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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왕좌의 조건
작가 : raloralo
작품등록일 : 2016.9.15


아버지가 죽은 후
떠돌이 소금장수로 전락한 우불이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15. 위대한 결정
작성일 : 16-10-23 13:57     조회 : 392     추천 : 0     분량 : 4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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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위대한 결정

 

 

  "몸은 괜찮으냐?"

  "아저씨가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너 구할려고 왔지."

  "어떻게요?"

  "내가 너 때문에 한 일을 생각하면, 얼른 나오기나 해라."

 

 

  옥사 밖으로 나온 우불은 관아를 바라보았다. 관아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우불이 사수촌사람들에게 끌려왔을 때와 같이 마른 흙이 깔려 있었고 지붕밑에는 '압록현'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현판이 걸려 있었다. 우불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불이 갈구에게 명확하게 조사해달라고 요구한 것이 벼랑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잡은 심저으로 요구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어려운 문제는 소금가마니 속에 들어있는 가죽신이었다. 소금가마니 속에 들어 있는 가죽신의 진실을 밟히지 않는 한 우불을 도둑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태수가 사실을 밝혔다."

  "태수가요?"

  "그래."

  "태수가 어떻게요?"

  "자세한 것은 만나서 물어보거라."

 

 

  우불은 재모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방에는 갈구가 앉아 있었다. 동헌에서와 같이 정자로 앉은 갈구는 바라보기만 하였다. 우불이 의자에 앉을 때까지 바라보기만 한 갈구는 두 손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 동안 고생이 많았다."

 

 

  우불은 이마를 찡그렸다.갈구에 대한 우불의 생각은 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예전에 우불이 일했던 포목전 주인은 엄격한 사람이었다. 포목점주인은 조금이라도 포목이 비틀어져 있으면 불같이 화를 냈고 일을 하지 않는 자는 밥을 먹을 자격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함께 일하는 사람은 살뜰하게 챙겼다. 갈구가 바로 포목점 주인과 같은 사람이었다. 아울러 갈구는 자신이 세운 원칙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기도 했다. 우불은 이마를 찡그린 채로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우불의 질문에 갈구는 탁자 위에 올려 논 손을 모았다.

  “면목이 없구나.”

  “면목이 없다는 것은……”

  “네가 얘기한 대로 노파가 꾸민 짓이었다. 노파가 소금가마니 속에 가죽신을 넣어놓고……"

  “목숨을 거두겠습니다.”

  우불은 어깨를 세우면서 말했다.

  “목숨을?”

  “제가 말했잖습니까? 목숨을 거두겠다고?”

  “그것은 그렇다만,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구는 머뭇거리는 어조로 말했다.

  “아이들요?”

  “노파가 너에게 누명을 씌운 것은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에게 먹일 것이 없어서 배상금이 필요했던 것이다.”

  “배상금?”

  “압록현은 도둑질하면 훔친 값의 열 배를 물어주게 되었다. 노파는 그 보상금을 받아서 아이들을 먹이려고 한 것이다.”

 

 

  우불은 어깨를 구부렸다. 아이들, 우불이 들어간 방에는 아이들이 누워 있었다. 다 낡은 침상에 누운 아이들은 피죽도 못 얻어 먹은 몰골이었다. 살 한 점 없이 툭 튀어나온 뼈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고 거죽만 눌러 붙은 피부는 헝겁데기를 붙여 놓은 것 같았다. 우불이 일한 시장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이 장판으로 나오게 된 것은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침상에 누운 아이들은 그것마저도 할 수 아이들이었다. 노파는 그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누명을 씌운 것이었다.

 

 

  “할머니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우불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법에 따라야겠지.”

  “법이라면……?”

  “압록현의 법은 엄격하다. 남의 물건을 훔치면 채찍 오십 대를 맞고 훔친 값의 열 배를 물어줘야 한다. 그러나 남에게 누명을 씌웠을 경우에는 두 배의 채찍을 맞아야 하는 것은 물론 누명 쓴 사람의 마음에 따라 형을 더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목숨을 거두겠다는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우불은 갈구의 말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말했다.

  “그래도 채찍 백대는 맞아야 한다.”

  “견딜 수 있겠습니까?”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성한 몸으로 살 수 없을 것이다. 도중에 목숨을 잃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런데도 채찍을 때리시겠단 말씀입니까?”

  “법은 법이니까.”

  갈구는 한숨을 쉬었다.

  “그 늙은이가 죽건 말건 그게 상관입니까?”

 

 

  아까부터 못마땅한 얼굴로 지켜본 재모가 외쳤다. 재모가 생각하기에 노파는용서할 수 없는 죄인이었다. 설령 그것이 손자들 때문이라고 하여도 죄인은 죄인이었다. 죄인에게 벌을 주는 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재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나이가 많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냐.”

  “그러면 죄를 짓지 말았어야죠. 쓸데없는 데 신경 쓰지 마시고 저희가 묵을 방이나 안내해 주십시오.”

  “네 정신 좀 봐.”

  재모의 말에 갈구는 이마를 쳤다.

  “우불도 고생이 많았을 텐데, 내 생각 만 했구나.”

  “그러니까요.”

  재모는 맞받아쳤다.

  “객사에 방을 준비했으니까 쉬게 하여라……"

 

 

  갈구가 준비한 객사에 들어온 우불은 한 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우불은 노파를 생각하였다. 우불에게 묵을 데를 주었을 때 노파는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사수촌사람들을 부를 때도 그러하였다. 사수촌사람들이 관가로 끌고 갈 것을 알고 부른 것이었다. 관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갈구가 우불을 용서하지 않을 것을 알고 강경하게 나온 것이었다.

 

 

  한마디로 노파는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문제는 '왜 누명을 씌웠느냐?'는 것이었다. 노파가 누명을 씌운 것은 손자들 때문이었다. 압록현의 법에 따라 우불이 물어야 하는 열 배의 배상금! 노파는 그 배상금으로 손자들을 먹이려고 했던 것이다. 노파가 우불에게 한 일은 용서할 수 없는 죄였다. 비록 그것이 손자들을 위한 것이라도 하여도 죄는 죄였다. 생각하다가 지친 우불은 밖으로 나왔다.

 

 

  “아무래도 저는 도둑이 돼야겠어요.”

  우불은 뒤쫓아나온 재모에게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할머니는 채찍 백대를 견디지 못할 겁니다. 어쩌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요. 그것보다 제가 도둑이 되는 게 낳을 것 같아요.”

  “그 늙은이가 죽건 말건 네가 무슨 상관이냐?”

  “마음이 편치 않아서요?”

  “네가 왜? ”

 

 

  우불은 재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갈구에게 달려갔다. 갈구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한 손을 이마에 댄 채 생각에 잠겨 있는 갈구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였다. 갈구는 현령이었다. 갈구가 만든 법을 시행해야하는 것과 동시에 현민도 보살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것이었다. 우불은 생각에 잠겨 있는 갈구에게 다가갔다.

 

 

  “제가 도둑이 되겠습니다.”

  “무슨 말이냐?”

  갈구는 이마를 찡그렸다.

  "말 대로 그대로 도둑이 되겠다는 겁니다."

  "도둑이……?”

  "그렇습니다."

  "형을 받아야 할 텐데……"

  "그런 것은 괘념치 마십시오."

  "정말이냐?"

  “정말은 무슨 정말입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멋 모르고 하는 말이니까 신경쓰지 마십시오!”

  뒤따라 온 재모가 문을 열면서 소리쳤다.

  “네가 어떤 형을 받아야 하는지 아느냐?”

  갈구는 우불에게 물었다.

  “제가 채찍 오십 대를 맞고 가죽신의 열 배를 배상해야겠지요. 그런데 제가 가진 것으로는 열 배를 배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태수님께서 도와주시겠습니까?”

  “그런 결정을 한 이유는 무엇이냐?”

  “편치 않아서요.”

  “편치 않다?”

  갈구는 이마를 찌푸렸다.

  “가만있으면, 제 가슴을 잡을 것 같습니다.”

  “노파가 밉지 않느냐?”

  “밉습니다.”

  우불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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