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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대에게 죽음을 고합니다.
작가 : 카레샤워
작품등록일 : 2020.8.31

로이날슨 제국의 황후 엘리자베스는 누군가의 사주로 거리에서 칼에 찔려 목숨을 잃는다.
어릴 때부터 행복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던 그녀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원을 빌고,
그 소원으로 인해 일곱 살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괴롭던 지난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앗아간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어린 엘리자베스는 다시 한 번 불구덩이에 몸을 던진다.


#복수물 #황궁물 #회귀물 #후회물 #여주성장물 #남주성장물
#사이다여주 #똑똑여주 #불쌍한여주 #한방먹이는여주
#집착남주 #다정남주 #능글남주 #짝사랑남주

 
시험(2)
작성일 : 20-09-19 21:34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6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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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저기 첫 번째 팀이 오는구나.”

 “네? 벌써요?”

 

 

 시험 시작 후 30분이 조금 넘어간 시간이었다.

 

 너무 멀어 실루엣만 간신히 보이는 정도였지만 세 사람 중 한 명만 유독 작은 걸 보아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맞는 것 같았다.

 

 

 “크리스, 로건, 리암. 1등이구나.”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어서 와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시간대에 돌아왔다는 건 바위절벽을 이용했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셋 다 땀만 조금 났을 뿐 어딘가 다치거나 옷도 크게 더러워진 부분이 없는 것이 이상했다.

 

 절벽에서 그냥 뛰어내린 것이 아닌 이상 자잘한 생채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아무리 신체 능력이 좋은 세 사람이라고 해도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아가씨 표정이 왜 그래요? 우리가 너무 빨리 와서 놀랐어요?”

 “네, 맞아요. 바위 절벽을 이용한 거예요?”

 “바위 절벽이 아니었으면 두 시간 내내 달려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그런데 어떻게 상처 하나 없이 온 거예요? 밧줄이나 다른 도구를 쓴 건가요?”

 “아니요? 그냥 편하게 걸어갔다 왔습니다.”

 

 

 크리스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평소와 같은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지만 그 가파른 바위 절벽을 도구 하나 없이 지나왔다는 것은 내게는 상식 밖의 일이었다.

 

 

 “리암경은 어디 다친 곳 없어요?”

 “저희 셋 모두 그 어느 곳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 가파른 절벽을 어떻게 지나 온 거예요?”

 “그 대답은 아마 단장님께서 해 주실 거예요. 그보다 꽃을 받아주시겠어요?”

 

 

 눈 한 번 깜박한 사이 아름다운 보랏빛 꽃다발이 내밀어졌다.

 

 놀라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꽃다발을 받아들자 리암이 수줍게 웃음 지었다.

 

 그런데 손에 든 꽃에서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향기가 익숙했다.

 

 

 “꽃에서 약하지만 초콜릿 냄새가 나요. 내 코가 이상한 걸까요?”

 “아니요, 원래 이런 향이 나는 꽃이 맞아요. 퀘른 강 상류에만 피는 발렌타인자스민은 초콜릿 향기가 나는 특이한 식물이죠.”

 

 

 리암의 설명에 꽃다발을 코에 가까이 해 더 깊게 냄새를 맡았더니 확실하게 초콜릿의 냄새가 났다.

 

 꽃에서 초콜릿 냄새가 난다니, 처음 경험하는 신기한 일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리지, 그 꽃이 마음에 드니?”

 “네, 정말 마음에 들어요. 꽃이 예쁜 것도 좋지만 이렇게 특별한 향을 가지고 있다니, 시들어버리는 게 아깝겠어요.”

 “그러면 이 녀석들에게 다시 한 번 시험을 내주면 되겠구나.”

 “예? 단장님 너무하십니다.”

 

 

 평소와 같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크리스에게 다시 무리한 부탁은 할 수 없으니 이 꽃이 시들게 된다면 아버지와 함께 퀘른 강 상류로 물놀이를 나가자고 졸라볼까.

 

 크리스, 로건, 리암, 한나도 함께 물놀이를 나가면 참 재미있을 거야.

 

 

 “모두 고생하고 돌아오셨으니 준비해 온 차와 다과를 먹도록 해요. 한나, 준비해줄래?”

 “네, 아가씨.”

 

 

 변변한 테이블도 없고, 기본적인 예절도 지켜지지 않은 엉망진창의 티타임이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가벼운 장난을 주고받으며 보내는 시간은 그 어떤 것에도 비교하지 못할 만큼 값졌다.

 

 크리스는 어린아이처럼 과자를 먹을 때마다 부스러기를 흘렸고, 로건은 손이 너무 커 찻잔 손잡이에 손가락이 잘 들어가지도 않았다.

 

 리암은 초코쿠키가 입에 맞았는지 계속해서 그것만 먹었고, 아버지는 못마땅한 듯 눈썹을 구기고 게셨지만 마냥 싫지만은 않은 듯 중간 중간 대화에 참여하셨다.

 

 그리고 나는 아까 받은 발렌타인자스민 꽃다발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행복한 기분에 젖어들었다.

 

 

 “어, 단장님 저기 봐요. 녀석들 한꺼번에 다 몰려오는데요?”

 “멍청한 녀석들. 먼저 뛰어간 녀석이 잘 닦아진 길로 가니 다들 의심하지 않고 당연스레 앞 사람을 따라갔겠지.”

 

 

 1시간 40분이 조금 넘은 시점부터 훈련장에 기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바위절벽을 이용한 팀은 단 한 팀도 없는 듯 모두 비슷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했는데 그들을 보는 아버지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기사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쉬지 않고 바로 대열을 맞춰 정렬했다.

 

 아버지는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단상에 올라서서 기사들을 한 번 쭉 훑어보고 나서 입을 열었다.

 

 

 “모두 다치지 않고 잘 온 것 같군. 그럼 지금부터 체력측정시험의 결과를 발표하겠다. 시험에 통과한 기사는 크리스, 로건, 리암. 이 세 명뿐이다. 불리지 않은 인원은 모두 불합격이다.”

 

 

 단호한 아버지의 말에 훈련장 전체가 술렁였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물론이고, 시험에 통과한 크리스, 로건, 리암도 놀랐으니 이름조차 불리지 못한 기사들의 얼굴은 충격으로 물들어있었다.

 

 

 “내가 이번 시험을 기획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강인한 체력? 팀의 협동심? 둘 다 틀렸다. 내가 이번 시험에서 너희에게 기대한 것은 문제에 유연하게 접근하는 사고와 불가능에 시도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단장님, 아무런 장비도 없이 바위절벽을 타는 것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입니다. 저 세 명은 체력이 좋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지만 그게 모두에게나 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궁금했던 것을 질문한 기사는 입을 연 직후 아버지의 기세에 눌려 시선을 피했지만 아버지는 아무런 동요 없이 첫 줄에 서있는 크리스에게 시선을 던졌다.

 

 "크리스, 바위 절벽을 타며 위험하다고 생각했나?"

 “아닙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온통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위험해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니 바위 절벽의 끝에 계단처럼 깎아진 바위가 퀘른 강 상류까지 이어져 있어 힘들지 않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의 증언에 기사들은 이의를 제기할 생각도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퀘른 강으로 가는 길은 딱 한 군데라 생각하고 선두로 제쳐나간 기사들과 대조적으로 끝까지 지도를 보며 신중하게 길을 선택한 세 사람의 승리였다.

 

 

 “만약 분쟁지역에서 싸우던 우리 군이 급하게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갈을 보냈다면 너희는 상황이 모두 끝난 다음에서야 도착했을 거다. 너희는 동료를 버리고 기사로서 떳떳하게 살아갈 자신이 있나!”

 “…….”

  “기사는 언제나 가장 빠르게 최선의 선택으로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하는 국민과 동료 혹은 가족까지 한 번에 잃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라.”

 “네!”

 

 

 아버지의 따끔한 가르침에 기사들의 사기가 한층 더 올라갔다.

 

 크리스, 로건, 리암을 제외한 그 어떤 기사도 체력측정시험에 합격하지 못했지만 그들은 아버지의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

 

 오늘의 교훈이 그 어느 것보다도 더 값진 말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변한 건 이번 시험을 치른 기사들만이 아니었다.

 

 나 또한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뿐만이 아닌, 한 가지 문제에 여러 방면으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할 말을 마친 아버지는 단상에서 내려오려 몸을 돌렸지만 아직 한 가지 해결되지 않은 일이 있었다.

 

 

 “단장님, 불합격했지만 아가씨께 이 꽃을 전해드리는 것은 허용됩니까?”

 “허가한다.”

 

 

 아버지의 허락에 훈련장에 모인 기사 전원이 내 앞으로 줄을 섰다.

 

 발렌타인자스민을 엮어 만든 보랏빛 꽃다발이 차례차례 앞에 놓였다.

 

 꽃이 많아지니 처음에는 희미하게 나던 초콜릿 향이 이제는 꽤나 진하게 맡아졌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잘 받겠습니다.”

 

 

 뛰어오느라 지쳤을 텐데 꽃이 한 군데도 상하지 않은 것을 보아 이 꽃다발들이 얼마나 소중하게 지켜지며 이곳까지 왔을지 실감이 난다.

 

 꽃을 건네주는 기사들과 간단한 잡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도중 특이한 꽃다발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보라색의 꽃이었지만 발렌타인자스민 특유의 초콜릿 향도 없었고, 모양도 조금 달랐다.

 

 

 “이 꽃은 다른 꽃들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어떤 꽃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것도 퀘른 강 상류에 피는 자스민입니다. 브룬펠시아자스민이던가? 그런 이름이었습니다. 다른 녀석들과 똑같은 꽃이면 지겨워하실까봐 어렵게 찾아왔습니다.”

 “그렇게까지 생각해주셨다니 감사해요. 잘 간직하겠습니다.”

 

 

 분명 처음 보는 꽃인데도 어딘가 익숙했다.

 

 순간 느껴진 위화감에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내 온 신경은 브룬펠시아자스민에 집중해있었다.

 

 의식적이 아닌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과거에 이 꽃을 본 적이 있는 건가?

 그냥 꽃일 뿐인데 왜 이렇게도 신경이 쓰이는 걸까.

 

 

 “아가씨, 이 꽃이 마음에 드십니까?”

 “아, 리암경. 그냥 예전에도 이 꽃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요. 왠지 익숙해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브룬펠시아자스민이네요. 꽃과 뿌리를 먹을 수 있으니 저택에 돌아가면 그걸로 차를 즐기셔도 좋을 것 같아요.”

 “차... 이거 뿌리를 차로 먹을 수 있나요?”

 “네, 기력을 회복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고.... 그런데 뿌리에 들어있는 성분이 태아에게는 치명적이라 임산부가 섭취했을 때는 낙태의 위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뿌리를 우려낸 차, 보라색 꽃, 자스민.

 

 한동안 잊고 있던 두통이 다시금 머리를 조여 왔다.

 

 복잡한 머릿속에 수많은 영상들이 스쳐지나갔다.

 고급스러운 찻잔에 담긴 불투명한 물. 그리고 그 위에 띄워진 보라색의 꽃잎.

 

 분명 뭔가 더 있었어. 이 기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으윽... 머리가…….”

 “아가씨!”

 

 

 뭔가 기억이 날 것만 같은데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에 버티지 못하고 몸이 휘청거린다.

 

 

 “리지! 정신차리렴! 한나, 어서 의사를!”

 

 

 걱정하지 마시라고,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급격히 희미해진 의식을 더는 잡고 있을 기력이 없었다.

 

 나를 부르는 주위의 목소리도, 나를 안은 강하고 따뜻한 팔도, 깊은 물속에 잠긴 것처럼 모든 것이 현실과 멀어져 아득해져갔다.

 

 

 ***

 

 

 향기로운 봄 냄새.

 평화로운 일상과 그 속의 자잘한 행복들.

 

 생각해보면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밖에 나가는 것을 극도로 꺼려 ‘뱀파이어 백작 영애’라는 별명이 붙은 괴짜가 검을 배우겠다며 겁도 없이 훈련장에 뛰어든 것, 전에는 그토록 어렵고 무서워했던 기사들과 웃고 떠들 수 있게 된 것 모두.

 

 이제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일상이다.

 

 

 “아, 머리야…….”

 

 

 어렵게 몸을 일으켰지만 머리에는 아직도 두통이 남아있었다.

 

 침묵에 감싸인 익숙한 나의 방에 햇살이 드리웠다.

 

 그래, 나는 아직 이 시간 속에 살고 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혹시라도 눈을 떴을 때 다시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고통스러운 순간을 다시 맛보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나는 아직도 7살의 어린아이였다.

 

 안심이 되니 어느새 두통은 사라지고 괜한 웃음만 나왔다.

 

 

 “어제는 갑자기 쓰러져 모두를 놀라게 했으니 오늘은 건강한 모습으로 훈련장에 가야 되겠어.”

 

 

 햇살이 침실을 반쯤 비추고 있는 것을 보니 정오쯤인 것 같았다.

 

 빨리 오후 훈련 준비를 해야 늦지 않게 도착할 텐데 준비를 도와줄 한나가 보이지 않았다.

 

 점심이라도 먹으러 간 걸까.

 

 혼자서 씻는 건 괜찮지만 나를 걱정했을 한나를 안심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빨리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간단히 몸을 씻고,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마지막으로 헝클어진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빗어 내렸다.

 

 항상 타인의 손에 맡겼던 일이라 그런지 몇 번이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도 머리카락은 곧게 펴지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나가 올 때까지 기다릴 걸 그랬다.

 

 

 “그나저나 너무 늦네. 아버지와 대화가 아직 끝나지 않은 건가?”

 

 

 원래도 조용했던 저택인데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더 고요했다.

 

 단순히 한나의 부재가 원인이라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인기척이 없었기에 조금의 고민 끝에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저 멀리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는 시녀 한 명이 보이고, 그녀를 지나쳐 로건과 크리스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라도 주고받는 듯 평소 웃음기 많던 크리스도 눈썹을 구기고 있었다.

 

 

 “로건경, 크리스경! 무슨 이야기 중이에요?”

 

 

 벌어진 문틈 사이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자 둘의 시선이 놀란 듯 내 쪽을 향했다.

 

 평소라면 웃으며 넘어갈만한 일인데 두 사람은 마치 굳어버린 것처럼 그렇게 몇 초간 나를 응시하다가 이내 이쪽으로 급히 달려오기 시작했다.

 

 

 “아가씨! 세상에, 정말 아가씨 맞습니까?”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십니까? 지금 단장님을 불러오겠습니다.”

 

 

 크리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과묵한 로건까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복도를 뛰어가다니.

 

 어제의 일이 두 사람에게 적잖이 충격이었나 보다.

 

 

 “저는 괜찮아요. 어제 쓰러진 건 그냥 단순한 열사병 정도였으니까요.”

 “어제 말입니까?”

 “네, 어제 오랜만에 햇볕을 오래 쬐어 그런 것 같아요.”

 

 

 열사병이라 둘러대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말을 할수록 크리스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져간다.

 

 평소 수다스럽던 그답지 않게 오늘은 무언가 말을 꺼내는 게 힘든 듯 계속해서 입만 뻐끔거리고 있다.

 

 

 “아가씨, 놀라지 말고 들으세요. 아가씨가 쓰러지신 건 어제가 아니라... 세 달 전의 일입니다.”

 “네? 무슨 말을......”

 “엘리자베스! 리지!”

 

 

 크리스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내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달려오는 아버지의 모습에 나는 그의 말에 수긍해야만 함을 직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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