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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네 입술에 닿기까지 0.1mm
작가 : 레오루나
작품등록일 : 2020.8.27

장수 연습생 유카리~! 올해가 마지막 오디션이에요~~
그녀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연습생 레이몬드~~!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해 멍청이."
차가운 마성의 그 남자가 그녀의 가슴속에 파고든다.
게다가 어쩌다 호텔방에서 하루 밤을 같이 보내다니~~♡

차가운 절륜남 레이몬드. 발랄하고 상큼한 유카리의 사랑이 지금 시작됩니다. : )

 
10화. 정해진 합격자
작성일 : 20-09-12 00:35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6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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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지금… 그러니까 레이몬드씨 말은… 우리 린이가… 아… 아니 심사위원님께서 제 노래 안무를 짠다 이 말이에요?"

 

  하아…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의 레이몬드는 아주 뿌듯한 얼굴로 린이를 데려와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나 참… 세상 어떤 오디션이 심사위원을 안무가로 데려다 쓰냐구…

 

  "하하. 저기… 존경하는 심사위원님. 뭔가 착오가 있었나 본데… 우리 레이몬드씨가… 저를 좀 도와주신다고 하셨거든요. 근데… 심사위원님을 모셔 올 줄은 몰랐네요."

 

  린이는 환히 치아를 보이며 웃어주었다. 에구 착하고 이쁜 우리 린이… 형, 누나가 이런 무례를 저질렀는데도 웃어주다니…

 

  "하하. 아니에요. 누나. 새삼스럽게 무슨 심사위원님이에요. 누나랑 제가 어디 한 해, 두 해 본 사이도 아니고… 그리고 레이몬드 형이랑도 지난 번 술자리에서 많이 친해져서요. 형님이 제안하셨고 저는 흔쾌히 응했을 뿐입니다! 자… 그럼 노래나 한 번 들어볼까요?"

 

  "응? 아니… 네? 노래를 듣겠다고?… 요?"

 

  노래 아직 편곡 작업이 조금 덜되긴 했는데… 근데 노래를 듣겠다는 건… 안무를 짜 주겠다는 의미인가?

 

  "노래도 안 듣고 어떻게 안무를 짜요. 저 안무가로 초빙한 것 아닌가요?"

 

  "아… 아니 것보다 남의 도움을 받아서 경연 준비를 해도 되는 거야? 요?"

 

  아오 이놈의 입… 린이에겐 존대가 잘 안나온다구… 아무튼… 린이가 흔쾌히 안무를 짜 주겠다고 하자 오히려 놀란 건 나였다.

 

  레이몬드는 그렇다 쳐도 심사위원인 린이까지 안무를 짜주겠다고 동의를 해 버리니 원…

 

  "남의 도움 받으면 안된다는 말 한 적 없는데요? 오히려 다른 참가자들은 철저히 도움을 받고 있는 중이에요. 특히 오나랑 수민이, 다린 누나는 미르 형 앉혀놓고 중간 점검 따로 받고 있던데요?"

 

  "엥? 원래 그런거야?"

 

  "흐음… 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죠. 룰을 완벽히 정해 놓고 시작한 경연이 아니다보니… 결국 이런 저런 것들 다 가려가며 몸사린 참가자만 손해보는 거죠."

 

  "그럼… 라임인? 라임인 혼자 준비 중일텐데…"

 

  "글쎄요? 그러고보니 라임인 못봤네. 걔 성격상 또 어디 구석에 처 박혀서 혼자서 희안한 걸 준비하고 있을거에요."

 

  하아… 그런거였어? 확실히 오나네 무리는 체계적으로 준비하는구나… 미르 오빠가 직접 코칭을 한다면 큰 도움이 될텐데… 역시… 같이 준비하는 편이 좋았으려나?

 

  "안무가 떠납니다? 노래 빨리 안나오면?"

 

  "응? 어어… 미완성이긴 한데… 전체적인 흐름과 안무 방향성이라도 조언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네. 잠시만."

 

  나는 여태까지 버전을 플레이 했다. 린이는 헤드셋을 끼고 가만히 노래를 듣고 있었다. 레이몬드 역시 무뚝뚝한 표정으로 함께 멜로디 라인을 점검했다.

 

  "으음…음…어? 좋은데?"

 

  린이는 한참 혼자 리듬을 타더니 헤드셋을 벗고 환히 웃으며 외쳤다.

 

  "누나. 좋은데? 좋아요. 구슬프게 어쿠스틱 기타와 타악기 소리로 잔잔하고 템포있게 흘러가다가… 중간 전자음으로 후렴 멜로디라인 잡은게 신의 한수네. 와… 이거 완성되면 정말 괜찮겠는데요? 춤은… 뭐… 바로 나오네요."

 

  김린. 22세.

 

  데뷔는 3년차지만 서울에서 가수를 준비한 이 치고 6~7년 전부터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드물었다.

 

  춤으로 서울 중고등학교를 평정하고 아주아주 당연하게도 제이씨 엔터에서 영입.

 

  춤선 하나는 기가 막히다는 김린.

 

  그가 내 안무를 봐준다니…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앞서 피오나 세자매님들 보다 내가 더 우위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린이는 웃음기를 싹 뺀 채 춤을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누나. 저거 줘봐요."

 

  흐느적 흐느적 그루브를 타던 그 녀석은 내 옆에 놓여있는 기타를 달라 손짓하더니 기타를 매고 차분히 박자를 타고 있다.

 

  초반부 구슬픈 어쿠스틱 반주 부분에서는 발랄한 댄스 보다는 절도 있는 모습으로 꼿꼿이 서 기타를 매며 살짝씩 무릎만 까딱 거리더니

 

  전자음이 나오는 부분에서도…

 

  읭? 여전히 무릎만 까딱 거린다.

 

  그리고는… 클라이막스 부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무릎만 까딱 거린다.

 

 

  [쿵…]

 

  "후… 어때요?"

 

  어때요? 뭐냐? 김린. 춤신춤왕 네가 할 수 있는 게 고작 4분 내내 무릎만 까딱 거리는 게 다냐?

 

  아니면 네 움직임이 너무 빨라 허접한 내 눈이 따라가지 못한 거냐?

 

  린아… 이건 너무하잖아…

 

  "이게… 단가?"

 

  레이몬드는 나 대신 입을 열었다.

 

  그래 레이몬드. 당신이 봐도 이건 좀 아니지? 그렇지??

 

  "네. 하… 이 노래엔 이게 딱이네요."

 

  머리가 아찔했다. 린이가 나에게 일부러 이러는 게 아니라면… 정말 내 노래는 춤이랑 맞지 않는다고 느껴서 그러는게 아닐까?

 

  "춤곡이잖나. 그렇게 무릎만 굽혀 댈거면 동요를 부르는 게 낫지… 내가 듣기론 린이 너 춤을 꽤 잘 춘다고 들었는데… 안무는 영 아닌거야?"

 

  린이는 활짝 웃어 보였다. 헤에 하며… 너무 해맑아서 나 또 넋을 잃고 바라 보고 있다.

 

  "아이고 형님. 안무가 영 아니라니요. 제가 안무를 얼마나 잘 짜는데요. 헌데 이 노래… 과한 안무는 독이 될 수 있어요. 심사의 기준.잘 생각해 보세요. 분명 기본적인 실력을 보는 가운데 매력과 창의를 본다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 카리 누님의 춤 실력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죠. 그렇다면. 과한 춤사위 보다는 매력 어필로 나가야 해요."

 

  "매력 어필?"

 

  린이는 내게 기타를 건내며 말했다.

 

  "제가 남자고 기타가 좀 작아 보여 춤 사위가 그리 미미해 보였을 거에요. 사실 저 이 짧은 곡 안에 많은 걸 녹였거든요. 이제부터 설명해 드릴게요.

 

  자 기본음은 4분의 4박자. 쿵 짝 쿵 짝 쿵 짝 쿵 짝.

 

  무릎을 살짝 굽혔다 펴며 기타 반주는 라이브로 해도 좋아요.

 

  여기까지가 베이스.

 

  누나 한 번 해 보실래요?"

 

  그냥 무릎만 굽혔다 펴는 걸 해 보라구? 장난하나? 나 원래 아무런 대책 없이 하려고 했던게 그거야.

 

  "이렇게? 그냥 이렇게만 하라구?"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린이 시키는대로 몸을 움직여 보았다.

 

  "어?"

 

  첫 탄성은 레이몬드.

 

  그는 마치 날 처음보는 사람처럼 놀라며 바라 보았다.

 

  뭐야? 그렇게 이상한가? 내…모습… 마치…

 

  묘하게 깜찍하잖아… 헉.

 

 

  "자… 이제 기본 베이스에서 전자음으로 전환되는 부분에서 조금 더 깊이 앉았다 일어서며 오른 발만 한 번씩 포인트로 세게 내딯어 주세요. 4박자 중 첫 음에만 쿵. 이런 식으로…"

 

  발을 내딯는다라…

 

  나는 린이 시키는대로 오른 발을 첫음에 크게 구른다는 생각으로 내딯었다.

 

  린인 친절하게도 내 허리와 다리 라인을 직접 짚어 주며 춤 동작을 정확히 설명해 주었다.

 

  쿵 짝짝짝 쿵 짝짝짝…

 

  어렵지 않은 동작이지만 정박에 발을 구르는 것과 그 이후 마무리 동작이 미묘하게 엇갈리며 쉽지 않은 춤사위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내 앞에 레이몬드는 뭐가 그리 불만인지 춤을 추는 나와 린이를 바라보며 연신 눈을 부라린다.

 

  "자 이번엔 살짝 턴 하며 배를 살짝 내밀어 봐요."

 

  이번에도 린이는 과하지 않은 동작으로 안무를 더했다.

 

  어렵지 않은 율동 수준.

 

  린인 내 배와 허리를 잡고 앞 뒤로 반동을 주며 가이드를 해 주었다. 약간은 섹시하고… 또 어떤 면으로는 귀여운 포즈를 취하도록 말이다.

 

  나는 처음부터 춤에 그리 소질이 있는 편이 아닌지라 린이의 이런 맞춤형 안무가 오히려 잘 맞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이렇게?"

 

  린인 내 물음에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이거에요. 표정. 절대… 절대 웃으면 안돼요. 무표정하고 시크함. 절제된 움직임. 박자감. 이게 이 안무의 처음이자 끝입니다. 오케이? 이제 이해가 좀 되세요?"

 

  후아… 일단 쉽고 노래랑 잘 어울리는 듯 해 나는 좋은데…

 

  저기 왠지 화난 선생님 같은 저 사람이 오케이 싸인을 내 줘야 할 것만 같단 말이지…

 

  "레이…몬드씨? 어때요?"

 

  레이몬드는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날 바라 보았다.

 

  "린아. 이게 최선이니?"

 

  린인 멍한 표정으로 레이몬드를 바라 보았다.

 

  "네?"

 

  레이몬드의 말은 약간은 하대하는 느낌의 어투.

 

  제3자인 내가 들어도 살짝은 빈정이 상하는 그런 말투.

 

  하물며 나이는 어리더라도 국내 최고의 아이돌 오드아이즈의 김린에게 저런 비아냥이라니…

 

  레이몬드. 당신 정말 제 정신 맞냐구요…

 

  나는 싸해진 분위기를 전환해 보려 말 사이를 끼어 들었다.

 

  "이 춤으로 할게요. 좋아요. 너무 좋아. 제 노래와 너무 찰떡같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은데? 린아… 아니 심사위원님. 고맙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내 말에도 삭막해진 연습실 분위기는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다.

 

  건조해진 대기가 정전기를 일으킬 만큼 무겁게 내려앉을 즈음 레이몬드는 2차 도발을 감행하고 만다.

 

  "성의가 좀 없는 것 같아서."

 

  "네??"

 

  린인 그 특유의 환한 미소는 간대 없고 싸늘한 눈빛으로 레이몬드를 바라보며 어이가 없다는 모습이다.

 

  정말…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레이몬드 형님. 다른 건 몰라도 춤으로 시비를 거시는 거라면 저도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는데 말입니다."

 

  "무릎만 까딱거리는 저 춤으로… 유카리가 3위안에 들 수 있을 것 같나?"

 

  "네?"

 

  나는 더 이상 레이몬드의 무례를 가만히 묵과할 수가 없었다.

 

  "몬드씨… 그만. 그만요. 이건 제 노래고… 제 경연이에요. 그리고 이 분은 심사위원이시구요. 지금 하고 계신 언행이 얼마나 큰 무례인지 아세요?"

 

  레이몬드는 한참 내 얼굴을 바라 보았다.

 

  그 차갑고 깊은 푸른 눈은 무얼 생각하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아무튼 한 동안 멍하니 내 얼굴을 바라만 보다 입을 열었다.

 

  "난 그만 가 볼게. 멍청한 연습생의 엉망인 경연을 더 이상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서 말이야."

 

  [쾅…]

 

  굳게 닫힌 문을 바라 보며 가슴 한 구석이 저려왔다.

 

  이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괜찮아요… 누나?"

 

  린이는 걱정스러운 듯 나를 바라 보았다.

 

  "아… 난 괜찮…아...요. 하하. 넌… 아니 너님은… 아아…그러니까 내 말은…"

 

  린인 웃으며 말했다.

 

  "휴… 그냥 린아~ 해요. 알고 지낸 세월이 벌써 몇 년인데…"

 

  린이의 말에 나도 긴장이 풀어졌나보다. 한숨부터 먼저 내쉬며 말했다.

 

  "어…후아~… 린아.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린인 장난스러운 표정을 되찾아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긴요. 분명 레이몬드 형님. 뭔가 이 춤에 불만이 있으신 것 같긴 하지만… 그게 누나가 사과할 일은 아니잖아요."

 

  "그…렇지. 흠… 린아. 난 네 안무 정말 마음에 들거든. 몬드씨 저러는 거 신경쓰지 말어. 워낙 괴팍한 양반이야. 흠흠… 그러니 린아…"

 

  "네?"

 

  "괜히 레이몬드씨 때문에 심사때 나 평가 박하게 하고 그럼 안된다~"

 

  나는 숨겨진 내 진심을 토해내며 울먹이듯 말했다.

 

  린인 그런 내 모습이 우스운지 또 한 번 활짝 웃음을 터트린다.

 

  "하하하. 아 누나~ 진짜 자꾸 그러지 마세요. 안그래도 심사위원 타이틀이 어색하기 짝이 없구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걱정은 노노. 심사는 정말 칼같이 할테니깐요. 그리고… 누나 노래 확실히 좋아요. 경쟁력 있다고 봐요."

 

  "정말이야? 립서비스 아니지?"

 

  린인 고개를 저었다.

 

  "진심. 입. 니. 다. 하하."

 

  그래도 이렇게 곡 피드백과 안무까지…

 

  난 린이에게 어떤식으로든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다.

 

  "린아. 도와줘서 고마워. 레이몬드씨 때문에 괜히… 이거… 편의점에서 가져온 건데… 하나 마셔. 뇌물… 이기도 해."

 

  가방에서 뒤적여 바나나 단지 우유를 하나 건냈다. 점장님께 받은 것…

 

  "하하. 고마워요. 누나. 잘 마실게요."

 

  "응. 아니야. 별것도 아닌데… 내가 고맙지."

 

  린인 싱글거리던 웃음을 멈추고 가만히 날 그윽하게 바라 보았다.

 

  남녀가 단 둘이 밀폐된 공간에 있다 보면 간혹 이런 짧은 침묵도 미묘한 기류를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조용한 연습실에 5초간의 고요함은 꽤나 긴 시간이었다.

 

  "저…"

 

  그래. 이제 그만 가봐. 린아.

 

  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의 입술은 뭔가 다른 걸 갈구하는 듯 했다.

 

  촉촉하고… 섹시하달까?

 

  장난기 가득한 소년같은 모습의 린은 순식간에 퇴폐적인 눈빛으로 입술을 적시고 있었다.

 

  이거… 지금 무슨 분위기 인거지…?

 

  "누나 말이 맞아요. 심사위원인데 아무에게나 안무를 짜줄 정도로 한가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으응… 그… 그렇지."

 

  "카리 누나… 저… 누나…"

 

  이 분위기는… 설마…

 

  고조된 분위기를 어떻게든 다운 시켜야만 해.

 

  "린아. 나 정말 3등안에 못드는거야?"

 

  애절하게 다가오던 린이의 눈빛과 입술은 이내 정신을 차린 듯 목적지를 재설정하는 듯 했다.

 

  "네? 3등요? 제가 언제 못든다고 했어요."

 

  "아… 아니. 아까 레이몬드씨가 3등안에 들 수 있을 것 같냐 물었을 때 제대로 답을 못하는 것 같아서…"

 

  린인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한 얼굴로 한 동안 말을 어떻게 건낼까 망설이는 티가 역력하더니 결국 숨겨진 진실을 꺼내 들었다.

 

  "누나. 휴… 제 말 잘 들으세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니에요. 저도 어디서 들은 이야기기도 하구요.

 

  누나에게 안무를 짜 준건… 누나가 단지 평범한 동료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시간을 낸 건 아니에요.

 

  누구보다 누나의 데뷔를 바라기도 하고, 힘들었던 과거도 잘 알고 있으니까 3위안에 들기를 응원하는 마음도 들어있어요.

 

  그런데… 곡의 완성도나 안무의 구성 따위랑은 상관없이 말이에요…

 

  최종 3인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있어요."

 

  린이의 말은 충격이었다. 이미 정해진 상태의 오디션이라니…

 

  "무슨말이야. 정해져 있다니. 그 말은…"

 

  "소문은 소문이길 바래야죠. 저도 심사위원 중 하나에요. 결코 그런 부정한 방법이 끼어들도록 가만 놔두진 않을거에요."

 

  머리가 멍해졌다.

 

  그래… 그의 말처럼 소문이길 바래야지. 하지만… 한 번 싹 튼 의심은 그리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린아… 혹시 그 3명이… "

 

  린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지금 미르 형이랑 같이 있는 그 세 명. 피오나. 민다린. 지수민.

 소문이길 바라지만… 미르 형이 연습실 문을 아예 걸어 잠궈 버렸어요. 사전에 다 조율이 된 듯 편곡 작업자와 안무가는 별도로 세명에게 배정이 되어 벌써부터 작업 중이구요. 소문이라기에는… 조금… 뭔가 너무 치밀하게 흘러가지요?"

 

 

 

 
작가의 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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