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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흥분하지마
작가 : 마루터기
작품등록일 : 2020.9.15

페로몬이라는 특이체질이 유전으로 내려오는 집안에 태어난 지윤.
원래는 남자에게만 내려오는 체질이 집안에서 최초로 여자인 지윤이 그 체질을 받게 된다.
어릴 적 사건으로 인해 남자를 무서워 하고, 그 후 페로몬 조절할 시기를 놓친다.
페로몬 조절이안되, 늘 페로몬을 방출하는 지윤. 그로인해 더더욱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되고, 남성 공포증을 가진 채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12년 동안 칩거한다. 그런 지윤에게 나타난 여성 혐오증 환자 우진.

"나는 너한테 반응이 없어. 흥분이 안돼."

 
8화 너 또 지윤이 한테 가게?
작성일 : 20-09-21 22:46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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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더힐 아파트

 

 

 

 

 지윤 잠이 깼는지,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난다.

 푹 자고 일어나 기분이 좋은지 미소지으며 기지개를 켰다.

 시계를 보자 10시40분.

 생각보다 늦게 일어나서인지 놀라서 핸드폰을 들고 방에서 나가 주방으로 간다.

 식탁엔 음식이 차려져 있고 그 옆엔 메모지 한 장이 있다.

 

 

 -지윤아.

  너무 곤히 자서 오빠가 안 깨웠다.

  밥 맛있게 먹고 오늘 저녁은 같이 먹자.

  사랑하는 오빠가-

 

 

 

 지윤은 입술을 삐쭉 내민다.

 

 

 “칫. 사랑은 무슨.”

 

 

 말은 퉁명스럽게 했지만, 지윤의 입꼬리는 기분 좋은 듯 올라가 있다.

 밥을 먹으면서 핸드폰을 보는 지윤은 어젯밤 우진이 보내놓은 문자를 확인했다.

 

 

 “아, 맞다. 카드.”

 

 

 어제 카드를 돌려받지 못했던 게 생각이 남과 동시에 지윤은 어제 있었던 일들을 회상했다.

 10년 넘도록 혼자만 있던 자신의 세상에 들어온 한 사람.

 그 사람이 이상하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 굉장히 빨리 다가갈 수 있었던 어제.

 지윤은 어제 있었던 모든 일 들이 다 꿈 같았다.

 

 지윤이 어제 일을 회상하고 있는 그때 전화가 울린다.

 

 

 지이잉~지이잉~

 

 

 “여보세요?”

 

 

 “작가님. 저 효정이예요.”

 

 

 “네! 담당자님 몸은 괜찮으세요?”

 

 

 “어휴~그럼요. 우리 병실에서 저만 나이롱 환자예요.”

 

 

 “입원하신 거예요?!”

 

 

 “아파서가 절대! 아니고요. 그냥 검사만 받으려고 그런 거예요.”

 

 

 “그래도...저...문병 못가서...죄송해요.”

 

 

 “아유~참. 작가님 사정 뻔히 아는데~ 그리고 저 진짜 괜찮아요!”

 

 

 “...”

 

 

 지윤이 아무말 없자, 효정 눈치채고 지윤을 달래며 재치있게 말 돌렸다.

 

 

 “우리 작가님~ 저 지금 진짜 병문안 아무도 못 오게 하고 있어요. 꾀병인거 들킬까 봐. 그리고 저 작가님한테 부탁 있어서 연락 드린건데?”

 

 

 “부탁이요?”

 

 

 “네. 우리 팀장이 이번에 우리 회사 작가님들 모아서 릴레이 웹툰 연재하고 싶다고 저한테 얼마나 푸시를 하던지. 경기도에서 여기 강남 대학병원까지 찾아와서 귀찮게 하더라니까요?!”

 

 

 “팀장님 너무 하세요. 입원한 사람한테 일 시키고.”

 

 

 “그니까요~ 작가님이랑 연락하는 사람이 저 밖에 없다고 얼마나 난리난리를 치던지.”

 

 

 “쉬셔야 하는데. 그럼 제가 한다고 전해 주세요.”

 

 

 “정말요? 작가님 허락 하신거예요?”

 

 

 “네. 주제만 알려주세요.”

 

 

 “아~ 정말 감사해요. 작가님 이런 거 정말 싫어하시는 거 아는데...정말 감사해요.”

 

 

 “아뇨. 저야말로 죄송해요.”

 

 

 “에구~ 정말 괜찮다니까요? 그럼 이걸로 우리 퉁-쳐요.”

 

 

 “퉁이요? 쿡- 그래요. 퉁!”

 

 

 “네. 그럼 바로 메일 보내 놓을게요.”

 

 

 

 

 

 ***

 

 

 

 

 유앤미 엔터테인먼트

 

 

 

 

 지훈 사무실에 들어가 자켓을 벗어 테이블 옆 옷걸이에 걸쳐둔다.

 그때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똑똑-

 

 

 “야, 지훈아.”

 

 

 지훈 강우를 보자, 활짝 웃는다.

 

 

 “왔어?”

 

 

 “지윤이 어제 괜찮았냐?”

 

 

 “야, 강우야 너는 제갈량이야.”

 

 

 “제갈량? 그게 뭔데?”

 

 

 “그런게 있어. 좋은 거야. 어쨌든 우진이랑 지윤이 만나게 한 건 진짜 잘한 것 같다.”

 

 

 “그래? 그럼 다행이다.”

 

 

 솔직히 강우는 어제 우진이 코피 흘린 일 때문에 지윤이 좋아하지 않길 내심 좀 바랬다.

 하지만 한 편으론 그 일이 있고 나서 우진이 마을을 연 사람은 지윤이 처음이기 때문에 말릴 수도 없었다.

 강우는 머리가 복잡했지만, 티 낼 수 없었다.

 

 

 “아, 그리고 우진이 스케쥴은 거의 다 정리했으니까 너도 우진이 쉴 때 같이 좀 쉬어.”

 

 

 “그래.”

 

 

 강우가 나가고 지훈은 강우가 나간 문을 바라보며 작게 읊조렸다.

 

 

 “하...미안하다...”

 

 

 

 

 

 

 ***

 

 

 

 (하루 전) 인더힐 아파트 지하 주차장

 

 

 

 우진과 지윤을 두고 집에서 나온 지훈은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자신의 차에 탔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 그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접니다. 의뢰하신 박우진씨 뒷 조사를 하다가 발견한 게 있는데... 아무래도 이분은 조사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것 때문이죠?”

 

 

 “박우진씨 18세부터 1년동안 실종신고가 되있었습니다.”

 

 

 “실종이요?”

 

 

 “네. 그리고 20세 이후부터 몸담은 조직이 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아직 정확하진 않습니다. 그곳이 굉장히 비밀리에 움직이는 조직이고 그만큼 위험한 곳이라 위험부담이 좀 커서 선뜻 나서기 힘듭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돈은 계속 올려드리겠습니다. 제 말 아시겠죠?”

 

 

 “네. 아, 그리고 그 조직원 출신 한 명을 만났는데, 박우진씨를 알고 있는 것 같아 물어봤더니 좀 이상한 말을 했습니다.”

 

 

 “어떤 말이요? 아니, 그 조직에 우진이가 있었던 게 확실한 겁니까?”

 

 

 “아직 정확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박우진씨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조직에서 박우진 씨를 구해준 사람이 지금 박우진씨 매니저분 이셨습니다.”

 

 

 “네? 강우요?”

 

 

 “네. 박우진 씨가 나온 그 사건 이후 이상하게 그 조직이 오히려 더 음지로 숨어버렸습니다.”

 

 

 “하...생각보다 일이 좀 큰 것 같네요.”

 

 

 “제가 만났다던 그 조직원이 말하길 박우진 씨는 일하는 내내 돈을 받지 못해 굶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자주 밥 사준 기억이 있다고 했습니다.”

 

 

 “돈을 왜 못 받아요?”

 

 

 “박우진씨 돈을 따로 받아가는 남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진짜. 파면 팔수록 심각하네...”

 

 

 “제가 최대한 빨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현재) 유앤미 엔터테인먼트

 

 

 

 지훈은 어제 있었던 일을 생각하더니 한숨을 쉬었다.

 

 

 “하...미안하다. 강우야 아무래도 우진이랑 너에 대해 내가 알아봐야 될 것같다.

 널 믿고 기다리려고 했는데...이제 지윤이가 관련된 이상 그냥 기다릴 수 없을 것 같다...”

 

 

 지훈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그때 사무실에 있는 전화가 울린다.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받자, 비서가 말한다.

 

 

 “부사장님. 박우진씨 어머니라는 분이 부사장님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우진이 어머니? 우진이 엄마 안 계신데?”

 

 

 “팩스로 가족이라는 증거 보낸다고 하시더니 초본 보내셨는데 어머니 맞습니다. 만나주지 않으면 기자한테 간다고 하셨습니다.”

 

 

 “알겠습니다. 일정보고 최대한 빠른 날 시간 잡아요. 아, 그리고 강우랑 우진이 한테는 비밀로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지훈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 생각이 복잡한 듯한 얼굴로 머리를 한 번 쓸어내렸다.

 

 

 

 

 ***

 

 

 

 

 강남 대학병원 vip병실

 

 

 

 우진 물리치료를 받고 병실로 들어온다.

 침대에 충전기를 연결해 놓은 핸드폰을 집어 확인하더니 지윤이 보낸 문자를 보고 입꼬리가 올라간다.

 우진은 통화버튼을 눌러 지윤에게 전화 건다.

 

 

 “여보세요?”

 

 

 “잘잤어?”

 

 

 “응.”

 

 

 “지윤아, 점심 먹었어?”

 

 

 “아직. 오늘 늦게 일어나서 밥을 조금 늦게 먹었더니 아직 생각이 없어.”

 

 

 “그럼 점심 같이 먹자. 30분 정도 있다가 출발할게.”

 

 

 “응. 그럼 어제 본 영화 2탄 보는 거지?”

 

 

 “그래.”

 

 

 “근데 병원에서 집 오는거 안 힘들어?”

 

 

 “응. 가까워 나 강남 대학병원에 있어. 안 막히면 차로 10분?”

 

 

 “어? 강남 대학병원? 진짜?”

 

 

 “응 왜?”

 

 

 “내 웹툰 담당자님도 지금 그 병원에 입원해 계시거든.”

 

 

 “아 그래? 어느 병동?”

 

 

 “내가 문병을 못 가니까 그건 안 물어봤어.”

 

 

 지윤의 목소리가 약간 울적해지자, 우진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내가 대신 갈까?”

 

 

 “응? 진짜?”

 

 

 “응. 대충 쥬스 같은 거 사서 가면 되는 거 아냐?”

 

 

 “응!”

 

 

 “이름은?”

 

 

 “윤효정.”

 

 

 “알겠어. 병문안 갔다가 집으로 갈게.”

 

 

 “응 조심히 와~”

 

 

 “응.”

 

 

 우진은 전화를 끊고 가슴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집에서 누군가 자신을 기다려 주는 사람은 엄마가 죽고 나서 처음이었다.

 우진은 병실 문을 열고 병실 앞에 있는 가드 믿음을 불렀다.

 

 

 “믿음이 형~”

 

 

 믿음 병실로 들어와 기분이 업 되어 있는 우진을 이상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너 어제부터 왜 이래? 조울증이야? 혹시 사고 후유증?”

 

 

 “뭔 소리야. 형 나 부탁 좀.”

 

 

 “또 뭐.”

 

 

 “요 앞 백화점가서 병문안 선물할 거 아무거나 사다 줘.”

 

 

 “자세히 정해.”

 

 

 “음...웹툰 담당자니까 흠... 태블릿? 그런 거면 되지 않나?”

 

 

 “태블릿?”

 

 

 “응.”

 

 

 믿음 인상을 한번 쓰더니 우진이 주는 카드를 받아 병실 밖으로 나간다.

 

 

 

 

 

 ***

 

 

 

 

 인더힐 아파트

 

 

 

 

 기분 좋게 우진과의 전화를 끊은 지윤은 욕실에 들어가 샤워하고 나온다.

 거실에 타블릿을 올리고 핸드폰으로 메일을 확인하려는 그때.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으로 전화가 왔다.

 지윤은 스팸이 아닐까 고민하다가 전화 받았다.

 

 “여보세요?”

 

 

 “지윤아.”

 

 

 “할아버지! 지금 어디야?!”

 

 

 “해외에 있어. 우리 지윤이는 잘 지내고 있어?”

 

 

 “응. 난 괜찮아.”

 

 

 “정말?”

 

 

 “그럼. 그러니까 할아버지는 내 걱정말고 밥 잘 챙겨먹고 건강히 있어야 돼. 알았지?”

 

 

 “그래 알겠어.”

 

 

 “근데 할아버지 한국은 언제 와?”

 

 

 “할아버지도 지윤이 빨리 보고 싶어서 가고 싶은데 일이 빨리 안 끝나네.”

 

 

 “할아버지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할아버지도 빨리 가고 싶다. 지윤아, 할애비 얘기 지훈이한테 비밀로 했지?”

 

 

 “응. 할아버지가 하지 말라고 해서 안 했어.”

 

 

 “그래. 잘했어. 할아버지가 조만간 다시 연락할게. 알았지?”

 

 

 “응.”

 

 

 지윤은 할아버지와 전화를 끊고 기분이 좋았다.

 갑자기 거실 유리에 가까이 가서 혼자 멍하니 거실 창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제부터 좋은 일만 생기네. 우진이 덕분인가?”

 

 

 어깨를 한 번 들썩인 지윤은 메일을 확인하고 타블릿을 앞으로 당겨 자리를 잡고 작업을 시작한다.

 

 

 

 

 ***

 

 

 

 

 강남 대학 병원 vip병실

 

 

 

 

 믿음 무표정한 얼굴로 쇼핑백을 우진에게 내민다.

 

 

 “여기”

 

 

 우진 웃으며 쇼핑백을 받는다.

 

 

 “땡큐! 정말 고마워 형.”

 

 

 “이럴 때나 형이지.”

 

 

 우진 웃는 얼굴로 쇼핑백과 핸드폰을 챙기고 병실 밖으로 나가려는데 병실에 강우가 초밥을 들고 병실에 들어온다.

 

 

 “어디가?”

 

 

 “응. 나 바빠.”

 

 

 “아니, 병원에만 있는 놈이 왜 바빠.”

 

 

 “지윤이 심부름하고 집 갔다 오려고.”

 

 

 “뭐? 너 또 지윤이한테 가게?”

 

 

 “응.”

 

 

 “초밥 사 왔는데?”

 

 

 “믿음이 형이랑 먹어.”

 

 

 우진이 병실을 나가자, 강우 믿음을 보며 기가 찬 표정으로 말한다.

 

 

 “저 새끼 진짜 왜 저러냐?”

 

 

 “내가 더 궁금해.”

 

 

 강우와 믿음 둘 다 벙찐 표정으로 서로 바라본다.

 

 

 

 

 ***

 

 

 

 

 유앤미 엔터테인먼트

 

 

 

 

 삐-

 

 

 지훈의 테이블 위에 있는 사무실 전화가 울린다.

 지훈 버튼을 누르고 말한다.

 

 

 “네.”

 

 

 “박우진씨 어머님 오셨습니다.”

 

 

 “들여보내세요.”

 

 

 문이 열리고 용녀 웃으며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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