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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흥분하지마
작가 : 마루터기
작품등록일 : 2020.9.15

페로몬이라는 특이체질이 유전으로 내려오는 집안에 태어난 지윤.
원래는 남자에게만 내려오는 체질이 집안에서 최초로 여자인 지윤이 그 체질을 받게 된다.
어릴 적 사건으로 인해 남자를 무서워 하고, 그 후 페로몬 조절할 시기를 놓친다.
페로몬 조절이안되, 늘 페로몬을 방출하는 지윤. 그로인해 더더욱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되고, 남성 공포증을 가진 채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12년 동안 칩거한다. 그런 지윤에게 나타난 여성 혐오증 환자 우진.

"나는 너한테 반응이 없어. 흥분이 안돼."

 
9화 흥분제
작성일 : 20-09-21 22:47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6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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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앤미 엔터테인먼트

 

 

 

 지훈은 부사장실로 들어오는 용녀를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쇼파에 앉으라는 듯이 손짓했다.

 

 

 “안녕하세요.”

 

 

 “네~안녕하세요. 저 우진이 엄마예요.”

 

 

 용녀가 자리에 앉자, 우진도 자리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

 

 

 “저랑 우진이가 같이 일 한지 꽤 됐는데 몰랐네요. 우진이가 어머니는 돌아가셨다고 했거든요.”

 

 

 용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웃으며 말한다.

 

 

 “어머. 사장님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 더 크다는 말 들어보셨죠? 제가 우진이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사랑과 정성으로 키운 엄마예요.”

 

 

 “이상하네요.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셨는데 왜 우진이는 엄마가 죽었다고 했을까요?”

 

 

 지훈이 갑자기 정색하며 말하자, 용녀 이제야 당황하며 말했다.

 

 

 “아, 그-그건 제가 아무리 잘해줘도...사춘기가 오고 그러다 보니까 내가 새 엄마라고 에휴... 가출하고 나가선 연락 한 번 안돼다가 갑자기 연예인이 돼서 티비에 나오는데 아직까지 엄마한테 연락도 없고...어휴.”

 

 용녀는 연기했다.

 세상 불쌍한 엄마인 척.

 지훈 그런 용녀를 감정 하나 느껴지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왜 저렇게 쳐다보는 거야? 눈치챘나? 아, 사장새끼 처음에 살살 웃는 게 편하게 돈 뜯어낼 수 있겠나 싶었는데 저거 갑자기 왜 저렇게 얼굴이 차갑게 변해?’

 

 

 지훈은 용녀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우진이 새 어머님. 저는 우진이에게 들은 게 없어서 이 종이 쪼가리 하나 보고 당장 뭐라 할 수가 없습니다.”

 

 

 지훈은 용녀가 팩스로 보낸 초본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 사장님.”

 

 

 “저 사장 아니고 부사장입니다.”

 

 

 “아니, 내가 분명 오늘 전화해서 사장이랑 만나게 해달라고 했는데 당신들 진짜 뭐야?!!”

 

 

 “현재 저희 사장님은 한국에 안 계십니다. 우진이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셨다는 분이 지금 우진이가 있는 소속사에 대한 기사도 안 보시나 봅니다.”

 

 

 “뭐-뭐요?”

 

 

 “저희 회사에 사장님이 공석인 건 우진이 검색만 해봐도 소속사 관련 기사에 다 뜰텐데요.”

 

 

 “아,아니! 그건 내가 나이가 있다 보니까 스마트 폰 만지는 법을 몰라요!”

 

 

 “스마트폰 만지는 법을 모르시는 분이 저희 회사가 우진이 소속사인 걸 어떻게 아셨을까요? 아, 회사번호랑 위치는 또 어떻게 알고 잘 찾아오셨네요?”

 

 

 “아,아니 그건.”

 

 

 용녀는 당황해서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입만 뻥끗거렸다.

 

 

 “오늘은 일단 돌아가 주세요. 제가 우진이랑 얘기해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이봐요! 나 아직 말 안 끝났어요!”

 

 

 용녀가 앙칼지게 말하자 지훈 고개를 끄덕인다.

 

 

 “네 말씀하세요.”

 

 

 “아니, 우진이가 인터뷰하는 것 보면 가족 얘기 절대 안 하던데 그럼 저는 없는 존재로 있으면 간단한 거 아닌가요?”

 

 

 “그런가요?”

 

 

 “아니!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럼 지금처럼 없는 존재로 있어 주시면 되겠네요.”

 

 

 용녀는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아니~ 나도 그러고 싶은데. 애 아빠는 아파서 일도 못하고 내가 또 간병 해야 하니까 일을 못하잖아요? 생활비가 진짜 너무 없어요~ 우진이가 연예인되고 나선 생활비도 다 끊어버려서.”

 

 

 지훈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풉-아~그렇군요. 우진이가 가출하고 별안간 연예인이 됬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가출한 애가 연락은 안되는데 어떻게 생활비는 보냈었나봐요?”

 

 

 용녀는 자신이 한 말실수에 당황했다.

 

 

 “아, 아뇨. 지금은 벌고 있으니까 아빠를 봐서라도 좀 챙겨달라는 말이죠.”

 

 

 “근데요 어머님. 저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네. 말하세요.”

 

 

 “우진이 몇 살에 가출했어요?”

 

 

 “17살이요. 그래서 걔가 중졸이잖아요. 에휴!”

 

 

 “그렇구나. 근데 실종신고는 왜 18살에 하신 겁니까?”

 

 

 용녀 눈이 휘둥그레지며 지훈을 본다.

 지훈 그런 용녀를 차갑게 바라본다.

 

 

 “일단 오늘은 이만 가시는 게 좋겠네요.”

 

 

 “저..저 정말 그냥 가요? 나 이대로 기자한테 갈 수도 있는데?”

 

 

 “그러세요.”

 

 

 “뭐...뭐요?”

 

 

 “대신.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뒷감당도 알아서 하셔야 될 겁니다.”

 

 

 지훈 싸늘한 표정으로 용녀를 쳐다보며 일어나 업무 책상에 있는 전화기 버튼을 누르고 비서실에 연결한다.

 

 

 삐-

 

 

 “손님 나가십니다. 배웅해주시죠.”

 

 

 “네. 알겠습니다.”

 

 

 지훈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비서는 부사장실에 들어와 용녀에게 다가가 웃으며 자신이 들어온 문 쪽을 손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가시죠.”

 

 

 용녀는 정말 정중히 쫒겨났다.

 오히려 이게 더 기분이 나빴다. 자신을 무시하는 눈빛과 감정이 없는 말투.

 

 

 ‘하 저 새끼 보통아니네. 기자한테 가면 좀 위험 할 것 같은데...아니, 근데 실종신고 한 건 어떻게 안 거지? 하...’

 

 

 용녀가 나가자 지훈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네.”

 

 

 “우진이 한테 함용녀라고 새엄마가 있던데.”

 

 

 “네.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도 뒷조사 좀 해주세요. 그리고 지금 당장 사람 하나 붙여서 일거수일투족 다 감시해주세요.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연락 주시구요.”

 

 

 “네. 알겠습니다.”

 

 

 

 

 ***

 

 

 

 강남 대학병원 4110호

 

 

 우진 쇼핑백을 들고 병실 침대에 써 있는 이름을 확인하다가 창가 쪽 끝에 커텐이 쳐 있는 효정의 침대에 가까이 다가가 침대를 톡톡 치며 노크한다.

 커텐 안에 있던 효정 대답한다.

 

 

 “네?”

 

 

 “안녕하세요. 이지윤 작가님 대신 문병 온 사람입니다.”

 

 

 커텐이 젖히고 허리에 보호대를 하고있는 효정이 같은 병원복을 입고 있는 눈에 멍이 이제 막 빠져 눈 주변이 갈색이 되어있는 우진을 바라본다.

 

 

 “안녕하세요? 우리 작가님이 보내셨다구요?”

 

 

 “네. 많이 편찮으신건가요?”

 

 

 “아뇨. 괜찮아요.”

 

 

 허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낑낑대며 말하는 효정을 보며 우진 말한다.

 

 

 “안 괜찮으신 것 같은데?”

 

 

 “차 사고가 났는데 예전에 수술했던 부분이 터져서 재수술했어요. 아, 근데 작가님 한테는 비밀로 해 주세요. 우리 작가님 마음도 여리고 걱정이 늘 많으신 분이라.”

 

 

 “네 알겠습니다.”

 

 

 “근데 저보다 훨씬 많이 다치신 것 같은데.”

 

 

 “아, 저는 촬영중에 사고가 나서요.”

 

 

 “아~촬영. 어?”

 

 

 효정은 우진을 자세히 보고는 놀랐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자신의 최애! 박우진.

 그런 그가 아무리 얼굴에 멍이 있고 코에 부목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알아봤어야 했는데!

 자책은 잠시. 자신에게 병문안을 와줬다는 생각에 경이로웠다.

 

 우진은 자신을 보고 놀라고 있는 효정에게 쇼핑백을 주며 웃었다.

 

 

 “이건 병문안 선물입니다. 저는 미션 클리어 했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네? 네!”

 

 

 우진은 효정의 병실을 나갔고 효정은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려서 멍하니 병실 문만 바라봤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손에 있는 쇼핑백을 보고 환호했다.

 

 

 “꺅!!”

 

 

 효정이 미친 듯이 좋아하는 그때.

 

 

 

 

 ***

 

 

 

 

 인더힐 아파트

 

 

 

 

 지윤도 미친 듯이 날 뛰고 있었다.

 게임 헬멧을 쓴 채로.

 

 분명 좀 전까지만 해도 작업에 몰두하던 지윤은 눈앞에 게임기를 보며 엄청난 갈등을 했었다.

 그리고 현재 지윤은 게임 헬멧을 쓰고 온 몸을 흔들면서 게임을 하고 있다.

 

 게임 시작한 지 15분.

 같은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지 못해서 흥분한 그때.

 전화가 울렸다.

 

 지이잉~지이잉~

 

 

 “여보세요?”

 

 

 “지윤아, 병문안 갔다가 지금 집으로 가는 중이야.”

 

 

 “진짜? 정말 고마워. 근데...어제 연결해준 게임 있잖아? 그거 스테이지3 혼자 깰 수 있는거 맞아?”

 

 

 “응? 아, 풉. 그 게임 하고 있어?”

 

 

 “응. 근데 이거 계속 같은 데서 죽어.”

 

 

 “그거 혼자 깰 수 있는데? 내가 가서 알려줄게.”

 

 

 “응! 빨리와~”

 

 

 지윤 전화를 끊고 게임기를 한번 보더니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

 

 

 

 인더힐 아파트 로비

 

 

 우진은 택시에서 내려 로비로 들어가 데스크로 갔다.

 

 

 “저 지문 등록 하려구요.”

 

 

 “몇 호 십니까?”

 

 

 “48층이요.”

 

 

 “아, 잠시만요.”

 

 

 아파트 가드가 안쪽에 들어가 누군가와 얘기했고 책임자 한 명이 바로 나와 우진에게 말했다.

 

 

 “카드 분실하셨습니까?”

 

 

 “아뇨. 지문도 등록 하려고요.”

 

 

 “네. 여기에 등록하고 싶은 손가락을 데시면 됩니다.”

 

 

 우진은 가드가 말한 기계에 검지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다 되셨구요. 개인 엘리베이터 지문사용은 내일부터 가능하십니다.”

 

 

 “네. 수고하세요.”

 

 

 우진은 공용 엘리베이터에 탔다.

 48층을 누르고 닫힘 버튼을 누르려는데, 강아지를 안은 시범이 급하게 탔다.

 우진은 옆으로 비켜섰다.

 36층을 누른 시범은 48층이 눌러져 있자, 웃으며 물었다.

 

 

 “48층에 사시나 봐요?”

 

 우진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시범은 아랑곳 하지 않고, 친한 척하며 계속 말을 걸었다.

 

 

 “혼자 사세요? 저는 이놈이랑 둘이 살아요.”

 

 

 “저기요.”

 

 

 “네?”

 

 

 “별로 말 하고 싶지 않으니까 조용히 가시죠.”

 

 

 “에이~ 그래도 같은 아파트 사는 주민으로서-”

 

 

 -문이 열립니다.-

 

 때마춰 엘리베이커가 36층에 서자 우진은 고개짓으로 내리라는 모션을 취했다.

 

 

 “그럼 다음에 봬요.”

 

 

 우진은 대답 대신 닫힘버튼을 바로 누르고 위로 올라갔다.

 시범은 엘리베이터가 닫히자, 음흉하게 웃었다.

 

 

 “아- 여기 있는 새끼들은 다 깐깐하네. 컨셉인가? 하긴 그래야 재밌긴 하지.”

 

 

 

 

 

 ***

 

 

 

 

 

 인더힐 아파트

 

 

 지윤은 우진과 전화를 끊자마자, 웹툰 담당자 효정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작가님!!!”

 

 

 “네!”

 

 

 “박우진님을 어떻게 아시는 거예요! 정말 제 최애예요!”

 

 

 “최애요?”

 

 

 “네! 아~ 정말 올해의 최고 선물이예요!!”

 

 

 “우진이 팬이시구나.”

 

 

 “아~정말 작가님 대단해요! 저 진짜 작가님한테 잘할게요!”

 

 

 “네? 아뇨. 지금도 너무 잘해주셔서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작가님. 정말 너무 감사해요~제가 다음에 작가님이 부탁하는 뭐든지 하나는 꼭 들어드릴게요!”

 

 

 “아니예요~ 빨리 낫기나 하세요~”

 

 

 “네~ 그럼 나중에 또 연락 드릴게요.”

 

 

 효정과 전화를 끊은 그때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났다.

 

 

 

 삐삐삐삐삐-

 

 

 

 “지윤아~”

 

 

 우진은 엘리베이터에서 까칠했던 모습은 0.1%로도 보이지 않았다.

 우진의 목소리에 지윤은 현관으로 달려갔다.

 

 

 “왔어?”

 

 

 “응.”

 

 

 “나 저거.”

 

 

 지윤이 게임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우진 지윤을 흘겨보는 척 했다.

 

 

 “나 반긴다고 온 게 아니고 게임 알려 달라고 뛰어나온 거야?”

 

 

 “아냐~”

 

 

 지윤이 자신의 옷을 살짝 당기며 말하자 귀엽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는 우진.

 

 

 “그렇다고 해 줄게. 참 그 효정이라는 분한테 대신 병문안 다녀왔어.”

 

 

 “안 그래도 전화 왔는데 완전 좋아하시더라. 너 팬이래.”

 

 

 “이지윤씨. 대한민국에 제 팬 아닌 사람 찾는 게 더 어려울껄요?”

 

 

 “그래. 그렇다고 해줄게.”

 

 

 지윤은 우진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오늘은 뭐 먹고 싶어?”

 

 

 “떡볶이?”

 

 

 “그것만 빼고.”

 

 

 “칫.”

 

 

 “다른 먹방 유행하는 건 없어?”

 

 

 지윤은 고민되는지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막 찾아보더니 손가락으로 한 영상을 가르키며 말했다.

 

 

 “마라탕!”

 

 

 “마라탕? 그래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시켜 줄게. 매운 거 아니지?”

 

 

 “맛은 선택 할 수있어.”

 

 

 “오케이.”

 

 

 우진은 배달앱 을 눌러 집 근처 별점이 식당에서 마라탕 보통맛과 토마토 달걀볶음밥을 주문했다.

 지윤은 배달을 마친 우진에게 다가가 말했다.

 

 

 “우리... 배달 오기 전에...게임할래?”

 

 

 “안돼. 밥 먹고 하자.”

 

 

 지윤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우진을 바라봤다.

 

 

 “너 진짜 깨는 법 알긴 아는 거지?”

 

 

 “당연하지.”

 

 

 지윤은 우진이 오면 바로 게임 할 생각에 우진이 오자마자 너무 좋았지만, 우진이 밥먹고 하자는 말에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우진은 그런 지윤의 모습이 귀여워서 일부로 해주지 않았다.

 

 

 “우리 어제 본 영화 2편 볼까?”

 

 

 “아! 그래.”

 

 

 지윤은 리모컨을 가져왔다.

 우진이 리모컨을 받아서 영화를 찾고 결제 후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우진은 영화 보자는 말에 바로 반응하는 지윤이 생각보다 너무 단순하다고 느꼈다.

 방금 전 까지 게임하자고 조르던 애가 바로 태세전환해서 영화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둘은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무서운 장면이 나오자, 우진은 움찔했다.

 움찔하는 순간. 바닦에 앉아서 쇼파에 등을 기대고 있는 지윤을 다리로 쳤다.

 지윤은 우진이 움찔한 걸 느끼자, 웃으며 말했다.

 

 

 “무서워?”

 

 

 “아니. 그냥 좀 놀란거야.”

 

 

 지윤이 우진을 놀릴려고 하는 그 순간 인터폰이 울렸다.

 

 

 띵-띵-띵-띵-띵

 

 

 “네.”

 

 

 “1층 로비입니다.”

 

 

 “올려 보내주세요.”

 

 

 

 띵동-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지윤은 쇼파 밑으로 들어가 숨었다.

 우진은 나가서 문을 열었다.

 

 

 “네.”

 

 

 “안녕하세요?”

 

 

 “하- 뭔니까?”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사촌입니다.”

 

 

 “여긴 어떻게 오셨죠?”

 

 

 “아, 1층 로비에 말했더니 올려보내도 된다고 하셨다고?”

 

 

 우진은 아차 싶었다.

 당연히 배달 일 줄 알고 확인하지 않았던 자신에게 짜증이 올라왔다.

 

 

 “제가 오해했어요. 죄송한데 돌아가 주세요.”

 

 

 우진이 문을 닫으려 하자, 시범 다급하게 문을 잡고 말했다.

 

 

 “잠시만요!”

 

 

 “하... 뭡니까”

 

 

 “부탁이 있어서요.”

 

 

 “제가 그 쪽이 사용하는 향수가 너무 좋아서요. 향수 이름을 좀.”

 

 

 “박우진이 광고하는 그거요.”

 

 

 “에이~ 아닌데. 제가 이런 거 잘 아는데. 일반 향수는 아무리 쏟아부어도 이렇게 달콤하지 않아요. 이 정도로 찐하게 나려면 한 병을 다 부어도 안 되는데 아시다시피 한 병을 다 부으면 시중 향수는 냄새가 얼마나 독해지는지 아시죠? 근데 여기까지 이렇게 달콤한 냄새가 진동한다는 건? 그거 맞죠?”

 

 

 우진은 짜증난 표정과 말투로 말했다.

 

 

 “뭐요?”

 

 

 “흥분제.”

 

 

 지윤은 현관에서 하는 대화에 놀라 자신의 입을 손으로 막고 숨을 참았다.

 우진은 안에 있는 지윤이 신경 쓰였고, 방금전 까지 기분이 되게 좋았는데 눈 앞에 있는 이 거지 같은 놈 하나 때문에 기분이 망쳐지자, 분노가 올라왔다.

 아니, 솔직히 지윤이가 안에서 겁먹고 있을 생각에 더 화가 났다.

 

 

 “그런 거 없어요.”

 

 

 “아-그러지 마시고. 돈이라면 달라는 데로 드릴수- 어? 젤리야!”

 

 

 시범이 안고 온 강아지가 갑자기 시범의 품에서 뛰어내려 우진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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