과 달리 카인은 미간만 살풋 찌푸린 채로 고개를 들어 매캐한 증기 속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나 시야는 좀체 확보될 기미가 없었다. 찰나, 고민하던 그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구원자의 눈.’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합니다.]

 [상대방의 의사가 확인되었습니다. 싱크 완료(싱크로율 100%).]

 

 스킬을 시도한 것과 거의 동시에 확인창이 감지되었다. 감았던 눈을 뜬 카인의 왼쪽 눈이 새빨갛게 빛났다. 비단 겉모습뿐만이 아니었다.

 카인은 직전까지 보았던 희뿌연 증기만 가득한 허공이 여전한 오른쪽 시야보다 창공을 활강하는 동시에 코앞으로 달려드는 거병을 아무렇지 않게 해치우는 현실감 높은 왼쪽 시야에 더욱 신경을 기울였다. 시각을 공유해달라는 연결 요청이며, 연결되었다는 확인 창을 모두 보았을 텐데도 조용히 적 부대를 섬멸하는 상대를 향해 카인이 웃음기 어린 염려를 표했다.

 

 ‘거기 상황은 어때?’

 ‘네 녀석이 얼른 무슨 수라도 쓰지 않으면 성채로 날려버릴 거다.’

 

 예상했던 대답이 반가운 나머지 웃음을 터트릴 뻔한 카인은 느긋하게 웃으며 힐긋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리프와 피예로는 헉헉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이제야 주변을 살피는 중이었다.

 

 ‘내가 신호하면 그걸 써.’

 [싱크가 종료되었습니다.]

 

 이번엔 대답 대신 강제 종료였다. 그러나 카인은 원래대로 돌아온 시야에 눈을 깜박이고서 참지 못한 웃음을 짤막하게 터트렸다.

 

 “…카인님?”

 

 피예로가 자신의 왼쪽 눈을 주시하며 부르는 목소리에도 카인은 여상 태연한 미소를 머금은 채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스스럼없이 뻔뻔스러운 제안을 부탁해왔다.

 

 “두 분, 죽을 각오쯤은 되어계신 거죠?”

 

 

 
작가의 말
 

 엘란츠: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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