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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네 입술에 닿기까지 0.1mm
작가 : 레오루나
작품등록일 : 2020.8.27

장수 연습생 유카리~! 올해가 마지막 오디션이에요~~
그녀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연습생 레이몬드~~!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해 멍청이."
차가운 마성의 그 남자가 그녀의 가슴속에 파고든다.
게다가 어쩌다 호텔방에서 하루 밤을 같이 보내다니~~♡

차가운 절륜남 레이몬드. 발랄하고 상큼한 유카리의 사랑이 지금 시작됩니다. : )

 
13화. 좋아! 너무~ 좋아~♡
작성일 : 20-09-17 00:36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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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구요? 사전에 다 정해졌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오디션이 장난이에요?"

 

  레이몬드. 난 제이씨 엔터의 연습생이기도… 사장이기도 하다.

 

  오렌지 블라섬은 하반기 우리 회사의 사활을 건 기대작.

 

  남 아이돌 오드아이즈가 치고 나가고 있는 와중에 여 아이돌 라인업은 이미 노쇠한 슈가루피 뿐이다.

 

  슈가루피는 8년전 데뷔와 함께 한 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지만 지금은 에이스 가연이 임신 후 결혼으로 팀을 이탈하면서 5인조에서 4인조로 팀을 재정비,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제이씨엔터의 걸그룹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회사의 주 수익원인 남 아이돌, 여 아이돌 양대 산맥 중 한 축을 선발하는 자리.

 

  회사의 총괄 경영 책임자인 나에게 당연히 오렌지 블라썸의 선발 결과 보고는 중요한 건이기도 했다.

 

  헌데… 이미 다 정해져 내가 움직일 틈이 없다니… 이건 또 무슨 말…

 

  "부사장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알아 먹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주세요."

 

  임채식 부사장은 난처한 모습으로 내게 다시 한 번 설명을 해 나갔다.

 

  "사장님. 제 입장은 단 하나 입니다. 말 그대로 내정이 되어 있고 이를 번복하기 어렵다는게 문제죠…"

 

  "피오나, 지수민은 이해가 갑니다. 무대에서도 충분히 활약도 했구요. 헌데… 민다린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내정이 된겁니까?"

 

  "그게…"

 

  당황한 임 부사장은 이상한 이야기를 꺼냈다.

 

  "민다린 양 아버지가…"

 

  "아버지? 오디션에 연습생 아버지가 왜 나와요?"

 

  임 부사장은 연신 머리를 긁적이며 결국 오렌지 블라섬 내정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민다린 양의 아버지가 바로 민호태 의원이십니다."

 

  "그… 국회의원 말인가요?"

 

  하아… 그래… 결국 이런 거지.

 

  이 판도 돈 없고 백 없는 사람들은 판에 끼지도 못한채 떨어져 나가고 마는 거야.

 

  유카리 같은 멍청한 연습생들은 그것도 자신의 역량 부족이라며 스스로를 탓하겠지.

 

  짜증이 밀려 온다. 청탁으로 정해진 최종 멤버를 두고 바보같은 연습생 2명은 기만을 당한 것이다.

 

  밤 새 그 노력을 다 하고 말이다.

 

  "그래서요?"

 

  내 질문에 임 부사장은 오히려 당황한 듯 했다.

 

  "그래서요 라니요 사장님. 여권 실세 중에 실셉니다. 차기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 중에 하나라구요. 다린양을 떨어 트리면 회사에 큰 불이익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건 다분히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그럼... 피오나 떨어트립시다. 그건 됩니까?"

 

  임 부사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 사장님. 무슨 마음이신지는 잘 압니다. 헌데… 문제는… 피오나와 지수민까지… 최종 멤버 모두 민다린 양이 셀렉을 한 그대로 입니다. 이 중에 하나라도 바꾸지 말아 달라고…"

 

  허… 참나… 뭐라? 공주는 여기 따로 있었구만…

 

  아니 자기가 뭔데 최종 멤버를 골라? 미친 것 아니야?

 

  "불허합니다. 허수아비일지 모르겠지만 사장이에요. 민다린 떨어트리십시오."

 

  "사장님~!!"

 

  임 부사장의 처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나도 오기가 있다 이거야.

 

  지가 국회의원 딸이면 딸이지… 이 회사에서는 내가 왕이라 이거지.

 

  "사장님… 어찌 민다린 양 혼자 최종 결정을 지었겠습니까? 결국 이 모든 것에 대한 컨펌은 모기업인 성삼그룹 차원의 접근이 있었습니다."

 

  "성삼그룹? 아버지 말인가?"

 

  하아… 또 아버지의 일이란 말이야?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일적인 면에 있어서는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오판이었나?

 

  "회장님의 결정이라기 보다는… 부회장님께서 이 건의 최종 결정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회장? 하아… 그래… 그랬군.

 

  이제야 이 더러운 판이 어떻게 설계가 된 것인지 이해가 되는 듯 했다.

 

  진시형. 우리 형.

 

  나보다 6살 많은 소시오패스 x끼…

 

  성삼그룹의 황태자.

 

 

  "형이 민다린양 아버지와 많이 친한가 보네요…"

 

  "네네. 사장님. 속상하신 마음 저도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생각보다 작은 회삽니다. 모 기업에서… 더욱이 부회장님께서 친히 업무 지시를 내리시는 경우가 잘 없어요. 진 부회장께서 하달하신 내용은… 그야말로 절대적입니다. 더군다나… 민다린 양이 그리 실력이나 외모가 빠지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유카리는 넣읍시다."

 

 

  병x같은 내가 형에게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반항은 어찌되었든 그가 내린 결정을 조금은 비트는 무언가였다.

 

 

  "유… 카리 양 말씀이십니까?"

 

  임 부사장은 두 눈을 껌뻑이며 또 다시 불쌍한 표정을 지어댔다. 아니 무슨 내가 말만 하면 저토록 팔자 눈썹을 그리며 억울한 모습을 해대니 원…

 

  "왜요? 또 뭐가 문젭니까? 피오나는 실질 에이스라 못빼면 지수민 빼고 유카리 넣어요. 그정도 재량도 없는 거에요?"

 

  임 부사장은 두 눈을 감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휴… 사장님.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만… 부회장님의 오더는 2가지였어요.

 

  첫째는 민다린이 원하는 대로 팀을 꾸려 데뷔시켜 줄 것.

 

  둘째는 유카리는 절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데뷔 시키지 말 것.

 

  이유를 물어보셔도 저는 잘 모릅니다. 부회장님이 어떻게 유카리 양을 그렇게 콕 찝어 말하신 건지도 잘 모르겠구요."

 

  뭐라? 형이 유카리를 데뷔시키지 말라고 했다고?

 

  이거… 그냥 단순한 멍청한 연습생이 아니었어?

 

  그 소시오 패스가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유카리의 뒤에 뭔가가 있는 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하아… 잠깐만요. 부사장님. 저도 생각을 좀 해 봅시다. 형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콩 만한 회사일텐데 무슨 주문이 이리도 많은 건지…"

 

  처음엔 짜증이 났다.

 

  세상 부조리한 것들이 이 작은 회사에서도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 내 울분을 터트렸다.

 

  그 다음엔 화가 났다.

 

  훌륭하신 대한민국의 대기업 총수 후계자와 대권 후보께서 마음대로 내 회사의 룰을 헤집어 놓았지만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하는 처지의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 분노가 치밀었다.

 

  그리고 나서… 음… 뭐랄까? 조금. 조금 많이 속상했다.

 

  계속 그 녀석 얼굴이 떠올랐다.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유카리의 눈빛은 오늘 본 어떤 것 보다 아름다웠는데…

 

  '내가 뭐 걔 애인도 아닌데 뭣하러…'

 

  스스로 정신승리를 하려 밑밥을 깔아 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잘 되지 않았다.

 

  이대로 오렌지 블라섬의 최종 멤버를 결정해 버리기엔…

 

  정의롭지 못한 나에 대한 분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넘어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나 커져 버렸다.

 

  '유카리를… 다시 볼 수 없게 될거야…'

 

  마음 한 구석 남아있는 아련함과 쓸쓸함. 그리고 조금의 애틋함.

 

  나는 어떻게든 이 결론을 뒤집어야만 했다.

 

 

 

  "부사장님. 판을 키우시죠."

 

  "네? 사장님.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발 그냥 이 건에 대해서만은 제가 말씀드린 대로 민다린 양과 피오나, 지수민의 3인조로 제발…"

 

 

  하이고 영감님… 우는 소리가 왜 그리 심하신지…

 

  나는 괴로워하는 우리 임 부사장님에게 찡긋 윙크를 쏘며 계획을 읊어주었다.

 

 

  "서바이벌로 갑시다. 너튭 생중계로 갑니다. 회사 채널 있죠? 100퍼센트 투표로 선발하자구요. 심사위원 따위 때려 칩시다. 위선적인 가면 다 벗어 던지자구요. 형도… 그리고 그 대단하신 국회의원 나리도 적어도 정당한 투표에 이의를 갖진 않으시겠죠. 안그래요? 세상 정의로우신 분들인데?"

 

  "사장님~!"

 

  "아이 아이. 부사장님. 그만 좀 우세요. 이게 뭐 우는 소리로 마무리될 일입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임은 제가 집니다. 차피 집에서 버림받은 몸이에요. 이정도 배포도 없으면 나가 죽어야죠. 안그래요?"

 

 

  울상이 된 부사장님께 오히려 더 밝고 환한 모습으로 웃어보였다.

 

  어쩌면…

 

  내 힘든 전쟁이 이제 시작되려는 지 모르겠다.

 

 

 

  * * *

 

  "카리야… 안타깝게 되었다."

 

  진성 오빠는 짐을 싸고 있는 내게로 와 거지같은 위로를 건내고 있었다.

 

  참담한 심정의 나는 숙녀답게 참으며 조용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자제력을 최대한 발휘해 보려 애썼다.

 

  "오빠…"

 

  "너도 충분히 잘 했어 카리야."

 

  "봤어…"

 

  "응?"

 

  "오빠와 다린이… 함께 있던 그 날…"

 

  가만히 눈을 치켜떠 그의 얼굴을 살폈다.

 

  당황한 낯빛은 흑갈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며 눈부터 피해 버렸다.

 

  그의 얼굴을 살피던 내 눈은 갈 곳을 잃었지만 그렇다고 시선을 거두진 않았다.

 

  오히려 더 빤히 그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린일 좋아했어. 카리야… 미안하다."

 

 

  내 시선은 갈 곳을 잃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낄 줄 알았던 그는 단호하고 당당했다.

 

  한 마디 말로 내게 칼을 그어 버린 그는…

 

  심지어 바람핀 남자친구에게 한 마디 원망의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솔직하고 담백했다.

 

 

  그의 그 한 마디에 참고 있던 눈물의 유리벽이 깨져 버렸다.

 

 

  "언젠간 말하려 했어. 네가 먼저 봤다니 유감이다. 회사를 떠나는 건 좋지만… 나와 다린이 사이에 걸림돌이 되진 말아줘… 넌… 착한 아이잖아."

 

  한 마디 말을 남기고 가만히 자리를 떠나는 진성 오빠.

 

  차가운 그의 뒷 모습에 화조차도 나지 않았다.

 

  주르륵 흐르는 한 방울 눈물을 훔치며

 

  최악의 연애사가 하루 빨리 뇌 속에서 지워지기를 그 순간부터 기도했던 듯 하다.

 

 

  [휙… 쾅~!]

 

 

  엄청 멋있는 척 연습실을 빠져나가던 진성 오빠는 벌컥 열어 젖힌 문에 안면을 그대로 강타 당하고 말았다.

 

 

  "크악…"

 

  시크한 뒷모습이길 바랬지만 코를 세게 부딪친건지 코를 부여잡고 저만치 나가 떨어져 뒹굴대고 있었다.

 

  잘됐다. 요놈.

 

  그러게 마음을 곱게 써야지…

 

 

  "어? 여기 있었네. 유카리."

 

  그다. 레이몬드.

 

 

  "레이몬드씨. 여기 왠일이세요?"

 

  레이몬드는 코를 부여 잡은 진성 오빠를 한심하다는 듯 내려다 보았다.

 

  진성 오빠는 코피를 흘리며 일어서 레이몬드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러댔다.

 

  "야 임마. 너 내가 누군 줄 알아? 아이돌육성팀장이야. 임마."

 

  "네. 그건 아는데요? 코피나 닦으시죠."

 

  역시 참시크야… 진성 오빠 따위는 흉내도 못내는 시크지… 암…

 

 

  "너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 너 당장 내 쫒을 수도 있어~! 너 일부러 문 그렇게 확 열었지? 어?"

 

  레이몬드는 진성 오빠의 외침에도 나몰라라 하며 뚜벅 뚜벅 내게 걸어 왔다.

 

  그는 크고 하얀 손으로 내 눈가를 쓸어 내렸다.

 

  "눈물…"

 

  아… 눈물이 아직 맺혀 있었나보다.

 

  이런 모습 보이기 싫었는데…

 

  진성 오빠와 나와의 사이에 대해 더 오해만 늘어나는 건 아닌지…

 

 

  "하품했냐?"

 

  으응?

 

  가녀린 내 얼굴의 눈물을 보고 하품이라니~!!!

 

 

  "육칼. 짐 풀어라. 오디션 다시 시작한단다…"

 

  이건 또 무슨 소리… 레이몬드는 뜬금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야 임마. 무슨 x소리야. 오디션 다 끝았어. 내가 그 오디션 최종 관장자야. 오늘 공개 오디션이었는데 넌 못봤냐? 피오나, 민다린, 지수민으로 다 정해졌다구."

 

 

  레이몬드는 고개를 저으며 나에게 스마트폰을 휙 던져 주었다.

 

  거기엔 우리 회사 홈페이지 첫 화면 팝업창이 떠 있었다.

 

  [오렌지 블라섬 전국민 투표 서바이벌 오디션 실시]

 

 

 

  "에? 전국민 투표요? 서바이벌? 이건 도대체 뭐에요?"

 

  "뭐라고? 나도 봐 나도…"

 

  진성 오빠도 스마트폰을 살펴 내용을 읽어 보았다.

 

 

  "오디션 최종 관장자님도 내용을 잘 모르시나보네요. 새로오신 사장님께서 오렌지 블라섬 홍보 효과 극대화 하시겠다고 내부 클로즈드 오디션이 아닌 개방형 전 국민 참여 방식의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형식을 바꾸셨답니다."

 

  헉…

 

 

  순간 얼굴빛이 화끈 달아올랐다.

 

  아마도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었을 것이다.

 

 

  하나님. 역시 그랬던 거죠?

 

  아빠… 하늘에서 날 도운 거 맞지?

 

 

  아직 포기하긴 이른 거라 기회를 더 준거죠??

 

  별거 아닌 말에 가슴 속부터 벅차 오름을 느꼈다.

 

 

  "좋아~!"

 

 

  너무신나 내뱉은 내 말에 나도 깜짝 놀랐다.

 

  진성 오빠는 무언가 억울하다는 듯 스마트폰만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도망치듯 사무실을 향해 달려나가 버렸다.

 

  그리고 레이몬드는 힐끗 나를 바라 보더니 슬쩍 윙크를 흘렸다.

 

 

  그러했다.

 

  오늘은… 그렇게 최악의 날은 아니었던 것이다.

 

 

  "너~무 좋아~!"

 

 

 
작가의 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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