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작가연재 > 추리/스릴러
49일
작가 : 최극
작품등록일 : 2020.7.31

빈민과 고아들을 보살펴 온 천사가 살해됐다.
사건당일 실명한 캐디, 품격있는 미망인, 사건 당일 입원한 딸.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추악한 비밀이 드러나지만 화려한 49제를 위해 사건은 새롭게 포장되기 시작한다.

작가 이메일 : koveteran1@naver.com

 
17화. 첫 단추부터 틀렸다.
작성일 : 20-09-23 00:32     조회 : 473     추천 : 0     분량 : 500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기태가 불안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끊었다.

 상수는 어젯밤부터 연락두절이었다.

 끙, 한숨을 내쉰 기태가 핸드폰에 문자를 입력했다.

 

 [얌마 범생. 너 뭐하는 짓이야. 당장 안 튀어나와!]

 

 벌써 문자만 해도 수십통.

 처음에는 걱정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지만, 이제는 슬슬 역정이 나고 있었다.

 

  “저 다녀왔어요.”

 

 막내 형사가 들어서자 기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 어떻게 됐어? 상수 놈 집에 있지? 그치??”

 

 막내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집에 없더라구요. 혹시나 해서 따고 들어가 봤는데 밤새 안 들어온 것 같아요.”

 

 뭐! 기태의 얼굴이 굳었다.

 지난 6년간 지각 한번 안한 상수다.

 아무래도 이대로 두고 볼 상황이 아닌 듯 싶다.

 

  “안돼겠다. 내가 나가서 당장 찾아봐야겠어.”

 

 기태가 점퍼를 챙겨 막 나가려던 찰나.

 오 반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변기태! 너 어디 가!”

  “아 예. 반장님, 실은 제가 지금 급하게 잠시 볼 일이 좀 생겨서요.”

  “뭔 볼일?"

  "아 예. 저 개인적으로다가..."

 

 오 반장이 버럭 소리쳤다.

 

  "엠병. 지금 이 판국에 당신 개인 볼일 볼 틈이 어딨어!”

  “예? 아 예. 죄송합니다 반장님. 저 그게... 실은 상수가...”

 

 오 반장이 상수의 빈 자리를 사납게 째려봤다.

 

  “뭐야 이거! 박상수 이 자식, 출근 안했어?”

 

 기태와 막내가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반장은 단단히 화가 나 꼰대처럼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전부 다 빠져 가지고! 나 때는 말이야, 한 달 내내 집구석에 발을 들여 본 적이 없었어! 양말이고 속옷이고 죄다 마누라가 갖다 주고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싸고 밤낮없이 범인 잡겠다고 뛰어댕겼다구! 근데 지금 이게 뭐하는 짓들이야! 이러고도 니네들이 대한민국 경찰이야! 엉!”

 

 기태가 얼른 고개를 조아리며 반장의 팔을 잡았다.

 

  “예예. 우리 반장님이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제가 아주 잘 알죠. 저 그런데 상수가 지금 연락이 안 되고 있어서...”

  “내가 방금 얼마나 욕을 처먹고 왔는지 알아? 응??이것들이 지금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뭐어? 왜요??"

 

 오 반장이 기가 막힌 듯 기태의 팔을 확 뿌리쳤다.

 

  "아주 오냐오냐 하니까 지들 멋대로지 응! 아침부터 서장님까지 검찰청에 불려간 마당에 출근도장 안 찍은 놈이 있질 않나. 어후! 야, 변기태! 그리고 너! 잡아놓은 최혜영이는 어떻게 할 거야! 48시간 다 되가는데 마무리 누가 할 거냐구!”

  "아... 그러면 반장님. 일단 제가 마무리 할까요?”

  “아후 이 박상수 이 쉑이. 펑펑 일만 벌여놓고 똥은 우리더러 치우라는 거야 뭐야! 오냐오냐 했더니 어른 무서운 줄 모르고. 나타나기만 해봐! 아주 아작을 낼 테니까. 변기태! 너 당장 가서 최혜영이 마무리 해!"

  “옙.”

 

 기태가 재빨리 대답하고 막내에게 눈짓했다.

 막내가 복도까지 따라 나오자 기태가 조용히 말했다.

 

  “막내 너, 상수 어딨는지 계속 찾아봐, 알았지?”

  “옙!”

 

  ***

 

  “배고프지 않습니까?”

 

 기태가 묻자 혜영이 고개를 저었다.

 기태는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드셨다고 들었습니다. 뭐라도 좀 드시는 게...?”

  “물 한잔이면 충분해요. 아시다시피 상중이니까요.”

 

 기태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리여리한데 강단이 있는 여자다.

 결코 만만치 않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혜영이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제가 자백을 했는데 왜 절 송치하지 않는 거죠?”

  “그 이유는 최혜영 씨 본인이 더 잘 알지 않습니까?”

 

 혜영은 잠시 기태를 응시하다가 말을 바꿨다.

 

  “박 형사님은 어디 있죠?”

  “상수는 오지 않을 겁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더 이상 최혜영 씨의 거짓 자백에 휘둘리지 않을 겁니다.”

  “거짓 자백이라뇨? 살인을 거짓으로 자백하는 사람이 세상에 있나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 점이 참 이상하네요. 왜 본인이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을 자백한 겁니까, 최혜영 씨?”

  “제가 했으니까요.”

  “피살자가 최종적으로 살해된 현장은 골드골프장 9번홀입니다.”

  “그래서요?”

  “깃대가 부러진 장소는 골프장 7번홀이구요.”

  “아. 제가 착각했네요. 맞아요. 깃대가 부러진 곳이 아니었어요. 제가 남편을 죽인 곳은 언덕 꼭대기의 9번홀입니다.”

  “거참. 술술 인정도 잘 하시는군요.”

  “사실이니까요.”

  “따님을 만났습니다.”

 

 순간 혜영이 멈칫하며 기태를 봤다.

 그녀의 눈동자가 아주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이내 고요한 표정으로 돌아와 기태에게 물었다.

 

  “그래서요?”

  “따님은 어머님처럼 뛰어난 배우는 아니더군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네요.”

  “사건 당일 따님을 병원에 입원시켜준 청년은 누굽니까?”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는데요.”

  “왜 이러십니까. 당신이나 나나 어설픈 거짓말이라는 걸 잘 알지 않습니까?”

 

 혜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거짓말 하지 않아요.”

  “거 참 대단히 안 믿겨지는 말이군요. 실은 제가 이런 가설을 세워봤습니다.”

 

 혜영이 다시 기태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기태가 검지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그 남자가 따님인 미란 양의 애인이 아닐까 라는...?”

  “딸은 그 남자가 그곳에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가요? 그럼 부인은 골프장에 그 남자가 올 거라고 미리 알고 계셨습니까?”

 

 혜영이 다시 기태를 응시하다 고개를 저었다.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말씀드렸잖아요. 모르는 사람이라구요.”

  “그러면 다른 가설을 세워볼까요? 미란양의 대학친구들은 다들 미란양과 친분이 두텁지 않더군요. 아마도 남자친구는... 같은 학교 학생일 리는 없을 겁니다. 왜냐면 평소 피살자인 아버지의 감시가 심했다고 들었거든요. 아참, 이 정보는 김 기사가 직접 준 정보입니다. 아무튼 미란 양이 그렇다면 남자친구를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혹시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사이는 아닐까라는...?”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었다면 제가 모를 리가 없죠. 하지만 우리 미란인 따로 사귀는 남자는 없었습니다.”

  “네에... 그렇군요.”

 

 기태가 검지로 제 관자놀이를 톡톡 두드리며 이리저리 거닐었다.

 혜영은 그런 기태를 예리하게 쳐다봤다.

 어수룩하게 보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형사라는 걸 그녀는 직감하고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걸음을 멈춘 기태가 입을 열었다.

 

  “이 사건의 결말은 부인이 뜻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겁니다.”

  “제 뜻이라뇨? 전 이 사건에 어떤 외압도 행사하지 않았는데 그게 무슨 말이죠?”

  “부인이 방금 전 제게 아주 중요한 힌트를 주셨습니다.”

  “제가요? 무슨 힌트를 드린 거죠 제가?”

  “덕분에 미란 양의 남자친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태는 씽긋 미소 지으며 취조실을 나섰다.

 

  ***

 

 강력계 사무실로 돌아온 기태가 다급하게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피살자 돈종률 의원의 신상기록 파일을 클릭했다.

 

  [양녀 돈미란/ 2012년 입양... 응?]

 

 기태가 다급하게 전화기를 들었다.

 한참 신호음이 들린 뒤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네. 그린보육원입니다.]

 

  “안녕하세요. 여긴 서울 서부 경찰청입니다. 입양된 아이들의 신상기록을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아... 입양연도는 2012년 7월경입니다... 네. 입양된 학생 이름은 돈미란이구요. 네. 내일 아침까지 연락 주시겠다고요? 예. 감사합니다. 연락 기다리죠. 네.”

 

 전화를 끊은 기태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기태가 제 두 손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무실 안을 거닐며 생각에 잠겼다.

 

  ‘이 사건은 분명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어. 미망인 최혜영이 내뱉은 말을 모두 거짓이라고 가정하면, 첫 문장부터 그녀는 거짓말을 한 거다. 그녀가 한 최초 진술은?'

 

 기태는 사건 보고서 파일을 확 펼치고, 최혜영의 진술을 눈으로 쭉 훑었다.

 

  '역시!'

 

 기태가 몸을 휙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

 그리고 다급하게 복도를 달려 계단을 내려갔다.

 

 기태의 눈앞에 감식반 사무실이 보였다.

 기태는 잠시 숨을 고른 후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골프채를 감식 중인 감식반원 김 수사관이 자리에 있었다.

 그는 평소 기태를 무시해온 인물이었다.

 

  “변 형사님 마침 잘 오셨네요. 살해도구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왜? 골프채가 상흔이랑 안 맞아?”

 

 김 수사관이 화들짝 놀라 기태를 봤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말해봐.”

  “예? 아 예.”

 

 김 수사관이 제 자리에 앉아 모니터에 사체 사진을 띄웠다.

 사진 속 사체의 목에는 보랏빛 줄무늬가 나타나 있었다.

 

  “여기 이 목에 난 가로줄 상처와 골프채가 맞질 않아요.”

  “음. 골프채가 아니라 보다 더 두꺼운 거라 이거지?”

  “네. 근데 선배님. 이렇게 되면 지금 잡혀 들어온 부인은 범인이 아닌 건가요?”

 

 기태는 답하지 않은 채 자신의 턱을 어루만졌다.

 지금 그의 머릿속은 다른 살인도구를 추측하느라 몹시 바빴다.

 

  “저기 근데 선배님. 김만철이가 지 아버지 죽이려는 게 결국 어머니 때문이었다면서요?”

 

 기태가 인상을 썼다.

 경찰청 안에서도 비밀은 없고 소문은 날개 달린 새처럼 빨랐다.

 

  “그러면 박상수 형사님 표창 받은 건 어떻게 되나요? 소문에 의하면 김만철이 잡혀오면서 박상수 형사님한테 애원했다던데요. 자기 어머니 보호해달라고. 이렇게 되면 보호요청을 박상수 형사님이 일방적으로 거절한 건데...”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9번홀에서 발견한 족적본은? 어떻게 됐어?”

  “아참. 잠시만요.”

 

 김 수사관이 팩시밀리에 걸려 있는 인쇄물을 가져와 기태에게 내밀었다.

 

  “지금 보고 계신 그 신발인데요, 한정판입니다. 유명스포츠 브랜드에서 만든 워크앤드 슈즈랍니다.”

  “워크 앤드? 그게 뭐야?”

  “정장 겸 운동겸용 슈즈인데요. 아직 출시는 안됐어요.”

  “출시 안 된 걸 어떻게 신고 다녀?”

  “그러니까 한정판으로 미리 선보이는 거죠. 요즘 sns에서 셀럽 유투버들한테 미리 시제품 선보이는 것처럼요.”

  “아 그런 게 있어?”

  “예. 근데 이번 슈즈는 좀 특이하네요. 계약을 맺은 회사직원들에게 단체로 먼저 선보였더라구요.”

  “그래? 그게 어딘데?”

 

 김 수사관이 씩 웃으며 서류 한 장을 더 내밀었다.

 

  “물어보실 줄 알고 미리 알아봤죠. 여깁니다. 골드레프팅 이라는 회사인데요. 이 곳에서 발가락 부분에 가죽보호대가 있는 걸로 일괄주문했고 직원들에게 뿌렸답니다.”

  '골드레프팅이라...'

 

 기태의 눈빛이 갑자기 번뜩였다.

 설마?

 

 - 다음에 계속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네이버 베리그에서 연재 중입니다. 2020 / 10 / 10 888 0 -
22 22화. 진실. 따위. 2020 / 10 / 3 484 0 4054   
21 21화. 정교한 그물 2020 / 9 / 30 459 0 5064   
20 20화. 짐승의 시간 2020 / 9 / 29 429 0 5317   
19 19화. 파양된 아이 2020 / 9 / 28 450 0 4819   
18 18화. 퇴물의 고백 2020 / 9 / 24 475 0 5469   
17 17화. 첫 단추부터 틀렸다. 2020 / 9 / 23 474 0 5009   
16 16화. 선택기억 2020 / 9 / 20 442 0 5336   
15 15화. 제가 살인자입니까 2020 / 9 / 18 448 0 5142   
14 14화. 변수 2020 / 9 / 15 443 0 5283   
13 13화. 거짓말에 소질이 없군요 2020 / 9 / 13 437 0 5322   
12 12화. 제가 남편을 죽였습니다. 2020 / 9 / 3 458 1 4803   
11 11화. 오늘부로 이 사건에서 빠져. 2020 / 8 / 31 461 1 5167   
10 10화. 누구 편을 들어야 내 손에 똥을 묻히지 … 2020 / 8 / 27 499 1 5052   
9 9화. 퇴물의 비밀 2020 / 8 / 24 484 1 5048   
8 8화. 의원님의 딸 2020 / 8 / 19 467 1 5273   
7 7화. 범생의 비밀 2020 / 8 / 15 456 1 5381   
6 6화. 마스터티쳐 오지현 2020 / 8 / 14 476 1 5429   
5 5화. 우아한 미망인 2020 / 8 / 13 483 1 5746   
4 4화. 수상한 부부 2020 / 8 / 12 500 1 5195   
3 3화. 마스터 장 (2) 2020 / 8 / 5 574 2 5595   
2 2화. 두 개의 골프채 2020 / 8 / 3 516 2 5420   
1 1화. 퇴물과 범생 (2) 2020 / 7 / 31 927 2 525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청동거울의 비밀
최극
블랙 스완
최극
탐정신부
최극
풀어주세요
최극
봄과 늑대
최극
당신은 왜 품절
최극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