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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러나 그는 죽지 않는다
작가 : 에르노
작품등록일 : 2016.10.5

누군가 그를 미친듯이 원한다! 영문도 모른 채 쫒기는 소년, 그는 어째서 납치당하는가?
벗어날수록 옭아매오는 그물, 그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치명적인 음모가 정체를 드러낸다!

강대한 라니냐 제국의 볼모가 되어버린 도림 왕국의 태자, 상냥하고 친절하나 실은 비성숙한 자아에 고통받는 그는 제국을 적대하는 식민지 독립파에 의해 납치당하고 만다. 탈출을 시도하고 흉악한 적들과 추격전을 벌이며 이색적인 해적과 조우한다. 스릴 넘치는 모험과 풋풋한 사랑을 통해 자아의 성장을 일궈나가는 다크판타지.



표지는 핀터레스트 펌입니다.

 
20.협상의 행방
작성일 : 16-10-23 17:05     조회 : 1,005     추천 : 0     분량 : 1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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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선화는 단검을 어루만졌다. 선화의 침대 위에 놓여있었던 그 단검이다. 서슬어린 칼날에서 빛이 어른거렸다. 이와 같은 칼날이 대체 몇 명의 목숨을 앗아갔는지. 파란장미당 당수도 암살당했다. 정국은 완전히 소용돌이에 빠져버렸다. 적장미당과 청장미당 사이의 유혈사태도 걷잡을 수 없이 빈발했다. 이번 사태로 지금까지 쭉 쌓여왔던 앙금이 터져버리고 만 것이다.

 

  이제 궁전은 처음 왔을 때처럼 화사한 분위기가 아니다.

 

  상관없는 이야기긴 하지만, 최고위 사제들이 초청강의를 위해 한 제국령으로 떠나다가 불운의 추락사고로 모두 죽었다고 한다. 그 사제들은 모두 ‘신’에의 제사에 참여했던 자들이다. 그래서 세간에는 이것이 제사에 의한 대가가 아니냐고 말한다. 어쩌면 지금 양당의 갈등도 그 대가일지도 모른다.

 

  “선화님. 점심 안 드시나요?”

 

  헬라의 목소리가 들리자 선화는 단검을 후다닥 숨겼다. 그러고는 최대한 미소를 지으며 헬라를 반겼다.

 

  “아, 으응. 오늘은 입맛이 좀 없네.”

  “후후. 안 돼요. 오늘은 동방풍의 백반이랍니다. 선화님이 안 오시길래 제가 직접 들고 왔지요.”

 

  선화는 백반이 놓인 커다란 판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탁자에 세팅하기 시작했다. 그릇을 놓을 때마다 달가락, 달가락 그리웠던 소리가 울렸다. 선화는 천천히 일어서서 헬라의 뒤로 갔다.

  “고마워. 일부러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고.”

 

  “물론이죠. 전 선화님의 시종인인 걸요.”

  “시종인이라.”

 

  헬라는 상냥하다. 마치 어머니처럼. 나는 헬라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방의 시종인은 주인의 머릿결을 자르니?”

  선화는 헬라의 등 뒤에 단검을 겨누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알아챈 헬라는 일단 멈추었다.

 

  “선화님? 왜 그러시나요?”

  “움직이지 마.”

 

  선화는 쓸개를 삼키듯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난 정말 헬라를 의심하기 싫어. 그런 생각조차 하기 싫고. 하지만, 하지만 모든 경우를 생각해봐도 범인이 너로밖에 귀결돼. 어째서? 문으론 들어올 수가 없어. 너와 내가 가진 열쇠가 없는 이상. 이 궁전의 열쇠장이에게 물어보니까 이 궁전의 마스터키는 오로지 황제만이 가지고 있댔어. 근데 황제가 나한테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헬라는 침을 꿀꺽 삼켰다.

 

  “후후. 선화님. 착각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범인은 창문으로 들어왔어요. 제가 그 때 창가의 보풀을 보여드리지 않았나요?”

  “보풀?”

 

  선화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하하. 헬라, 난 바보가 아냐. 밧줄을 통해 이 방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바로 위층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야 돼. 그게 아니면 걸 곳이 없어. 하지만 이 방의 위층은 서고야. 나는 서고의 모든 창가를 살펴봤어. 보풀이 하나도 없더라고? 범인이 멍청한 걸까? 창가의 보풀은 치웠으면서 내 방의 보풀은 남겨두고? 그것보다 누군가의 조작이라고 보는 게 합당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방문으로 들어올 수 있는 나 빼고 유일한 사람이 의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한 조작이라든가.”

 

  헬라는 말이 없었다.

  선화는 이빨을 뿌득뿌득 갈았다.

 

  “솔직히 말해줘, 헬라. 대체 왜 그랬어? 우린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누가 사주한 거야? 의회야? 말 해!”

 

  헬라는 대답하는 대신 몸을 돌렸다. 선화는 깜짝 놀랐다. 헬라는 무표정했다. 무서웠다. 선화는 위축되어서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가, 가만히 있어!”

  헬라는 재빨리 손을 움직여 선화가 쥔 단검을 낚아챘다. 그 충격에 떠밀린 선화는 땅바닥에 넘어졌다.

 

  선화는 공포서린 눈빛으로 헬라를 올려다보았다.

  “이번에는 머리카락만으로 끝나지 않는 거구나. 그렇지?”

 

  헬라는 고개를 저으며 단검을 주머니 안에 넣었다.

  “틀렸어요. 저는 선화님의 목숨을 빼앗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선화님의 적이 아니에요. 그리고 전 의회의 사주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럼 누구의 사주야?”

  헬라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말했다.

 

  “황제입니다. 이제는 말 할 때가 된 것 같군요.”

  선화는 충격 받아 눈을 크게 떴다.

 

  “황제? 황제가 나한테 이런 짓을 하라고 시켰다고? 아니, 대체 왜? 황제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어! 날 속이려는 거면 더 이상 안 넘어가!”

  “안 믿으신다면, 본인에게 직접 확인받는 수밖에 없지요. 다만 제가 선화님을 얕본 건 사과드립니다. 설마 이렇게까지 해서 진상을 알아내리라곤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그럼, 저를 따라오십시오.”

 

 헬라는 방에서 나갔다. 선화도 덩달아 따라 나갔다. 헬라는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올라 황제의 집무실을 향해 나아갔다. 워낙 빨라서 선화도 속도를 올렸다. 기시감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헬라는 선화의 뒤를 따랐는데, 지금은 내가 헬라의 뒤를 따르다니.

  집무실에 도착한 헬라는 노크도 안 하고 문을 덜컥 열었다. 그런데 문 앞의 경비병은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 선화도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황제는 저번에 본 것처럼 서류 작업을 하고 있었다.

 

  황제는 고개를 올려 선화가 아닌 헬라를 먼저 봤다.

  “무슨 일인가?”

 

  “황제폐하. 죄송합니다만, 제 실수로 인해 이제 선화님께 모두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아.”

 

  황제는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지. 책망은 하지 않겠다. 자아, 그럼. 선화는 어디까지 아는 거지?”

 

  “제가 황제폐하의 사주를 받아 협박을 한 것까지 압니다.”

  “그렇군.”

 

  에드워드 황제는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선화는 초조한 눈빛을 띠었다. 탁자를 보니 한 신문이 놓여있었다. 황제의 친척 몇 명이 실종되었다는 기사가 1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마침내 황제가 입을 열었다.

 

  “좋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말해주지. 너도 알고 있었을 거야. 내가 의회를 싫어한다는 거. 그래서 혁파하고 싶었지. 물론 네 앞에서는 장난인 것처럼 말했지만, 그건 진심이었어. 제국의 위기를 돌파하는 데는 도림 왕국처럼 절대왕권이 필요하다 생각했거든. 그리고 기회가 왔지. 대자 납치 사건이 촉발한 의회 양당의 식민지 처우 문제 논쟁이 심각해져만 갔어. 그러던 어는 날, 적장미당 당수가 암살당했지.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몰라. 아무래도 식민지 독립파 쪽 인간들이 아닌가 싶지만. 어쨌든 이것이 기회였지. 나는 내 정보원을 이용해 청장미당 당수를 암살하고, 양당 간의 유혈 분쟁을 조장했어. 아, 참고로 헬라도 내 정보원 중 한 명이야.”

 

  선화는 원망스러운 시선을 헬라에게 주었다. 헬라는 ‘후후’하고 웃어 보일 뿐이다.

  황제는 말을 이었다.

 

  “일은 수월하게 진행되었지. 언론은 내 편을 들어주었고, 무능한 의회를 공격했지. 그 누구도 내 노림수라곤 생각을 못 했지. 그동안 의회의 부정이 쌓인 것도 한 몫 했지만 말이야. 그런데 내 계획에 네가 끼어들려고 했었어. 그래, 저번에 네가 태스크 포스를 만들어 이 문제를 좀 해결해 보고 싶다고. 나쁜 생각은 아니야. 하지만 내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게 문제였지. 그래서 난 널 협박했다. 말로는 안 되니까. 가끔은 행동이 훨씬 효과적인 법이지.”

 

  선화는 눈을 부라렸다.

  “그래도 제 머리카락을 자를 건 없잖아요?”

 

  “뭐? 그랬어? 하지만 그건 내가 하라고 한 게 아냐. 헬라가 한 거지. 왜 그랬어?”

  헬라는 후후 웃고는 대답했다.

 

  “사실 말하자면 선화님의 뒷머리가, 음, 선화님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정갈하지 않았어요. 어느 한 부분이 균형에 안 맞게 툭 튀어나왔죠. 그래서 협박도 할 겸 머리손질도 할 겸 그걸 이용한 거죠.”

 

  선화는 입술을 비틀었다.

 

  “근데 너무 많이 자른 거 아닌가요?”

 

  “전 미용사 경험이 없으니까요. 죄송해요. 후후.”

 

  황제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 해서 지금에 이른 거야. 이제 의회는 마비상태지. 정국은 멈췄고. 내 충실한 관료들은 이걸 보고만 있지 않아. 얼마 안 가 개헌 논의를 하고, 실제로 개헌하여 황제독재체제로 개편할 생각이다. 의견을 내야할 의회는 이 모양이니 뭘 할 수 없고. 그리고 여론, 즉 대중들의 분위기도 중요해. 여론은 내 편이지. 뭐, 다 내 생각대로 됐군.”

 

  선화는 입을 다물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건만, 이렇게 치밀한 뒷공작을 하고 있던 건가?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전부 말 한 것 같지 않아. 그런 반쪽의 진실이 황제의 설명을 통해 윤곽이 잡혔다.

 

  선화는 심호흡 했다.

  “황제폐하, 설명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전부 말하신 것인가요? 황제폐하가 말하신 건 반쪽 뿐인 진실이란 생각이 듭니다. 즉, 교묘한 거짓이란 거죠.”

  “허?”

 

  황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선화의 오라버니처럼.

 

  “내가 지금 거짓말을 했다는 건가?”

  “아뇨. 황제님은 아마 가능한 한 알려줄 수 있는 사실만을 말했겠죠. 하지만 제가 보는 또 다른 진실은 따로 있습니다. 폐하, 저는 지금도 저와 폐하가 처음 만난 날은 기억합니다. 그 날, 신에게 제사를 치르며 제국의 계승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해결책을 물었고, 신은 대자를 조언했고 그 구체적 인물까지 거론했다 하였죠. 그것이 저와 제 오라버니고요. 그리고 그 제사에는 황제폐하, 의회의 당수, 힘 있는 친척, 고위사제들이 참석했다고 했습니다.”

 

  선화는 잠시 멈추고 말을 이었다.

  “지금 그 중에서 멀쩡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당수는 전부 암살당했고, 황제와 가장 혈연적으로 가까웠던 친척 분들은 실종되었으며, 고위사제들은 사고로 죽었습니다. 오로지 황제폐하만이 살아계시죠. 그리고 친척과 고위사제 건은 지금 정국의 소용돌이 탓에 훌륭하게 묻혀버렸죠. 폐하?”

  선화는 황제를 노려보았다.

 

  “진실은 무엇입니까? 그 날, 신에의 제사가 있던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정확한 내용은 무엇이죠? 대체 무엇이었기에 폐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이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던 겁니까? 정말로 계승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들은 게 맞는 겁니까? 진실은...... 뭐죠?”

  황제는 미소를 지으며 턱을 어루만졌다.

 

  “이거 참. 어쩌면 네 오라버니보다 네가 더 적합할 수 있겠구나. 추리한 건 좋아. 하지만 알려줄 순 없어. 내가 방금 말한 것에 최대다. 그 이상은 못 알려줘.”

  선화는 찜찜하단 표정을 지으며 서 있다가 목례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선화는 집무실을 빠져나와 다시 대자의 방으로 갔다. 헬라도 어느새 따라왔다.

 

  선화는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헬라를 보았다. 다른 건 다 좋아도 헬라에게 속았다는 것이 너무 속상했다. 믿었는데.

  “헬라가 날 속였을 줄은 몰랐어. 게다가 황제의 정보원이었다고?”

 

  “후후, 선화님. 사람들은 모두 거짓을 안고 있지요.”

  선화는 소리쳤다.

 

  “하지만 난 너한테 숨기는 것 없었어!”

 

  “정말인가요?”

  헬라는 실눈을 뜨며 미소 지었다.

  “선화님은 제게 선화님의 ‘모든 것’을 알려주었나요?”

 

  선화는 순간 굳었다.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미안. 내가 흥분했어. 잠시 나가 있어줘. 혼자 있고 싶어.”

  헬라는 고개를 숙이고 나갔다.

 

  선화는 책상에 엎드리고 흐느꼈다. 그렇다. 원래 이런 거야. 이곳은 고향이 아니야. 도림의 궁궐이 아니야. 나는 지금 적진의 한복판에 있어. 그것도 모르고 들뜬 건 나야. 이런 곳에서 어머니가 줄 법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라다니, 난 바보야. 아니, 그 이전에 내 엄마도......

  앞으로 헬라랑 어떻게 지내야할까. 그런 걱정이 먼저 들었다. 답은 하나일 수밖에 없다. 지금은 우선 잘 지내야 한다. 사이를 회복하고, 예전처럼.

 

  손봐주는 건 그 다음에, 언제든지.

 

  선화는 모골이 송연해졌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 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선화는 입을 앙 다물었다. 입가에 균열이 생겼다. 좀 더 크게.

 

  어둠이 내리깔려간다.

 

 

 

 

 

 

 

 

 

 

 

 

  이도는 자신이 이렇게 빨리 렐리아나 항구로 돌아오게 될 줄은 몰랐다.

 

  이도는 배에서 내리며 항구를 둘러봤다. 여전하다. 하지만 달라졌다. 이도의 뒤로는 일곱 척의 제국 전열함이 정박하고 있다. 물론 독립파의 전열함도 있다. 상당한 숫자의 제국병이 대자와 총독을 호위하기 위해 동행했다. 이런 조건에서는 독립파도 섣불리 싸움을 걸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까지 상식 밖의 일을 저지르지는 않을 거라 총독은 판단한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도는 고개를 뒤로 돌리며 소니아와 메이를 바라봤다.

 

  “둘은 대체 언제까지 싸울 건가요?”

  소니아는 이빨을 곤두세웠다.

 

  “이 망할 계집이 자꾸 내 손을 잡으려고 하잖아!”

  메이는 곧바로 소니아의 입을 손으로 덮어버렸다.

 

  “소냐, 어린애는 그런 나쁜 말 하면 안 돼. 착하지?”

 

  그러고는 소니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니아는 길길이 날뛰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메이의 힘은 상상이상이었다. 메이는 측은한 눈빛으로 소니아를 바라봤다. 정말로 소니아를 머리 이상한 친구라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 소니아는 주위의 이도, 돌격대장, 아리아, 슈리, 루카를 차례대로 바라보며 소리쳤다.

 

  “야! 니들! 저번부터 왜 하나도 날 안 도와줘! 빨리 얠 떼어놓으라고!”

 

  아리아는 킥킥 웃었다.

 

  “크흡. 언니도 이제 천적을 만난거지, 뭐. 크크큭. 내 기분을 잘 느껴보라고.”

  소니아는 또 난동을 부렸지만 또 메이에게 제압당했다. 메이는 자신 있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걱정마세요. 제 고향에서는 이런 아픈 친구들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치료했던 적이 많아요. 소냐도 분명히 나을 수 있을 거에요.”

 

  “이 쥐방울만한 게!”

  모두들 와하하 웃었다. 이렇게 소니아의 진이 빠져버리면 독설을 할 수 없어서 이득이었다.

 

  슈리는 소니아를 살짝 흘겨보며 말했다.

 

  “천하의 소니아가 굴욕을 당하다니, 꼬맹이가 되기 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요.”

  소니아가 슈리를 찌릿 노려보자 슈리는 고개를 돌렸다.

 

  이도가 말했다.

 

  “지금처럼 되기 전에는 어땠는데?”

  “엄청났죠. 키가 이도보다 더 컸고, 행실도 아주 싸움닭 그 자체였죠. 다행히 마법연구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읍읍!”

 

  소니아는 슈리의 입을 막았다.

  “이 맹랑한 년, 많이 컸다?”

 

  그러나 메이가 소니아를 제압했다. 소니아는 분통을 터뜨렸다.

  “너 인마! 진짜 가만 안 둘 줄 알아!”

 

  “오호호호! 실로 유쾌하군요!”

  슈리는 깔깔 웃었다.

 

  “어린이들끼리 잘 노넹~ 캬하하!”

  루카도 소니아를 비웃었다. 소니아는 루카를 향해 헛발질했다.

 

  “정신지체박약아 주제에 날 비웃어? 감히!”

  그것마저 메이한테 저지당했다.

  결국 소니아는 고분고분해졌다.

 

 

 

  그들은 총독을 따라 독립파와의 협상장소로 갔다. 이도는 갑자기 떠오르는 바가 있어 아리아에게 물었다.

  “아리아, 독립파는 어떻게 군수품을 얻는 거야? 자체 생산인가?”

  “자체 생산이라니. 그렇게 수준이 높진 않아. 전부 밀수한 거지.”

 

  밀수. 이도는 독립파와의 협상자리가 의문스러워졌다. 물론 독립파가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긴 하지만, 정말 그들이 핵심인지는 의심이 간다. 독립파의 군수품은 전부 밀수로 조달한다. 그리고 밀수무역의 대장은 무역협회장이다. 그렇다면 사실상 독립파 총사령관보다 식민지 무역협회장의 힘이 더 세다고 봐도 무리는 없다.

 

  이도는 앞에서 걸어가는 드레이크 총독에게 물었다.

 

  “드레이크 총독. 혹시 이 자리에 무역협회장도 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중요한 자리니까요. 하지만 협상에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무역협회와 독립파는 다른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그 무역협회장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습니까?”

 

  “협상 장소는 독립파의 요구에 따라 렐리아나 선술집에서 행하기로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바로 그 옆의 선술집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겠나 싶군요. 대자님, 무엇을 하시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조심해야 됩니다.”

 

  그들은 어느새 렐리아나 선술집에 도착했다. 이도는 아리아, 소니아만 따로 빼내어 같이 옆의 선술집으로 가기로 했다. 메이의 안전을 위해 돌격대장이 옆에 붙고 슈리와 루카도 함께 렐리아나 선술집 앞에서 기다리게 했다. 총독은 이도를 실눈 뜨고 쳐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리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도. 협상 자리에서 말할 건 정해뒀어? 그리고 총독 빼놓고 이렇게 독단적으로 해도 되는거야?”

  “괜찮아. 모두 제국의 대자법에 있는 사항이니까. 대자는 특정 현안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태스크포스를 결성하여 해결을 도모할 권리가 있어.”

 

  “진짜? 뭐, 그럼 됐지만.”

  이도는 목을 좌우로 꺾었다. 뚜두둑 소리가 났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는 이미 정해뒀어. 잘 될지 어떨지는 잘 모르지만.”

 

  이도는 어젯밤 고뇌했었다. 어른의 세계가 무조건 피비린내 날 필요가 있는 걸까? 그건 서방에만 그런 것 아닐까, 말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이도는 자신이 동방에서 배웠던 것들이 쓸모 있기를 바랐다.

 

 허무하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더 나은 선택.

 

  그래. 더 나은 선택일 거야.

 

  이도는 선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은 이도의 풍모를 보고 놀라는 기색이다.

  이도는 말했다.

  “이곳에 무역협회장 있나?”

 

  “아, 아, 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주인은 한 별실로 그들을 안내했다. 이도는 방문을 똑똑 두드렸다.

  “실례지만, 안에 무역협회장 있습니까?”

 

  동굴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가 방문을 넘어 들려왔다.

  “있습니다.”

 

  “나는 제국의 대자, 이도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잠시 조용하더니 다시 목소리가 울렸다.

 

  “들어오십시오.”

  이도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소니아와 아리아도 따라 들어왔다.

 

  원형의 6인용 탁자가 놓여있었다. 무역협회장은 정면이 보이는 위치에 앉아있었다. 손은 깍지를 끼고 있고 팔꿈치는 탁자 위에 대고 있다. 여자였다. 그것도 상당한 미모의. 아름다운 터키석 빛깔의 눈을 하고 있다. 입술 오른편에는 눈에 띄는 점이 박혀있다. 머리카락은 연초록색이었으며 앞머리는 정갈하게 빚어 내렸고 뒷머리는 오른쪽으로 향하게 묶고 크게 땋아 어깨 위에 내려놓았다.

 

  이도는 소름이 끼쳤다.

  희아와 닮았다. 게다가 그녀에게서 불길한 기운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엘리자는 엷은 미소를 띤 채 이도를 바라보았다. 이도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그녀 뒤에 서 있는 호위병을 보았을 때, 이도는 경악했다.

  “이럴 수가.”

 

  리나였다. 저 고양이상. 확실하다. 아리아와 소니아도 눈치 채고는 경계했다. 이도는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리나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무역협회장을 째려봤다.

 

  그 다섯 척의 쾌속선은 독립파가 아닌 무역협회가 보낸 것이었군.

 

  이걸로 확실해졌다. 독립파 총사령관은 중요하지 않다. 무역협회장이 더 영향력이 강하니까.

  “이런, 이런. 대자님. 처음부터 무섭게 보시면 제가 슬프답니다. 그리고 우리 리나를 아는 눈치더군요. 리나, 저분들을 본 적이 있나요?”

  리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 리나는 없다는데, 흐음, 어디서 닮은 사람이라도 보신건가요?”

 

  무역협회장은 뻔뻔하게 웃었다.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제 이름은 엘리자입니다. 알다시피 식민지 무역협회의 무역협회장을 맡고 있지요. 그럼 묻건데, 대자님은 무슨 용건으로 저를 찾아오신 건가요? 앉으세요.”

 

  이도는 살짝 긴장을 풀고 의자에 앉았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엘리자는 위압감이 남달랐다. 얕볼 상대가 아니야.

  “식민지의 분쟁의 끝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협상을 하고자 하는 겁니다.”

 

  엘리자는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독립파 총사령관은, 음, 그 사람은 총독이랑 있는 겁니까?”

 

  “네. 하지만 나는 독립파 총사령관과 협상하는 것보다 무역협회장과 협상하는 것이 더 실효성이 있으리라 판단했습니다.”

  “맞아요. 실제로도 그렇죠. 하지만 총독은 좀 정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대자님처럼 유연한 사고를 못 하는 것 같더군요. 좋아요. 식민지의 분쟁을 끝내고 싶다라. 저희 측의 요구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겠죠? 오로지 제국의 철수뿐입니다. 지금까지 저희 측의 요구를 바꾸려고 수많은 협상이 벌어졌지만, 바뀌지 않았죠. 후후. 대자님은 얼마나 다를지 볼까요?”

 

  이도는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여기 와서 제가 느낀 바가 많습니다. 특히 신대륙의 정신은 소른대륙의 정신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제국과도 다르고 도림과도 다릅니다. 제국과 도림이 한 가지 공유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명분입니다. 실리보다는 명분을 중시하죠. 제국은 의외로 안 그럴 것 같지만,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대자나 신 등의 요소를 파헤쳐보면 그런 면이 여실 없이 드러나죠. 하지만 신대륙은 다릅니다. 물론 저는 원주민은 배제하고 말하는 겁니다. 이주민을 대상으로 말하는 거에요. 여하튼 그들은 실리를 중시합니다. 명분은 없어도 좋다, 이거죠. 그런 면이 비도덕적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사실 명분을 중시하는 곳에서 무턱대고 대자 납치 같은 무식한 짓을 할 리도 없는 것이죠. 안 그렇습니까?”

 

  엘리자는 미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흐응. 흥미롭습니다만,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동방사람들은 항상 빙빙 돌아서 좀 따라가기 어렵더군요.”

  이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합니다. 제국은 식민지 이주민 사회에 간섭하지 않겠습니다. 당국도 철수할 것이고요. 하지만 독립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표면적으로 이주민 사회는 제국에 속해있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독립이나 마찬가지지요. 제국으로서는 명분을 얻을 수 있고, 이주민 사회로서는 실리를 얻을 수 있지요.”

 

  엘리자는 입술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고래를 갸웃거렸다.

 

  “흥미롭네요. 지금까지 누구도 그런 말은 안 했어요. 괜찮네요.”

  “그러면 교섭 성립입니까?”

 

  “아뇨.”

  엘리자는 씩 웃었다.

 

  “보통이라면 됐겠지만...... 저희는 그냥 문제가 아니거든요.”

 

  이도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이지?

  “아니. 당신들이 원하는 건 이정도면 다 준 거 아닙니까?”

 

  “후후. 대자님, 어른의 세계란,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답니다. 대자님이 과연 어디까지 아시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보기엔 더 알아야 할 것 같네요.”

  엘리자는 리나에게 말했다.

 

  “리나. 이 분들을 선술집 앞까지 모셔다 드리도록.”

 

  “잠깐만요!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알아먹게 좀 설명해 봐요!”

 

  엘리자는 어깨를 으쓱였다.

  “대자님,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어떻게 하면 아이가 생기는지 잘 안 알려주죠. 그렇다면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아는 걸까요? 스스로 아는 거죠. 대자님, 아시겠죠? 한 번 스스로 알아보세요.”

  리나는 앞으로 나섰다.

 

  “자, 모두들. 나갑시다, 나가.”

 

  이도는 더 말을 하려다가, 소용없음을 깨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소니아와 아리아를 데리고 선술집을 나갔다. 리나가 배웅해줬지만 하나도 안 기뻤다.

 

  별실 안에 남아있는 엘리자는 떨리는 손가락을 핥았다.

  “하마터면 ‘못’ 참을 뻔 했네.”

 

 

 

  이도는 계단에 풀썩 앉고는 고개를 숙였다.

  “내가 뭘 놓친 거지? 아리아, 너는 알겠어?”

 

  “글쎄다, 나도.”

 

  소니아는 이도의 궁둥이를 발로 툭 찼다.

 

  “바보 같은 놈. 협상을 하는데 너처럼 솔직하게 하는 놈이 어디 있어?”

 

  “동방에서는 이렇게 하는데...... 하아.”

  “동방은 동방이고, 여긴 신대륙이잖아? 그럼 좀 다르게 해야지. 저놈들은 보통내기가 아니야.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데 도가 텄지. 으이그.”

  아리아는 이도 옆에 앉아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괜찮아. 내가 생각하기엔 괜찮게 한 것 같은데?”

 

  “위로 안 해줘도 돼.”

 

  의기소침해진 이도를 머리를 긁었다. 내가 그들을 너무 우습게 본 걸까? 부끄럽다. 그 인간한테 비꼼까지 당했다. 아리아가 보는 앞에서 굴욕을 당하다니. 옆에서 소니아가 재잘재잘 핀잔주는 것보다 아리아가 자신에게 실망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더 크게 느껴졌다.

 

  하아. 왜 난 항상 꼬이기만 할까.

 

  “대자님, 파인애플 주스 드세요.”

 

  어느새 옆으로 다가 온 메이가 파인애플 주스를 내밀며 싱긋 웃었다. 이도는 미소 지으며 주스를 받아들었다. 참 착한 아이야.

 

  “고마워.”

 

  이도는 주스를 마셨다. 톡 쏘긴 했지만 맛있다.

 

  “맛있네.”

 

  그러고는 메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아리아는 질투심을 느꼈다. 아니, 내가 무슨? 저런 꼬마한테? 아니야. 반성하자. 타이밍 좋게 사람을 위로할 줄 아는 메이를 보고 배우는 거야. 근데 부럽다. 나도 머리 쓰다듬어 줬으면......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협상이 끝났는지 드레이크 총독이 바깥으로 나왔다. 이도는 그에게 결과가 어떤지 물었다. 총독은 씩 웃고는 엄지를 들어보였다.

 

  “다행히 이번에는 잘 풀렸습니다. 대자 납치가 수포로 돌아가니까 독립파가 만일 독립전쟁이 벌어졌을 때, 패배한다면 대자 납치 건까지 가중되어 처벌받을 게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반란이라면 적어도 자기만 죽고 끝이지만, 대자 납치는 3촌까지 전부 목이 달아날 수 있거든요. 여하튼 이제 동란은 잠잠해질 것 같습니다. 아아, 좋군요. 실적은 언제나 아름답죠.”

 

  드레이크 총독은 하하하 웃으며 배로 돌아갔다.

 

  순간 현기증이 나서 이도는 휘청거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뭐야, 이건?

 

  독립파와 무역협회가 서로 발이 안 맞잖아.

 

  그렇군. 각자의 이익을 위해 뭉친 집단이니, 자신들의 이익이 안 될 것 같으면 재빨리 발을 빼는 건가.

  어쨌든 좋은 거 아닌가? 전쟁은 안 일어난다.

 

  더 나은 선택.

  하지만 이상한 기분이다.

 

  찝찝하다. 왠지 이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결국 내가 한 건 뭐지?

 

  전혀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이대로 빈손으로 돌아가게 되는 걸까? 옛 오현제의 발끝도 못 따라간 채. 그들은 나보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는데...... 세습이 아닌 대중의 지지를 토대로.

  ‘그 날’과 같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도움이지.

 

  “난 이정도일 뿐인 걸까.”

  이도는 쓸쓸한 눈빛을 바다 저 너머로 던졌다. 항구 앞 바다는 친구 없이 홀로이다.

  태자와 대자라는 껍데기를 벗으면 내게 남는 건 대체 무엇일까.

 

 

 

  이도가 실의에 빠져있을 때, 엘리자와 리나는 총독과 독립파 총사령관이 악수를 하며 헤어지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리나는 고개를 저었다.

  “감히 배신을 하다니. 우리보다 제국이 더 무서웠던 걸까요?”

 

  엘리자는 씩 웃었다.

 

  “겁먹은 거야. 겨우 그 정도일 뿐인 놈들인 거지. 이 동란의 진짜 의의를 모르니 어쩔 수 없어. 벌이 필요하겠군.”

 

  엘리자는 이도를 봤다.

 

  “대자가 올 줄 알았으면 함정을 파두는 건데. 아까워라.”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독립파가 저렇게 나온 이상, 우리도 대응해야만 해요.”

 

  "괜찮아.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그물을 던지면 돼."

 

  엘리아는 입술을 혀로 쓱 핥고는 선술집 뒤편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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