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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El Tango de Lady Evil
작가 : 아사찬빈
작품등록일 : 2020.1.7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피해자의 이야기

 
제37화 <비밀>
작성일 : 20-09-23 01:59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3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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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

 

 꽤나 무거워 보이는 서류뭉치들이 바닥에 흩어지고 말았다. 허우적대며 서류를 주워 안으려는 폼이 적잖게 당황한 모양이다.

 

 “천천히 하세요.”

 “아, 예...”

 

 안 변호사는 애써 태연한 척,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묘하게 내용을 숨기려 드는 것이 영 수상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아니면 그냥 제가 나가 드릴까요?”

 

 수연, 아니, 안나의 말투가 퉁명스럽게 튀어나왔다.

 

 “아닙니다. 그러실 것까지야...”

 

 허둥대는 와중에 어찌어찌 서류를 모두 주워 담은 안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안나의 눈치를 보며 도현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피스텔에서 도망치듯 나온 그 날, 결국 이곳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도현이 머물고, 안나와 그 가족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 집.

 여전히 좋은 오빠 연기에 능숙한 도현은 안나가 아무런 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그곳에는 원래 안나가 머물고 있었던 것처럼, 각종 화장품에서 소모품까지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식탁에도 자연스럽게 안나의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바삭하게 구운 빵과 계란, 커피가 아직 고소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안나는 하품을 내뱉으며 자리에 앉아 커피부터 한 모금 마셨다.

 

 “수사는 잘 되어가요?”

 “무슨 수사?”

 “수사할 거리가 잔뜩 있지 않나요?”

 

 안나는 멍한 표정으로 도현을 바라봤다. 그러나 오히려 도현은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안나를 바라봤다.

 

 “강경식부터 이 소장, 지원이까지 죄다 죽었고, 그 범인을 찾다 나도 죽을 뻔 했다고요. 그거 범인. 찾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

 “아...”

 

 뜨뜻미지근한 반응에 안나가 눈썹을 찌푸렸다.

 

 “뭐하자는 거예요?”

 

 시퍼렇게 날이 선 안나의 질문에 도현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당연히 수사하고 있지.”

 “... 진짜예요?”

 “그럼. 요즘 이것저것 일어나는 게 많아서 혼동했어. 회사에서도 경영 때문에 일이 좀 있거든. 직원 하나가 브로커 사주를 받고 중요한 일을 하나 훼방 놓기도 해서 그것도 수사 중이었거든.”

 

 지나치게 자세한 설명이었다. 도현은 평소 회사에 대해서는 안나에게 일절 말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안나의 눈초리가 더욱 날카로워졌다.

 

 “그게 정말 큰일이었어. 여차하다간 자회사 하나 날릴 뻔 했다니까. 다행히 안 변호사가 날밤 새면서 겨우 길을 찾아서 수습하는 중이야.”

 “쓸데없는 이야기 늘어놓지 말고요. 관심 없어요.”

 

 칼 같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라내는 안나에 도현이 무안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거렸다.

 

 “음... 우선 실마리는 어느 정도 잡았고, 윤곽도 곧 드러날 거 같아. 그러면 범인도 잡히겠지.”

 “생각보다 늦네요?”

 “늦다니! 이 정도면 빠른 거지.”

 

 도현이 억울하다는 듯 발끈해서는 안나에게 토로하듯 말했다.

 

 “동기도 용의자도 미궁에 빠진 사건을 추적해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너도 잘 알잖아. 거기다 한 건도 아니고 세 건이야. 시간도 인력도 부족해. 어쩔 수가 없다고.”

 “아닌 거 같은데.”

 “응?”

 

 안나가 도현이 주절주절 토해내는 불만을 단칼에 잘라냈다. 생각할수록 이상한 일이었다. 저렇게 주절주절 자신의 불만을 토해내다니, 확실했다. 뭔가 있다.

 

 “솔직히 말해요. 누군지 알죠?”

 “알다니.”

 “아는 거 같은데.”

 “뭘.”

 “범인. 알잖아요.”

 

 도현이 안나를 빤히 쳐다봤다. 안나도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도현을 똑바로 바라봤다. 허공에서 두 사람의 눈빛이 팽팽히 맞섰다.

 눈빛을 먼저 거둔 것은 도현이었다. 도현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신문을 접었다.

 

 “안다면 내가 지금 여기 이러고 있겠어? 그런 거 아니야.”

 

 납득이 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렇게 나온 이상 더 대답할 리도 없었다. 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남은 빵조가리를 입에 마저 넣었다.

 

 “Bz에는 왜 그렇게 집착해요?”

 “무슨 소리야?”

 

 이번에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그 모습에 안나가 더 놀라고 말았다.

 

 “요즘 인성혁 의원 많이 만난다면서요. 거기 뭐 있어요?”

 

 사실이었다. 생각해보면 지원도 도현이 소개해 준 인물이었다. 처음 소개를 받을 때에는 호텔 바텐더인 만큼 여기저기 주워들은 정보가 많겠거니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뭔가 이상했다. 그렇게 중요하고 능력 있는 정보원을 굳이 Bz 호텔에 넣을 이유가 무엇일까? 지원은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그야... 잘 나가는 회사 중 하나잖아. 권력도 있고. 그러니 나도 뭐 주워먹을 콩고물 없나 두리번 대고 있는 거지.”

 “그런 거 신경 쓸 사람 아닌 거 알아요.”

 

 정곡을 찌르는 안나의 말에 도현이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다셨다.

 

 “그 인성혁 의원이 지금 네가 사는 옆집에 자주 들락날락거린다며? 사랑하는 동생과 같은 층에서 자주 만나게 될 이웃이니, 내가 미리 안면을 좀 터두려 그러지.”

 

 더 이상 도현이 꼴도 보기 싫어진 안나가 남은 커피를 호로록 삼키고는 2층으로 올라갔다. 등 뒤에서 도현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오늘도 만날 계획이거든~ 걱정하지는 마!”

 

 그리고 그 날 저녁, 도현은 화재로 인해 중태에 빠지고 말았다.

 

 

 

 대체 뭘 뒤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실의 소파에 생각 없이 앉아있는 안나에게까지 도현의 방을 뒤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한동안 뚝딱거리는 소리.

 마침내, 방문이 열렸다.

 

 “제가 좀 시끄럽게 굴었죠? 죄송합니다.”

 “챙길 건 다 챙기셨어요?”

 “네네. 괜찮습니다.”

 “뭔가 회사에 내가 알면 안 될 일이라도 있나 봐요?”

 “아하하.. 원래 회사 일은 가족에게도 극비니까요.”

 “그래요?”

 

 그 뜻을 알 수 없는 안나의 말에 안 변호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만약 오빠가 이대로 죽는다면, 어차피 나한테 올 것들 아니에요?”

 “그, 그게 무슨...”

 

 안 변호사의 턱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법정에서 뻔뻔스러운 흉악범을 변호할 때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던 사람이면서 참 새삼스러웠다.

 

 “무슨 소리냐뇨. 원래 망자의 재산은 법적으로 분배되는 거잖아요. 오빠가 죽으면 호적 메이트인 나에게도 회사가 일부 올 수 밖에 없다고요.”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어버리는 안나의 말에, 안 변호사가 크게 당황해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안나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농담이에요. 내 가짜 신분 만드는 데 안 변호사님이 들이신 공이 얼만데. 당신과 성도현의 기조는 충분히 잘 알고 있으니 조심하시라고요.”

 “아, 네... 그렇군요.”

 

 한참 동안 안나 앞에서 진땀을 빼던 안 변호사가 도망치듯 밖으로 나갔다.

 비웃음이 잔뜩 섞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안나의 눈에 문뜩 도현의 방 안 모습이 들어왔다.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그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는 언제나 먼지가 가득했다. 마치 죽은 이의 망령이 가득한 것처럼.

 돌아서려던 그때, 안나의 눈에 A4용지 하나가 들어왔다. 안 변호사가 떨어뜨린 종이를 챙기려다 미처 챙기지 못한 모양이었다.

 

 안나는 무심코 종이를 들어 내용을 살펴봤다. 그리고는 이내, 안나의 얼굴이 당혹감에 굳어지기 시작했다.

 

 <안평 그룹 몰락에 대한 Bz 배후 조종설에 대한 조사분석 보고서>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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