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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작가 : 벨라쿠
작품등록일 : 2020.9.8

세기의 로맨스, 세기의 결혼식이라고 불리우던 나의 결혼식.

운명같은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 놈.

모든게 완벽 할 줄 알았던 그 날 밤. 그 놈의 본색을 알아버렸다.

사랑에 속고, 현실에 아파하며 잠을 이루지 못한지 몇 일째.

잠들기 위해 먹은 몇 알의 수면제로 내가 이렇게 죽었다고?

저승의 문턱에서 만난 저승사자와 삼신은 이런 일들이 모두 실수에서 비롯됬다며 사과를 하는데......

그럼 나 돌아갈래!!! 그 나쁜 놈이 나를 아프게 한 만큼 꼭 아파하는 꼴을 봐야겠어!!!!

우리집 가훈이 받은 만큼 돌려준다야!!!!

복수란 이름으로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그녀.
사랑에 배신 당한 여자의 깜찍하고 당당한 복수극이 시작된다.

#후회남주따윈키우지않음 #여주성장드라마 #멋진남주 #회귀

 
8화 ISSUE 2
작성일 : 20-09-17 00:11     조회 : 262     추천 : 2     분량 : 5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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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아까부터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는 느낌인데요. 괜찮으신가요?”

 

 카페 창가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던, 환희에게 커피를 전해주며 강천은 말을 건넸다. 큰 길가의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의 창가에 앉아 있는 그녀를 주시하는 사람들의 눈길은 창 밖에서도 커피숍 안에서도 점점 많아지기만 할 뿐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괜찮아요. 그러라고 지금 여기 앉아 있는 건데. 강천씨도 앉아요.”

 

 환희는 고개를 들어 창밖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이며 강천에게 자리를 권했다. 그녀의 작은 손인사에 여기저기서 그녀의 모습을 담기 분주한 것이 보였다..

 

  “전 도무지 아가씨 속을 알 수가 없네요. 이런 게 도움이 될까요?”

 

 강천은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며 환희가 권한 자리에 풀썩 앉았다.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던 그녀는 창 밖에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박준서. 그 사람 지금쯤 애가 탈걸요? 기사는 올라왔지. 빗발치는 취재요청은 거절해도 계속 들어올것이고, 그의 입에서 진실을 듣고 싶어 할테니까요. 하지만 자신의 입에서 나올수있는 진실은 없으니 아니오도 예도 못하는 상황이니까요. 결국은 그가 저지른 이 상황에 힘을 실어 줄수 있는 사람은 저 일텐데 제가 연락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그게 지금이랑 무슨 상관이…….”

 

  “강천씨 포털사이트 봤어요? 실시간 검색어랑 기사들 처음에는 박준서의 이름 석자가 검색어 톱이었다면. 지금의 대중들은 뭐를 가장 궁금해 할까요?”

 

  “그게 무슨………”

 

 강천은 그녀의 말에 따라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와 핫이슈란에 급하게 들어가 기사를 확인했다. 실시간 검색어에는 이환희 그녀의 이름 세글자가 핫이슈란에는 그녀의 이름이 들어간 기사가 메인에 장식되어 있었다.

 

  “성 밖에 나온 공주님의 화려한 외출. 현대판 로마의 휴일 이 환희의 모든 것.”

 

 강천은 연애면 메인 헤드라인을 소리 내 읽고서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안이 벙벙해 있는 강천의 얼굴을 마주 보며 환희는 이야기했다.

 

  “준서 씨가 딴 건 몰라도. 본인 위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는 사람이라 이런 거 못 참거든요. 대중들의 관심이 박준서가 아니라 이 환희로 넘어온 것.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만큼 상황이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으로 엄청나게 안달이 나 있을 거예요.”

 

 그녀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도 강천은 쉽사리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런다 한들 지금의 이 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얼굴만 팔리는 거 아니에요?”

 

  강천은 창 밖에서 자신들을 지켜 보는 사람들을 찌푸린 얼굴로 보며 환희에게 물었다. 저승에서 조용히 살아오던 그는 이런 광대노름이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존재했고, 과연 이 것이 그녀가 말하는 떡밥을 뿌린다는 행위가 맞는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했다.

 

  “강천씨. 어릴 때부터 귀아프게 어른들에게 배운 게 있어요.”

 

 그녀는 강천의 의혹이 가득한 얼굴을 마주보며 나지막이 말을 꺼냈다.

 

  “네?”

 

  “저희집이 말만 고상하게 국내의 대기업이지만, 어릴때부터 우리는 장사꾼 집안이라며, 배워야 할것들이 있거든요. 그 중 가장 특별하게 배우는게 바로 협상하는 법인데. 그 협상에 대해 가르쳐주실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선 꼭 자기가 원하는 페이스가 될 수 있도록 주도권을 쥐라고. 지금 전 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제가 가지고 있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거예요. 아주 화려하게요.”

 

 그녀는 시원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핸드폰을 그에게 보여주며 이야기했다. 빼곡한 부재중 전화와 확인하지 않은 깨톡의 메시지 옆에는 박준서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늘 말씀하셨거든요. 협상에 들어가기 전 자신이 가진 패 중 내보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되도록 크고 화려하게 보여주라고.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좋은 협상방법이라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리고 그 가르침 덕에 칼자루가 제 손에 쥐어진 것 같네요.”

 

 환희는 계속해서 걸려오는 전화의 전원 버튼을 끄면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전 보여줄 패도, 가지고 있는 패도 많은 편이라. 느긋이 기다려 볼까 해요.”

 

 ***

 

 “고객님의 전화가 꺼져있어, 음성 메시지로……”

 

 “아이 씨X.”

 

 준서는 계속되는 음성 메시지에 짜증이 났다. 조 실장이 기자들은 잘 막아 줄 테니 환희와 이야기 잘해보라고 떠나갔지만, 환희의 예상대로 그의 개인번호로 걸려오는 전화와 메시지들은 열애설이 사실이냐며 계속 묻고 있었다. 자신의 입으로 거짓도 진실도 이야기 할 수 없는 그의 상황은 울리는 전화가 계속 되는 만큼 짜증도 쌓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목되었어야 했던 세간의 눈은 이미 자신의 이야기보다 새로 등장한 이 환희라는 새로운 인물에 더 환호하는 듯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재벌가의 아가씨. 아름다운 외모와 겸손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대중은 호기심과 관심을 폭발시켰고, 덕분에 그녀가 오늘 입고 나온 옷부터 액세서리까지 조명되며, 관련 상품에 대한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녀가 어딜갔는가, 무엇을 먹었는가의 모든 행동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이야깃거리가 됐다. 새로운 셀럽의 등장에 대중들은 열광했고, 처음 그녀가 등장했던 열애설의 진실 여부보단 그녀 자체를 더 관심있어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준서는 이미 톱면에서 내려온 자신의 열애설에 달린 댓글들을 보며 열폭하고 있었다.

 

  “누가 돌멩이야? 나야 박준서. 연예계 톱스타! 세상을 매혹시키는 얼굴 1위로 선정된 나님이라고. 근데 돌멩이? 돌멩이에???”

 

  그는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나 끓어오르는 화는 쉽사리 내려가질 않았다. 자신의 예상대로라면 재벌가의 꽃을 손에 넣은 그를 모두 다 선망했어야 했다. 그녀에게 내려 앉은 관심과 호감은 당연히 자신에게로 돌아왔을 것이였다. 그랬다면, 이 화를 부르는 댓글 따위도 자신을 질투하는 무리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쿨하게 넘어갔을 일이었건만. 자신이 쉽게 취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자신의 손에 없었고, 심지어 그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만개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진짜 그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대중들의 관심도 관심이지만, 환희의 철저한 무관심이 그의 자존심을 깎아 먹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메시지 하나로도 설레어하는게 분명하던 그녀가, 한 순간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짜증이 났다.

 

  “나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런 식의 무시는 뭐야?”

 

  그는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를 신경질 내며 수신 거부로 돌리며 외쳤다. 그의 조급함은 이미 한계를 뛰어넘은 듯 보였다. 그는 발작하는 듯이 깨톡으로 그녀에게 연락도 해보고 전화도 걸어봤지만, 깨톡 옆에 숫자는 그녀가 자신의 메시지를 전혀 확인하고 있지 않다는 것만 알려주고 있었다.

 

  “머가 바빠서!! 내 연락을 씹냔 말이야. 커피숍 갈 시간도 있고 쇼핑할 시간도 있는데 왜 내 전화를 씹어!!!”

 

  실시간으로 뜨는 듯한 SNS의 그녀를 봤다는 글과 사진들은 어느새 그와 함께 해시태그로 걸려 그의 시야를 어지럽히고 있었고, 싫던 좋든 간에 SNS를 통해 그녀의 소식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곳에 올라오는 그녀의 모습은 매우 행복해 보였고, 당당해 보였다. 자신을 감출 생각이 없었던 듯이 사람들에게 편안히 인사를 했고, 재벌가 답지 않은 소박하고 털털해 보이는 그녀를 본 사람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그녀를 칭찬하고 있었다. 프레임 속의 그녀는 자신이 알던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모습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녀의 본질 그가 알던 그녀의 모습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사진이 좀 잘 나온 것뿐이야. 꼴에 사진발은 좀 잘 받네.”

 

 어느새 그녀의 사진들을 골똘히 보게 된 준서는 그제서야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솔직히 처음 파티장에서 그녀를 보았을 때만 해도 그녀는 좀 예쁘장한 아가씨라고 생각이 들었다. 파티에 같이 참석했던 조 실장이 그녀가 K그룹의 공주님이라고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자신에게는 길가에서 많이 보는 이름도 모르는 평범한 야생화 같은 존재였었다. 그러나 그녀의 신분을 알게 되자, 그 야생화는 보석으로 만든 꽃으로 변했고. 그런 가치있는 꽃이야말로 자신을 가장 빛나게 해 줄 액세서리는 것도 알았기 때문에 공들여 작업했었지만, 정작 그녀의 얼굴을 이렇게 자세히 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게 된 것이 SNS 속의 사진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긴 했지만, 그가 기억하던 그녀보다는 좀 더 생기가 있어 보였고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에 그도 모르는 사이에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에이씨 다 필터 빨 이야. 필터 빨.”

 

 어느 순간 자신이 멍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그녀의 사진을 황급히 닫아버렸다. 그래도 밀려드는 호기심에 또 한 번 SNS에 올라온 그녀의 소식을 찾아보다가. 그는 황급히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5분 전에 올라온 새 피드에는 그녀가 새로 론칭되는 브랜드 행사에 참여한다는 소식이었다.

 

 

 ***

 

  스포트라이트가 환하게 깔린 포토존으로 많은 셀럽이 입장을 시작했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가 한국에 론칭하면서 화려한 파티를 기획한 것이었는데, 한국을 들썩이게 하는 연예계의 스타들부터 정•재계의 인사들까지 모두 초청된 규모가 큰 파티였다. 그동안 많은 파티에 초대되었던 그녀였지만,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던 그녀는 몇몇 꼭 참석해야하는 행사를 제외하고는 파티에 참석하지 않고 지내왔다.

  그러나 새로운 삶에서의 그녀는 자신이 피해왔던 일들에 편견없이 경험해보기로 했고, 이왕 주목받기로 한김에 더 화려하게 눈에 띄기를 자청하며 파티 참석의 의사를 보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파티 참가 의사 표명에 강천은 드레스 픽업에 메이크업 실 예약에 정신이 없었지만, 이슈메이커가 된 그녀를 마다할 디자이너와 헤어샵이 없었기 때문에 순조로이 진행되는 듯했다.

 

  “설 비서님. 이거 어때요? 잘 어울려요?”

 

 파티 준비를 위해 도착한 드레스 숍에서 몇벌의 드레스를 입어보고, 제법 자신의 몸에 잘 맞는 오프 숄더의 빨간 실크 드레스를 선택한 그녀는. 액세서리와 함께 몸단장을 끝내고 그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가벼운 실크 소재가 부드럽게 그녀의 날씬한 몸을 감싸 우아하게 보였고, 긴 웨이브 머리로 가려진 그녀의 하얀 등은 보는 사람으로 아찔함을 느끼게 했다.

 

  “잘 어울리시긴 합니다만. 그거 본래 그리 등이 파진 겁니까? 남사스럽게. 50년 전만 해도 이런 거 입고 나가면 부모님께 등 싸다구 맞는 디자인 같은데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샵의 직원들은 찬사를 보내왔지만, 단 한 사람 강천은 눈살을 찌푸린 채로 그녀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어머머머. 설비서니임~ 이런 게 패션이라는 거 잘 모르시나 보다. 우리 설 비서님께서 센스가 많이 떨어지시는가 봐요. 남자들은 어쩔수가 없나봐요? 아님 특별히 설 비서님이 많이 떨어지던가”

 

 디자이너는 어금니를 꽉 깨문 상태로 분노의 미소를 지으며 설 비서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환희가 이 드레스를 입는 순간 내가 이날을 위해 이 드레스를 디자인 했구나라는 감격의 순간이 왔지만 이 눈치 없는 비서는 등이 파졌다느니 남사스럽다느니의 고지식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속이 탔다.

 

  “설 비서님이 패션을 잘 몰라요. 전 맘에 드는걸요.”

 

  디자이너를 향해 생끗 웃은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사뭇 맘에 들었다. 지난 삶에서 입어보지 못했던 빨간색의 화려한 드레스는 마냥 피하기만 했던 그 화려한 디자인이 이렇게 자신의 몸에 잘 어울릴지 몰랐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잊고지냈던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잘 어울리는 모습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띄였다.

 

  “이거 입고 갈게요.”

 

  그녀는 거울에 비친 새로운 자신을 마주하며 조용히 인사했다.

 

 
작가의 말
 

 새로운 글을 쓰는게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하는 일이네요.

 여러분의 추천과 선작이 제가 꾸준히 글을 쓰게하는 힘입니다~

 

 추천&선작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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