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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우주 끝 그리고 시작
작가 : 퍼플오션
작품등록일 : 2020.9.12

아이돌. 누군가에게는 우상이자 누군가에게는 그 시대의 꽃을 보여준 상징적인 의미. 작은 일에도 관련 기사는 수도 없이 나오고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이미지가 결정되며 또 인기를 얻기도 한다. 어떤 사소한 일에도 노출되어 사는 그들에게는 사생활의 경계를 잃은 지는 오래. 빠짐없이 보도되는 현재의 세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꿈을 이루기 위해 청춘이라고 말하는 10대, 20대를 모두 붓고 나면 그다음은 어떤 끝이 있을까? 사고로 그룹의 형을 모두 잃게 된 아이돌 그룹 막내의 이야기. 그런 막내가 할 수 있었던 선택지는 과연 어떤 선택지며 그 앞을 막은 한예화 사장님의 목적과 이유는? 우주의 또 다른 스토리가 시작된다.

 
003.
작성일 : 20-09-16 23:29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7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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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가 끝나가는 시간. 시계는 어느새 밤 열한 시를 향하고 있었다. 일찍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봤다. 내일을 위한 연습실 예약이었다. 오전에 몇 개의 방이 채워지기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방에는 여유가 있어 편한 시간을 선택할 수 있었다. 내일 수업은 두 시. 연습하기에는 오전이 좋을 것 같아 열 시로 예약했다.

 

 "내일 요청 사항에는 어... 삼각대."

 

 이것은 과제 중 하나였다. 다음 주까지 데뷔곡부터 시작해서 연도별로 좋아하는 노래들을 골라 연습 영상을 담아오는 것. 아무래도 타이틀곡 위주로 촬영할 것 같았다. 그리고 추가로 내어진 마지막 질문.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첫 시간인데 대답을 잘해줘서 뿌듯해요."

 

 "감사합니다. 아직 얼떨떨인데... 수고하셨습니다."

 

 "우주 씨는 연습생 시절에 어떤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갑자기요? 음...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노래도 춤도 잘하는 그런 가수요."

 

 "그런 대답도 좋지만 저는 조금 더 다른 대답 원하는 거 알죠?"

 

 "선생님. 이번에 질문은 어려울 것 같은데..."

 

 "우주 씨라면 할 수 있어요. 생각해서 오기. 알겠죠?"

 

 아까 있었던 장면을 다시 생각하면 결국 이야기를 이어간 나도 신기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어려운 질문을 받아 온 것 같았다. 그런 대답이 아니라 다른 대답이라면 좀 고차원적인 답을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그때 정적을 깨고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ㅡ휩쓸리던 소란스러운 내 마음들도 이제야 점점 ♪

 

 "어, 매니저 형이네. 여보세요."

 

 -어, 우주야. 뭐 하고 있었어?"

 

 "침대에 누워서 쉬고 있었어요. 형은 이제 스케줄 끝났어요?"

 

 -어, 요즘 우리 회사 후배 걸그룹 준비 중이라고 했잖아. 미팅이랑 여러 일 좀 하느라 그랬지. 수업은 잘 들었어? 어때?

 

 "말도 말아요. 진짜 특이해요. 정말 특이해."

 

 -그건 장점이야?"

 

 "다행스럽게도 좋은 쪽인 것 같아요. 아, 맞다. 형. 우리 데뷔 때 그런 이야기 인터뷰 기록 있어요? 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가."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 글쎄... 기록보다는 세현이랑 현우랑 많이 이야기 나눈 거 아니야?

 

 "형들이랑은 그런 이야기 많이 하기는 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해서요."

 

 -그건 좀 아쉽네... 한 번 곰곰이 생각하면 뭐라도 떠오르지 않을까? 아니면 생각에 빠져 끄적이는 것도 좋은 방

 법이더라.

 

 "알았어요, 형. 고마워요. 운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응, 주말에 시간 빌 것 같은데 시간 내서 갈게.

 

 "네, 그때 만나요. 또 연락할게요. 형!"

 

 얼마 전 사고인지 자살인지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한 형들의 이름이 바로 세현이랑 현우였다. 오랜만에 듣는 그 이름이었다. 나보다 형이었던 두 형들은 나와 다른 매력으로 나에게는 그저 멋있는 형들이었다. 리더 형인 세현이 형은 랩을 잘하는 카리스마가 있는 형으로 다정한 모습은 카리스마와 다르게 매력이 흘렀다.

 

 둘째였던 현우 형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형이었다. 현우 형은 늘 지금에 집중하여 살고 싶다고 예명은 NOW로 활동했었다. 현우 형은 보컬 라인에서 우수해서 OST 참여도 이어가고 활발하게 앨범 활동을 했었다. 그런 형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그냥 나는 어린 꼬맹이였다. 그런 나를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준 형들이었다. 형들의 이름을 들으니 더욱 보고 싶어졌다. 쓸쓸한 마음에 미니앨범 수록곡을 재생했다.

 

 ♪

 

 내방 쓸쓸한 공간

 하얀 천장만 봤어

 이유도 몰라 생각났어

 

 계기 따윈 없어

 그냥 눈물 흘렸어

 보고 싶단 말이 떠올랐어

 

 우리 만나자

 뻔했던 말도 너와 나 이젠 없어졌어

 지금은 뭐해

 번호를 눌러도 닿는 그 목소리 없어졌어

 

 ♪

 

 노래는 흘러 흘러 현우 형의 아련한 파트로 향해갔다. 벽을 향해 돌아눕고 눈을 감았다. 형들 생각에 슬퍼지는 밤. 노래는 끝을 향해 가고 아련한 마음은 잠을 향해 갔다.

 

 ♪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우린 그때 행복했지

 

 ♪

 

 맞아... 우린 그때 행복했었지. 노래를 부르던 형들의 모습이 생각난다. 녹음 때 형들과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만족할 때까지 불렀던 그 노래. 지금은 옆에서 들을 수 없는 목소리다. 어느새 감정선을 따라 눈물이 볼을 따라 흐른다. 엄청 흐느끼지 않지만 잔잔하게 흐른 그리움의 눈물. 이렇게 이 노래가 이런 식으로 나에게 들릴 줄은 몰랐다. 그리고 오늘 날이 이런 형태로 있을 줄은 몰랐다.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오늘따라 그 가사가 참 맘에 와닿는다. 형들이 너무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어.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속으로 읊던 우주는 눈물이 멎기도 전에 졸음이 몰려왔다. 노래는 잔잔하게 흐르다가 타이머에 따라 멈추었고 눈물을 흘리던 우주는 언제인지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졌다. 따뜻하게 켜진 무드등이 우주의 방을 밝히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은 계속 남아있었다.

 

 "우주야! 정신 차려야지. 지금 스텝 놓쳤잖아."

 

 날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 주위를 보니... 어? 뭐지? 어디선가 본 낯선 풍경이 앞에 펼쳐졌고 전신 거울 앞에는 어려진 내가 서 있었다.

 

 "뭐, 뭐야. 아?"

 

 "우주야, 갑자기 왜 그래?"

 

 "... 현우 형?

 

 날 보는 시선은 그립던 형들의 모습이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형들의 모습은 어린 모습이라는 것. 놀라 볼을 꼬집었는데 안 아프다. 그래, 맞아. 지금이 현실은 아니겠지... 그럴 수도 없고. 그렇다. 이것은 꿈이다.

 

 

 "우리 우주 어제 잠 안 자고 게임하더니 어? 자꾸 연습 틀리지? 혼난다 너..."

 

 "잠깐 쉬고 다시 시작할게."

 

 주위는 그때 그 시절이었다. 데뷔가 결정 나기 전 죽어라고 연습하던 그때. 그리고 보고 싶었던 형들이 있었고 그들을 따르던 어린 내가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어려진 것 같은데... 그나저나 큰일이었다. 데뷔 때 연습했던 안무를 몇 년 만에 다시 하는 건지. 아무리 그 시절 그렇게 연습했어도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어쩌지...

 

 "우주야, 물."

 

 "아, 고마워요. 세현이 형."

 

 "오늘따라 멍 자주 때린다? 오늘 외출이라고 얼 빼고 있으면 외출이 아니라 연습 밤샘한다?"

 

 "아이... 진짜! 안 돼. 형은 한다면 하잖아요. 안 돼, 안 돼. 강우주 이제 진짜 본때를 보여 줄 거지?"

 

 "오늘이 외식하기로 했던 그 날이에요?"

 

 "응, 아까까지 신나던 애가 갑자기 왜 그래?"

 

 "아, 사실 확인차?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형."

 

 언젠가 데뷔 전에 어렵게 외출을 허락받고 셋이서 근처 공원으로 놀러 갔던 일이 있었다. 대단한 외식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고기 뷔페에서 실컷 배부르게 고기를 먹은 날이기도 했다. 실컷 먹은 다음 날은 선생님들에게 걸려서 혼나고 먹은 만큼 열심히 연습했던 웃지 못할 추억도 있었던 바로 그날.

 

 "자, 충분히 쉬었지? 다시 연습하자. 오늘 놀러 나가야지! 드디어 그 날인데."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음악에 몸을 맡겨 움직여본다. 어? 다행스럽게도 꿈이라서 그런가. 몸이 움직인다. 이것은 그 느낌이다. 분명 몸은 기억하고 있다. 죽이는데? 오랜만에 젊은 십 대의 몸 누가 아니랄까 봐 진짜 열심히 추다가... 얼마 못 가서 연습실 바닥에 벌러덩 누웠다. 아, 체력은 젊지만 단련하지 않은 몸이라 힘들긴 힘드네...

 

 "우주, 오늘 춤 진짜 예쁜데? 야, 너는 진짜 그 춤선이 국보급이야. 국보급. 크... 나중에 촬영해서 형만 가지고 싶다."

 

 "아니, 애한테 무슨 끔찍한 소리야..."

 

 "아, 뭐야. 뭔데. 나 변태 아니거든. 그냥 우주의 춤을 너무 사랑하는 팬 중에 하나라고!"

 

 "아니거든. 너 방금 진짜 얼굴이 아주 변태였거든? 거울 줘?"

 

 티격태격 싸우는 형들을 보니 예전 모습이 생각나서 그리우면서도 기뻤다. 이게 꿈이라서 씁쓸하지만 그래도 꿈이니까 볼 수 있는 둘의 모습과 목소리, 그리고 행동. 땀이 범벅인 몸을 이끌어 두 형을 끌어안았다. 비록 온기를 느낄 수 없었지만.

 

 

 "뭐야, 우주야. 많이 힘들어?"

 

 "형 이런 오글거리는 거 못하는데 뭔데~ 강우주. 울어?"

 

 "아, 아니거든요!"

 

 "뭐야, 막내 누가 울렸어?"

 

 "변태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아니거든요! 연습 얼른 해요. 형들 가자."

 

 몇 곡을 반복해서 연습하느라 땀은 엄청나게 흘렀고 시간도 훌쩍 갔다. 힘든 연습이었지만 행복했다. 그리고 그리웠다. 힘든 순간을 넘어 따뜻한 감정으로 채워지는 순간 같았다. 엄청난 연습량으로 기억이 가물가물할 것 같았던 걱정은 사라졌고 연습 종료 소리에 맞춰 작게 마련된 샤워실로 가 샤워를 끝내고 오랜만에 교복을 입었다.

 

 "난 우주 교복 입은 모습이 너무 좋더라... 미소년 같지 않아요?"

 

 "너는 진짜 다 좋은데 한 번씩 우주에게 너무 어우..."

 

 "내가 막내 좋아하겠다는데 왜!"

 

 "형들 또 싸운다. 얼른 가요!"

 

 팔팔한 형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공원으로 가는 길은 가까웠고 걸어가는 도중 길이 흐려지면서 정신을 다시 차리자 공원에 도착을 끝낸 뒤였다. 원래라면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던 고기 뷔페 집에서 고기를 엄청나게 먹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부분이 삭제된 것 같았다. 내 손에는 음료수를 담은 봉지가 들려 있었고 형들은 공원 벤치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야, 아까 고기 그렇게 먹고 또 뭐 그렇게 많이 사서 왔어?"

 

 "형들 입이 심심할까 싶어서 그랬죠."

 

 "어휴, 난 진짜 배부르게 먹었다. 요즘 식단 조절 중이라서 더 못 먹은 게 슬퍼..."

 

 "나는 데뷔하면 고기 배터지게 먹는 게 소원이야."

 

 "형 나는 소고기!"

 

 누가 보면 정말 철없는 대화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때 나는 정말 그랬다. 형들과 장난치고 웃고 식단으로 경쟁하고 춤에서는 내가 형들을 알려 주고 형들은 나를 이끌며 그러면서 작지만 강한 팀을 꾸려 나갔다. 형들은 장난치더니 나란히 벤치에 앉고는 음료수를 홀짝홀짝 마셨다.

 

 "데뷔 결정 이제 진짜 곧이네..."

 

 "그러게. 나는 아직도 꿈인 것 같아."

 

 "우리 처음 만난 것도 벌써 삼 년이네. 우주 처음 봤을 때 진짜 귀여웠는데!"

 

 "현우야, 너는 자꾸 우주 겁주지 마라..."

 

 "아니거든. 내가 우주 얼마나 귀엽게 생각하는데~ 형이랑 늘 같이 갈 거지?"

 

 "당연하죠. 형들이 최고인데."

 

 "그래. 세 명 같이 가야지."

 

 "세현이 형, 데뷔하면 우린 이제 어떻게 될까?"

 

 분위기에 젖어 밤하늘에 있는 달만 쳐다보았다. 이때 이런 기분이었구나. 홀가분하면서도 아직도 불안하고 기대되고 떨리면서도 막연하게 사라질 것 같은 꿈 같은 기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렇게 형들과 나는 한동안 말을 잇기 힘들었다. 그러다가 세현이 형이 입을 열었다.

 

 

 "나는 사실 이번에 어려우면 포기하려고 했어."

 

 "형이요?"

 

 "나이도 나이고 사실... 데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잖아. 다음 일어날 과정들도 너무 불안했고."

 

 "에이, 형 실력인데?"

 

 갑자기 스쳐 지나가는 기억. 맞다. 공원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세현이 형은 슬픈 눈빛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전부 이해하기에 나는 아직 경험이 적고 어렸다. 그래서 전부 담지 못했던 기억이었다.

 

 "데뷔하면 된다고 회사에서 늘 그러지만 사실 데뷔가 끝은 아니잖아? 사치처럼 들릴 수 있지만, 우리 아직 창창한 청년들이고."

 

 "음... 그건 그래요. 형..."

 

 "그리고 사회를 너무 믿으면 다친다고 그랬어. 이건 어렸을 때부터 겪은 것에서 나온 경험담이야."

 

 세현이 형은 데뷔 전 다른 회사들을 전전하며 앨범 작업을 했었다. 그리고 사기도 당했었고 알바를 통해 임금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음악을 하고 싶어 돈을 벌려고 했지만 버는 것에 비해 놓치는 것이 더 많았던 시절이라고 했다. 지금은 그런 회사들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 시절에 그리고 그 나이에는 너무 가혹한 세상이었다. 그런데도 손가락질은 형이 받았다. 미리 알지 못한 너의 잘못이라고.

 

 "그래도 하고 싶은 꿈이 있어. 늙으면 후배 가수들이랑 작업하고 곡도 주고 그러고 싶다. 나처럼 당하고 살지 않게."

 

 "오래오래 아이돌 안 하고요?"

 

 "아이돌이 아니라 가수를 계속하겠지. 근데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잖아. 새로 주역이 되는 후배들과 새로 작업하고 싶어. 물론 너희들과 함께 그룹으로 영원히."

 

 "음, 나는 곡 작업을 많이 하고 싶어요. 작사도 해보고 싶고. 우주는 어때?"

 

 "어?"

 

 나는 이제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까. 고민하는 사이 현우 형의 마지막 물음과 함께 정신을 차리니 난 벤치를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벤치에는 내가 아닌 내가 있었다. 어린 나는 여전히 벤치에 있었고 나는 23살의 모습으로 멀리 그들을 보고 있었다. 어린 우주는 고민하다가 말을 이어 나갔다.

 

 "사실 저는 예전에는요. 무용을 하고 싶었어요, 형. 그런데 이렇게 아이돌을 도전하게 되었고... 나중에 하고 싶은 것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색깔은 있어요! 무대를 하더라도 예술을 콜라보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리고?"

 

 "... 저처럼 이렇게 새로운 길을 가는 친구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좋다. 오, 강우주. 근데 벌써 데뷔도 안 했는데 후배 생각이야? 배짱 좋은데?"

 

 

 "우주야, 우주야, 형이 늘 말했던 거 있잖아. 그거 하면 안 돼?"

 

 "응? 그거요?"

 

 "나중에 초초초! 아~~주!!! 섹시한 아름다운 남자 가수 해 줘."

 

 "현우 형! 또 나 놀리지!"

 

 "아니야, 너 진짜 춤출 때는 눈빛이 다르다니까? 이렇게만 자라다오. 마이 우주. 으, 예쁜 것."

 

 "진짜... 형! 아직 멀었어요. 어... 그럼 나 성인 되고 26살이 넘으면 다시 말해 주세요. 알았죠?"

 

 "그래. 약속!"

 

 "야야. 우주 26살 될 때까지 말하지 마라... 막내 소중하게 키울 거야."

 

 "형은 맨날 그래. 나도 소중한 동생인데!"

 

 "크크 농담이지~"

 

 화기애애한 셋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웃음소리가 계속 귀에 맴돌았다. 싸늘하다고 생각했던 바람이 따뜻하게 바뀌었다. 그래... 저 약속 잊고 지냈네. 그때는 이십 대라는 나이가 엄청나게 멀게 느껴졌다. 그리고 형들이 멋지게만 보였다. 그냥 나를 놀리는 말이겠거니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형들은 눈빛이 달랐다. 장난기와 함께 애정이 섞인 눈빛이었다.

 

 생각해보니 그 이후로 형들은 회사에서 새로운 앨범 이야기를 논의할 때 섹시 키워드는 빼려고 했다. 섹시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나의 예술성이 돋보이는 단독 무대를 많이 추천해주었고 몇 년이 지나 형들이 만든 노래 또한 아련한 느낌을 살린 앨범도 나왔었다. 결국, 형들은 나의 26살을 못 보고 사라졌다. 그들에게 가까이 가려고 하는 순간 점점 나랑 멀어졌다.

 

 멀어진 나를 두고 점점 더 멀리 멀어졌다. 그리고 장난을 치던 그 셋은 내가 있는 방향과는 정반대의 다른 길로 뒤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뒤따라갔지만 가면 갈수록 그들은 점점 멀어졌다.

 

 "가지 마!"

 

 나를 두고 가는 느낌에 다른 길로 가는 그들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쳤다. 어느새 그들 옆에 어린 우주는 사라졌고 형들은 나이 먹은 모습으로 나를 돌아봤다. 죽기 전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나를 보다가 나에게 크게 손을 흔들었다. 희미한 미소가 보였다. 그리고 점점 흐려지는 모습 너머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다시 만나자.'

 

 "형! 가지 마아!!!!"

 

 번쩍.

 

 평소 곤히 자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었고 오늘만큼은 육성으로 가지 말라고 소리 지르다가 눈을 번쩍 떴다. 날이 밝았는지 햇살이 살짝 들어와 눈을 찌푸렸다. 한숨을 깊게 푹 내쉰다. 그렇다, 모두 꿈이었다. 그리고 볼을 타고 눈물이 한줄기 흘렀다. 슬픈데 슬프지 않았다. 슬픔 대신 미소가 가득한 얼굴이었다.

 

 

 "고마워요, 형들. 약속 지킬게요."

 

 

 햇살이 들어와 따뜻하게 우주를 위로하는 듯 했다. 그리운 모습들을 봤지만 마음은 새 시작을 알리듯 마음은 따뜻했다. 그리고 푹 쉰 것 같은 새로운 기운이 생긴 듯 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자 새로운 바람이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리고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전환을 맛본 기분이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 편 끝을 맺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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