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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 대문
작가 : 웨인킹
작품등록일 : 2020.8.31

뒤늦게 꿈틀거리는 살인충동을 발견한 남자와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여자가 만난다.
그들에게 불어닥치는 고통의 소용돌이. 그 끝을 알수없는 불행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상황을 바꾸어보려는 정민의 노력앞에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9화. 추적(1)
작성일 : 20-09-19 23:32     조회 : 305     추천 : 1     분량 : 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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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병실 안에는 친인척들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미옥도 그들과 같이 고모의 임종을 지키고 있었다.

 

  “미옥아, 인경아, 너희들 이리로 와라.”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고모가 말했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그녀의 손을 미옥과 인경이 꼭 잡았다.

 

  “너희들은 친자매나 다름없어! 꼭 서로 도우면서... 잘 살아.......”

  그녀의 가쁜 숨이 서서히 가늘어지더니 들리지 않자, 병실 안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었다.

 

  미옥도 고모의, 아니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때, 어디선가 그 무당 할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더러운 게 너한테 들러붙어 있다고.”

 

  미옥이 내려다보니, 두 눈을 부릅뜬, 무당 할멈이 미옥을 손을 꼭 쥐고 있었다. 소스라치게 놀란 미옥은 할멈의 손을 뿌리쳤다.

 

  “안돼, 아니야!”

 미옥이 울부짖었다.

 

  “거길 빠져나와 안 그러면 네가 죽어.”

 

  할멈의 목소리는 사방에서 울려 퍼지듯이 들려왔다.

 

  “아니야, 아니라고.”

 미옥은 연달아 소리쳤다.

 

  “그게 널 절대 놔주지 않을 거야.”

 “안 그러면 네가 죽어!”

 

  “안 그러면 네가 죽는다고!”

 

  “안돼, 아니야!”

 

  미옥의 비명에 정민이 놀란 얼굴로 방문을 열었다.

 

  “새엄마? 왜 그래요? 괜찮아요?”

 

  몸부림치다 깨어난 미옥을 정민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미옥의 침대 위로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어머 정민아!, 내가 무슨 꿈을 꿨나 봐.”

 

  미옥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내가 얼마나 잔 거니?”

 

  “어제 10시경 일찍 주무신다고 들어가셨는데 아침에 못 일어나시더라고요. 어제 새벽에 잠들었다고 좀 더 주무신다고 하셔서. 이럴 줄 알았으면 제가 약이라도 사다 드릴 걸 그랬나 봐요.”

  정민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했다.

 

  “괜찮으신가 싶어서, 지금 학교 점심시간에 잠깐 와 봤어요.”

 

  “어머 그랬니? 미안하다. 정민아, 내가 왜 이렇게 정신이 없니?. 내가 몸살 기운이 좀 있었나 봐. 자면서 땀을 쭉 뺏더니 이제 좀 괜찮은 것 같긴 한데....”

 

  미옥이 말하는 순간 갑자기, 머리가 쪼개질 것 같은 두통에 자기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졌다.

 

  “정말 괜찮으신 거 맞아요?”

 

  “몸살이라 그렇지 뭐. 정신 좀 차리고 병원 가야지!”

 

  “그래요. 병원에 가셔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다시 학교 들어가 봐야 해서요, 필요한 것 있으면 전화 주세요.”

 

  “그래 정민아 엄마가 바로 병원에 가볼게.

  고맙다. 얘, 어서 학교 가봐.”

 

  미옥은 정민에게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우유 한잔을 마신 그녀는 소파에 앉았다.

 

  그 무당 할멈의 말이 사실일까? 그 저주 같은 말들이? 그렇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좀 전에 꾼 악몽이 생생하게 떠 오르고, 그 방안에서 피우던 향냄새가 나는 듯했다.

 

  온몸에 소름이 돋은 미옥은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거실 커튼을 걷었다.

 

  정오의 여름 햇살이 거실을 환하게 비추자, 무서운 생각들이 달아 나는 듯했다.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일어선 미옥이 병원에 갈 준비를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안녕하십니까? 김미옥 씨 됩니까?”

 

  “네 그…. 그런데요.”

 

  “여기 경찰입니다. 아동센터 조사원하고 같이 방문 드릴 일이 있어서 일정 조율차 연락 드렸습니다.”

 

 “...........”

 

  그 망할 선생 년 짓이구나!

 

  미옥은 생각했다.

 

 

  며칠 전, 김 형사는 피해자 신원 및 주변인 조사로 피해자의 유족을 만나고 왔다.

 

  피해자의 모친은 너무 울어, 눈두덩이가 퉁 퉁 부은 얼굴로 김 형사의 손을 잡고 울부짖었다.

 

  “우리 유라... 우리 유라. 그 불쌍한 것이 어제도 꿈속에 나왔어요. 유라가 꿈속에서 한없이 울고 있었다고요! 형사님!, 그 어린 것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형사님! 제발 우리 유라 죽인 범인 좀 꼭 잡아 주세요. 제발요. 흑흑.....”

 

  오열하는 모친을 바라보며, 김 형사도 코끝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다.

 

  신 유라는 가정에 많은 보탬을 주고 있었다.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았을 20대 아가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오십만 원의 생활비뿐만 아니라, 이제 막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한 남동생의 등록금까지 대고 있었다.

 

  가족들은 그녀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수사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밝혀진 그 사실은 가족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누나가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 몰랐어요!. 그것도 모르고 난 등록금에 용돈까지 타 쓰고 있었어요. 난....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남동생 역시 충혈된 눈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김 형사는 말없이 남동생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아무것도.

 

  오늘도 온종일, 읍내 유흥업소와 일반 술집까지 뒤졌지만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아직도 용의자를 한 명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 더욱 스트레스가 심했다.

 

  하천 바위 위에 두 눈을 부릅뜬 채 죽어있던 피해자의 마지막 모습이 김 형사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비슷한 또래의 딸을 가진 아빠로서, 젊은 나이에 비명에 가야 했던 피해자에 대한 연민이었을까? 김 형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 사건에 매달렸지만, 수사는 여전히 답보상태였다.

 

  마지막 술집을 방문하고 나오니 시계가 9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김 형사는 땀으로 끈적해진 등짝에 붙은 셔츠를 띄어 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작으로 읍내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거리에는 술집마다 크게 틀어놓은 음악 소리와 사람들 소리에 마치 장터 축제라도 온 듯한 기분이었다. 가게마다, 간이 테이블을 밖에다 설치하여 손님을 끌고 있었고 호객행위를 하는 술집 삐끼들도 눈에 띄었다. 읍내 상가는 뜨거운 여름밤을 달래러 나온 고객들 유치에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활기가 넘치는 거리를 우두커니 바라보던 김 형사는 문득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마시고 싶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복잡한 머리를 잠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김 형사는 전화기를 들고 배 형사의 번호를 눌렀다.

 

  “배 형사. 어디야? 아직 안 끝났으면 맥주 한잔하고 가자?”

 

  “앗. 김 형사님. 저는 지금 거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와이프가 애가 칭얼댄다고 힘들다고 해서,,,,, 죄송합니다.”

  배 형사는 이제 돌이 지난 아이가 있었다.

 

  “죄송하긴! 그럼, 잘 쉬고 내일 보자고!”

 

  “네. 김 형사님 죄송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요즘 애들은 무슨 애 하나 키우는 것도 쩔쩔매는지. 김 형사는 혀를 찼다.

 

  김 형사는 다른 이들을 찾아볼 생각에 전화기 전화 목록을 살피다가, 체념하듯 전화기를 바지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혼자서 맥주 한잔 마시기에 마땅한 곳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참을 둘러보는데, 색다른 대형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중고 재활용 센터’

 

  흰 바탕에 큰 붉은 색 글씨로 제작된 80년대풍의 촌스러운 네온간판이었다. 간판 밑 가게 유리창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선팅지 역시 그 시절 그 분위기였다.

 

  중고 가전 사고팝니다.

 중고 대형 냉장고 고가 매입

 중고 대형 에어컨 고가 매입

 .....

  재활용 센터는 꽤 컸다.

 

  김 형사가 슬쩍 안을 살펴보니 안에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이런 곳이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네.

 여기라면 읍내 모든 유흥업소나 술집 등과 거래하지 않을까? 우리 목록을 보여주고 혹시 우리가 빠트린 곳이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김 형사는 밖에도 겹겹이, 쌓아놓은, 중고 가전 더미를 비집고 출입문을 찾았다.

 

 

  밤 10시가 다 되어가지만, 대진은 재활용 센터 사무실에서 나갈 생각을 안 했다.

 

  7시경 직원들을 모두 퇴근시키고 가게에 홀로 있었다.

  대진은 중국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남은 음식을 안주 삼아, 소주를 홀짝거리고 있었다.

 

  며칠 전, 다시 돌아온 마누라는 더 우중충해진 얼굴이 되어 있었다. 자기관리도 안 하고 부스스하게 다니는 여자를 보고 있노라면 대진은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다.

 당연히 여자로서의 매력이 있을 리 만무했다.

 

  어렵게 결정한 재혼이 불과 3년도 안 돼서 이 모양이 되리라고는 대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이제는 어떻게 이혼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했다. 대진은 가족들의 얼굴을 찬찬히 떠올려 보았다. 꼴도 보기 싫은 마누라, 이제는 자기보다 덩치가 더 큰 아들놈의 새끼. 눈치만 살살 보는 정혜. 그냥 다들 꼴 보기가 싫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짜증이 올라왔다.

 

  대진은 냉장고에서 3번째 소주병을 꺼내 따더니 맥주잔에 소주를 반쯤 따르고 한 번에 들이켰다.

 

  정민이 새끼가 내년에 군대 갔을 때, 이혼하기가 딱 좋을 것 같은데. 이혼 사유는 어떤 게 좋을까? 딱히 당장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이혼 전문 변호사를 찾아야 하나?

 

  대진의 머릿속은 벌써 이혼 후에 자신이 누리게 될 자유를 상상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좀 어린 여자를 만나야지. 30대 초반이나 20대 후반을 만나야 했었는데.

 

  ‘내가 미쳤었지!’

  대진은 큰 소리로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소주병 하나를 바닥으로 집어 던졌다. 갑자기 떠오른 미옥의 모습에 화딱지가 난 것이었다.

 

  대진은 머리에 꽂혀있던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그 사건이 있고 난 뒤로, 대진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 보곤 했다.

 

  머릿속에 각인된 그 날의 기억들은 녹화된 동영상을 다시, 재생하는 것처럼 생생했다.

 

  입을 틀어막힌 채 대진을 쳐다보던 공포에 질린 그 여자의 표정.

  다리에서 떨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그를 쳐다보던 그녀의 처절한 눈빛.

 

  달빛에 비쳐 파랗게 빛나던 그 여자의 새하얀 목덜미.

 

  고양이 목을 비틀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온몸이 떨리는 짜릿함. 그 모든 것이 대진에게는 평생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신비로움이었다.

 

  대진이 묘한 기분에 빠져 있는데,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문 잠그는 것을 깜빡했네.’

 

  대진은 고개를 돌려 출입문 쪽을 바라보았다.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40대 중반쯤일까? 다부져 보이는 인상의 남자였다.

 

  “뭐 좀 여쭤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

 

  남자는 순식간에 가게 내부를 스캔하듯 살펴보더니 대진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바닥에 깨진 소주병을 밟고 소리가 나자, 남자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의 눈에 바닥에 깨진 채, 나뒹구는 소주병이 들어왔다.

 

  “혼자서 한 잔 하시는데, 제가 실례가 됐군요.

 잠깐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대진에게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경찰 신분증에, 이름 석 자가 대진의 눈에 들어왔다.

 

 ‘김 정규’

 

  김 형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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