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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너의 빛은 나의 어둠
작가 : Sissi
작품등록일 : 2020.9.1

무명 신인 작곡가와 무능력 얼굴천재 탑 아이돌의 상호 파괴적 성장 서사

 
#5.
작성일 : 20-09-11 02:59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3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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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지금 너희가 듣는 게 멜로디고, 이게 가사. 곧 가이드 녹음된 음원도 보내주신다고 하니까 그것도 들어보면 녹음에 도움 될 거야.”

 

  프로듀서는 룩스에게 재희의 곡을 들려주었다.

 

  “되게 괜찮은데?”

 

  태윤은 듣자마자 좋은 반응을 보였지만, 몇몇 멤버들은 곡 분위기가 너무 쳐진다고 하기도 했다. 확실히 별로 밝은 노래는 아니네, 하고 생각한 시한은 가사가 적인 종이를 보았다.

 

  “오...”

 

  시한은 감각적인 가사에 작게 감탄했다. 가사와 함께 멜로디를 들으니, 아까는 음울하게 느껴졌던 멜로디도 이 가사에 꼭 맞는 옷처럼 느껴졌다.

 

 

 [ 현실의 빛은 깊게 사라져 버린 Blue Night

  여긴 나의 해가 떠

  Here 낯선 세계에서 손을 잡은 너와 나

  Till the dawn 너의 눈을 볼래

  낮과 밤, 해와 달 모두 한데 엉켜 going deeper

  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blue sun red moon 깨어나기 싫은 파란 밤에

  너와 함께 하염없이 울고 싶은 꿈]

 

 

  두 번 반복되는 코러스의 가사가 특히 마음에 들지만… 내가 이 부분을 부를 수 있을 리는 없고. 어차피 거의 부르지도 못하는데.

  시무룩해진 시한의 눈은 종이 위를 헤메다, 마지막 부분에 멈췄다.

  시한은 멤버들이 곡을 듣는 동안 이미 자리를 뜬 프로듀서를 따라 회의실을 나왔다.

 

  “저, 피디님.”

  “어, 무슨 일이야?”

  “저 곡 파트 다 나누셨어요?”

  “아니, 좀 고민이네... 너 말야, 너. 너 때문에 가사 분배를 못하겠잖아, 임마”

 

  프로듀서는 시한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시한은 민망하게 웃었다.

 

  “아하하.. 그럼 저 많이 넣으려고 고민하지 않으셔도 되니까, 마지막 부분 저 주시면 안돼요?”

  “마지막 부분...? 아, 그러면 되겠네! 거기는 어려운 부분도 아니니까. 근데 거기가 중요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아, 아냐. 뭐 작곡가한테 다 맞출 순 없으니까. 그렇게 할게.”

 

  시한의 부탁에 오히려 고민을 던 듯한 작곡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라졌고, 시한은 녹음을 앞두고 처음으로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시한은 작곡가의 정보를 찾아보려 했으나 재희의 이름을 아무리 검색해 봐도 나오는 것이 없었다. 결국 그는 회사 사람에게 물어보아 그 작곡가가 무명의 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조금 아쉬워졌다. 그 분이 쓴 다른 곡들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우리가 녹음하는 곡이 잘 되면 앞으로도 들을 수 있겠지? 잘하면 우리 곡도 또 써줄 수도 있고. 녹음 준비 잘 해야겠다. 시한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여러 번 노래를 불러보았다. 음... 나름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드디어 재희가 오는 날, 기대를 잔뜩 안고 멤버들과 재희를 만나러 간 시한은 그녀와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이도 비슷해 보였고, 연예인 앞에서 어색해 하는 그녀가 어쩐지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그 곡의 가사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작사 비하인드 스토리라든지 하는 걸 듣고 싶은 마음과 그녀의 다른 노래도 들어보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룩스 앞에서 삐걱거리던 재희는 곡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자 놀랄 만큼 또릿또릿하게 변했다. 이 부분은 이렇고, 저 부분은 저렇고 하며 집중해서 설명하는 그녀의 모습에 시한은 더욱 기대가 되었다. 멤버들은 각자의 파트 설명이 끝나면 바쁜 스케줄 때문에 바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한가하고 분량 없는, 맨 마지막 순서의 시한은 여유있게 재희와 곡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 예상했다.

 

  “뭐야, 이거...”

 

  밝은 표정으로 순서를 기다리던 시한은 자신의 파트를 보고 갑자기 심각해지는 재희를 보고는 불안해졌다. 왜 그러지? 뭐가 잘못된 거지? 설마 그 마지막 부분 내가 부르면 안 되는 건가? 아냐, 피디님도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재희는 시한의 양해를 구하고 핸드폰과 함께 방 밖을 빠져나갔고, 불안해진 시한은 방문을 살짝 열고 재희의 통화 내용을 엿듣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 부분은 절대 어렵지 않은 부분이 아니에요. 타고난 음색, 섬세한 감정과 호흡 컨트롤이 필요한 부분인데.. 그리고 제가 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도 말씀드렸구요. 이걸 어떻게 그 멤버가..”

 

  시한은 그의 안 어딘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 역시 난 못하는구나. 노래 잘하는 멤버들이 해야 하는 부분이구나. 그래도 그 부분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래, 잊고 있었네. 내가 노래를 더럽게 못한다는 사실을. 주제넘게 군거구나.

 

  “깜짝이야!”

  “죄송합니다. 놀라게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어느 새 방문을 나와 있었나 보다. 나도 모르게 내 생각에 빠져 들어서 엿듣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걸까.

 

  “들어가죠. 시한 씨만 설명 들으시면 되니까요.”

 

  시한은 억지로 웃으며 방으로 들어가자고 하는 재희가 한없이 미워졌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부분이에요? 나한테는 절대 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이미 다 들은 것 같네요.”

 

  곡에 대한 설렘과 재희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진 자리는 어느 새 실망과 원망의 감정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네..?”

  “음색, 감정, 호흡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셨잖아요.”

  “...”

  “그래서 저는 못한다고도 하셨고요.”

  “저기, 그게..”

 

  엿들은 게 잘한 일도 아닌데. 그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속상함과 서러움이 흘러나올 것만 같았다. 돌아서는 시한의 등 뒤로 화난 재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봐요, 제가 대놓고 앞에서 욕을 한 것도 아닌데 마음대로 듣고서 마음대로 화내시면 어쩌라는 거죠? 그리고 제가 틀린 말 했나요? 그쪽은 가수잖아요. 노래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 가수, 그것도 인기 많은 대중 가수죠. 그러면서 노래를 못한다는 게 말이 되기나 해요? 애초에 작곡가가 노래도 못하는 가수 편의를 봐 줘야 하냐고요.”

 

  저 말, 많이 들었는데도 엄청 아프네. 어쩌면 처음으로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여태까진 노래 못해도 잘 살아왔는데, 나 그렇게 못난 인간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런 능력 없이도 잘 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못난 내가 어떻게 잘 살고 있었지.

  그래, 난 그냥-

  시한은 눈을 한 번 꾹 감고 뜬 다음 재희를 향해 몸을 돌렸다.

 

  “지금이 가수들이 노래로만 돈 버는 시댑니까?”

  “뭐라고요?”

  “실력이 좋든 말든 대중들이 원하기만 하면 상관없잖아요.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면 되는 거지.”

  “...”

  “전 잘생겼어요. 사람들은 제 잘생긴 얼굴을 보길 원하고요. 제가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그런 건 상관이 없어요.”

 

  그게 내가 살아온 방식이고, 살아갈 방식. 어쩌면,

 

  “그깟 무명 작곡가의 곡 한 마디 따위, 전혀 필요 없다고요.”

 

  눈 가리고 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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