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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부캐는 아이돌입니다
작가 : 강토글
작품등록일 : 2020.9.1

[아이돌물/아저씨/부캐/중년로맨스/힐링물/기사님은아이돌/훈훈물]

“박정생씨, 부캐라는 말 혹시 압니까?”

올해는 그야말로 부캐의 전성시대다. 부캐릭터의 준말인 부캐열풍은 지상파 예능에서 시작해 종편 예능, 인기 연예인들까지 퍼져, 처음엔 낯설던 부캐란 말이 이제는 일상처럼 쓰인다.

중년. 한때는 낯설던 ‘아저씨’란 호칭이 익숙해지고, 몸에 꽉 끼는 청바지보단 헐렁한 등산복이 편한 나이. 누군가 미래를 물으면 퇴직과 연금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나이. 젊은 날의 꿈이 이제는 술자리 안주거리로 전락해버린 나이.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지만 결코 그것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나이.

물론 누군가는 중년에도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미래를 꿈꾸며 매일을 신나게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지켜야할 가정이 있는 수많은 중년들에겐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본캐(본래의 캐릭터)를 바꿀 수 없다면, 본캐를 유지한 채로 부캐를 하나 더 만든다면 어떨까.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본래의 직업, 생활은 유지한 채 그저 아쉬움으로만 남겨두었던 일들을 부캐로 할 수 있다면 지루하기만 하던 삶이 조금은 즐겁게 느껴지지 않을까?

 
6화. 야, 너 나와!
작성일 : 20-09-15 00:46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4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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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생의 부모님은 정생이 기억하는 첫 순간부터 빵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물론 외환위기 당시 잠깐 문을 닫긴 했지만, 그의 부모님은 당신들의 능력이 되는 한 당신들의 가게를 지켰다. 새벽이면 아버지는 가게로 나가 빵을 구우셨고, 어머니도 형제들의 아침을 챙겨준 뒤엔 형에게 자신을 맡기고 부리나케 가게로 가셨다. 다섯 살 터울의 형 박보생은 어린 나이에도 꽤나 의젓해서 칭얼거리는 동생을 달래서 손을 잡고 학교에 등교했다.

 

 예쁘장한 외모에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았던 정생에 비해 보생은 초등학생 때에 이미 어지간한 중학생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있었다. 보통의 형제들은 어릴 때부터 툭하면 주먹다짐을 하며 서열을 세운다지만, 보생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동생에게 한 번도 손을 올린 적이 없었다. 오히려 바쁜 부모님 대신 정생을 알뜰히 챙겨 숙제도 도와주고, 준비물을 챙겨주었다.

 

 보생의 동생 사랑은 학교에서 유명했고, 자연스럽게 보생의 친구들도 정생을 친동생마냥 아꼈다. 그래서 으레 어린 남자아이들이 또래보다 왜소하거나 예쁘장하게 생긴 동성친구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생은 단 한 번도 그런 상황을 겪지 않았다. 또 주기적으로 부모님이 빵을 반에 돌리기도 했고, 정생 또한 그리 모나지 않은 서글서글한 성격이라 맹세코 정생은 학창시절 내내 단 한 번도 “너, 나와!” 식의 시비를 들은 적이 없다. 험상궂은 표정의 이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윽박지르는 상황도 말이다.

 

 그런데 이제 겨우 한달 남짓 살아온 정바른에겐 아닌가 보다.

 

 “안녕, 나 왔어!”

 

 새벽부터 뼈빠지게 집안일에 택배일을 마치고, 부랴부랴 달려왔더니 평소와 달리 연습생들이 한데 모여 있다. 몇몇은 주저 앉거나 구석에서 흐느끼고 있고, 몇몇은 정생을 보자 놀라며 속닥거리거나 일부는 노골적으로 그를 노려본다.

 

 정생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지만, 일단 연습실 안으로 들어간다. 연습생들이 모인 벽면엔 뭔가 커다란 인쇄물이 붙어있다. 대충 훑어보니 저 인쇄물이 원인인 듯 싶다. 그는 인쇄물 가까이 다가가고, 그의 움직임에 연습생들이 길을 터준다.

 

 인쇄물은 <아이돌 콜로세움>의 참가자 명단이다. 큼직하게 적힌 <아이돌 콜로세움>이란 글씨에 정생은 잠시 멈칫한다. 잠시 연습생 생활에 취해 잊고 있었지만, 자신은 저 프로그램에 참가해 강회장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이곳에 있었다. 그러니 강회장의 빽으로 연습생이 되었듯, 저 명단에도 자신의 이름이 있을 터다. 며칠 전, <아이돌 콜로세움>의 오디션에 대해 얘기하던 시후의 얼굴이 잠시 떠오른다.

 

 ‘A조 윤설, 박사현, 최재실 … B조 문서우, 남종훈 … C조 소은하, 장한성. … 정바른.’

 

 연습생들의 이름 옆에는 오디션 성적이 적혀 있다. 댄스, 보컬, 랩, 비주얼, 인성. 이렇게 5가지다. 각각 대학교 성적 매기듯 A+부터 F까지 등급이 나눠져 있고, 그 합계성적으로 등수를 매겼다. 당연하겠지만 상위권은 대부분 A조, 중위권은 대부분 B조, 하위권은 대부분 C조다. 전에 최비서에게 듣기로 <아이돌 콜로세움>은 상위권일수록 화면에 잡히는 시간이 길고, 하위권일수록 찰나로 지나간다.

 

 그리고 정생의 이름 옆엔 인성을 제외한 모든 성적이 ‘-’로 표시되어 있다. 인성은 담당하는 트레이너들이 평소 생활태도를 보고 평가하는 항목이라 그런 모양이었다. 또한 그의 이름은 위의 49명이 줄줄이 붙어 적혀있는 것과는 달리 애초에 구분되듯 몇 줄 띄워져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니 당사자인 연습생들은 더하겠지.

 

 참가자 명단 옆에는 탈락자 명단의 성적도 순서대로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제일 위에 있는 이름은.

 

 “양시후…?”

 

 정생의 얼빠진 목소리에 기다렸다는 듯 사나운 외침이 들려온다.

 

 “야, 너 뭐야. 너가 뭔데 A조를 제끼고 <아이돌 콜로세움> 참가자가 되냐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엔 창백한 표정으로 정생의 시선을 피하는 시후와 몇몇 연습생들이 무리지어 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운동복 차림에도 모두 화려한 외모의 소년들이다. 소리를 지르는 건 그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큰 근육질의 소년 장한성이다. 짧은 스포츠머리에 선이 굵은 남성적인 외모의 한성은 정생과 같은 C조라 이전에도 몇번 마주친 적이 있다. 한성은 연습생들 사이에서 ‘광덕의 최애’라 불릴 정도로 모든 운동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고, 댄스에도 수준급의 실력을 갖고 있어 최근엔 같은 회사 남자아이돌들의 백댄서로 무대경험을 익히고 있다.

 

 “야, 낙하산. 애초에 저기 나가려고 여기 들어온 거지? 오디션 보면 떨어질 거 뻔하니까.”

 “한성아, 진정해. 바른이도 이렇게 될 줄 몰랐을 거야. 그렇지?”

 “아니 형은 화도 안 나요? 갑자기 듣보 낙하산이 형 대신 데뷔조 프로그램 나가는거?”

 “후형, 성이형 말이 맞아요. 이건 좀 아닌 거 같아요. 낙하산 형은 오디션도 안 봤잖아요.”

 

 시후의 뒤에 숨어서 정생과 같은 연습생 C조 소은하가 말했다. 그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현재 RH엔터 연습생 중 최연소 연습생이자 현재 데뷔 10년차의 명품 아역배우다. 돌이 막 지났을 때부터 예쁜 외모로 기저귀 광고와 디저트 광고에 출연해 데뷔한 은하는 현재는 인기 주말드라마의 막내손자 역할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본래 RH엔터 소속 배우였고, 최근 자신의 의지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아무래도 방송일을 겸하다보니 같은 조라고 해도 정생과는 몇번 본 게 다였다.

 

 은하의 말에 시후는 쓰게 웃으며 정생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정생은 마음이 아프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강회장에게 그만두겠다고 해야할까, 고민이 된다. 그러나 그의 침묵이 한성 일행에겐 다르게 보인 모양이었다.

 

 “야, 낙하산. 너 대체 누구 빽이야. 대체 누구 빽이냐고!”

 “한성아!”

 “성이형, 소문에는 낙하산형이….”

 

 한성의 신경질과 그걸 진정시키는 시후, 옆에서 말을 얹는 은하. 그리고 그걸 지켜보며 쑥덕대는 연습생들 사이에서 정생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다. 물론 처음부터 예견된 상황이긴 하다. 자신이 추가인원이 될 줄 알았지, 기존 인원을 탈락시키고 들어갈 줄은 몰랐다는 게 문제지. 역시 지금이 자신이 19살 정바른이 아니고, 그건 부캐일 뿐이란 것을 밝힐 때인가. 정생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는데, 시끄럽게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 속에 누군가 쿵! 하고 문을 열어젖힌다.

 

 “다들 조용히 해.”

 

 그 순간, 금방이라도 싸움이 날 것 같던 분위기가 경직되고 모두의 시선이 한 곳에 모인다. 그곳엔 A조 연습생이자, 이번 <아이돌 콜로세움> 1위 윤설이 있다. 사실 정생은 그를 오늘 처음 만났지만, 설은 연습생임에도 이미 팬클럽이 있을만큼 유명해 얼굴을 알고 있다. 설은 과격한 등장과는 달리 무표정한 얼굴로 여유롭게 정생에게 걸어왔다. 그의 표정엔 다른 이들과 같은 분노나 짜증 따위가 담겨있지 않다. 그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본다.

 

 “아저씨. 아저씨가 그 낙하산이에요?”

 “나, 나는….”

 “여기서 아저씨가 정말 19살이라고 믿는 사람 거의 없어요. 몇몇 뇌가 순수한 애들이나 그렇게 생각하지..”

 

 설의 말에 정생은 놀란 눈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사실 자신이 19살 정바른이라고 소개했을 때, 아무도 뭐라 하지 않기에 자신도 신기하던 차였다. 그런데 자신을 바라보는 연습생들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인다. 시후 또한 정생을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 설이 말을 잇는다.

 

 “아저씨, 우리가 우스워 보이죠? 애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겉멋만 들어서 그냥 노는 거 같고.”

 “아니,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정생의 대답에 설은 그저 피식 웃는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이다. 아니, 조금은 귀찮고 조금은 짜증난 것 같기도.

 

 “뭐 그렇다고 합시다. 그런데요 아저씨. 겨우 며칠 연습생 생활 해봤다고 다 아는 것처럼 굴지 마요. 얘네들 모두 교복도 입기 전부터 아이돌 되겠다고 아침부터 밤까지 춤추고, 노래했어요. 살찌면 안되니까 과자 하나, 밥 한 공기 마음대로 못 먹고 친구도 제대로 못 사귀고 오로지 아이돌 하나만 보고 여기 이렇게 살아요. 그런데 갑자기 웬 아저씨 하나가 아이돌을 한다고 시험도 안 치고 연습생으로 들어오더니, 이젠 방송까지 나간다는데 화가 안 날리가. 양시후 쟤가 얘기 안 했어요? 이번 방송 끝나면, 데뷔조 당분간 없을 거라고. 누구는 빽으로 오디션도 안 보고 나가는 그 방송, 얘네는 인생이 달린 도전이었어요.”

 “….”

 “그러니 증명해봐요. 얘네들보다, 양시후보다 아저씨가 낫다는거. 안 그럼 우리 강대표님 찾아갈 겁니다.”

 

 설은 정생에게 <아이돌 콜로세움> 오디션 48, 49위 소은하, 강한성 그리고 51위 양시후와의 대결을 제안한다. 처음에 난감해하던 시후는 이내 결심을 굳힌 듯 고개를 끄덕이고, 은하와 한성은 당연히 찬성이다.

 

 “그래, 하자. 대결.”

 

 정생도 이대로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그럼 대결은 일주일 뒤, 오늘. 심사는 우리 연습생 전원과 트레이너쌤들을 모시고 월말평가 형식으로 할 겁니다. 주제는….”

 

 설은 느릿한 시선으로 주변을 훑어본다. 그리곤 이내 씨익 미소 짓는다.

 

 

 
작가의 말
 

 당분간은 과제 때문에 분량이 줄어들어요ㅠㅠ 대학생여러분들 모두 힘냅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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