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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구령세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7

치우가 칠대성을 물리치고 신국의 세운지 수백년.
사신과 사흉수를 봉인했던 구령의 봉인이 해제되면서 천하에 다시 전쟁의 기운이 흐른다.
수많은 나라의 영웅들 중 과연 천하를 지배하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임존성 공방전
작성일 : 20-09-15 14:26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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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밤.

 

 다물간과 정예병 31명은 어둠을 틈타 임존성 북문에 접근했다.

 

 노인이 알려준 방법대로 휘파람을 불자 턱수염이 부슬부슬 난 수문장이 북문을 열고 그들을 맞아 주었다.

 

 "마침 순찰이 지나갔으니 어서 들어오십시오."

 

 수문장의 안내를 받아 다물간과 정예병 31명은 북문 안쪽으로 사라졌다.

 

 

 

 

 

 한편. 옥저 원정군 진영에 도착한 사람이 있었다.

 

 검고 치렁치렁한 옷을 입고, 낡은 삿갓을 쓴 키 큰 사내는 걸사령이었다.

 

 “왕자님은 어디 가셨습니까?”

 

 그가 다물간을 찾고 있었다.

 

 그러자 자하수가 달려와 그를 반겼다.

 

 “어서 오십시오.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보다도 왕자님은 어디 있습니까? 급한 일입니다. 아주 흉한 점괘입니다. 흉사. 내가 오면서 점을 봤는데, 왕자님 신변에 변고가 발생할 조짐입니다.”

 

 자하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안절부절 못하는 걸사령에게 말했다.

 

 “왕자님께서는 임존성 북문으로 야습을.”

 

 자하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걸사령이 다시 말에 올라탔다.

 

 

 

 

 “왕자님 어서 안쪽으로.”

 

 수문장이 북문을 열고 안내하자, 다물간을 비롯한 정예병들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가며 병장기들을 매만졌다.

 

 이제 곧 임존성의 반역도당들이 비명횡사할 차례였다.

 

 휘익

 

 퍽

 

 “아니.”

 

 앞서 걷던 병사 하나가 북문을 통과하여 나오자마자 목에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이럴수가. 왕자님.”

 

 성문이 끝나는 곳에 나무 방책을 쌓은 채 그들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는 병사들이 보였다.

 

 “수문장. 수문장은 어디 있느냐?”

 

 다물간이 애타는 부르짖은 북문 수문장은 어느새 모습을 감춘 채 사라져 버렸고, 북문은 굳게 닫힌지 오래였다.

 

 ‘아차. 속았구나. 자하수가 경고를 했거늘.’

 

 “아니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조카가 이 밤중에 어인 일인가? 새로 왕위에 오른 나에게 연통도 없이 쥐새끼처럼 숨어 들어오는 것은 또 무슨 일인고?”

 

 다해부가 방책위에서 왕의 행세를 하며 놀란 눈으로 다물간을 내려다 보았다.

 

 한쪽 눈을 가린 다물간도 지지 않았다.

 

 “숙부가 왕좌를 탐내 왕을 시해하고 조카의 자리를 빼앗았으니 내 그 연유를 직접 물어보러 왔소이다. 왕의 자리가 그렇게 탐나시오? 하늘이 이어 준 형제의 연을 끊을 만큼 말이오.”

 

 다물간이 숙부를 바라보며 울면서 말하자, 새로 왕이 된 다해부가 침을 튀기며 소리를 질렀다.

 

 "비록 형이었지만 개로왕은 실정을 거듭하여 모든 백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였다. 이에 내가 바로잡고자 부득불 군사를 일으켰을 뿐 조카는 나와 손을 잡고 옥저를 다시 한 번 일으켜보자. 현재 신국이 간신배로 인해 혼란속에 빠져있으니 옥저가 당당한 독립국으로 태어날 절호의 기회이다."

 

 "제 아비를 죽인 자와 어찌 함께 한단 말이오. 불구대천지원수의 사지를 찢어죽일 것이다."

 

 “저 저. 무례한 역적 놈을 당장 공격하라. 어서 노를 쏴라. 노를.”

 

 다해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노병의 노에서 발사된 화살이 다물간이 이끌고 온 병사들의 몸에 박혔다.

 

 투두둑

 

 “으악.”

 

 “왕자 전하를 지켜라.”

 

 몸을 날려 다물간을 지키는 병사들의 충성심은 눈물 겨웠다.

 

 “으으. 안 돼. 안 돼.”

 

 다물간을 지키기 위해 병사들이 피를 흘리며 그의 눈앞에서 죽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닫힌 성문에서 도망칠 공간은 없었다.

 

 

 

 

 “헉 헉 헉.”

 

 북문에 도착한 걸사령은 품에서 갈고리를 꺼내 북문 위로 던졌다.

 

 덜컹

 

 성곽에 갈고리가 걸린 것을 확인한 걸사령은 갈고리에 달린 줄을 잡고 재빨리 성문 위로 기어 올라갔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성문 위에서 작은 구멍을 발견한 걸사령은 그 곳으로 갈고리에 달린 줄을 다시 내려보냈다.

 

 성문이 뚫렸을 때 적들이 들어오면 기름이나 뜨거운 물을 붓는 작은 공간이었지만 사람 한 명은 충분히 통과할 수 있었다.

 

 투두둑

 

 퍽 퍽

 

 정예병의 시체들로 날아오는 화살을 막고 있었지만 그것도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긴 창을 든 병사들이 방패로 몸을 가리고 그들의 목을 접수하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다.

 

 “으으윽 으.”

 

 다물간이 신음소리를 내며 가쁜 숨을 내쉬고 있을 때 하늘에서 떨어진 것 마냥 걸사령이 예의 그 넝마 같은 옷을 입고 나타났다.

 

 “왕자님 저를 따라 오십시오. 그리고 저들의 눈을 속이기 위함이니 저를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걸사령이 다짜고짜 품에서 작은 칼을 꺼내 왕자의 손가락을 찔러 피를 냈다.

 

 “아앗.”

 

 병사들이 막을 새도 없었다.

 

 “가만 보자 손톱을 먹인 쥐가.”

 

 걸사령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품에서 작은 쥐가 든 통을 꺼냈다.

 

 쥐를 손에 든 그가 쥐의 몸에 부적을 붙이더니 왕자의 손가락에서 나온 피로 알아볼 수 없는 글씨를 쓰고,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자 쥐의 형체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이.. 이게.”

 

 “왕자님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이 줄을 타고 올라가시지요.”

 

 “난 안 간다. 이들과 함께.”

 

 “왕자님. 살아남아야 복수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곧 신국에 변고가 생길 것입니다. 다소미 공주님은 생각도 아니하십니까?”

 

 다소미라는 말에 다물간의 눈이 번쩍 띄였다.

 

 “반드시 기회는 올 것입니다. 옥저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이 위기를 반드시 넘기셔야 합니다. 그리고 왕자님의 운명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푹 푹

 

 “으윽.”

 

 마지막 병사까지 쓰러지자, 성문 제일 안쪽에 웅크리고 숨어서 벌벌 떨고 있는 다물간의 모습이 보였다.

 

 개처럼 끌려 나온 다물간을 보던 도사 니과생이 별안간 벽력같은 소리를 지르며, 늘 들고 다니던 목검으로 다물간을 내려쳤다.

 

 “뭐 하는 거냐?”

 

 의자에 앉아 있던 다해부가 소리를 지르며 일어섰다.

 

 “자세히 보십시오. 저것은 다물간 왕자가 아닙니다.”

 

 “뭐라고?”

 

 도사 니과생의 말에 다물간을 내려다 본 다해부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물간의 갑옷만 땅에 떨어져 있었던 것이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갑옷 밖으로 부적을 등에 붙인 쥐가 기어나오고 있었다.

 

 “이게 어찌된 일이냐?”

 

 후환을 없앨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하던 다해부의 얼굴이 찌그러졌다.

 

 “아마도 저들 중에도 나만큼 도술을 부리는 자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뭐라? 얼마 도망치지 못했을 것이다. 병사들은 어서 추적하여 역적을 잡아들여라.”

 

 다해부가 역정을 내며 궁으로 돌아갔다.

 

 다물간을 추격한 병사들이 빈손으로 돌아왔음은 당연지사였다.

 

 다물간이 살아돌아감으로 인해 임존성을 둘러싼 공방전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침이 밝아왔다.

 

 어젯밤의 치욕을 갚기 위해 다물간의 진영에서는 효과적인 공성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었고, 임존성내에서도 수성을 하기 위한 논의가 한창이었다.

 

 “전하. 성문을 열고 친히 밖으로 나가 새로운 왕의 탄생을 공표하고 그들을 역도로 몰아야 합니다.”

 

 흰수염이 성성한 계륵추였다.

 

 작고 왜소한 노인이었지만 그의 말에는 힘이 들어있었다.

 

 “끄응.”

 

 다해부는 가타부타 대답없이 인상을 쓰고 있었다.

 

 그런 다해부를 보며 다해부 진영의 참모인 계륵추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기치창검을 준비하고 정예군을 뽑아 먼저 성문을 열고 나가야 합니다. 준수한 외모의 병사들에게 휘황찬란한 갑옷을 입혀 준비해 놓겠습니다.”

 

 “다물간은 창술의 대가요. 먼저 성문을 열고 나갔다가 패하는 날엔 우리 모두 목숨이 달아나게 될 것이오.”

 

 다른 대신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자그마치 원정군의 수는 5만이었다.

 

 임존성을 지키는 군사가 채 2만도 되지 않았기에 걱정스럽기는 다해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안위와 부, 명예만을 좇는 개로왕과는 달랐다.

 

 탁

 

 “거사를 치를 때부터 계륵추는 우리의 군사였다. 내 뜻이 그와 같으니 계륵추의 의견대로 따르라. 내가 친히 성문을 열고 조카를 맞겠노라.”

 

 다해부가 탁자를 칼로 자르며 소리치자 신하들은 감히 반대 의견을 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지만 다해부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불안까지 완벽하게 사라지지는 않았다.

 

 

 

 

 원정군이 임존성 앞으로 진영을 갖추어 진격을 하기 시작했다.

 

 끼이익

 

 임존성의 성문이 열리며 화려한 근위대와 함께 다해부가 왕에 걸맞는 백금갑으로 무장을 하고 나타났다.

 

 이는 효과가 있었다.

 

 일개 병졸들은 왕의 행차라는 것에 압도되어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저 자들이 무슨 흉계를 꾸미나 봅니다.”

 

 다물간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을 움켜잡았다.

 

 자하수가 다물간의 열화창을 잡으며 외쳤다.

 

 “아니 됩니다. 지금 저들의 진영엔 어마어마한 모사가 있습니다. 어젯밤 일을 잊으셨습니까? 또 다시 함정에 빠질 것입니다.”

 

 “으음.”

 

 노와 창을 맞고 죽어가던 병사들의 얼굴이 떠오른 다물간은 신음소리와 함께 창을 내려 놓았다.

 

 다해부와 함께 나온 계륵추가 다물간의 병사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원정군은 듣거라. 너희들은 지금 새로운 왕과 너희의 가족들이 있는 옥저의 수도를 공격하고 있다. 이 하나만으로도 삼족을 멸해야 할 대역죄이나, 새로 왕위에 오르신 초고왕 전하께서는 친히 자비를 베푸시어 너희들을 다시 받아주시기로 하였다. 이에 원정군은 속히 전하께 무릎을 꿇어 충성을 맹세하고 너희들을 역적의 길로 이끈 자들을 스스로 포박하여 바칠지어다.”

 

 원정군 병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전하 이제 때가 되었사옵니다.”

 

 계륵추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성 위를 바라보아라. 너희들의 가족들이다.”

 

 성위에는 과연 한 떼의 사람들이 빽빽이 올라와 있었다.

 

 "바우 아빠 이제 전쟁이 끝났대. 어서 와."

 

 "오빠. 어서 와."

 

 "여보. 지금 오면 우리도 다 살려준대. 어서."

 

 "아범아."

 

 "아빠. 아빠."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즐겁게 방방 뛰며 아빠를 불렀다.

 

 

 

 

 성벽 위에서 가족들을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우성처럼 들렸다.

 

 "여… 여보."

 

 "아이고. 우리 아이들이 저기서. 저기서."

 

 "어머니. 허리도 안 좋은데."

 

 사랑하는 아이와 부인의 얼굴을 본 남자들은 금방이라도 달려갈 것 같았고, 부모님을 마주한 자식들은 연신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계륵추의 일장연설은 계속되었다.

 

 “저들과 함께 역적으로 몰려 들판의 까마귀밥이 될 것인가? 그게 아니면 오늘 저녁은 집안에서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을 것인가? 원정군의 보급은 떨어져 가고, 이미 거대한 성을 보지 않았는가? 임존성은 쉽게 무너질 성이 아니다. 자신만을 위해 수많은 옥저의 백성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역적 다물간 하나의 목을 바쳐 초고왕의 근심을 덜고 가족의 안위를 보장받으라.”

 

 원정군 병사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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