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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누나만 보면 초조해.
작성일 : 20-09-14 10:33     조회 : 321     추천 : 2     분량 : 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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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처럼 민국도 고민이 되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괜히 냉장고에서 맥주만 더 꺼내왔다. 마치고 잠들었으면 했는데 눈은 더 말똥거렸다.

 

 이렇게 사랑에 빠질 줄은 몰랐다. 아니 그걸 사랑이라고 표현을 해도 괜찮을지 몰랐다.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 이미 못 볼 것도 서로 보여준 사이였다.

 

 하지만 방송이 끝나고 일상으로 들어오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걸까. 내일부터는 새 앨범 준비와 공연준비로 거의 두 달은 혼을 빼놓고 살아야했다.

 

 거기에 해외 콘서트까지 알차게 잡아놓았다. 두 달을 떨어져 있다 보면 아무래도 감정이란 것이 사라지지 않을까.

 

 아니면 애초에 우린 이루어 질수 없는 사이였을까. 결국 그냥 방송이었나. 그렇다고 한들 마음은 진심이었다. 그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밀려오는 아픔은 무얼까. 속이 뜨겁고 따끔거렸다. 결코 술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피식 웃었다. 입은 웃었지만 사실 눈가에는 촉촉하게 눈물이 맺혔다.

 

 “하아......”

 

 입안에서는 연신 한숨만이 흘러나왔다. 자야 하는데 누워서도 자꾸 그 얼굴이 아른거렸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온 몸의 혈액들이 한 곳으로 모여 근육을 더 단단하게 뭉치게 했다.

 

 생각할수록 더욱 그리워졌다. 옆방에 있어도 쉽게 가질 못했다. 다시 그녀를 품에 안고 입을 맞추고 싶었다. 익숙하진 않지만 최대한 진실 되게 사랑을 속삭이고 싶었다.

 

 “그런데 용기가 없어.......”

 

 어쩌면 마지막 소원일지도 몰랐다. 그는 휴대폰을 들었다. 잠을 자고 있을 그녀에게 간략하게나마 자신의 마음을 내보여 주었다. 선택은 그녀의 몫, 어떠한 결정을 하든 따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

 

 다음 날 아침, 지원은 잠에서 깼지만 아직 이불 속이었다. 휴대폰을 또 들여다보았다. 새벽에 문득 그에게서 온 메시지 때문에 연신 뒤척였다.

 

 오늘 윤재와의 데이트를 끝내고 나면 내일은 리더와 마지막 데이트를 함께 나갈 것이다. 그러고는 정말 방송은 끝이 난다. 내일 아침이면 이 숙소에서 나갈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정해진 순서인데도 자꾸 아쉬움이 남았다. 술을 마신 탓에 머리는 아프고 몸은 무거웠다. 그래도 일정이 있기에 일어나야 했다.

 

 이불을 들추고 침대 밑으로 발을 내렸다. 하지만 또 다시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누나가 쓴 가사의 노래를 수도 없이 들었어요. 그렇게라도 하면 이 밤에 누나의 목소리를 들은 것처럼 안심이 될 까봐. 그리고 그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어쩌다 보니 이렇게 녹음까지 하게 되었어. 잘 들어줄 거죠? 우리가 헤어진다 해도 내 마음은 노래 가사처럼 누나의 모든 것을 기도할게요. 언제나 누나를 존중해요. 또한 사랑해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했어요.]

 

 그가 새벽에 부른 조용한 노래를 틀어서 들었다. 제가 쓴 노래지만 그가 부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마음이 짠하고 아파왔다. 어제는 술김에 눈물을 흘렀지만 오늘은 아쉬움에 흘렀다.

 

 지원은 차마 답장을 주지 못했다. 잠시 후, 방문을 누군가가 노크했다. 아침 일정을 위해 제작진이었다. 서둘러 눈물을 훔쳐내고 소리쳤다.

 

 “씻고 나갈게요. 늦잠 잤어요.”

 

 그렇게 마음 정리를 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면 하던 일도 안 되는 편이었다. 재빨리 진정하고 씻은 다음 말끔한 얼굴로 거실로 나갔다. 멤버들도 모두 피곤한 얼굴로 나와 있었다. 그녀가 다가오자 정민과 태영이 웃어주었다.

 

 “잘 잤어?”

 “으응.”

 “어제 술 마셔 그런지 아침에 속이 영…”

 “그래서 우리 컵라면 먹을 건데 너도 먹을래?”

 “아니, 난 괜찮아.”

 

 뭔가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하지만 마지막 미션을 위해서 윤기와 함께 외출 준비를 했다. 그 사이 민국도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밤을 꼴딱 샌 것인지 까치집이 진 머리카락과 까칠한 얼굴이 안쓰러웠다. 막내미를 내뿜던 그가 둘이 나갈 차비를 하자 놀란 듯 말했다.

 

 “벌써 나가? 형, 무슨 데이트 하러 가?”

 

 그의 질문에 윤재가 말을 꺼냈다.

 

 “극장가서 영화보고 밥 먹고 길거리 데이트 하고 드라이브도 하고 저녁에 올 거야.”

 “하루 휴가네. 잘 하고 와. 누나도요.”

 

 속은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는 마치 귀여운 막내 동생처럼 지원에게 밝게 말했다.

 

 “웬일로 윤재가 작업실을 탈출했냐?

 

 뒤늦게 방에서 나온 석재의 말에 윤재는 세상 귀찮은 표정을 지으면서 제작진의 권유라고 말했다.

 

 “촬영분량이 너무 없대서.”

 

 깔깔깔 멤버들이 모두 배를 잡고 웃어댔다. 하긴 그럴 만도 하였다. 어제 종일 작업실이지 않았나. 그리고 밤에는 숙소였다. 분량이 없는 것에 모두들 대놓고 인정했다.

 

 “좀 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 좀 해.”

 

 석재의 말에 윤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간에 일어나기 힘든 그였지만 방송의 힘으로 아침 일찍 2차 데이트를 하러 나가기로 한 것이다. 이때 민국과 지원이 눈이 마주쳤다.

 

 그는 메시지를 보았는지 노래 좋았는지 묻고 싶었으나 윤재 형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그래서 말은 못하고 계속 지원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은도 조금 어색했지만 살며시 웃어 주었다. 일종의 확인했다는 신호였다.

 

 “누나, 잘 하고 와요. 윤재 형한테 팝콘도 사달라고 해요. 극장의 꽃은 바로 팝콘.”

 “응, 알았어.”

 

 그러자 윤재가 딱딱하게 말했다.

 

 “그깟 얼마나 한다고 내가 그렇게 구두쇠는 아니거든.”

 “평소에는 동생에게 안 사주면서.”“그러니까 누나한테는 다 해줘야 해.”

 “그래, 윤재 부자잖아. 백만 부자.”

 “허, 백만 원 밖에 없는 부자.”

 

 아침부터 다들 농담으로 윤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민국은 비록 형식적이었지만 웃으면서 지은의 등을 토닥였다.

 

 그 손길이 너무 따뜻했다. 당장이라도 그의 옷깃에 매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건 방송이었다. 철저하게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응 그럴게.”

 

 그렇게 둘은 매니저와 제작진을 대동하고 밖으로 나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원은 딴 생각에 잠겨있었다. 분위기 있는 멜로도 아니었고 그저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액션영화였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편은 아니었다. 윤재는 옆에서 딱히 말이 없었다. 가끔 두런두런 속삭였지만 주로 영화의 장면이나 주인공들의 이야기였다. 지원은 들으면서 이따금 미소를 지어주었고 팝콘도 먹었다.

 

 그들의 주변에는 온통 제작진들이었다. 오전의 극장은 한산해서 촬영하기가 좋았다. 또한 그만큼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았다. 윤재는 가만히 지원의 옆모습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방송용 멘트를 자주 해야 하는데 사실 둘 다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영화 보는 내내는 정말 조용했다. 물론 가끔 제작진의 눈치로 슬그머니 손을 잡았다.

 

 그러나 떨리는 것은 본인뿐이었다. 지원의 마음이 누구에게 기울고 있는지 알기에 괜히 혼자 피식 웃고 말았다.

 

 ‘도대체 이 짓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다 정해진 스토리가 아닐까.’

 

 ***

 

 한편, 아침대용으로 컵라면을 들고 소파에서 먹던 정민과 태영이 막내를 맞이했다.

 

 “다른 형들은?”

 “리더 형은 자고 석재 형, 현석이 형은 속 쓰려서 라면 싫다고 주방에서 밥 먹어.”

 

 민국이 옆에 앉으면서 물었다.

 

 “그런데 왜 형들은 라면이야?”

 “해장. 너도 먹을래?”

 “밥도 먹고 라면도 먹을래.”

 “누가 근육돼지 아닐까봐. 하하하.”

 

 이때 태영이 슬쩍 라면 한입을 그에게 건네주면서 물었다.

 

 “너 속은 괜찮아?”

 

 그러자 민국이 우물거리면서 대답했다.

 

 “내 속이야 원래 끄떡없지.”

 “그 속 말고. 이 바보야.”

 

 태영의 질문이 무엇인지 사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딱히 말을 하진 않았다. 어차피 형들 모두가 알고 있을 테니까. 그저 말없이 컵라면 하나 더 뜯어서 정수기 물을 부었다.

 

 그러나 입에서 나오는 한숨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걸 또 뒤에서 바짝 붙어 들은 태영도 같이 우울했다. 이에 놀란 민국은 뒤 돌아 태영을 노려보았다.

 

 “아, 형! 놀랬잖아.”

 

 그러자 태영이 뒤에서 꼭 안아주며 속삭였다.

 

 “라면 다 불겠어.”

 “그 전에 내가 갑갑해서 심장 터지겠어. 팔 풀어.”

 “이게 크니까 난리야. 어릴 때는 잘도 안기더니."

 "이리와 봐. 형이 대신 마음 위로해주마.”

 “위로는 무슨. 맞기 전에 비켜.”

 

 민국이 성질내자 오히려 태영과 정민은 더 귀여워했다.

 

 “많이 컸다. 어린놈이 벌써 사랑도 하고.”

 

 그러자 그가 결국 팔로 태영의 배를 장난스럽게 가격했다. 그런 다음 그의 팔을 확 붙잡고 소리쳤다. 태영은 막내의 힘에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

 

 “내 장풍 맞고 싶지 않으면 얘기 하지 마요. 겨우 마음 다 추슬렀는데 그만 좀 합시다.”

 

 막내의 경고에 태영은 알았다고 고개만을 끄덕였다. 이에 정민은 혀를 내두르면서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어차피 저리 제압당할 거면서 왜 막내를 건드려. 그냥 놔둬라. 안 그래도 힘든 애를.”

 

 태영도 사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단순한 질투였을까. 아니면 동생이자 친구인 애를 뺏길까봐 실었던 마음이었을까. 그를 스쳐 민국은 소파에 앉았다.

 

 정민이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러나 평상시처럼 농담도 하면서 애교도 부리면서 컵라면을 후루룩 먹기 시작했다.

 

 사실은 애써서 이겨내려는 그를 바라보는 태영도 생각을 떨쳐내었다. 여자 하나 때문에 여태 뭉쳐 온 팀워크가 무너질 수는 없었다. 약간 침울한 분위기를 바꾸고자 정민이 민국에게 말했다

 

 “오늘 형이랑 데이트 할래?”

 

 라면 먹다가 사례가 걸릴 뻔한 민국이 형을 노려보았다.

 

 “형, 진짜 갑자기 그렇게 치고 들어오지 좀 마요.”

 “왜, 나랑 놀러가자. 응?”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모를 만큼 애교를 부리면서 민국의 팔에 매달리는 정민을 보고 태영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마침 잠에서 깬 리더가 나와 물을 따라 마시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해. 남자만 좋아하는 것 같아.”

 

 태영이 그리 말하자 정민은 슬쩍 그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너는 안 좋아해.”

 

 리더가 쿡쿡 웃었다. 세 동생들의 대화를 가만 듣고 있다 보니까 정말 귀여웠다. 그는 항상 중립이었고 형과 동생들을 잘 컨트롤 하는 위치였다.

 

 “귀여운 막내라 좋은 거지. 무슨, 나도 여자 좋아하거든. 그런 의미로 우리 막둥이 뽀뽀?”

 

 모두들 기겁하였다. 특히 국물을 마시던 민국이 대뜸 놀랐다. 태영은 그에게 물을 넘겨주고는 정민을 타박했다.

 

 “그런데 왜 애만 보면 자꾸 뽀뽀타령을 해? 그거 남자 좋아하는 건데.”

 “헉, 무슨 소리를. 그야 당연히 여자와 안 해봤으니까 그렇지. 그리고 막내, 아직 아기잖아. 이런 귀염둥이가 세상에 어디 있어. 어유, 보고만 있어도 귀엽네.”

 

 다 크다 못해 저보다 덩치까지 큰 막내를 예뻐하는 정민은 천생 엄마 같았다. 그에 비해 리더는 아빠 같은 말투와 성격이었다.

 

 “내가 보기엔 셋 다 귀여워. 그러니까 서열 상 막내가 가서 라면에 물 좀 부어 와라.”

 “아, 형~”

 “어허, 너 아니면 누가 라면의 대가겠니. 맛이 틀려요.”

 “그렇게 말하면 또 마음 약해지는데.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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