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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삼국지 디버스
작가 : 풍령인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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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바로 이것이 삼국지 퓨전물의 진정한 원조다!
삼국시대, 위 촉 오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스로의 기치를 내 걸었던 사내, 세류 신원
그의 장대한 원정이 중원을 질타한다!

 
7 화
작성일 : 16-07-13 14:14     조회 : 452     추천 : 0     분량 : 5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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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누군가 다가오고 있다는 기척은 느꼈기에 갑작스럽게 들린 소리에도 놀라진 않았다.

 “인연이 닿으셨군요. 축하 드립니다.”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한 이는 암자의 노승이었다. 노승의 깊게 패인 주름에 희미한 기쁨이 어렸다. 세류는 그의 기쁨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몰랐지만, 느낌상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노사님, 이 아이는 누구입니까?”

 이 암자의 노승이라면 초선이 어찌 이곳에 있는지도 알 수 있으리라. 세류의 질문에 노승은 고개를 저었다.

 “인연은 그대로 있기에 인연인 것. 너무 알려고 하지도, 모르려고 하지도 마십시오. 다가오고 멀어져 가는 것은 하나입니다.”

 이런 것이 선문답(禪門答)인가. 뜻 모를 노승의 말에 세류는 입만 껌뻑였다. 그리고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참으로 신비한 아이군요.”

 초선은 어느새 멀리 처마 밑에 나가 내리는 비를 보고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아이였다.

 “그렇습니다. 이제 제가 정토에 간다면 저 아이는 어찌 될지…….”

 노승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노승의 염려는 틀리지 않았다. 이미 깊게 주름이 파인 노승의 얼굴은 세월을 짐작케 했고, 간간히 흘리는 기침은 그의 건강을 염려케 했다.

 “저 아이가 외인에게 흥미를 갖는 것은 오랜만의 일입니다.”

 “그렇습니까? 무척 사람을 잘 따르는 아이인 것 같습니다만.”

 세류의 말에 노승은 고개를 저었다.

 “전혀 아니외다, 시주. 전혀 그렇지 않아요.”

 노승의 말에 세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사람을 피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소승만큼 이 암자에 대해 잘 아는 녀석인지라 외인의 눈에 안 뜨이게 돌아다니는 방법을 잘 압니다. 때문에 몇몇 향화객(香華客)은 아이의 뒷모습만 보고 신비로운 아이라 하여 아인(兒麟)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아인. 아이 기린. 상상 속의 신비로운 동물, 기린. 그만큼 아이를 보기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근데 왜 피하는 것일까?

 “사람을 피하는 것은 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관심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피하기만 하는 것은 답이 되지 않는 것을……. 그런 저 아이가 소승 외의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로군요……. 허허.”

 노승은 참으로 기쁜 듯 했다. 손녀 딸 같은 초선이 외인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을 것이다.

 “인연이란 참으로 신비로운 것이지요. 시주, 이 인연의 이름을 빌려서 한 가지 부탁을 해도 되겠습니까?”

 세류는 노승의 말을 듣는 순간, 다음 말을 짐작했다.

 “시주께서 저 아이를 맡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너무 갑작스런 부탁에 세류가 무어라 답할지 고민할 때, 누군가 암자로 들어섰다.

 “대사님, 계십니까?”

 여인의 목소리였다. 기품 있는 맑은 목소리. 두 사람이 쳐다보니 이제 중년에 이르는 여인이었다. 차림이 귀하고 복색이 단정한 것이 아마 인근 낙양에 사는 귀부인이리라.

 “허허, 부인. 오셨습니까?”

 “오늘은 꼭 보고 싶어요. 참, 얼굴 보기 힘든 아이입니다.”

 귀부인의 말에 노승은 허허 하고 웃었다. 세류가 조금 전까지 초선이 있던 자리를 살피니 이미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오는 길에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조금 놀랐습니다. 대사님은 안녕하시지요?”

 귀부인의 말에 노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허허, 오늘이 무슨 날인가 봅니다. 초선이를 보신 분이 모두 모였으니까요. 허허.”

 노승의 말에 귀부인이 고개를 갸웃하다가 조금 뒤에 있는 세류를 보았다.

 “저 분이?”

 “네, 오늘 초선이를 보았습니다.”

 귀부인은 잠시 세류를 보고는 다시 노승을 보았다.

 “초선이를 볼 수 있을까요?”

 “일단 불러 보긴 하겠습니다.”

 노승은 그렇게 말하며 암자를 돌아다니며 초선을 찾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귀부인이 세류에게 다가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백가의 여식, 연화라 합니다.”

 “세류 신원이라 합니다.”

 통성명을 한 이후, 백연화가 물었다.

 “초선이는 어떠하던가요? 요즘 통 보질 못하여 궁금하던 차입니다.”

 백연화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긴장이 느껴졌다. 이 시대에서 초면의 여인이 외간 남자에게 무언가 묻고 말 걸기는 쉽지 않았으니까.

 “아주 건강해 보였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웠고요.”

 세류의 말에 백연화는 살풋 미소 지었다.

 “그 아이를 꼭 보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봤던 때가 삼년 전이었는데……. 몇 번 보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에 많이 컸겠지요.”

 백연화의 말에 세류는 어정쩡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노승이 옆에 초선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초선아!”

 백연화가 기쁜 얼굴로 초선에게 다가갔다. 그럼에도 결코 뛰지 않는 것이 그녀의 성품을 짐작케 했다.

 백연화가 초선과 오랜만의 재회로 기쁘게 대화할 때, 노승은 다시 세류에게 다가왔다.

 “비가 더 짙게 내리는 군요. 암자에 방이 많으니 오늘 묵고 가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제가 드리고 싶던 말이었습니다. 허락하신다면 하루 잠시 머무르겠습니다.”

 “이 암자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시주. 편하게 머무셔도 됩니다.”

 짙은 비 때문인지 사위는 금방 어두워졌다. 노승은 모두를 위해 기꺼이 식사를 내왔다. 백연화가 데려온 하인들은 그들끼리 식사하였고, 세류는 노승, 백연화 그리고 초선과 함께 식사하였다.

 “참으로 맛있네요. 이 음식은 누가 만든 것인가요?”

 세류가 나물을 먹으며 물었다. 그러자 초선이 빤히 세류를 보았다. 마치 자기가 했다는 듯. 세류가 노승을 보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이 찾지 않는 암자에 누가 만들었겠습니다. 저와 초선이가 만들었습니다. 어린 아이지만 영특하고 슬기로운 아이입니다. 허허.”

 노승의 말에 초선은 더 이상 세류를 보지 않고 식사에 집중했다. 세류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백연화가 물었다.

 “신원 님은 무엇을 하시는 분입니까?”

 “아직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일개 백신(白身)일 뿐입니다.”

 세류의 대답에 백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은근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녀의 눈에도 세류가 결코 평범해 보이진 않은 듯 했다.

 그렇게 비교적 조용한 식사를 마치고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사이에 밤이 깊어졌으므로 자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노승과 초선이 식기를 들고 일어설 때였다.

 “시주는 소승이 드린 말씀을 살펴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노승의 말에 백연화가 노승과 세류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더니 살짝 입술을 깨무는 것이었다. 그리고 노승과 초선이 나갈 때 세류에게 물었다.

 “신원 님, 외람되지만 한 가지만 물어도 되겠습니까? 혹시 대사께서 하신 말씀이 초선이에 관한 것인가요?”

 세류는 무어라 말해도 안 믿을 것 같았기에 솔직하기로 했다.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백연화는 그 말을 끝으로 나갔고 세류 역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초선이라…….’

 어찌 보면 충격적이라 할 수 있는 만남.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인연이었다. 세류가 초선과의 만남을 되새길 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대충 누군지 예상이 됐다. 밖으로 나가니 예상했던 인물이 맞았다. 바로 초선이었다.

 “무슨 일이니?”

 “그냥요.”

 초선이 새초롬한 기색을 버리고 냉큼 세류 옆에 와서 앉았다.

 “아저씨한텐 좋은 냄새가 나요.”

 “냄……새?”

 “네.”

 초선의 말에 세류는 당황했다. 고작 열다섯 밖에 안 된 나이에 아저씨라고 불리는 것도 서러운데, 이 무슨 체취 드립인가. 이 나이에 남자의 향기를 알 리가 없을 텐데.

 나이야 열 살 가까이 차이 나니까 그렇다치고, 세류는 어색한 분위기를 털어버리고자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별자리였다.

 “초선아, 너는 어느 별자리를 좋아해?”

 “별자리요? 그게 뭐예요?”

 예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 초선. 초선의 답을 들은 순간 아차 싶었다. 동양에서는 별자리란 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천문을 공부한 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도 알까 싶었다. 아무래도 별자리는 학문적이기 보다 신화적이고 민속적이니까.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

 고민은 간단했다. 열 살 전후의 여자아이라면 사랑 얘기가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한 후 선택한 것은 오리온자리 신화였다. 비극으로 끝나긴 하지만 분명히 흥미로운 이야기이니 좋아할 것이란 계산이었다.

 “별자리란 건, 하늘에서 별이 만드는 아름다운 얘기야.”

 “얘기요?”

 “응. 봐봐, 저기에 있는 붉은 색의 별 보이지?”

 세류가 손을 들어 가리키자 초선도 그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움직였지만,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인형이네, 인형.’

 예나 지금이나 귀여운 아이를 좋아하는 세류였지만, 인형 같은 아이를 본 것은 단연코 이번이 처음이었다. 초선이 결국 찾기를 포기하고 세류를 보자, 세류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음, 초선이는 처음이라 잘 못 찾겠구나.”

 세류는 그렇게 말하고는 초선의 뒤로 갔다. 초선은 놀라서 몸을 빼려고 했지만 그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곧 움찔거리는 것을 멈췄다.

 ‘혼연영인술의 기운이라 덕택인 건가? 그래서 냄새가 좋다고 한 건지 잘 모르겠네.’

 세류는 차분해진 초선의 어깨 쪽에 자신의 얼굴을 디밀었다. 초선의 자그마한 숨결이 느껴졌다.

 “자, 같이 찾아보자.”

 “…….”

 초선은 아무 말도 안했다. 아니 못했다. 노승 외의 남자와 이렇게 가까이 붙은 적은 처음이었다.

 “자, 저기 밝은 별 세 개가 보이지?”

 “예? 어디요?”

 “저쪽에. 딱 뭉쳐 있잖아.”

 초선의 시선이 치우의 손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올라갔다. 보니 다른 별보다 오밀조밀 붙은 별 세 개가 보였다.

 “아, 저거요?”

 “그게 베……아니, 혁대(革帶)야.”

 “혁대?”

 혁대를 보지 못한 것인지 초선이 고개를 갸웃했다. 세류가 허리에 묶는 끈 같은 것이라 설명하고 마저 오리온자리를 짚어주었다.

 “그리고 좌우사선 방향의 별 두 개가 보이지?”

 “음…… 네.”

 “그리고 그 아래로도.”

 “예.”

 세류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오리온자리의 몸 부분이었다.

 “방금 봤던 위의 두 개가 오리온의 어깨고, 아래 두 개가 다리야. 그리고 어깨 위에 주위보다 좀 더 밝은 별 보이지?”

 “네.”

 처음 찾는 사람에게, 그것도 어린아이에게 설명시켜주려니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것, 멈출 수도 없었다.

 “왼쪽 어깨에서 좀 더 올라가면 별이 한 개, 그리고 그 반대방향으로 올라가면 별이 한개 더 있어. 이렇게. 보이지?”

 세류는 땅바닥에 오리온의 몸통을, 그리고 몽둥이를 그렸다. 이해를 돕기 위해 별들을 선으로 그어 놓은 것 위에 어설프게 옷과 몽동이도 그렸다.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어요.”

 “찾기가 쉽지는 않을 거니까 맘을 편하게 먹고 쳐다보자.”

 “예.”

 초선도 세류에게 더 이상 경계를 하지 않고 밝게 웃으며 답했다. 그녀가 웃자 주위가 환해지는 듯, 기묘한 착각이 들었다.

 ‘장미(薔薇) 쯤 되려나?’

 아름답다. 고귀하다. 하지만 가시가 있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장미. 그런 향기가 짙고 두텁게 느껴졌다.

 세류는 더불어 기원했다. 그 가시가 부디 자신도, 타인도 찌르지 않기를. 독 있는 가시가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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