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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안녕, 우리
작가 : 기린초
작품등록일 : 2020.9.9

희대의 살인마가 귀환한 것인가.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범인을 알고 있는 이들은…

 
05. 신입, 사고 치다.
작성일 : 20-09-11 09:02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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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제인이 대신하듯 말을 이었다.

 

 “목격했던 범인의 인상착의가 당신의 집에서 나왔어요. 무엇보다 당신의 알리바이에는 걸리는 게 하나 있죠. 당신의 집에서 마트까지 가는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렸다는 거. 특히 김서철 씨 집이 있을 곳에서 다음 CCTV가 있는 곳에 모습을 보일 때까지.”

 

 묵비권 행사라도 할 생각인지, 맹수 같은 제인의 모습에 압도되어 입이 떨어지지 않는 건지 현영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러다 겨우 입을 뗀 그녀는 ‘아니야.’라는 말로 일관했다.

 

 제인은 같잖다는 듯 현영을 한 번 흘기곤 마치 자신이 살해과정은 물론, 그 내막까지 보기라도 했던 듯 술술 읊어대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이랬다.

 

 작가가 되기 위해 김서철의 문하생으로 어렵사리 들어간 현영. 글을 배우던 중 그에게 원고를 제출해 검토해봐 달라는 요청을 하게 되었다.

 

 김서철은 현영의 글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며 현영을 몰아세웠다.

 

 그런데 얼마 뒤, 현영이 썼던 글이 제목과 문체만 살짝 바뀌어 ‘김서철의 새 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세상에 나왔다.

 

 자신이 쓴 글인 것처럼 으스대며 인터뷰까지 마친 모습이 가관이었다.

 

 작가로서 제 작품을 빼앗긴 기분이 어떤지는 경험한 사람이 아니고는 알지 못할 것이었다.

 

 현영은 당연히 김서철에게 따지고 들었다. 하지만 김서철의 문하생에서 잘릴 뿐 그녀가 원하던 상황이나 보상은 돌아오지 않았다.

 

 분노에 찬 현영은 자신과 같은 문하생으로 있던 ‘이상정’의 집에 소설을 명목으로 방문,

 

 상정이 총기 소지자임을 밝혔던 터라 총을 훔치고 나와 김서철의 집 앞까지 곧장 갔을 것이다.

 

 

 하지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사람을 죽이기는커녕 총 한 자루 제대로 잡아본 적 없던 현영이 단박에 죽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청부살인은 했던 거라고?”

 “아, 이건 이상정씨의 증언 내용.”

 

 제인의 핸드폰에서 나오는 통화내용엔 제인이 말했던 것을 포함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비웃음 섞인 제인의 목소리가 간간히 들렸다.

 

 현장에서 전화를 건 이가 상정이라는 것이다.

 

 상정이 현영이 나간 후 총이 없어졌다고 증언한 것이 취조실에 울리자 현영은 새파랗게 질렸다.

 

 “실력 좋은 업자 하나 써서 일부러 급소를 피해 맞춰달라고 했고 업자는 돈 받고 증거 하나 없이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지. 곧바로 당신이 왔고 죽어가는 김서철을 구경하고 있었을 거고. 그런데 피가 잔뜩 묻은 손으로 김서철이 당신의 옷을 잡은 거야. 피는 지워졌지만, 이 부분은 마르지 않았고.”

 

 제인은 자신이 가져온 옷가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하지만 현영은 반박할 거리가 있기라도 한 듯 입을 열었다.

 

 “허. 선생님이 내 옷을 잡았던 것도 내가 선생님한테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그런 허무맹랑한 얘기로 사람을 범인 취급하면 안 되죠!”

 “당신. 112에 신고를 한 번 했었지? 왜? 112는 녹취가 기본이라 다 녹음 됐는데. 죽어가는 김서철씨가 사력을 다해 당신의 이름을 불렀던 것까지.”

 

 그때 제인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전화를 받았지만 예상했던 발신자인 듯 그녀의 입꼬리는 올라갔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현영을 보며 말했다.

 

 “욕실에서 루미놀 반응이 나왔다는데. 락스를 안 쓴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겠네요. 죽지 않은 김서철씨도 다행이고.”

 

 제인이 그녀를 약 올리듯 말했다. 현영은 순간 그럴 리가 없다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까 ‘죽일 뻔’했다는 건 도대체 어디로 들은 것인지.

 

 “그 시간이면 분명, 분명 죽었을 텐데.”

 

 사람의 감정이란 폭발해 버리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스스로 감췄던 비밀을 드러내기 마련인 것이라.

 

 “언제나 예상외의 상황은 생기기 마련이죠. 기적이란 것도 그래서 있는 거고. 당신이 총을 쏘진 않았으니 초연 반응은 안 나오겠고 우선 불법적인 총기 소지에 절도를 깔고…. 내가 당신 입 아플까봐 동기에 과정까지 상세하게 설명해줬는데 잡아떼면 재미없는 거 알죠? 방금 본인도 좀 많~이 인정했는데. 설마 그 청부살인업자라도 잡아 와라. 막 그런 건 아니죠? 그 바닥에 있는 사람들 절대 당신 그냥 안 놔둘걸.”

 

 제인은 현영을 비아냥거렸다.

 

 지훈은 조서를 쓰면서 해진에게 빨리 전화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제인은 지훈의 어깨를 툭 치고 일어나 먼저 취조실을 나가려 했다.

 

 “이야아아아!”

 

 그런데 그 순간 현영이 소리를 빽 지르며 제인의 손등을 확 긁었다.

 

 “이 미친!”

 

 지훈이 깜짝 놀라 현영을 잡았다. 제인은 제 손등에 생긴 상처와 그 위로 맺힌 피를 보며 인상을 썼다.

 

 취조실 문이 열리며 태경이 들어왔고 제인을 취조실 밖으로 내보냈다.

 

 이후는 태경과 지훈이 현영의 맞은편에 앉아 조사를 진행했다.

 

 현영은 허탈한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청부살인업자를 쓰기 전에 알리바이나 제대로 만들 계획을 세울 것이지.’ 제인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닫힌 취조실 문을 보고 있다가 몸을 틀었다.

 

 사고 한 번 제대로 쳤다.

 

 제인은 자리에 앉아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앞뒤로 의자를 까딱거리고 있으니 그녀의 어깨 위로 손을 턱 얹는 사람이 있었다.

 

 고개를 뒤로 젖혀보니 상현이 서 있더라.

 

 상현은 제인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고는 손뼉을 쳤다.

 

 그리고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 그녀에게 엄지를 추켜 세워주었다.

 

 “캬. 신입 엄청난데. 신고식 한 번 제대로 치렀어. 피의자 잡아들인 건 그렇다 치고 과정이 상세해서 옆에서 보고 있다가 말하는 줄.”

 “…몇 분 안 걸렸어.”

 “오, 한효은. 오랜만!”

 

 이제까지 아무 말이 없다가 처음으로 그들의 대화에 낀 효은.

 

 그녀는 상현의 동기다.

 

 상현이 뭐가 몇 분 안 걸렸다는 것이냐며 효은에게 물었다. 효은은 자신에게로 고개를 돌린 제인을 내려다보았다.

 

 “저렇게까지 알아내는데 전화 두 통이 끝이었어.”

 “딱 형사감이네, 형사감.”

 

 상현은 강력계로 온 것에 대해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인재를 발견했다며 한 번 더 제인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제인은 상현을 한껏 노려보고는 제 머리를 정리했다.

 

 상현은 머쓱했다.

 

 “상현아.”

 

 그때 태경이 상현을 불렀고 제인의 행동으로 조금 어색해진 분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비워진 지훈의 자리엔 효은이 잽싸게 앉았다.

 

 제인은 더 이상 말하기 싫은 듯 책상 위로 퍽 엎드려버렸다. 제인을 보는 효은의 눈초리가 매서웠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지훈은 확신이 든 듯 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차례 그리고 몇 번의 신호음 끝에 해진의 목소리가 들렸고 지훈은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누나.”

 ─ “어, 지훈아.”

 “러디사건에 깊이 고민을 하는 것 같았는데 제인이 나왔어요. 러디사건이 미제로….”

 “야, 송신입!”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지 갑자기 그에게 어깨동무를 해오는 상현으로 인해 그의 핸드폰이 떨어졌다. 상현은 미안하다며 지훈의 핸드폰을 주워주려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지훈이 재빨리 핸드폰을 주웠고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상현은 무슨 비밀 통화를 하고 있었기에 그리 놀라는 것이냐며, 여자친구랑 전화라도 하고 있었냐고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깨동무를 갑자기 하셔서 놀란 것뿐이에요. 하하.”

 

 지훈은 어서 그 화젯거리를 벗어나고자 했다. 상현은 다행스럽게도 그의 바람대로 움직여 주었다.

 

 “팀장님이 전원 호출.”

 

 상현과 지훈이 마지막이었던지 그들이 보이자 태경이 반짝반짝한 카드 한 장을 비장한 표정으로 보여주었다.

 

 계장이 최단시간에 살인사건을 해결했다며 신입들의 활약에 상을 준 것이라고 했다.

 

 오후 7시가 되자 태경은 물론, 다른 팀원들도 시계를 보고 있었던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1팀 전원 서를 나갔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태경의 핸드폰이 울렸고 ‘박 씨’라는 발신자를 화면에 띄웠다.

 

 “하여튼. 술 마시러 갈 땐 귀신같이 알아채고 전화한단 말이야. 여보세요? 야, 마침…….”

 

 하지만 발신자의 말은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태경은 의아하단 표정으로 핸드폰을 제인에게 건네주며 ‘박해진 프로파일러’라고 말해주었다.

 

 도담지방경찰청의 천재 프로파일러가 강력계 신입에게 연락할 만한 일이…. 아니, 이제까지 그랬던 적이 있었던가?

 

 이를 생각하며 모두의 시선이 제인에게 꽂혔다.

 

 제인은 심드렁하게 태경과 그의 핸드폰을 번갈아 보다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왜요?”

 ─ “제인.”

 “응.”

 ─ “우리 맛있는 거 먹자. 집으로 와. 일단 집으로….”

 “진짜? 맛있는 거 해줄 거야? 응.”

 

 제인은 히죽히죽 웃으며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태경에게 건네주었다.

 

 제인은 가봐야겠다며 그들에게서 망설임 없이 등을 돌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효은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 세웠다.

 

 제인이 불쾌하단 표정을 잠시 지었다가 자신을 잡은 이유를 물었다. 그에 대한 답은 옆에 있던 상현이 대신했다.

 

 회식하게 된 것은 신입들의 공인데 주인공이 빠져서야 되겠냐는 게 그 이유였다.

 

 아, 이렇게 되면 제인을 집에 데려다주려던 지훈은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지게 되는 것인데.

 

 제인은 상현의 말에도 개의치 않고 효은의 손을 밀어내며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제 길을 가려는 제인이 또 멈춰 섰다. 이번엔 태경에 의해서였다.

 

 그의 물음은 해진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그에게 해줄 답을 잠시 고민하는 듯싶더니 그냥 한 마디 툭 뱉고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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