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
진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작가 : 화산호
작품등록일 : 2020.9.11

“나랑 사귀자!”
진심 1도 없는 고백이란 걸 알지만
커플이 되어 살아남아 우승해야만 끝이 나는 유튜브 인기 방송,
<리얼 청춘 낭만 서바이벌 쇼: 하이틴 스캔들>에 출연하게 된 12명의 고등학생들.
서로의 정체를 살피며 아슬아슬한 연애 서바이벌 게임을 시작한다.

뭔가 유치한 프로그램에 쭈뼛쭈뼛 참가하게 된 권재하!
최대한 존재감 없이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첫 번째 탈락자가 되는 것이 원래 목표였다.
그런데!
왜 나보고 웃어 자꾸!
왜 삼겹살 그거 내 밥에 올려주고 난리야!
분명히 날 좋아하는 게 아니란 걸 아는데
이러면 탈락하기 싫어지잖아.
점점 살아남고 싶어진다고!
다음 라운드에서도 너를 계속 보려면
다른 애한테 고백해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진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 애에게 그러면 나는 완전 양아치잖아.

 
8. 정말 알고 싶다, 너의 마음!
작성일 : 20-09-15 22:29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82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선진은 고백을 하지도 않을 거고, 받아주지도 않을 거라고 했다.

 대충 씻고 여자애들을 따라 터덜터덜 걸어가면서도 재하의 머리는 온통 우서진이 했다는 말로 가득했다.

 뭐야!

 그건 내 작전이라고!

 재하는 당장 우서진에게 뛰어가서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가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생각하면 난감했다.

 이규진한테 했던 말 진짜냐고?

 그래서 그렇다고 하면 그 다음엔 또 뭐라고 한단 말인가?

 첫 번째 탈락자는 내꺼니까 너는 주어진 미션대로 고백을 해라?

 재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 말이 통할지도 의문이고 그 말을 해서 괜히 우서진이 더 오기라도 부리면 답도 없게 된다.

 우서진이 고백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억지로 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미치겠네!

 재하는 머릿속에서 매미가 우는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분명 첫 번째로 처형당할 자신이 있었다. 첫 라운드에서 탈락할 거라 단단히 믿고 있었는데 그 유일한 희망이 뿌옇게 되자 재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재하는 앞서 가고 있는 여자애들을 바라봤다. 온몸에 기운이 다 빠져나간 것 같은 자기와는 달리 뭔가 즐겁고 반짝반짝해 보였다. 부러웠다.

 재하가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앞서가고 있던 여자애들이 갑자기 멈추어 서서 소란을 떨기 시작했다. 재하가 가까이 다가가자 차해인이 활짝 웃으며 재하에게 뉴스를 전하듯 말했다.

 “김희윤이랑 김산 커플 됐대! 대박이지?”

 차해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재하는 얼굴의 모든 근육을 이용해서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말했다.

 “우와! 대박! 잘 됐네! 둘이 완전 잘 어울려!”

 재하는 자기 입에서 나오는 밝은 목소리가 낯설고 소름끼쳤다.

 다른 누군가가 재생 버튼을 누른 것처럼 재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표정과 말이 저절로 나왔다.

 “첫 커플이네? 축하해. 부럽다. 김희윤, 김산 커플이 우승하는 거 아냐?”

 김희윤이 부끄러워하면서 고개와 손을 저었다.

 까맣고 긴 생머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 복숭아 색으로 살짝 물든 두 뺨과 하얗고 긴 목이 정말 여성스러워 보였다.

 재하는 김산과 김희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무용을 전공해서 인지 둘 다 선이 고왔다. 서정적이고 조용한 분위기도 닮았다. 푸른 숲 속의 신비로운 사슴 같은 느낌이 두 사람 모두에게 있었다.

 정말 잘 어울리긴 해.

 문득 재하는 굳이 내일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탈락자가 돼서 집에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집에 가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었다. 뜨거운 샤워를 하고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신 뒤, 캄캄한 자기 방에 들어가 이불을 돌돌 말고 잠들고 싶었다. 아무 생각도, 아무 느낌도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깊이깊이 그저 잠들고 싶었다.

 “난 김산이 재하한테 고백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괜히 헛물 켰나?”

 이은주가 장난을 가장해 재하에게 빈정거렸다.

 “혹시 재하 너도 그랬던 거 아냐? 너무 심하게 밝은 척 하는 거 같은데? 좀 있다 혼자 어디 가서 우는 거 아니지?”

 재하는 정말 재밌다는 듯이 이은주를 향해 큰 소리로 웃었다. 그리고 정말 심하게 갈등했다.

 지금 바로 저 계집애 입을 풀 스윙으로 날려 버리면 촬영에서 바로 잘리고 집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슈베르트의 마왕이 심장에서부터 손끝과 발끝까지 단숨에 퍼져나가는 느낌이었다.

 “김산은 운도 좋지. 미션 하지도 않고 그냥 첫 라운드 패스했네?”

 그런데 차해인의 한 마디에 재하의 이성이 반짝 돌아왔다.

 커플이 되면 다른 사람한테 고백할 필요가 없어진다.

 고백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자신도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고백인 거니까!

 우서진이 고백을 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 할지 몰라도 오는 고백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희망이 있지 않을까?

 물론 고백을 하지도 않을 거고, 받아주지도 않을 거라고 했다지만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고백을 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고백!

 천재잖아?

 “아하하하!”

 재하는 가슴이 약간 뚫리는 기분이 들어 자기도 모르게 소리 내어 웃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지독히 후회하게 될 최악의 실수가 시작된 지도 모르고 말이다.

 

 누군가에게 고백을 하게 하는 것이 힘들다면 고백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자 재하는 좀 살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게 고백을 받아들이게 해야 할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게다가 누가 우서진에게 고백을 해야 하는데 그것부터가 문제였다.

 이러다 대머리 될 것 같아.

 재하는 텐트 앞에 자리 잡고 앉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스마트워치를 확인했다.

 밤 10시 35분.

 이 진저리나는 방송 촬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첫 번째 기회까지 12시간 정도 남았다. 하지만 한두 시간 뒤쯤 잠자리에 든다고 보면 촉박한 시간이었다.

 “컵라면 먹을 사람?”

 최지민이 큰 소리로 물었다.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망했다.”

 강나연이 먹겠다고 손을 들면서 입으로는 걱정을 했다.

 “재하 너는 안 먹어?”

 이규진이 텐트에서 나오면서 물었다.

 “나 벌써 물 붓고 대기 중!”

 재하가 자기 앞에 있는 컵라면을 가리키며 말하자 이규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저렇게 예쁘고 귀여운데.

 왜 고백을 안 받아준다 그러냐고!

 재하는 우서진이 진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점 찍어둔 애가 따로 있나?

 그럼 고백을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겠지.

 하아.

 알고 싶다. 정말 알고 싶다, 너의 마음!

 재하는 정말 우서진이 자기처럼 탈락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건가 싶어 한숨이 나왔다.

 “내일 아침 다들 얼굴 부어서 촬영 할 수 있겠어요?”

 송PD가 웃으면서 나타났다.

 반복적으로 어두운 결론만 생각하던 재하는 송PD의 등장이 달갑지 않았다.

 “PD님도 같이 먹어요!”

 이승호가 넉살 좋게 말하자 송PD가 얼른 대답했다.

 “그럴까? 내 것도 있어?”

 텐트 주변에 모여 앉아서 짭짤하고 뜨거운 라면을 먹으니 캠핑 기분이 나긴 했다.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송PD가 기쁜 듯이 떠들었다.

 “듣자하니 구독자수 확 늘어날만한 비주얼 커플이 탄생했다면서?”

 송PD의 말에 아이들은 김희윤과 김산을 보면서 괜히 히죽 히죽 웃었다.

 재하도 다른 애들처럼 웃었지만 김희윤 쪽만 쳐다봤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재하는 김산의 시선이 자꾸만 느껴지는 것 같아 일부러 김산 쪽을 보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는 한 번 커플이 되면 꼭 최종 라운드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분명 좋은 말인데 송PD 입에서 나오니까 불길하게 들렸다.

 “그래! 김산 방심하지 마라! 내가 다음 라운드에서 희윤이 뺏어 올수도 있으니까!”

 이승호의 말에 송PD가 대놓고 좋아했다.

 “그렇게만 되면 우리 방송, 구독자 1위로 바로 치고 올라가겠는데?”

 재하는 송PD의 들끓는 욕망에 기가 질렸다.

 “너 아까는 차해인이라며?”

 최지민은 이승호의 허세가 재밌는지 물고 늘어졌다.

 “진정한 왕은 온 백성을 다 사랑하는 거야!”

 “뭐야? 이승호 너 킹이야?”

 이은주가 설마 하는 목소리로 물었지만 이승호는 과장되게 웃을 뿐이었다.

 “마왕 아냐?”

 “뻥카야, 뻥카!”

 아이들이 고개를 저으며 한 마디 씩 했다.

 “아직 누가 누군지 하나도 감 못 잡았어?”

 어느새 컵라면을 다 먹은 송PD가 재미있는 구경을 하듯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정체 파악도 안하고 마구잡이로 고백만 하다가 마왕이나 마녀한테 홀리는 거 아냐?”

 “홀려요?”

 정은성이 물었다.

 “이번 시즌부터는 마왕이나 마녀하고 커플이 되도 바로 탈락하지 않고, 마왕이나 마녀가 처형 될 때 같이 처형된다고 했잖아. 그 전까지는 탈락에서 제외 돼.”

 차해인이 설명했다.

 “대신 마왕이나 마녀와 커플이 된 사람은 마왕과 마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해.”

 “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

 정은성이 신기한 듯 묻자 차해인이 자신의 스마트워치를 흔들며 대답했다.

 “아까 이걸로 공지사항이랑 바뀐 룰 다 읽는다고 눈 빠질 뻔 했다.”

 “대단하다! 그럼 다른 건 달라지는 거 없어?”

 이규진이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차해인에게 물었다.

 “다른 건 비슷하던데? 킹과 퀸의 특권, 흑기사와 백기사의 특권 그대로!”

 킹과 퀸은 처형이 될 사람을 구해 줄 수 있고 미션 진행 시 필요한 물품을 무제한 제공 받을 수 있었다. 흑기사와 백기사도 처형이 될 사람을 구해 줄 수 있지만 대신 자기의 생존과 맞바꿔야 해서 특권이라기엔 좀 애매했다.

 “아! 상금이 늘었던데?”

 문현빈의 말에 다들 눈을 동그랗게 떴다.

 첫 번째 탈락자는 상금이 없지만 나머지 생존자들은 라운드를 하나 넘길 때 마다 10만원의 상금이 있었다.

 “얼만데?”

 우서진이 물었다.

 “라운드 하나 당 20만원이고 최종 우승 상금은 1000만원으로 늘었어!”

 이은주가 자기 돈이 될 것처럼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부지런한 아이들은 틈틈이 공지사항과 룰이 바뀐 것을 체크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갑작스런 소식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원래 최종 상금은 200만원 이었으니 아이들이 흥분 할만 했다.

 재하는 술렁이는 아이들 사이로 우서진의 표정 변화를 보았다.

 상금 금액을 들은 우서진의 얼굴이 분명 달라졌다.

 뭐지?

 상금에 욕심이 생겼나?

 재하에게는 반가운 신호였다.

 뭐든 우서진이 라운드를 넘기겠다는 의지가 생겼다면 재하에겐 좋은 소식이었다.

 재하는 다 먹은 컵라면을 치우고 나서 우서진 곁에 쪼그리고 앉았다. 우서진의 마음을 떠보기로 한 것이다.

 “상금 진짜 커졌다, 그치?”

 우서진은 재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상금 받으면 뭐 하고 싶어?”

 재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물었다.

 “당연히 악기지.”

 “아! 나도!”

 우서진의 말에 동의를 하면서 재하는 속으로 이거다 싶었다.

 “악기 너무 비싸지? 제대로 된 악기로 바꾸려면 최종 우승은 해야 할 텐데.”

 재하는 우서진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보탰다.

 재하의 말에 우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네. 최종까지 가면.”

 됐다!

 재하는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이제야 온 몸을 짓누르던 온갖 감정이 한꺼번에 날아가는 것 같았다.

 그래! 우서진!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우서진 너라면 최종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거야! 나도 도와줄게!”

 한껏 들뜬 재하의 말에 우서진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권재하!”

 그리고 뭔가 결심한 듯 재하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그럼 우리 같이 최종 라운드까지 도전할래?”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22. 미션이라는 것을 아는데 그래도 나빴다. 2020 / 9 / 30 242 0 4365   
21 21. 그 찌질이한테 니가 어떤 존재인지 너는 … 2020 / 9 / 30 237 0 4052   
20 20. 카드에 하트는 단 하나였다. 2020 / 9 / 30 275 0 4556   
19 19. 누가 자기를 좋아하면 이마에 여드름 난다 2020 / 9 / 30 241 0 4802   
18 18. 알 수 없는 인연의 끈을 찾아라! 2020 / 9 / 30 277 0 4417   
17 17. 2라운드부터는 나랑 함께하자. 2020 / 9 / 29 252 0 5235   
16 16. 멱살 잡고 머리라도 박아버릴까. 2020 / 9 / 22 256 0 4896   
15 15. 조용히 처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2020 / 9 / 22 252 0 5847   
14 14. 하루 만에 양아치 다 됐네. 2020 / 9 / 22 253 0 4581   
13 13. 뼈만 있어서 아플 줄 알았는데. 2020 / 9 / 20 268 0 4550   
12 12. 넌 견제 대상도 아닐 텐데. 2020 / 9 / 20 282 0 4029   
11 11. 이런 몰골로 초라한 탈락자가 될 수는 없… 2020 / 9 / 20 249 0 4650   
10 10. 전쟁터에서도 잠은 온다는데. 2020 / 9 / 15 276 0 4357   
9 9. 그렇게 웃지 마! 2020 / 9 / 15 270 0 4137   
8 8. 정말 알고 싶다, 너의 마음! 2020 / 9 / 15 257 0 4824   
7 7. 여기 이곳에 진짜는 없어. 2020 / 9 / 14 266 0 4173   
6 6. 미친 듯이 깜빡깜빡 거리는 하트에 서글퍼… 2020 / 9 / 14 272 0 5439   
5 5. 짠 거, 단 거, 마무리는 사이다 2020 / 9 / 14 275 0 4458   
4 4. 짠 거 먹고 나면 단 게 먹고 싶은 거야. 2020 / 9 / 14 271 0 3810   
3 3. 누군가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 2020 / 9 / 11 250 0 5316   
2 2. 이놈에 볼따구는 왜 지 맘대로 나대는 거야 2020 / 9 / 11 240 0 6171   
1 1. 빨리 처형이나 당했으면 좋겠다. 2020 / 9 / 11 438 0 544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꿈결별리
화산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