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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124화 천 년의 대회 (6)
작성일 : 20-09-13 21:14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5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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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은아.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 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그 동안 나는 아무것도 들을수도 볼수도 없을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우리가 널 지켜줄 테니까."

  담담하면서도 믿음직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시즌의 마음이 한껏 놓였다.

 "..고마워."

  시즌은 곧바로 대답을 마치곤, 끌어올린 기력을 토대로, 공간을 작성해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시야카하고 젠은, 시즌의 뒷쪽을 맡아줘. 나하고 단보루씨는 앞쪽을 맡을 테니. 나머지 비는 부분은 눈치껏 맡아주고."

 "알았어!"

 "넵!"

 "알겠네."

  시은이의 지시에 곧바로 각자의 자리를 찾아들어가는 그들.

  언제 끝날지 기약없는 이야기였으나, 어차피 그들은 시은이의 결정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따르기에, 아무 말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시은이는 새삼 이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과 만난지 2달 채 되지 않았는데, 그들은 자신은 무한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가끔 억지스런 이야기를 던지고, 무모한 짓을 해도, 끝까지 믿어주며 함께 곁을 지켰다.

  참가자가 되었을 때도, 그들은 자신을 이해해주었고, 자신들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지금껏 함께 해왔다.

 '오리진에서 이런 이들을 볼 수 있었을까.'

  오리진에서 살아온 20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이렇다 할 끈끈한 인간관계를 맺은 기억이 없었다.

  진그에게 이야기 해준 그나마 밝은 이야기들도, 나중의 결말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아닌, 다들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였으니까.

  딱히 거짓말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정말 밝은 부분의 이야기들만 꺼내서 이야기했으니까.

  물론 진그라면 그 뒤의 이야기들을 어느 정도는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시은이가 이야기하지 않으려하는 것을 알고, 진그도 분위기에 맞춰주었을 것이다.

  어차피 그도 그런 이야기를 싫어하지 않았기에.

 '..참으로 복받은 인생이구나.'

  오리진에서 겪었던 인생을 송두리 째 뒤바꿔 놓을만했던 사건.

  그 사건으로 가족을 전부 잃고, 벗겨진 껍질 속의 세상에서 부정적인 인생을 겨우겨우 유지해나가던 나날.

  불행했고,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순간들.

  이미 상냥했던 껍데기가 사라진 세상속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차디찬 인생을 맛보고 있을 무렵.

  숲에 있는 여주인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 날, 날씨가 좋은 것을 핑계로 카페에 가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지금의 이 행복한 순간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주변의 이들이, 거짓없이 자신을 진심으로 지지해주며, 사랑해주는 행복한 하루하루.

  시은이는 지금 죽는다 하더라도 웃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니야. 아직 끝난 게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죽을 수는 없었다.

  복받은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던, 시야카와 단보루, 그리고 젠과 시즌.

  그들이 살아가는 베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한 지금.

  자신이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해서든 리셋을 막는다. 그리고, 더 이상 이런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세상을 바꾼다.'

  복잡했던 시은이의 머릿속에서 현재 내려진 결론이었다.

  여기까지 결론이 치달으니, 오리진에서의 삶도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당시 자신의 생각이 너무 삐뚤어져 그런 결론을 내린 채로, 불행하게만 산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

  이 천 년의 대회에서, 시은이가 우승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이제 얼마나 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시은이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적어도 내가 못한다면, 고리온 드라도.'

  오리진과 베타를 전부 생각하고 있는 시은이와 달리, 고리온 드는 베타만 생각하고 있기는 해도, 실운이 우승하는 것보단 고리온 드 쪽이 훨씬 나았다.

  왕이 전해주었던 이야기 속에, 실운의 목적 또한 들을 수 있었는데, 그는 예전의 김시은에게 엄청난 원한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자신의 눈앞에 거슬리는 모든 것을 치워버리고, 스스로가 왕이 되어 세상을 통치 하는 것이 목표라고.

 '분명 그가 우승하게 되면, 무엇이 되었든 이 베타는 일순 폐허가 되겠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바로 극형에 처할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만큼 실운의 성격은 꼬여있었으니까.

 '..근데 정말 걔는 어떻게 지금까지 목숨을 부지하는 거지.'

  왕이나 고리온 드는 이해할 수 있었고, 전에 만났던 펠리온도 설명을 들었으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르탄과 실운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

  카르탄은 무언가를 대가로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눈치 챌 수 있었는데, 실운은 그런 것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왕이 말하길, 실운은 재능또한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저 순수한 기력식을 조합한 실력만으로, 그 당시 자신과 비견될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지금은 그것 또한 넘어서는 힘을 보이고 있었으니, 왕조차도 실운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이유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카르탄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했지만, 자신이 짐작하고 있는 바와 비슷한 이유라고는 일러주었다.

 "후우.."

  시은이의 깊은 한숨이 조용히 울렸다.

 "왜 그러나, 시은?"

  감각을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단보루가 의아한 시선을 보내왔다.

  시은이가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이런 기척을 읽어내는 감각만큼은 자신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는 단보루이기에, 자신이 놓친 무언가를 그가 알아차렸으리라 생각하진 못했다.

 "아니에요. 그저 생각이 복잡해서요."

  시은이는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대답해주곤, 다시 자세를 고쳐잡았다.

  아무래도 고리온 드를 만나고 이야기가 풀리는대로, 어떻게든 실운부터 잡아서 족쳐야 될 것만 같았다.

 '아니지. 원래 실운부터 죽이려했었어.'

  책을 읽기 위해 마을을 들리려는 순간, 왕을 만나서 이렇게 우선순위가 바뀐 것 뿐이지.

 '..실운. 목 깨끗이 닦고 기다려라.'

  최근에 붙어본 느낌으로 시은이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자신에게는 안될 것이라는 걸.

  어차피 이렇게 짧은 시간내에 그의 무위가 더 오를리는 없었다.

  기껏해야 회복정도.

  시은이는 어서 실운과 다시 만날 순간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왕 우승하기로 마음 먹은 거.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니까.

 "..이런."

  시은이가 마음 먹은 순간에, 단보루의 낮은 신음이 들려왔다.

  그는 어느새 발검을 한 채, 허공을 베어내고 있었는데.

  그의 검날을 따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확실하게 베어져 나가는 것이 보였다.

 "이렇게나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단보루가 다시 착검을 하는 사이, 단보루의 검에 베어졌던 허공에서, 검은색 옷이 나타나며, 붉은 피를 흩뿌리더니, 그대로 단보루를 지나치며 두동강 나버렸다.

 "키야..! 조금 더 기다릴 걸 그랬단 말야! 이렇게 성장할 줄 알았으면, 아껴두는건데."

  듣는 이로 하여금, 상당히 기분을 언짢게 만들어 버리는 목소리가 카랑지게 들려왔다.

  시은이가 뒤에 있는 시야카와 젠에게 알리려고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녀들은 이미,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며 어느새 몰려오고 있는 검은 무리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실운. 벌써 다 회복 됐어?"

  시은이 손을 펼치자 그의 손을 따라 하얀 구름이 생성되더니, 자신들이 지키고 있는 시즌의 주변을 튼튼하게 수십겹으로 감싸냈다.

 "하하! 날 그렇게 허약한 놈으로 보면 섭하지! 어때? 내가 준 선물들은 잘 받았나? 혹시 늦은 건 아니지?"

  시은이의 앞에 서서히 드러나는 거대한 검은 그림자.

  애초부터 키가 큰 실운이 그의 앞에 바짝 다가서자, 시은이와의 키차이가 머리 두 개 정도 차이는 나는 것 같았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실운의 시선이 무척이나 거슬렸지만, 시은이는 애써 그 시선을 무시하며, 그의 가슴팍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검은옷으로 막혀있던 중심이 서서히 풀어지더니, 그의 앞에 있던 실운이 그 자리에서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조용히 꺼져. 내가 알아서 찾아갈 테니까."

  시은이의 섬뜩하다못해, 소름이 돋을 정도의 분노가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옆에서 검은 무리들을 베어내고 있는 단보루조차, 같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움찔해서 하마터면 검은 무리들의 공격을 허용할 뻔했다.

 "하하하! 좋아좋아! 난 이런 반응을 원했다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실운의 목소리.

  시은이와 한참 떨어진 곳에서 그가 나타났다.

 "겁쟁이 새끼."

  시은이의 앞에 나타났던 건, 실운의 허상이었다.

  아무래도 그가 데리고 다니는 검은 무리들 중에 그런 재능을 가진 자가 있을 것이라 짐작이 되었다.

  시은이가 기력에 한해서 엄청난 감지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간파할 수 있었던 것뿐.

  다른 이들이었다면 눈치 챌 수 없었을 정도로 정교했던 허상이었다.

 "뭐? 그럼 내가 가까이 가줄까?"

  실운은 시은이의 말을 도발로 받아들인 것인지, 그대로 눈살을 찌푸리며, 앞으로 한 걸음 내딛었다.

  그러자 시은이의 양손에서 푸르른 기력이 섞인 하얀 구름이 타오르듯 하늘을 향해 치켜올라갔다.

 "한 발자국만 더 앞으로 와봐.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테니까."

 "크크크."

  시은이의 극적인 반응에 실운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음을 흘려댔다.

 "뭐, 걱정하지마. 난 그렇게 비겁하게 싸우지 않으니까."

  시즌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 실운이기에, 시은이를 안심시키며 얘기했다.

 "너만 이쪽으로 와. 내 부하들은 그냥 견제용으로 데려온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실운은 그렇게 말하곤, 몸을 돌려, 넓디 넓은 공터쪽을 가리켰다.

 "먼저 가 있을 테니, 바로 넘어와. 안 오면 어떻게 될지 네가 더 잘 알겠지."

  매번 장난기 가득했던 목소리에, 처음으로 진중함이 담겨있었다.

  그는 진심으로 시은이를 일대일로 꺾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시은! 가지 말게! 누가봐도 함정이지 않은가!"

  이미 실운의 교활함을 알고 있는 단보루가, 여전히 검은 무리들을 깔끔하게 베어나가며 다급히 시은이를 말리려했다.

  하지만, 시은이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단보루씨. 제가 가지 않으면, 시즌이 위험해요. 그 뿐만아니라, 단보루씨도, 시야카도, 젠도 위험해질 수 있어요. 뭐가 됐든 결국, 제가 가야해요."

  단보루는 부정할 수 없었다.

  검은 무리들만큼은 어찌할 수 있었지만, 저 뒤에 나타난 하얀 옷을 입은 자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감당이 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힘껏 무리해서 최선을 다해 버텨야만 겨우 막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시은이가 실운을 제대로 붙잡고 있지 못한다면.

  지키는 쪽인 시은이네가 훨씬 불리할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결국 시은이를 말릴만한 명분을 내세우지 못한 채, 단보루는 무언의 응원을 보내며, 끊임없이 몰려오는 검은 무리들의 몸을 가차없이 베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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