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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안녕, 우리
작가 : 기린초
작품등록일 : 2020.9.9

희대의 살인마가 귀환한 것인가.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범인을 알고 있는 이들은…

 
09. 바반동 아동성범죄 사건(2)
작성일 : 20-09-15 17:06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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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은이 그 사건을 목격했다는 건 사실일지 모르나 그녀는 그 당시 혼자가 아니었다고 했다, 슈퍼 주인은.

 

 아는 사람과 얘기를 하는 중인가 보다 싶어 다시 슈퍼 안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남자라고 했다.

 

 키가 175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채 닫히지 않은 대문 틈 사이로 시은의 눈에 비치는 그의 뒷모습은 세상 그 누구보다 쓸쓸하고 어두워 보였다.

 

 해진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았을 때 확신하는 것은 단 하나. 시은이 이번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 그저 목격자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은이 거짓말을 했다고 단정 짓기엔 섣부른 감이 있지만, 시은이 진술했을 당시 보였던 행동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오로지 사실만을 말하고 있다고 할 순 없었다.

 

 시은은 제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주무르거나 깍지를 끼거나 하며 움직였다. 눈은 올곧게 그를 보고 있는 것 같았지만.

 

 해진은 자신에 차에 올라 잠시 고민에 잠겼다.

 

 만약 그렇다면 그녀가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 그 이유를 알아야 했다.

 

 해진이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 몇 번이 지나자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렸고 해진은 상대를 ‘재현’이라고 불렀다.

 

 “목격자 송시은씨 신상정보 좀 보내줘.”

 - “송시은씨? 응, 알겠어.”

 

 간단하게 용건만을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진이 조수석에 두었던 태블릿PC가 환히 켜졌다.

 

 해진은 재현에게서 받은 시은의 정보를 보았다. 딱히 수상하다고 할 건 없는 것 같았지만 해진의 눈에는 거슬리는 게 하나 있었다.

 

 전직 경찰. 그것도 구경서 강력형사 3팀에 있던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휠체어를 탔던 이유가 마지막 사건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시은이 수사했던 마지막 사건은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이었다.

 

 시은이 수사를 했던 건 2번 째 일어났던 살인미수사건이었다. 서울 구로3동, 집으로 향하던 44세의 여성을 칼로 찔렀으나 미수에 그쳤었다. 그런데 여기서 왜 시은이 다쳤던 걸까.

 해진은 당시 강력형사 3팀의 팀장이었던 ‘최수현’을 찾아가고자 했다. 구로서로 차를 몬 해진은 현재 강력형사 3팀의 팀장을 만났다. 그는 수현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 역시 수현의 밑에서 함께 수사를 해왔던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이 역시 시은에 대해 알고 있을 터.

 

 “저 그럼 송시은 씨라고 아십니까?”

 “송시은…. 아, 시은이요? 경찰 관둔 지 오래됐잖아요. 시은이를 아시나 봐요?”

 “아, 예. 뭐. 근데 송시은씨가 마지막으로 수사했던 사건이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에서 미수로 그쳤던 2번째 사건이던데. 거기서 다칠 상황이 있었나요? 송시은 씨가 휠체어를 타고 계시던데.”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고요?”

 

 3팀 팀장은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다.

 

 ‘사건으로 다친 게 아니라는 건가?’

 

 팀장은 그 사건이 그녀의 마지막 사건인 건 맞지만 그로 인해 다친 건 아니라고 했다.

 

 시은은 무슨 이유에선지 그 이후로 팀원들도 모르게 사표를 제출하고 서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해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협조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끝으로 구로서를 나왔다.

 

 자신의 차에 오른 해진은 잠깐 뭔가를 생각하는 듯싶더니 바반서로 차를 몰았다. 그리고 바반서에 도착해 재현을 비롯한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뭔가 이상한 거라도 발견하셨습니까?”

 

 팀장의 물음에 해진이 ‘예’라고 짧게 대답하며 말을 이었다.

 

 “송시은씨는 분명 그곳에 혼자 있었다고 했지만, 슈퍼 주인은 송시은 씨가 혼자 있던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예? 그럼 슈퍼 주인도 목격자란 말입니까?”

 “탐문을 도대체 어떻게 한 겁니까?”

 “아…. 신입들이….”

 “하. 아무튼, 슈퍼 주인은 사건의 목격자가 아니라 송시은 씨를 본 사람입니다. 남자와 함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송시은 씨는 그걸 숨겼어요. 우리는 이 남자를 용의 선상에 올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근처엔 CCTV도 다른 목격자도 없었습니다.”

 

 CCTV가 있었다면 목격자를 굳이 찾아다닐 필요도 없었을 테지.

 

 해진은 마른세수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겨우 성별과 키만으로는 사람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 남자를 알고 있는 사람은 현재 단 한 명. 시은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은은 이미 그의 존재에 대해 감추는 것을 제 길로 삼았다.

 

 해진의 입장에서는 그녀가 제게 전화를 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수사가 혼란이 빠져 있던 나흘.

 

 피해자가 아이이니만큼 언론에서는 경찰을 향한 강한 질책이 이어졌고 수사팀에서는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해진도 집에 가지 못하고 계속 머리를 굴려보곤 있지만, 시원스레 나오는 결론이 없었다.

 

 원래 프로파일링으로 범인을 특정하는 건 아니지만 175 이상의 남자는 너무 광범위하지 않은가.

 

 그 근처에 있는 175 이상의 남자들은 해당 시간에 알리바이가 있었고 그것을 입증해줄 사람도 있었다.

 

 해진을 비롯한 사건을 맡은 팀은 짙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해진은 퀭한 얼굴로 멍하니 있다가 세수라도 하고 오라는 재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해진이 돌아오지 않는 밤. 해진을 보지 못 한 지도 꽤 된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매일 연락이 오는 터라 딱히 기다린다거나 하진 않았다.

 

 일 때문에 집에 못 들어온다는 연락이 며칠째 줄기차게 오고 있었다. 확인만 하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있는 지은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좀 허전하긴 했다.

 

 텅 빈 냉장고에 지은이 한숨을 쉬며 잠시 고민을 했다. 뭔가를 사러 나가야 할까. 아니면 귀찮으니 그냥 누워 있을까.

 

 귀찮은 건 웬만하면 하지 않는 성격이라 어지간히 배가 고픈 게 아니라면 집에 있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 귀신같이 지훈에게서 연락이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하는 소리가 ‘너 집에 아무것도 없지?’였다.

 

 “너 우리 집에 홈카 같은 거 설치했냐? 왜 우리 집 냉장고를 네가 더 잘 알아?”

 - “해진이누나 집에 안 들어간 지 좀 됐고 네 성격에 나가서 뭘 사다 놓진 않을 거고. 척 하면 척이지. 너 경찰대 다니는 내내 내가 해진이누나한테 너 밥 먹이라고 얼마나 잔소리를 들어왔는데. 너 생각하면 ‘얘 오늘 밥은 먹었나?’부터 생각난다니까?”

 

 지훈의 너스레에 지은이 푸스스 웃었다.

 

 그렇게 몇 분 둘은 영양가 없는 얘기를 주고받다가 지훈이 한 식당에서 만나자는 말을 끝으로 통화를 끝냈다.

 

 아, 이래도 저래도 귀찮게 나가게 되었다. 지은은 뒤늦게 그걸 알아채고 입을 비죽였다.

 

 옷을 대충 챙겨 입고 집을 나서는 지은. 지은의 집에서 더 가까웠던 것인지 지은이 먼저 도착해 식당 앞에 서 있었다.

 

 몇 분이나 흘렀을까. 지훈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게 눈에 보였다.

 

 지은은 지훈이 제 앞에 도착하자마자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악! 왜 때려!”

 “왜 때려? 야, 늦지 말라고 한 게 누군데 너 지금.”

 “와!! 밥 먹자!! 와!!”

 “야! 저, 씨!”

 

 지훈은 지은이 뭐라고 하려는 걸 끊어버리고 신이 난 듯 식당 안으로 먼저 들어가 버렸다.

 

 지은은 입모양으로 욕을 하고는 지훈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둘은 마주 보고 앉았다. 지훈은 메뉴판을 눈으로 훑더니 지훈이 지은의 몫까지 주문했다.

 

 지은은 거기에 대해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지훈은 해진 다음으로 지은을 잘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련히 알아서 잘 시켰을까 해서. 물론 지금까지 지은의 취향을 빗나간 적도 없었고.

 

 “해진이누나은 언제 들어온대?”

 “몰라. 알아서 끝나면 들어오겠지.”

 “마음은 걱정되면서 왜 그렇게 무심한 것처럼 말하냐? 말 좀 예쁘게 해봐. 그러면 해진이누나도 좋아할 텐데.”

 “…입 아프게 말해봤자 바뀌는 건 없어. 걱정한다고 해도, 외롭다고 해도 일이 끝나지 않으면 집에 돌아올 수 없어. 돌아오지 않을 거야. 그런 말을 하는 나도, 그런 말을 듣는 아줌마도 마음이 편하진 않을 테니까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나아.”

 

 덤덤하게 제 생각을 털어놓는 지은의 표정은 말투와는 달랐다.

 

 씁쓸함이 잔뜩 묻어나는 얼굴에 지훈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지은은 지은 나름대로 허전함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었다.

 

 영양가 없는 대화를 둘이서 주고받다가 식사를 끝마친 둘. 지훈이 사준다는 걸 지은이 노려보며 닥치라고 했다.

 

 빚지는 게 싫다며 지훈이 뭔가를 사줄 때면 꼭 후에는 자신이 그에 상응하는 것을 사줘야 했다.

 

 그냥 그런 게 불편하다고 했다. 지훈은 매번 지은에게 그런 말을 듣지만 바뀌지 않았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은은 지훈과 있으면서 느꼈다.

 

 언제나처럼 더치페이를 하고 나와서 지훈이 지은에게 데려다준다고 했다.

 

 “여기서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는 게 우리 집이야. 네 집이나 조심해서 가.”

 “좀 그냥 가면 안 되냐? 데려다줄게! 내가 그렇게 믿음직스럽지 못하냐?!”

 “응. 너한테 보호를 받을 파엔 파출소에서 밤을 새우는 게 낫지. 빨리 가!”

 

 지은이 지훈의 등을 밀며 어서 가라고 재촉했다.

 

 지은은 지훈이 제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을 생각인지 팔짱을 끼고 뒤를 힐끔힐끔 돌아보는 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훈은 한숨을 쉬며 ‘간다, 가.’라는 말과 함께 지은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지은은 그제야 미련 없이 제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 제집으로 발걸음을 돌린 줄 알았던 지훈이 쫄래쫄래 뒤를 따랐다.

 

 주인을 따라가는 강아지처럼 그녀의 뒤를 쫓았다.

 

 용케 지은이 눈치채지 못하게끔 조용히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일순간 지은이 인파들 속에 묻혀버렸다.

 

 아주 잠깐이었는데 지은이 지훈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지은의 집으로 가는 길을 걸어보았다.

 

 하지만 집에 다다랐음에도 지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걸까. 지훈은 혹시나 해 지은의 집 초인종을 눌러보았다.

 

 혹시나는 역시나로 바뀌었고 지훈은 망연자실했다.

 

 발을 동동 구르다가 지훈은 주변을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다.

 

 20분. 그렇게 20분을 지은을 찾아 헤맸지만, 지은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지훈은 결국 한숨을 내뱉으며 그 자리에 서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결국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 그 끝에 닿은 해진의 피곤에 절어 있는 목소리. 지훈의 불안이 잔뜩 스민 목소리가 해진을 불렀다.

 

 “누나….”

 

 심상치 않은 지훈의 목소리에 해진이 보던 자료를 덮어버리고 지훈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제가 웬만하면 전화를 안 하려고 했는데요…. 지은이가 없어졌어요.”

 - “뭐?”

 “집에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서 같이 저녁을 먹고 집에 돌려보냈는데…. 아니, 데려다주겠다고 했는데 자꾸 먼저 가라고 해서 가는 척하다가 되돌아와서 지은이 뒤를 따라갔거든요? 그런데 정말 잠깐 사이에, 정말 잠깐이었는데…. 지은이가 없어졌어요. 초인종도 눌러보고 주변도 뒤져봤는데 안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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