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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구령세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7

치우가 칠대성을 물리치고 신국의 세운지 수백년.
사신과 사흉수를 봉인했던 구령의 봉인이 해제되면서 천하에 다시 전쟁의 기운이 흐른다.
수많은 나라의 영웅들 중 과연 천하를 지배하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무당의 예언
작성일 : 20-09-11 14:51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4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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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불답이 황후의 처소로 들어왔다.

 

 

 “황제폐하는?”

 

 

 “지금 후원에 계신 걸 확인하였사옵니다.”

 

 

 “그래? 이 일을 어쩔 것이오? 황태자와 황자의 위세만 세운꼴이 됐으니, 오라버니만 믿다가 우리 치하랑 전하가 아라강 오리알 꼴이 되게 생겼어요.”

 

 

 “소.. 송구하옵니다. 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듯 합니다”

 

 

 키가 크고 잘생긴 야불답이 무릎으로 기어 황후의 귀에 입을 댔다.

 

 

 야불답의 말이 끝나자 황후가 웃었다.

 

 

 “깔깔깔깔 정말 오라버니의 말대로 전화위복이 되었구려.”

 

 

 “그러니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황후폐하. 도착했나이다.”

 

 

 궁녀가 들어와 전갈을 전하곤 야불답의 얼굴을 슬쩍 훔쳐본 뒤 나갔다.

 

 잘생긴 귀공자였던 야불답은 황궁내에서도 궁녀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었다.

 

 

 “어서 들라해라.”

 

 

 “예이.”

 

 

 야불답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이 밤중에 찾아뵙는 이가 또 있습니까?”

 

 

 “그대는 최근 사라에 나타나 황궁 무녀보다도 더 용하게 미래를 예언한다는 무당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소?”

 

 

 “예. 들은 적은 있사옵니다. 하오나 그건 백성들을 혹세무민하는 사이비에 불과하옵니다.”

 

 

 황후가 눈을 가늘게 떴다.

 

 

 “호호호호 그게 아니더라 이 말입니다. 내 사람을 구해 몇 가지로 그 자를 시험해봤는데, 용하기가 이를 데 없단 말입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단 말입니다. 내 그래서 오늘 긴히 청하여 앞날을 물어보고자 합니다.”

 

 

 “예. 예.”

 

 

 야불답이 다시 고개를 숙이는 사이 눈을 매섭게 뜨고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는 뚱뚱한 할머니가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꾀죄죄한 옷을 걸친 그녀는 추하기가 이를 데 없었고, 몸에서는 생선비린내 같은 역한 냄새까지 나고 있었다.

 

 

 황후는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황후폐하.”

 

 

 무당이 넙죽 엎드렸다.

 

 

 “내 그대를 친히 부른 것은 몇 가지 물어볼 말이 있어서다. 그러니 너는 참말만을 고하렸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제.. 제가 거짓을 고하겠나이까?”

 

 

 “거짓을 고했다간 너의 눈을 뽑고 혀를 자른 뒤 한 달 굶은 돼지우리에 던져 버리겠다.”

 

 

 바닥에 엎드린 무당은 가엾게도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벌벌 떨고 있었다.

 

 

 황후가 그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

 

 

 “자 우리가 자네를 부른 까닭을 알고 있는가?”

 

 

 무당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자네는 어찌해야겠는가?”

 

 

 “하오나, 저를 죽이지 않겠다 먼저 약조를 하시면 미천한 소신은 제가 아는 모든 것을 아뢸 것입니다.”

 

 

 “그래?”

 

 

 황후는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황궁 안에서는 모든 일이 그녀의 맘대로였다.

 

 

 “좋다. 네가 어떠한 말을 하든지 너를 죽이지 않는다고 내 약조하마. 그러니 네 년은 우리가 어찌해야 하는지 알려다오.”

 

 

 그러자 무당이 자리를 잡고 앉아 눈물을 흘렸다.

 

 

 “날이 밝거든 황제폐하께 청하여 구정을 깨뜨리고, 신국의 신물인 구령을 달라 청하십시오. 그리고 구령을 치하랑 전하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황후의 아드님이신 치하랑 황자가 황제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치우의 구령을 갖게 된다면 치하랑 황자는 치우 초대 황제를 능가하는 황제가 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치하랑 황자는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날개로 인해 13세가 되기 전에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고, 다리가 없어 걷지 못하고, 아가미가 없어 물에서 숨 쉬지 못하는 자에게 죽임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말을 마친 무당이 다시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황후와 야불답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자가 황자의 어깨에 있던 날개를 어찌 안단 말인가? 황후와 나, 야불배 외에 아는 사람들은 모두 죽였는데.’

 

 

 야불답이 황후의 표정을 살폈다.

 

 

 황후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네 이.. 이 년.. 무.. 무례하다. 감히 황자의 어깨에 나.. 날개라니.”

 

 

 무당이 다시 고개를 들고 황후를 꼿꼿이 바라보았다.

 

 

 “모르시지는 않을 텐데요. 어깨 위의 날개 말입니다.”

 

 

 “네. 이년 야불답 뭐하는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황후가 소리를 빽 질렀다.

 

 

 무당을 가리키는 그녀의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밖에 뭣들 하느냐? 당장 이 년의 모가지를 비틀지 않고.”

 

 

 야불답이 소리치자 건장한 내시들이 무장을 하고 들어와 무당의 양 팔을 거칠게 잡았다.

 

 

 “살려주신다 약조하지 않았습니까?”

 

 

 겨우 호흡을 고르고 있던 황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참참 그래. 그래. 내 약조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만 물어보자. 자네는 왜 말하면서 계속 눈물을 흘렸느냐?”

 

 

 무당이 다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벌벌 떨리는 그녀의 살찐 턱과 손은 애처로워 보였다.

 

 

 “살기는 살되. 눈이 뽑히고, 혀가 잘려 살아도 산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황후가 잔인하게 웃었다.

 

 

 “호호호호 정말 신묘하고 신통하도다. 내 살려줄 터이니 어디에도 가지 못하게 눈을 뽑고, 무엇도 말하지 못하게 혀를 잘라 버려라.”

 

 

 “예.”

 

 

 내시들이 그녀를 질질 끌고 나가는 와중에도 그녀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

 

 사람들이 사라지자 황후가 입을 열었다.

 

 

 “자. 내일 황제폐하를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겠소. 그러니 반드시 구령을 가지고 오시오.”

 

 

 “하.. 하오나 정말 구정을 열고 구령을 취하실 겁니까?”

 

 

 “듣지 못하였습니까? 어미가 아들을 위해 못할 게 뭐가 있겠소? 이대로 그녀의 말을 지나치기엔 너무나도 께름칙한 게 많습니다.”

 

 

 “하지만. 구령은 인간과 짐승, 요괴와 귀신, 도깨비의 경계와 균형을 잡기 위해 봉한 것입니다. 그 봉인을 해제한다면. 이매망량이 날뛰고 사정수군이 풀려난다는.”

 

 “냐하하하. 아니 오라버니 어찌 그런 소리를 하시오. 그런 건 다 미신이오. 내 일찍이 도깨비나 귀신을 본 적이 없소. 답답하오. 나라의 국상이라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다니 말이오. 내가 듣기론 그 커다란 구정 안에는 온갖 보물이 가득하다 들었소. 내 일이 잘 되면 한 몫 단단히 챙겨드리겠소.”

 

 

 황후가 허리를 뒤로 젖힌 채 깔깔깔 웃었다.

 

 부끄러움에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야불답이 말을 이었다.

 

 

 “그.. 그게 아니오라. 그런 무당의 말을 믿을 게 못된다고 사료되어 말씀을 올린 겁니다. 미신을 믿다니요. 당치도 않은. 다.. 당장 구정을 깨고 구령을 얻을 수 있도록 황제폐하를 설득할 방도를 구하겠나이다. 그럼 소신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야불답이 일어나 황후전을 벗어날 때까지 황후는 미동도 없었다.

 

 

 야불답도 알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예언이 있었다.

 

 

 신국 건국 신화에 따르면 날개 달린 아기장수가 태어나면 그 아이로 인해 신국이 멸망하여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대로 신국에서는 날개 비슷한 것이 어깨에 있는 아이가 태어나면 그 일가는 모두 처형되었었다.

 

 거기엔 황족도 예외는 없었다.

 

 

 

 

 

 다소미가 멀리서 걸어오는 치건우 황자를 향해 달려와 안겼다.

 

 “전하. 흑흑흑”

 

 “그러게 내가 걱정 말랬지?”

 

 “아무리 전하라고 해도 소녀는 전쟁이 너무 무서워요. 혹.. 혹여.”

 

 치건우는 다소니의 걱정을 알고 있었다는 둣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며 눈물을 닦아냈다.

 

 “걱정마. 처남은 살아서 돌아갔으니까.”

 

 다물간의 피범벅이 된 얼굴이 잠시 황자의 눈 앞을 스쳐 지나갔다.

 

 “그… 그럼.”

 

 다소미가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하하하 어서 들어갑시다. 아이고 나는 당신과 같이 가야금이나 뜯고 차를 마실 때가 제일 좋아. 그냥 이것저것 다 잊고 말이야.”

 

 다소니가 가볍게 그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그래도 황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에요. 백성들을.”

 

 “아 몰라몰라. 그냥 이렇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치건우가 사랑스러운 다소미를 품에 꽉 안았다.

 

 “숨막혀요. 그리고 이러고 있을 시간이 아니에요. 어서 승전 연회에.”

 

 “알았어. 알았어. 잠시만 잠시만 이러고 있자. 아 너무 좋다.”

 

 다소미도 그런 황자의 품에 안겨 살며시 고개를 기댔다.

 

 

 

 

 어두운 사라의 북한산 밤길을 휘척휘척 걸어가는 그림자가 있었다.

 

 

 “으으으윽.”

 

 

 뚱뚱하고 추한 무당 노파의 눈이 있던 자리에 피 묻은 천이 아무렇게나 둘둘 말려 있었다.

 

 

 “이게 누구십니까?”

 

 

 키가 7척은 됨직한 거대한 사내가 무당의 앞을 가로막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무당이 겨우 짚고 있던 지팡이에서 손을 뻗어 앞을 더듬었다.

 

 

 덩치가 큰 사내의 눈이 순식간에 빨갛게 불타올랐다.

 

 

 인간의 눈이 아니었다.

 

 

 “뭐하는 겁니까? 그런 장난이 재밌나요?”

 

 

 “흐흐흐흐. 제천대성. 치우가 6대성을 모두 멸하고 왜 자네만 살려뒀는지 아직도 궁금하군.”

 

 손을 거둔 무당이 마치 눈이 보이는 것처럼 고개를 똑바로 들고 거구의 사내를 올려다봤다.

 

 

 “왜 황궁에서 나오는 겁니까? 도대체 무슨 꿍꿍이죠?”

 

 

 “그건 네 놈이 알 바 아니다.”

 

 

 무당 노파의 몸에서 좀 전까지 나오던 걸걸한 쇳소리가 사라지고 낭랑한 청년의 앳된 목소리가 나왔다.

 

 

 “흐흐흐. 하늘의 고귀하신 존재란 말인가?”

 

 

 사내가 비웃듯이 말하자, 무당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멸하고 싶은가?”

 

 

 사내가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그.. 그건.”

 

 

 “시간이 늦었다. 너랑 놀아줄 시간도 없어. 곧 네가 활약할 날이 올 것이다.”

 

 

 “그 말은 구령이.”

 

 

 무당 노파가 손으로 자신의 뒤통수를 잡아당기자 인간 가죽이 벗겨지며, 휘황찬란한 커다란 새가 나타났다.

 

 

 정확히 말하면 그냥 새는 아니었다.

 

 

 기다란 목 위에 달린 것은 분명 사람의 얼굴이었다.

 

 

 인간들이 천추라 부르며 경외하지 마다않는 천상의 피조물이었다.

 

 

 기이한 빛을 뿌리며 날개를 활짝 펴자 덩치 큰 사내를 가릴 정도로 거대했다.

 

 

 “아기장수가 태어났고, 구령의 봉인은 해제될 것이다. 미천하고 하찮은 네 놈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하하하.”

 

 

 순식간에 날아오른 천추는 달을 가리며 유유히 사라졌다.

 

 

 “그렇단 말이지? 드디어 수백 년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인가? 숨어있던 영웅들의 시대가 다시 깨어나는구나. 하하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린 사내의 눈에서 붉은 불빛이 사라졌다.

 

 그 사내는 다 떨어진 삿갓을 눌러쓰고 다시 어두운 숲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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