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1  2  >>
 
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우주 끝 그리고 시작
작가 : 퍼플오션
작품등록일 : 2020.9.12

아이돌. 누군가에게는 우상이자 누군가에게는 그 시대의 꽃을 보여준 상징적인 의미. 작은 일에도 관련 기사는 수도 없이 나오고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이미지가 결정되며 또 인기를 얻기도 한다. 어떤 사소한 일에도 노출되어 사는 그들에게는 사생활의 경계를 잃은 지는 오래. 빠짐없이 보도되는 현재의 세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꿈을 이루기 위해 청춘이라고 말하는 10대, 20대를 모두 붓고 나면 그다음은 어떤 끝이 있을까? 사고로 그룹의 형을 모두 잃게 된 아이돌 그룹 막내의 이야기. 그런 막내가 할 수 있었던 선택지는 과연 어떤 선택지며 그 앞을 막은 한예화 사장님의 목적과 이유는? 우주의 또 다른 스토리가 시작된다.

 
006.
작성일 : 20-09-19 23:40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517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늦은 오후. 오후 연습을 끝낸 우주는 씻고 침대에 걸터앉아 노트북을 켰다.

 

 [[두려움, 불안함, 기대, 멈출 것처럼 마구 올라가는 심박수, 미칠 것 같음]]

 

 워드에는 아침에 대충 메모한 느낌들이 적혀 있었다. 어제 꿈은 어떻게 어느 부분에서 끝났는지는 기억이 애매하다. 다만 기상 후 이상한 느낌에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그 날짜의 인터뷰 영상을 봤다. 그리고 느꼈다. 꿈에서 어렴풋이 마지막에 봤던 모습과 비슷했다. 회사에서 만든 라이브 계정을 들어가서 혹시나 그때 당시 만든 준비 영상을 보았지만 역시 꿈은 꿈이었다. 꿈에서처럼 브이를 하지는 않았다. 부끄럽고 카메라가 어색해서 고개를 돌린 나는 있었다. 살짝 아쉬움에 보던 휴대폰을 다시 내려두고는 한동안 침대에 누워 있었다.

 

 [[데뷔라는 것은 누구에게는 꿈이었고 저에게도 꿈이었습니다. 지금 무대를 다시 생각하면 떨리는 감정, 두려움, 불안감, 그리고 꿈처럼 느껴지는 아득한 감정마저도 소중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데뷔 때는 그 3분이 더 간절했습니다. 나를 채찍질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시간은 잔인합니다. 내가 데뷔 때로 돌아가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까요? 가끔 미칠 것 같았던 그 순간이 다시 온다면 더 잘했을까 하는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적다 보니 이것은 후회인가, 반성인가.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그것은 누구나 거치는 성장기에 불과했고 그 앞은 더 많은 미래가 있었음을.

 

 [[ 데뷔는 입학식으로 생각해요. 일반 사람들에게 비유한다면 입학, 입사, 어떤 것의 시작. 그렇다고 데뷔하지 못한 분들이 시작도 못 했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아요. 어떤 방법이라도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하고 있을 테니까. ]]

 

 타자를 치다가 가만 생각해본다. 내가 데뷔를 하지 못했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춤은 계속 췄을까? 노래해볼 기회가 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은 노트북을 대충 마무리하고 머리를 비우고자 선택한 커피를 마시며 일단 쉼표로 두었다. 지금의 내가 생각해도 어차피 나올 답이 아니었기에.

 

 시간은 흘러 수업이 약속된 수요일이 왔다. 한국 사람은 역시 커피. 식후 수업 전에 커피가 마시고 싶어 수업을 하러 가기 전 카페에 들렸다. 다행스럽게도 사람이 적을 때라 내려갔더니 선생님을 만났다.

 

 "어, 커피 사러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커피 마시고 싶어서요. 선생님도요?"

 

 "네, 여기는 쿠키가 그렇게 맛있거든요. 바로 교실로 갈 거죠?"

 

 

 "네, 저는 케이크 먹으려고요."

 

 "여기 치즈케이크가 그렇게 맛있어요."

 

 포장을 받은 선생님은 한쪽 소파에 앉으셨다. 나도 주문을 했고 아바라와 치즈 케이크를 주문했고 쿠키 두 봉지를 하나 추가했다. 쿠키는 별 모양과 동그라미 모양으로 초코칩이 있는 쿠키도 있었고 6개 정도 들어있었다. 포장은 금방 나왔고 선생님과 함께 안쪽으로 연결 통로를 통해 건물로 올라갔다.

 

 "잘 지냈어요? 표정이 좋아진 것 같은데. 요즘 관리 중이에요?"

 

 "잘 지냈어요. 관리까지는 아니고 좀 신경을 써야겠다 싶어서 조금?"

 

 "오, 좋은 변화인데요. 과제는 읽어봤는데 많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전부 담지는 못한 느낌이랄까."

 

 "어."

 

 [ 딩동. ]

 

 말을 하려는 타이밍에 엘리베이터는 강의실이 있는 층에 도착했고 마저 잇지 못하고 엘리베이터에 내려 선생님을 따라 강의실로 들어갔다. 선생님은 불을 켜고 수업에 필요한 것들을 정리하셨고 나는 자리에 앉아 커피를 쭉 빨대로 마셨다.

 

 "아까 하고 싶었던 말 있었어요?"

 

 "어떻게 아셨는지 궁금했어요."

 

 "글을 봤는데 침착하게 적으려고 하지만 묻어있는 감정이 그런 느낌이었어요. 아, 맞다. 수업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 잘 받았어요. 조금 더 정리하면 다음에는 그 이야기도 해보려고요!"

 

 선생님은 자리에 앉아 나와 마주 봤고 눈을 반짝이는 느낌이 팀장님이 생각났다. 엄청 의욕파 멋진 누님 느낌이랄까.

 

 "전에 제가 했던 말 기억해요? 연예인도 그냥 직업에 일종이라는 점. 그럼 데뷔는 과연 어떤 과정일까요?"

 

 "저는 입학, 입사로 표현했는데... 선생님은 다른 생각이 있으세요?"

 

 "일단 이것은 정답이 없어요. 그래서 우주 씨가 말씀하신 표현이 맞아요. 제 생각은 이래요. 데뷔는 그냥 시험이에요. 단순한 관문. 아주 어려운 공무원 시험쯤으로 생각할까요?"

 

 "그래도 공무원은 안정적이잖아요. 무려 공무원이고."

 

 "하지만 공무원 시험을 통과해도 공무원이 잘 맞는다고는 하기 어렵죠. 공무원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어요. 제 말은 정답이 아니니까 우주 씨의 생각은 제 말과 우주 씨의 생각을 잘 섞어 주세요. 그럼 최고의 답안이 나올 거예요."

 

 선생님은 사서 오신 쿠키 봉지를 뜯어내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다음 나의 말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선생님. 저는 만약에 데뷔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음..."

 

 선생님은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하시는 듯 했다. 자연스럽게 말하고도 아차 싶었다. 어떻게 보면 사치스러운 질문에 속할 수 있었기에. 선생님은 커피 두어 번을 더 마시더니 조심스럽게 말씀을 이어나갔다. 조금 심오하면서도 중요한 이야기를.

 

 "또 다르게 우주 씨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겠죠?"

 

 "아마 그랬겠죠?..."

 

 "그 나름대로 또 다른 것을 선택하고 살아가고 있겠죠. 일어나지 않은 가정에 대해 후회하는 것은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어요. 지금 살아가는 오늘도 각자에게는 처음 살고 있는 오늘이니까요. 나이가 50살이라도 30살이라도 7살이더라도. 이번 과제 글에는 후회 감정이 많던데 우주 씨는 후회해요?"

 

 아이돌이 된 것을 후회하냐는 질문은 형들의 사고 이후 처음 내게 던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형들의 일을 빼면 난 충분히 사랑받았고 내 할 일이 즐거웠다. 그래서 후회는 안 했다. 어쩌면 한 번쯤 돌아보면 생각해볼 전환점 같은 것이었다.

 

 

 

 "아뇨... 제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궁금하기는 해요.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평범의 기준은 누구에게서 오는 걸까요?"

 

 "음, 보편적인 것?"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보통의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서 회사에 취직하고 좋은 사람과 연애 끝에는 결혼하여 다시 가정을 꾸린다. 이것이 과연 평범한 삶일까요?"

 

 "어... 일단 겉으로는 그렇게 들려요. 그사이에 많은 과정이 있겠죠?"

 

 

 "조금 이상적인 이야기에 가까워요. 안타깝지만 평균과 평범의 삶은 잘 없어요. 각자의 삶을 자세히 보면 특별한 것들이 모여 하루를 이루고 새로운 하루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들 투성이니까요. 우주 씨도 평범하게 살고 있는 거예요. 택한 직업이 그랬고 살다가 일어나는 인생 중 하나의 과정이죠. 어떻게 보면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데뷔라는 것을 통과해서 조금 많이 매일을 시험대에 올려져도 잘 버티고 있는 거예요."

 

 "시험대요?"

 

 "모든 방송과 활동 전부가 전부 시험이잖아요. 우주라는 사람을 가치 짓는 일. 근데 그것은 연예인이라서가 아니라 사회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요. 누구 앞에 섰을 때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그리고 이런 행동을 하면 어떻게 평가받을지 생각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니까요.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연예인이기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랄까요? 그런데 그거 알아요? 이런 것은 연예인이라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가지고 있는 힘이에요."

 

 영향력에 대해서는 나도 생각한 적이 있기에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팬들이 있으므로 우리가 하는 행동이 누구에는 크게 다가갈 수 있고 작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사람은 누구나 영향을 주고 살아가요. 그게 부모일 수 있고 저처럼 선생님이라는 한 자격일 수 있는데 꼭 곁에 있지 않더라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 그게 바로 문화죠. 아이돌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한 문화라고 생각해요. 음악은 시대를 담고 있고 시대가 흐르는 것처럼 아이돌도 바뀌죠. 아이돌은 시대를 담은 노래를 부르고 그 당시 유행을 이끌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랄까."

 

 

 

 "영향력은 저도 많이 들었어요."

 

 "영향력은 유명하지 않더라도 가능한 일이죠.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중요해요. 그리고 그 파동이 클 수 있도록 가속을 더 하는 역할이 아이돌이라 생각해요. 보통 음악에 대한 영향을 생각하면 어떻게 생각하죠?"

 

 "꿈을 응원하거나 위로하거나... 즐거움을 주거나 그런 종류라고 생각하는데."

 

 "더 나아가면 이것은 산업의 일종이죠.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파고들 수 있다는 거예요."

 

 "어... 어려워요, 선생님."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 준비하는 것이 바로 그거에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같은 대답을 할 거예요. 좋은 영향을 주고 싶고 위로가 되고 싶고. 같은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다른 방향으로 다가갈 필요성이 있다는 거예요. 작은 힘을 한쪽으로 밀면 밀리지 않지만 여러 방향에서 다르게 힘을 주다 보면 어떻게든 돌이 움직이는 것처럼."

 

 "오지랖... 아닐까요?"

 

 "저는 오지랖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시대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수단이니까. 그리고 팬클럽이라는 것도 그런 상상 이상의 것을 넘어 마음을 공유하는 단체 같은 거잖아요. 요즘 사건 사고가 잦아지는 시대에 이런 면모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궁극적인 이유요. 우주 씨는 그것을 알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한 경쟁 시대에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알면 흐트러져도 다시 달릴 수 있어요. 다른 형태로도 무수하게 있으니까."

 

 "네..."

 

 "예를 들면 이번에 촬영한 영상으로 공모전을 시도해서 여러 의견을 받을 수도 있죠. 아마 내년 초에 그런 방향으로 그것을 할 것 같아요."

 

 "음... 이번 영상이 안무 영상이죠?"

 

 "네, 맞아요. 생각보다 엔터 분야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모이고 있고 아이돌을 지망하는 사람도 많이 늘고 있어요.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참여하기 쉬울 거고 관심이 있지만, 편집을 모른다면 그것을 시도해보는 사람도 있겠죠. 그리고 상금이 궁금해서 우주라는 사람에 대해 찾는 사람도 있을 거고요. 그런 것들이 모이면 전부 영향력인데 어렵지 않죠? 정말 영향이니까요."

 

 

 

 "그래도 영향력이라는 것은 무서운 거 아니에요? 조심해야 하고."

 

 "네, 한 사람의 생각이 사회에 퍼지는 영향이니까요. 그래서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오늘은 데뷔라는 것과 동시에 전후를 예상해서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요?"

 

 "어? 뭔데요?"

 

 "바로 플라워입니다. 블루밍의 팬클럽이죠."

 

 선생님은 미소를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그 미소가 의미하는 바를 알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벅찬 그런 감정을 느꼈다.

 

 "조금 쉬었다가 할까요? 어려운 이야기 투성이었는데. 조금만 쉬다가 할게요. 편하게 쉬다가 봐요."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 편 끝냈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015. 2020 / 9 / 30 284 0 6049   
15 014. 2020 / 9 / 29 283 0 6246   
14 013. 2020 / 9 / 28 304 0 4381   
13 012. 2020 / 9 / 27 291 0 5021   
12 011. 2020 / 9 / 26 279 0 6910   
11 010. 2020 / 9 / 24 287 0 4338   
10 009. 2020 / 9 / 22 315 0 5533   
9 008. 2020 / 9 / 21 280 0 6368   
8 007. 2020 / 9 / 20 310 0 5806   
7 006. 2020 / 9 / 19 291 0 5171   
6 005. 2020 / 9 / 18 307 0 6243   
5 004. 2020 / 9 / 17 289 0 5679   
4 003. 2020 / 9 / 16 299 0 7568   
3 002. 2020 / 9 / 15 332 0 8729   
2 001. 2020 / 9 / 14 307 0 8518   
1 프롤로그. 과거의 조각들 2020 / 9 / 13 493 0 847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