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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43. 악몽에 갇힌 이사님을 구출하라!
작성일 : 20-09-22 23:14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6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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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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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는 으리으리한 대저택에 머무는 주인장이 누구인지, 인테리어는 얼마나 화려할지

 

 궁금증이 동하여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이왕 여기까지 날아온 김에 들어가 보자. 집 구경도 할 겸.

 

 어차피 꿈이라며? 설마 무단 침입으로 신고당할 일은 없겠지."

 

 [오케이, 문제없다냥!]

 

 루시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기다랗게 뻗은 꼬리창을 활처럼 앞으로 구부려 커다란 창문에 푹 찔러 넣었다.

 

 순간, 유리창에 동그란 구멍이 생기더니 점차 흐물거리는 동심원을 그리며 영역을 넓힌다.

 

 사람이 드나들 만큼 동그란 입구가 충분히 벌어지자, 커다란 날개를 접어 오므리고는 대저택 안으로 천천히 입장한다.

 

 실내로 들어서면서 루시는 붉은 갑피가 진회색 털로 바뀌며 몸이 작아지더니,

 

 날개와 미늘 꼬리가 사라지며 귀여운 러블 고양이로 변하여 거실 바닥으로 사뿐 내려선다.

 

 이수 또한 오그라드는 용의 등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어두운 실내를 두리번거리며 살피는데..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여."

 

 [갸르릉.]

 

 루시는 바짝 독이 오른 블랙 스콜피온처럼 꼬리를 앞으로 구부리더니 자신의 등짝에 부싯돌을 켜듯 튕긴다.

 

 [화르륵.]

 

 꽁무니를 홰 삼아 불이 확 붙고 시야가 밝아진다.

 

 "보면 볼수록 기특한 놈일세. 숨겨진 재주가 많아."

 

 [꾸르릉!]

 

 반딧불이처럼 꼬랑지에 횃불을 밝힌 냥이의 턱 아래를 쓰다듬자, 기분이 좋은 듯 그르릉대며 눈을 살짝 감는다.

 

 이수는 시선을 돌려 정면을 바라보자마자 화들짝 놀라 한 발 물러선다.

 

 "취향 한번 괴팍하네."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은 여기서 발길을 돌리라고 위협하는 것처럼..

 

 핏물이 뚝뚝 흐르는 전기톱을 든 할아버지가 뿔이 잘리고 혓바닥을 늘어뜨린 악마의 머리를 든 채 그들을 내려다보고,

 

 그 옆에는 어린 태오로 보이는 아이가 양날 도끼를 어깨에 기댄 채 의기양양하게 서 있는 거대한 초상화가 전면의 벽에 걸려있다.

 

 "이거, 어째 으스스한데."

 

 [나만 믿고 따라오라능~ 캬오룽.]

 

 믿음직한 루시의 뒤를 따라 초상화 양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발길을 옮긴다.

 

 2층은 대각선으로 뻗은 회랑의 복도를 중심으로 양 옆에 문이 늘어서 있는데..

 

 몇몇 방의 문고리는 어스름한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안에 골드바가 쌓여 있을까?"

 

 지니가 갇힌 요술 램프를 어루만지듯, 문고리를 쓰다듬고는 그 안으로 들어간다.

 

 루시는 웬일인지 문 앞에 웅크리고 앉아 들어갈 생각을 안 하고,

 

 어둑한 방 안으로 슬며시 들어가는 이수의 발 밑에 병 하나가 데굴데굴 굴러온다.

 

 "이, 이건 위스키 병 아냐?"

 

 순간 등 뒤의 반쯤 열린 문이 쾅 닫히고, 주위가 환하게 밝아진다.

 

 "왓 더 fuxx!"

 

 저 높이 달린 샹들리에에 닿을 듯, 견고한 성벽처럼 겹겹이 쌓인 술병 더미 꼭대기에 주저앉은 사내가 고래고래 고함을 친다.

 

 그는 요란한 패턴의 헐렁한 트렁크 차림에 자주색 실크 가운을 맨몸에 걸치고,

 

 바닥을 드러낸 위스키병을 흔들며 병나발을 불고 있다.

 

 "태오야, 내가.. 이 아빠가 너한테 진짜 미안하다만, 빌어먹을 술 없이 제정신으론 도저히 못 버티겠다. 젠장할."

 

 보이지 않는 줄에 매달린 듯, 천장 가까이 두둥실 떠 있는 화장대의 타원형 거울을 마주 보고 앉은

 

 새빨간 드레스를 걸친 여자가 귓가까지 립스틱을 길게 바르더니 잔소리를 퍼붓는데..

 

 "참나, 말은 똑바로 하지 그래? 당신은 술과 '여자' 없이는 하루도 못 버티는 팔자 아닌가?

 

 안타까워. 도박판에 발을 들였다면 완벽한 난봉꾼에 폐인이 됐을 텐데 말이야."

 

 "이 눔의 징글징글한 집구석.. 너 땜에 숨이 막힐 거 같아 견딜 수가 없어!"

 

 "그럴 거면 이 집에서 나가. 당장 나가라고!"

 

 머리 끝까지 화가 치민 태오의 엄마, 한 여사는 공중 부양한 화장대 선반에 진열된 쭈니 워커, 자끄 다니얼스며

 

 보드카 병 따위를 손에 잡히는 대로 인사불성이 된 사내를 향해 폭격하는 것처럼 마구 던져대는데..

 

 그 와중에 도로 위에 있어야 할 라바콘까지 휘릭 날아가 사내 곁에 꽂힌다.

 

 "이건 어디서 난 거야? 조준 실력이 형편없구먼. 제대로 맞혀보라고, 크하하!"

 

 라바콘을 꼬깔 모자처럼 눌러 쓴 그는 벌떡 일어나더니 양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소리친다.

 

 뒤돌아서서 사각 팬티를 무릎 아래로 내리고는, 가운을 걷어올리고 불그스름한 엉덩짝을 흔들어 댈 찰나,

 

 단단히 약이 오른 한 여사가 작정하고 내던진 묵직한 볼링 핀이 빙그르 날아가더니 그의 뒤통수를 제대로 가격한다.

 

 [빠각!]

 

 "끄어엌."

 

 분수처럼 사방으로 피를 뿌린 사내는 거꾸러져 유리병 더미 속에 파묻히고, 가운데가 오목하게 파인 유리 무덤은

 

 그의 시체를 야금야금 집어삼키며 서서히 허물어진다.

 

 [파그작, 뿌그적.] 사람의 단단한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지고, 고막을 찢는 비명 소리는 사그라진다.

 

 사내의 엄지발가락과 불긋한 볼기짝이 깨진 유리 이빨에 삼켜져 남김없이 사라지고, 주위는 온통 핏빛으로 물들었다.

 

 산처럼 쌓인 유리병 구릉은 배가 부른지 '꺼억' 트림을 하더니, 그의 뼛조각과 잘린 손가락, 옷가지 따위를 공중으로 내뱉는다.

 

 (해괴망측하고 기괴한 장면 일색이로군. 이사님은 과거에 무슨 일을 겪었길래 이런 하드코어한 꿈을 꾸는 걸까요?)

 

 하태오의 복잡한 잠재의식이 반영된 꿈을 방 한구석에서 지켜본 이수는

 

 좀 더 지켜볼 심산으로 옆에 놓인 보라색 소파에 비스듬히 앉는다.

 

 산산이 부서진 유리 파편이며 조각이 파도에 밀려온 모래처럼 그녀의 발아래 깔리고,

 

 유리 더미를 삽시간에 쓸어내려간 방 중앙의 커다란 구멍을 눈부신 조명 여럿이 서라운드로 비춘다.

 

 

 

 '퀸'의 장엄한 후렴구가 실내에 울려 퍼지고,

 

 스테이지 아래에서 천천히 올라오는 스마일맨이 그려진 커다란 원판.

 

 "이, 이사님?"

 

 그 나무 원판에는 벌거벗은 태오가 호피 무늬의 삼각팬티만 걸친 채, 가장자리에 손발이 대(大)자 형태로 묶여 꼼짝도 못 하고 있다.

 

 "사, 살려줘. 이럴 필요까진 없잖아."

 

 원형 디스크와 10미터 남짓 거리를 두고 핑크색 비키니를 걸친 늘씬한 미녀가

 

 EBS 어린이 TV 프로에 나올 법한 토끼 인형 마스크를 눌러쓴 채 병맥주를 원샷하고 있다.

 

 걸쭉하게 흘러나오는 거품을 혀로 핥더니, 느닷없이 소파에 앉은 이수를 향해 갈색 병을 내던지고..

 

 그녀는 기겁하며 몸을 움츠리는데, 다행히 뒤쪽 무드등 갓에 부딪혀 박살이 난다.

 

 "캬아앜, 역시 시원한 맥주가 최고야!"

 

 웅성거리는 관객석을 바라보더니 두 팔을 활짝 벌린다.

 

 "전 세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크레이지 서커스단의 초히트작. 뻔하디 뻔한 스토리가 절대 아니야.

 

 여러분, 기대하시라!"

 

 [돌팔이, 집시에 부랑아 나부랭이들 같으니. 때려쳐. 꺼지라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관중들의 상스러운 욕지거리.

 

 먹다 남은 컵라면이며 소줏병에 물풍선까지, 무대 위로 잡다구리한 돌팔매질을 하는 바람에 서커스장은 난장판이 됐다.

 

 토끼 탈을 쓴 여자가 원판에 매달린 태오를 바라보며 심호흡을 한다.

 

 "우리 서커스의 재롱둥이 마스코트, 하늘찬을 소개합니다!"

 

 근사한 주니어 턱시도를 입고, 벨벳 페도라를 이마선에 삐딱하게 걸친 늘찬이 무대에 등장한다.

 

 아이는 벗은 페도라를 쥔 손을 배꼽에 올리고 허리를 굽혀 객석을 향해 인사를 한다.

 

 "늘찬아, 힘껏 돌려!"

 

 "네, 엄마."

 

 그리곤 태오가 묶인 회전판의 레버에 매달리더니 아래로 한껏 밀어 내리고, 속도가 붙을 때까지 연신 돌려댄다.

 

 [두둥두둥, 다다다당~] 심장 박동과 같은 템포의 긴장감 넘치는 드럼 비트가 장내를 울리고..

 

 "늘찬아, 그러지 마! 아빠한테 왜 그래? 어지러워, 뱅뱅 돈다고."

 

 괴로운지 눈을 감고 몸부림치는 그의 탄탄한 가슴근이 불룩거리고, 허벅지 근육이 터질 듯이 불거진다.

 

 이두근을 힘껏 당겨보지만 양 손목에 묶인 밧줄은 끄떡도 안 하는데..

 

 순간, 그의 겨드랑이 아래 꽂히는 잭 나이프의 칼날.

 

 "꺄악!"

 

 이수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 양 손으로 눈을 가리고 말았다.

 

 "으아악, 아아앜."

 

 덩치에 걸맞지 않게 악을 질러대고, 오줌이라도 지릴 듯 겁에 질린 태오를 비웃으며 폭소를 터뜨리는 관객들.

 

 "헤이, 바니걸(Bunny Girl)! 다음엔 저 사내 거시기를 노려봐. 껄껄껄."

 

 벌게진 코 끝이 부어오른 술꾼이 주먹을 번갈아 휘두르며 소리친다.

 

 핑크 바니걸은 캔맥주를 벌컥 들이켜곤, 원탁 위에서 신중하게 무기를 고른다.

 

 드럼 세트가 점차 숨을 죽이며, 수초 간 정적이 흐르더니..

 

 [떠억~!]

 

 묵직한 둔기가 날아가 나무 판때기에 둔탁하게 꽂히는 소리가 이수의 귀에 들리고,

 

 그녀는 몸서리를 치며 괴로워한다.

 

 "끄어억."

 

 태오는 자신의 소중이 바로 아래 비스듬히 박힌 손도끼를 내려다보곤 입에 거품을 문 채 까무러치려 한다.

 

 5cm 만 위로 향했으면 그의 거시기는 두쪽이 났으리라.

 

 그는 땀으로 번들거리는 이마를 주억거리며 악에 받친 목소리를 내뱉는데..

 

 "대, 대체 바람을 핀 게 누군데? 지가 뒤늦게 웬 여자랑 정분 나서 가출했는데, 왜 나한테 이러냐고."

 

 바니걸은 손에 쥔 맥주캔을 찌그러뜨리며 뒤에 앉은 이수를 매섭게 바라본다.

 

 "그럼 당신은 얌전히 집에서 살림만 하고, 늘찬이만 돌봤어?

 

 저기 조신한 척 앉아 있는 여자 집을 아주 제 집처럼 뻔질나게 드나들던데?"

 

 "그, 그건.. 회사 다닐 때부터 알던 사이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같은 반 짝꿍이라 친하게 지내는 것뿐이야."

 

 궁색한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듯, 탁자 위에 늘어놓은 다양한 쇠붙이 중에 기다란 창을 골라 손끝으로 벼려진 칼날을 만져본다.

 

 [우~ 우우!]

 

 지루함을 견디다 못한 관객들이 엄지를 아래로 내리며 야유하고 아우성친다.

 

 "더 이상 질질 끌면 저 성난 관객들이 당신 목숨을 끊어놓을 거야.

 

 차라리 내 손에 최후를 맞이하는 게 깔끔하겠지."

 

 재블린(Javelin)을 든 손을 어깨 뒤로 당기는 바니걸의 시선에 체념하고 눈을 감는 태오의 모습이 겹치는데..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무대 위로 달려 나가는 정이수.

 

 바닥을 굴러다니는 유리 조각들이 발바닥에 박혔지만 지금은 위기에 처한 그를 구하는 게 급선무였다.

 

 바니걸이 그의 목덜미를 겨냥한 창을 힘껏 던지기 직전, 이수는 몸을 던지다시피 그녀에게 돌진하고는 그대로 바닥으로 굴렀다.

 

 "웬만하면 남의 꿈에 끼어들지 않으려 했는데.. 너무하잖아?

 

 어떻게 늘찬이 보는 앞에서 아빠한테 칼을 던질 수 있냐고!"

 

 늘찬은 아빠가 매달린 회전판 옆에서 무표정하게 서 있다.

 

 갑작스러운 충격 탓인지, 정신을 잃은 바니걸 위에 올라타서 목을 조르고, 불꽃 싸다구를 연신 날리고,

 

 큼지막한 눈알을 뿅뿅 찔러대던 이수는 그래도 분이 덜 풀렸는지 토끼 마스크의 양쪽 귀를 붙잡고 늘어진다.

 

 "어디 꼭꼭 감춰둔 니 면상 좀 까 보자! 대체 정체가 뭐냐고?"

 

 하얀 털 마스크가 위로 쑤욱 벗겨져 아래에 깔린 상대의 입 언저리가 드러나는가 싶더니,

 

 이수의 곁에 떨어져 수류탄처럼 사방으로 퍼지는 유리병 파편들.

 

 태오의 최후를 보지 못해 피에 굶주린 폭도들이 무대 위로 뛰쳐나오고, 술병을 던지고 난리가 났다.

 

 (안 되겠다. 일단 여기서 도망쳐야 해.)

 

 그녀는 발바닥에 박힌 큼지막한 유리 조각 두어 개를 뽑아내고는,

 

 바니걸의 스니커즈를 벗겨 피가 흐르는 자신의 맨발에 신고 태오에게 달려간다.

 

 (이건 이사님의 꿈이니까.. 꿈에서 깨어나면, 현실로 돌아오면 이 상처는 괜찮을 거야.)

 

 "이사님, 늘찬 아빠! 정신 차려요." 고개를 늘어뜨린 그의 뺨을 세게 때린다.

 

 "으, 으응? 정이수. 여긴 어떻게.."

 

 "말하자면 얘기가 길어요. 일단 여기서 나가요. 우리."

 

 원판에 박힌 나이프를 뽑아 태오의 사지를 묶은 밧줄을 끊고, 허물어지듯 쓰러지는 그를 부축한다.

 

 "늘찬아, 여기서 나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돼?"

 

 멀뚱히 서있던 늘찬은 한 손을 들어 반대편의 희미한 불빛을 가리킨다.

 

 "저 놈들 잡아! 놓치면 안 돼!"

 

 지옥에서 내려온 악귀처럼 변한 자들이 바니걸의 토끼 마스크를 짓밟으며 무대 위로 올라오더니 하나둘 다가온다.

 (그렇다. 바니걸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깨진 병, 쇠파이프에 도끼 따위를 손에 든 그들은 희번덕대는 눈알을 굴리며 군침을 흘리는데..

 

 "늘찬아, 너도 같이 가자."

 

 늘찬은 그들을 스윽 올려다보더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내 턱시도와 페도라만 남기고 무대 아래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지고..

 

 "가요, 이사님. 빨리!"

 

 그녀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태오는 스마일맨이 웃고 있는 회전판을 무대 쪽으로 쓰러뜨리고는 출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희붐한 빛이 점차 커지고, 그들을 뒤쫓는 사람들의 기척이 멀어질 즈음.

 

 이수와 태오는 서로의 손을 맞잡은 채 밝은 빛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발아래 디딜 곳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미친 듯이 허우적대다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속절없이 허공으로 떨어져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으아앜, 나 죽네!"

 

 "사, 살려줘! 제발.."

 

 누군가 자유 낙하하는 그들을 구해줘야 할 텐데..

 

 과연 신은 그들에게 구원의 손을 내밀어 줄 것인가?

 

 

 

 

 - 43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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