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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나의 유치찬란했던 시절(1981~1987)
작가 : 레빈
작품등록일 : 2020.9.8

제가 요즘 여러가지 일이 겹쳐 심신이 말이 아닌데 며칠 전 잠자리에 누워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니 그래도 고등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 '이걸 글로 한 번 써 보면 어떨까?, 쓰다보면 기분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남들 앞에 내어놓기에 심히 부끄러운 글을 치기어린 고딩 때의 마음으로 낯짝에 철판을 깔고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본시 글 쓰는 사람이 아니니 재미없더라도 크게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14-1화 :촌놈들, 난생 처음 서울 가다
작성일 : 20-09-18 04:17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2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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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의 내용에서 이어집니다)

 

  미모뿐만 아니라 실력마저 갖췄다던 여성밴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까지 갔지만 결국 표를 구하지 못해 실패하고, 이대로 돌아가면 체면이 말이 아닐 것 같아 시도한 비진도 해수욕장으로의 잠입마저 이장님과 경찰에 붙들리면서 끝이 나자 우리들은 한동안 심한 좌절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들의 영혼 깊숙한 어딘가에 악마라도 자리 잡고 있는 것인지 희한하게도 방학이 끝나가려하자 이대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오기가 생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침 그 때 서울에서 전학 왔던 일명 ‘외계인’ 녀석이 볼 일이 있어 상경한다는 소문이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귀가 번쩍 뜨이면서 이 녀석과 만나보면 뭔가 돌파구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 녀석을 찾아가 무슨 일로 서울에 가느냐고 물어보니 부모님이 별거 중이신데 방학이 끝나기 전에 아버지 만나 뵈러 내일 출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니 마음이 좀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서울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므로 우리들도 서울에 가려하는데 네가 갈 때 같이 좀 가면 안 되겠냐고, 이왕이면 잠도 좀 재워주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내일 같이 가자면서 잠은 재워 줄 수 있지만 자기는 아버지 곁에 있어야 해서 같이 다닐 수는 없다는 겁니다.

 

  별 기대 안 하고 그냥 한 번 물어 본 것이었는데 이 친구가 이렇게 나오자 우리들은 쾌재를 부르며 “괜찮다고, 그것만 해도 너무 고맙다고”, 너무 기쁜 나머지 오버해서 “너 이제부터 우리 멤버로 들어올래?”하고 물었더니 역시나 그 녀석 답 게 자기는 ‘문제아 모임’에는 가담하기 싫다면서 거절하는 것이었습니다. 나 원 참! 평소 같았으면 이 잘난 녀석에게 뭐라고 한 마디 쏘아붙였을 텐데, 그 때는 그러는 것마저도 이해가 되고 심지어 멋있어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왜 이 친구의 별명이 외계인인지를 설명하자면, 어느 날 난데없이 서울에서 한 녀석이 전학을 왔다 길래 어떤 녀석인가 봤더니 허여멀건 허니 생긴 것도 괜찮고 매너도 있어 보이는 게 우리하고는 결이 달라 보여 좀 띠껍게 생각되긴 했지만, 그래도 심성이 나쁜 놈은 아닌 것 같아 다들 그냥 저냥 잘들 지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수업시간에 자신의 장래희망이 무엇인지를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글쎄 이 녀석이 자신의 장래희망은 ‘천문학자“라는 겁니다. 뭐 자기는 하루 종일 망원경으로 별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나 뭐라나!

 

  아니 이 무슨 경우에 없는 짓이랍니까? 우리 같은 놈들은 객기로 ‘한량’이니, ‘나이트클럽 사장’, 이니 ‘셔터 맨’이니 하며 그저 장난스런 대답이나 해 대 는데 이 녀석의 이런 수준 있는 답변이라니요! 그래서 우리가 붙여 준 별명이 우리와는 생각 자체가 다르다고 해서 ‘외계인’ 입니다.

 

  다음 날 새벽, 우리 ‘문제아 모임’ 즉 ‘무아’ 멤버들은 첫차를 타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시외버스 주차장으로 하나 둘 모여들고, 마침내 가기로 한 우리 멤버 다섯은 다 모였는데 정작 이 녀석이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이에 초조해진 우리들은 이 녀석이 나타 날 것으로 짐작되는 방향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이 뺀질이 자식, 우리 엿 먹이려는 거 아냐?”, “아냐! 아무리 그래도 이 놈이 그럴 놈은 아니다.”, “뭐가 아니긴 아니야!, 내 이럴 줄 알았다.”, “이 자식! 안 나타나기만 해 봐라. 내 기필코 목줄을 따 버릴 테다.”며 점점 말들이 험악해지면서 분위기가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데...

 

  출발시간이 다가올수록 초조함은 극에 달해가고 이러다가 첫차를 놓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집에 남겨놓고 온 쪽지를 읽으신 아버지께서 즉각 수배령을 내려 우리들을 붙잡으려고 하실 것이 뻔한 지라 어떻게든 버스를 지연시키려고 온갖 짓을 다하고 있는데, 출발시간이 2분 쯤 지났을 무렵 택시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양손에 봉지를 잔뜩 들고 누군가 급하게 내리는데 바로 ‘외계인’녀석이었습니다. 그 순간 눈치 빠른 ‘공공의 적 1호’가 재빠르게 뛰어가 이 친구의 짐을 들어주며 먼저 승차시킨 후 마지막으로 버스에 오릅니다.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크게 쉰 후 이 녀석에게 도대체 왜 이렇게 늦었는지 물어보니 “아버지 드리려고 새벽부터 서호시장 가서 갓 만들어진 꿀 빵 사오느라고 늦었다”는 겁니다. 아 놔! 이거야 원!!! 그러자 모두들 어이없어 하며 “그까짓 꿀 빵이 뭐라고! 차 놓쳤으면 어쩔 뻔 했어.”, “서울 놈이 꿀빵 맛은 알아 가지고. 참 나!”, “어이구! 효자 났네. 효자 났어!”, “암. 꿀 빵이 맛있긴 하지. 아무렴 그렇고말고!”, “왜 충무김밥도 사지 그랬냐?” 등등 한꺼번에 많은 말들을 쏟아내는데. 이렇게 해서 간신히 첫차를 타고나니 얼마 못 가 긴장이 풀리면서 졸음이 쏟아져 잠시 눈을 감았는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차가 심하게 흔들려 잠이 깨서 보니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리를 태운 버스가 구불구불한 낭떠리지 산길을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시외버스라고는 저번에 부산 갈 때 타 본 기억밖에 없었던 저는 처음에는 원래 그렇게 운전하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갈수록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이었습니다. 불안감은 더더욱 고조되어 가고 마침내 이를 참다못한 승객 중 한 분이 “운전수 양반! 속도 좀 줄이시오. 나 아직 천당 갈 때 멀었소.”하고 위트 있게 그를 제지시킵니다.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어느새 속도는 줄어들고 다시 평화로운 가운데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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