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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상아탑 : 신의 인형
작가 : 린비
작품등록일 : 2020.8.28

현대 주술사가 변방 지대에 세운 초인력자 교육 기관 '상아탑'. 소속 간 경쟁이 치열한 상아탑에 초인류의 존재조차 모른 한 아이가 중도 입학을 하는데, 이 아이가 세계의 유일 능력자임이 밝혀지며 마주하는 세계의 비밀과 감춰진 역사, 그리고 그와 함께 등장하는 베일에 쌓인 도적. xlxl0103@naver.com 미계약작입니다.

 
쟁탈의 서막 (1)
작성일 : 20-09-15 22:15     조회 : 310     추천 : 3     분량 : 3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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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도 신문」 11월 25일자 보도 기사

 

 

 “ 변방 지역은 수도를 수호하는 데 쓸모가 있지 교육에 쓸모 있지 않다. 상아탑 무리는 불빛에 모여든 한밤의 하루살이들과 같다. 내일이면 밤과 함께 사라질. ”

 

 

 오랜 역사를 가진 수도 국경의 대학 <로리아>, 그곳의 제59대 총장이 상아탑의 설립 당시 했던 말이다.

 

 상아탑은 그의 비웃음을 뒤엎고 올해로 창립 백 주년을 맞았다.

 

 

 은사들은 학교가 건재할 수 있었던 까닭으로 상아탑의 학년 말 고사인 ‘펄’을 꼽았다.

 

 네 소속이 서로의 능력을 대결하는 ‘펄’은 한 세기 동안 많은 능력 각성자를 배출했다.

 

 

 ‘펄’이 주는 일련의 과제들이 개인의 초능력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시키며, 우승 소속에게 돌아가는 영험한 돌인 ‘검은 진주’가 학도로 하여금 능력을 각성하도록 돕는 덕이다.

 

 

 학교를 부강하게 한 ‘펄’과 ‘검은 진주’는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로리아에 들 기회로서 더 잦게 쓰이고 있다.

 

 로리아가 ‘검은 진주’와 능력 각성자에 대한 선호를 비췄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그것을 ‘상아탑이 더 많은 각성자를 배출하는 데 대한 로리아의 견재’로 분석한다).

 

 

 로리아로의 입학이 예로부터 가문의 영광이었다고는 하나, 그곳의 비소를 딛고 일어선 상아탑이 다음 행선지로서 로리아를 찾는 역설은 씁쓸한 일이다(또한 로리아가 입학금으로 거둬들인 ‘검은 진주’가 상아탑 설립자의 의도대로 쓰이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학도들이 수도 국경으로 가는 좁은 문을 두고 날카로이 대립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소속 간의 경쟁심은 필요 이상으로 심화 되었고, 우승을 위해 소속원 모두를 골고루 쓰기보다 몇몇 뛰어난 개인을 내세우는 편파가 생겨났다.

 

 

 궁극적인 목적이어야 할 개인의 초능력이 고학력을 차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현대의 과도한 교육열이 만든 관례 속에서, 상아탑의 소속 경쟁시험은 그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상아탑이 200년 후에도, 기백 년 후에도 건재하기를 바란다면, 학도들은 ‘펄’에서의 승리 대가를 학벌주의보다 제 능력을 다뤄나가는 데 활용하여야 한다.

 

 ‘펄’이 주는 과제와 그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학도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발견하기를 바랐던, 설립자의 의도를 충실히 음미해야만 한다.

 

 

 더 이상의 검은 진주를 로리아의 입학금으로 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펄’은 노력의 증빙이지 미래에 대한 담보가 아니다. 상아탑을 지탱해 온 ‘펄’이란 기둥이 언젠가의 밤과 함께 사라지도록 두어선 안 된다.

 

 

 - 황 소속 학도 백온조 씀.

 

 

 

 

 

 ***

 

 

 

 

 6 : 30 AM 적 기숙사 공용 식당

 

 

 검붉은 천장에 두 개의 거울이 평행하여 도는 공간이었다.

 

 소녀는 그곳의 긴 식탁에서 학생 신문을 읽고 있었다. 단순히 아는 이름이 보인 까닭이었다.

 

 

 “ 와학, 백온조 하여간. 맨날 재미없는 글만 써대! ”

 

 

 도중 머리 위에서 목청이 들린다 했더니 열매가 기사를 찍어누를 듯 함께 응시하고 있었다.

 

 

 “ 사람들 관심을 끌려면 흥미로워야지! '올디펜서의 등장, 과연 승리 보장 수표를 차지하는 건 누가 될 것인가?' ”

 

 

 녀석은 그 큰 체격에 앙증맞은 앞치마를 하고 한 손에는 불을 피운 채였다.

 

 소녀에게 아침을 만들어준다며 하는 짓거리였다(새벽부터 소녀의 방문 사이로 엎어져 잠을 깨우더랬다).

 

 

 “ 와학, 아무튼. 다 만들었어 잡숴봐! ”

 

 

 열매가 와다다다, 내려놓는 것들을 피해 소녀는 신문을 들었다.

 

 열매는 요리에 천부적일 만큼 재능이 없었다. 아니면 화력 조절을 몹시도 못했거나.

 

 음식들이 본래의 색보다 두 단계는 어둡거나 완전히 새까맸다.

 

 

 “ 고마워. ”

 

 “ 와학, 뭘. 먹고 나서 지장이나 찍으면 돼, 묘족. ”

 

 

 소녀가 무슨 말인가 싶어 수저질을 멈추면, 열매가 숯 많은 눈썹을 꿈틀이며 ‘알면서~’ 했다.

 

 더불어 솥뚜껑만 한 손이 어디서 났는지 모를 문서 한 장을 팔랑거렸다.

 

 색 바란 종이가 케케묵은 냄새가 날 것만 같았다.

 

 

 소녀가 문서의 첫 줄을 읽어내렸다.

 

 

 <가입증>

 

 

 끝 부분의 인장이 무거운 인상을 풍기는 것이 대충 살필 문서는 아닐 듯했다.

 

 

 “ 넌 승리 보장 수표, 우린 펄 역대 31승에 빛나는 승리 보장 소속! 무얼 망설이지? 이보다 환상적인 조합이 있나?! 와학?! ”

 

 

 소녀는 열매가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쏟는 말들을 응시하다 문서를 조심히 잡아 내렸다.

 

 

 “ 밥 먹고 읽어볼게. ”

 

 “ 아니, 읽을 필요 없고 사인만. ”

 

 “ 읽어 보, ”

 

 “ 그냥 사인만. ”

 

 “ 밥 먹, ”

 

 “ 사인! ”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 속담은 오직 지구에만 한한 모양이었다. 설득하겠다는 건지 위협하겠다는 건지 헷갈렸다.

 

 소녀는 결국 열매의 어깨에 빨래감처럼 널려 등교를 했다. 회유에 혈안이 된 녀석이 친절을 베푼다고 한 짓이었다.

 

 

 

 

 ***

 

 

 

 

 10 : 40 AM 교양 수업 지대

 

 

 오늘 소녀는 동상의 수수께끼를 무사 통과했다.

 

 비록 수업이 하나를 이해하면 열 발을 앞서가 있는 판국이었지만, 동상과 충돌하지 않은 것만으로 발전한 하루였다.

 

 

 강의 후 짐을 챙겨 지상으로 오르기 무섭게 연갈색 은륜 하나가 다가오더랬다. 그 위에 꼭 닮은 머리 색을 하고 앉아 히죽, 웃는 이는 벤더였다.

 

 

 “ 점심시간이야, 전학생. 학생 식당 어딘지 모르지? ”

 

 

 녀석이 은륜의 뒷자리를 두드렸다. 오늘따라 이동 수단을 자처하는 이들이 많았다.

 

 수업 때도 벤더는 옆에 앉아 계속 빙글거리더니, 지금도 어떠한 저의가 있는 것만 같은 미소를 잔뜩 지어 보냈다.

 

 

 “ 온조는? ”

 

 “ 알아서 오겠지. 야, 저기 박장군이 너 잡으러 온다. 얼른 타. ”

 

 

 아니나 다를까 먼발치서 멀대가 사지를 풍차처럼 휘두르며 오는 것이 보였다.

 

 그이의 호쾌한 웃음이 오늘따라 집착적으로 들려 소녀는 갈등을 오래 하지 않았다.

 

 

 온조가 수업실을 나왔을 때 은륜은 이미 멀어지고 있었다. 은사에게 진도 관련 질문을 질기게 한 결과가 그것이었다.

 

 

 은륜이 순식간에 남쪽 바람을 가르고 교정의 중앙 지대를 향해 갔다.

 

 소녀는 그리 친하지 않은 소년의 등을 붙들고 저만치서 게걸스럽게 뒤따라오는 열매를 관망했다.

 

 

 - 와학학!

 

 

 학도 박열매는 이 상황을 놀이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 야, 전학생. 민 누나도 너처럼 무소속이었다? ”

 

 

 도중 벤더가 몰랐던 사실을 건네기에 소녀는 정방향으로 고개를 틀었다.

 

 

 “ 누나가 어느 하나에 소속되길 꺼렸거든. 그치만 결국 황을 택했고, 잘 적응한 것도 모자라 회장이 됐지. 그럴 수 있었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냐? ”

 

 

 벤더는 가을 공기가 기분 좋게 날아드는 지금을 자신의 저의를 밝힐 최적의 타이밍으로 생각한 듯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 다른 것을 위한 적기였다는 듯이, 곧 보랏빛 꽃밭이 나타났다.

 

 벤더가 청천벽력같은 사건을 마주한 듯이 멈춰섰다. 그건 라일락 밭뙈기였다.

 

 

 시부럴?

 

 

 뒤에는 거인증 환자가 땅을 접으며 쫓아오지, 앞에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 도사리지, 그 찰나가 라벤더 인생 최고의 갈등이었다는 것을 알까.

 

 전학생을 포섭해야 한다는 마음과 망할 꽃무리를 소탕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몸이 분리되어 녀석의 자아를 쥐고 흔들었다.

 

 

 “ 으아아아앙악! ”

 

 

 벤더는 결국 은륜의 손잡이를 놓았다. 불길로 달려드는 나방처럼 꽃밭에 덤벼들어 줄기를 뽑기 시작했다.

 

 

 - 시부럴!! 육시럴!! 니미럴!!

 

 - 와학학학학!

 

 

 “ …… ”

 

 

 소녀는 은륜에서 내려 숲길로 제 존재를 꺼뜨리는 길을 택했다. 흥분한 이들은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작가의 말
 

 린비의 글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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