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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수어사이드
작가 : 에드몽
작품등록일 : 2017.10.24

신도 용서할 수 없는 죄. 자살!!
한 남자의 끊임없는 자살 시도와 실패. 그 남자가 죽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하나, 자살 시도 횟수 만큼 자살기도자를 삶의 희망자로 바꾸는 것...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의 희망찾기 프로젝트!!

 
7. 오지랖
작성일 : 20-09-18 17:46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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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오지랖

 

  간밤의 거친 폭풍우가 걷히고 거실 창문으로 햇살이 강하게 내리 쬔다. 거실 한가운데 널브러진 현세가 밝은 빛에 눈을 꼼지락 거린다. 세상 귀찮고 남아도는 게 시간이라 굳이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없다. 누운 채 눈만 껌벅껌벅 하는데 지독한 약품냄새와 흐덥지근한 내부 온도에 더는 누워있기가 불편했다. 몸을 일으켜 주위를 돌아보니 사방으로 깨진 병조각과 초록의 액체들이 널려있다. 귀찮은 몸을 이끌고 대충 바닥을 치운 후 거실 창을 활짝 열어 재끼자 일순간에 텁텁한 내부 공기가 빠지고 상쾌한 공기로 체인지 된다. 신선한 공기가 현세의 뇌를 깨운다. 순간 간밤에 있었던 사신과의 대화가 생각난다. 꿈인지 생신지 당최 구분이 안 되는 상황... 꿈이라고 하기 엔 너무도 생생하고 팩트라고 하기 엔 정말 거짓말 같은 일...

 

 “뭐지?... 드디어 내가 미친 건가?... 미치지 않고서야 힘들게 손에 얻은 약품들을 내가 박살낼 이유가 없어.”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 직접 확인해 보는 수밖에...”

 

  혼잣말을 끝낸 현세가 창문에서 뒷걸음질 치며 멀어지더니 느닷없이 베란다를 향해 돌진한다. 그가 창문턱을 밟기도 전에 공중으로 붕 뜨더니 그 상태로 일시정지, 보란 듯이 현세의 눈앞에서 창문이 확- 닫히고 그대로 창문을 들이 받는다. 그리고 창문에 달라붙은 채 쭉 미끄러지는 현세...

  그런 현세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사신 청명의 조롱이 이어진다.

 

  “멍청한 놈... 고통을 즐기는 건가 아니면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은 건가? 그리 용쓰지 않아도 네 임무를 마치면 고통 없이 목숨을 걷어줄 텐데... 더 확인이 필요한 것인가?”

  “내가 미친 게 아니었군...”

 

 창문에서 미끄러지며 팩트임을 확인한 현세, 몸을 일으켜 가부좌를 틀어 앉아 모든 걸 체념 한 듯 사신에게 묻는다.

 

  “거래라? 조건이 뭐였지?”

  “멍청한 놈. 기억력도 꽝이군!!”

 

 사신의 조롱에 화가나 버럭 소리 지른다.

 

  “확인 차 묻는 거잖아! 여섯 명만 살리면 되는 거지?”

  “일곱! 일곱 명이다.”

  “무슨 헛소리?? 내가 자살 시도한건 어제까지 해서 여섯 번 이라구!”

  “방금 전 창문 밖으로 뛰어 내리려는 건 잊었나?”

  “그건 확인 차 한 거지 죽으려는 게 아니었잖아!”

  “구차한 변명은 필요 없다. 거래 하겠는가?”

 

 사신의 농간에 완전히 말렸다 생각하니 어이없고 황당하기 짝이 없다.

 

  “헐- 완전 낚였군... ”

  “확인 차 말하데 생명을 구하는 게 끝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라. 그들의 자살 욕구를 완전히 제거하고 삶의 희망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 일을 완전히 마무리 할 때 비로소 네가 원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자살 욕구가 사라졌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지? 그런 건 얼마든지 속일 수 있어.”

  “거래에 응하는 즉시 넌 인간들이 가지는 모든 욕구를 감지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거래를 하지 않으면 자연사하기 전엔 내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 쳇- 선택지가 이것 밖에 없잖아.”

 

 사신의 말에 혼잣말로 중얼 대다가 결심한 듯 대답한다.

 

  “그 거래, 해주지! 그게 가장 빠른 길이라면...”

 

 * 학교 *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미래는 시끌벅적한 교실 끝자락에 놓인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다.

 

 “신미래! 담임이 상담실로 오래!”

 

 반장이 무미건조하게 담임의 호출을 전달하며 미래의 단잠을 방해한다. 호출을 받고 상담실로 내려가니 담임이 먼저 내려와 있다.

 

  “어서와! 여기 앉아!”

  “무슨 일로...”

 

  상담실에 들어서자 담임이 앉으라는 말과 함께 미래가 의자를 빼 앉으며 부른 이유를 묻는다.

 

  “대학은 생각해 뒀어? 인 서울은 힘들어도 지방대 몇 곳은 무난하겠는데.”

  “대학 안 갈 건데요.”

  “돈 때문이면 학자금융자도 있고, 대학마다 장학금제도도 있고, 알아보면 지원받을 수 있는 게 있을 거야. 그건 내가 알아봐 줄 테니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담임의 말을 끊고 나서는 미래, 최대한 공손한 말투로 말한다.

 

  “말씀은 감사한데요,.. 생활비는요? 지방으로 가면 우리 할머니는요?”

  “어??....”

 

 예상치 못한 미래의 물음과 학생답지 않은 포스에 담임은 당황한다.

 

  “쌤이 걱정해주시는 건 아는데요, 저한테 대학은요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예요. 막말로 대학 나와서 바로 취직되고 돈 많이 번다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그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스펙을 쌓아야지. 스펙만 있으면 직장이고 돈이고 다 따라오는 거야.”

  “스펙은 그냥 생겨요? 돈이 있어야 학원도 다니고 학원을 다녀야 자격증 시험도 보죠. 능력 있는 부모님이 있으면 모를까 전 없거든요.”

 

 공손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미래의 주장에 담임은 어떠한 반박도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더는 이어갈 말이 없다고 생각한 미래가 최대한 예의바른 태도로 먼저 상황을 정리한다.

 

  “더 하실 말씀 없으시죠? 곧 5교시 시작하는데... ”

  “어?.. 어!.. 근데, 수영은 왜 그만 뒀니? 계속 했으면...”

  “쌤!”

 

 미래가 갑자기 급 정색하며 담임의 말을 자른다.

 

  “걱정하시는 건 알겠는데요. 그냥 관심 꺼주세요. 어설픈 동정 마시고...”

  “뭐?-”

 

  뭐라도 건져볼 심사로 무심코 던진 질문에 벌떡 일어나 발끈 하고 나가 버리는 미래의 태도에 담임은 당황스럽고 민망해 말문이 막힌다. 평소 봐왔던 예의바르고 조용한 모습과는 완전히 상반된 차갑고 냉소적인 모습에 신미래가 맞나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 아이가 이토록 정색을 하는 걸까. 생각 없이 던진 질문이 비로소 정말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담임과의 상담 후 교실로 돌아온 미래는 수업에 통 집중 할 수가 없다. 생각을 떨치려 할수록 그날의 악몽으로 하염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2년전 그때, 고1 수영선수 시절 국가대표선발전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었다. 지옥과 같은 훈련에 경제적 압박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미래를 코치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그녀에게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선수생활은 물론 학교생활까지 지옥으로 만들어 버린 코치... 그 악마만 아니었더라면....

 

  한동안 잊고 있었던 악몽이 봉인 해제 되면서 오랜 상처가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여고생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상처. 너무 일찍 알아버린 세상의 부조리와 높은 장벽... 이런 장벽 앞에서 발목을 잡힐 때 마다 미래의 마음 깊은 곳에서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는 그리움이 불쑥 튀어나오곤 했다.

 

  “큰엄마, 큰아빠...”

 

  평생 자신을 지켜줄 거라던 큰엄마와 큰아빠. 하지만 약속을 저버리고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무정한 사람들... 그들에 대한기억은 어린미래에게 위로인 동시 아픔이었다, 그리운 만큼 처절하게 지우려 했지만 지울 수 없었던 그들의 존재와 가치...

  그 그리움이 다시 되 살아나며 교실의 답답함이 미래의 숨통을 조여 왔다. 더는 참을 수 없어 미래는 5교시 끝 종이 울리자마자 교실을 박차고 나와 감옥에서 탈출하듯 학교를 완전히 벗어난다.

 

 *신경정신과 상담 대기실*

 

  접수증을 들고 있는 사람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핸드폰에 빠져있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진료실 앞, 그들 틈에 현세가 한쪽 구석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마치 “데스노트의 엘”처럼 쪼그려 앉아있다.

  오전부터 앉아 있던 사람들이 점심시간이 넘은 시간에도 줄지 않는 걸 보고 현대사회에서 정신병은 흔하다고는 하지만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그가 정신과를 찾은 건 진료목적이 아니다. 사신과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대상을 물색하던 중 자신의 경험에 비춰 짐작컨대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살시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목표물을 찾을 심사로 이곳에서 잠복 중이다.

  하지만 진료가 시작된 시간부터 지금까지 하루 반나절을 보내고도 이렇다 할 대상을 찾지 못하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뭔가 특별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개뿔... 감지능력은 무슨... 다들 우중충하고 피곤해 보이는 건 똑같구만... 뭘 감지한다는 거야, 대체...”

 

 하고 혼잣말을 하는데 아까부터 현세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5살가량의 여자아이 하나가 현세에게 종종 걸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현세 앞에 멈춰서더니 애처로운 표정으로 현세에게 말을 건넨다.

 

 “아저씨! 많이 아파?”

 “...... 나?..... ”

 

 보통의 꼬마들은 현세를 보면 울거나 도망가기 일쑨데 도망가기는커녕 오히려 가만히 있는 현세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거니 당황한건 현세 쪽이었다.

 

 “이거! ”

 

 현세에게 꼬마가 주먹 쥔 손을 내밀자 의심스러워 양옆을 둘러보는데 분명 자신에게 내밀고 있다.

 

 “하나 남았는데 아저씨 줄게.”

 

 꼬마가 내민 손엔 사탕하나가 쥐여져 있었다.

 

 “나 이런 거 안 먹는데... ”

 

 당황하며 말하는 현세의 손을 조막만한 손으로 끌어당겨 피더니 사탕을 쥐어준다.

 

 “난 엄마한테 또 달라고 하면 돼.”

 

 손끝으로 전달되는 아이의 체온에 기분이 묘한 현세...

 

 “왜 나한테??....”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꼬마가 돌아서 가버린다. 그 꼬마의 뒷모습을 쫓아가는 현세의 시선..그 시선이 꼬마를 앞질러 아래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꽂힌다.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드는 현세, 그때 꼬마가 다른 한손에 들고 있던 조그만 공을 떨어뜨리고 예상대로 그 공이 아래층 계단으로 구르자 꼬마가 공을 잡으려고 따라 달려간다.

 상황을 지켜보던 현세가 잽싸게 일어나 꼬마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계단 아래로 쏠리는 순간 현세가 아이를 낚아채 두 팔로 감싸 안지만 무게중심을 잃고 계단 아래로 구른다.

  갑자기 일어난 사고에 사람들이 놀라 우르르 몰리고 누군가와 얘기하고 있던 아이 엄마도 사색이 되 달려온다.

  반 층 아래로 구른 현세와 아이, 겁에 질린 애 엄마가 급히 계단을 달려 내려와 보니 삐쩍 마른 현세가 아이를 품에 꼭 안고 있다. 잠시 후 품에 있는 아이를 내려 본다.

 

 “괜찮아?”

 

 안고 있는 아이가 걱정돼 묻자 씨익- 웃으며 현세에게 미소로 답한다. 안전을 확인한 현세가 팔을 풀어 꼬마를 놓아 준다.

 

 “송이야”

 

 사색이 된 아이 엄마가 달려와 아이를 와락 끌어안고 곧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다.

 

 “괜찮아? 다친 데 없어? 어떻게 된거야? 그러게 조심하라 그랬지!”

 “엄마, 아저씨....”

 

  아이가 속사포처럼 빠른 엄마의 말을 끊고 널브러진 현세를 가리킨다. 그제서야 자신의 아이를 지켜준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진 아이 엄마가 현세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현세는 자신의 일을 끝냈다는 듯 팔을 떨구며 정신을 잃고 픽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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