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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변하지 않은 것
작가 : 히마와리
작품등록일 : 2020.8.23

치열하게 살아가는 대학병원 간호사 김예인
그녀는 상혁이라는 환자를 치료해준다.
반면 상혁은 간호사 얼굴을 보고 그동안 짊어지고 살아온 그의 어두운 과거가 다시 한번 그를 힘들게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상혁은 예인에게 다가가는데...

 
사람의 달리기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므로 네가 느린 건 문제 될 게 없다.
작성일 : 20-09-11 01:22     조회 : 385     추천 : 0     분량 : 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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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규와 예인은 무작정 걸었다. 노을이 지는 배경과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은 마치 하나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상규는 예인의 눈치를 보며 말을 했다.

 

 야 어디 가?

 

 일단 읍내로 가려고.

 

 그럼 거기까지 걸어가? 걸어가면 1시간은 걸릴 것 같은데.

 

 좀 조용히 좀 해! 1시간쯤은 걸을 수 있잖아.

 상규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예인을 보고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예민한 예인의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상규야

 

 왜?

 갑자기 상규를 부른 예인은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어갔다.

 

 너 공터를 보고 느낀 거 없어?

 

 응? 아무것도 없던데

 

 23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공터는 아무것도 없었어.

 

 응? 당연하지 불에 다 타버렸잖아.

 

 아니 바보야! 아무리 공터라도 그렇지. 잔디가 짧았어. 23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공터가 정돈돼 보였어.

 

 그럼? 누군가가 그 땅을 관리했다는 거야?

 

 정확히는 모르겠어, 아마 누군가가 예초를 했겠지. 난 공터를 관리한 사람을 찾을 생각이야. 그리고 일단 다시 읍내로 나가자.

 

 

 

 

 현석과 윤규는 둘만이 남겨진 공터에서 잠시 생각을 했다. 그리고 택시 기사님께 들은 23년 전 사건을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왜 김예인씨가 이곳에 왔는지도.

 

 아.. 정말 모르겠네요. 그 사람들은 여길 왜 온 걸까요?

 

 단순한 우연이 아니겠지.

 

 피해자와 김예인씨와 관계를 알아야 하는데...

 

 일단 수사본부로 돌아가자. 우린 이미 많은 정보를 얻었어.

 

 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윤규와 현석은 차에 타 다시 서울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수사본부로 돌아온 현석과 윤규는 23년 전의 화재사고와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보고했다. 수사본부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 졌다. 앞으로 23년 전 사고에 대해서 조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이제는 23년 전의 화재사고를 조사하라 하네요.

 

 하라면 해야지 뭐. 어쩌겠어. 세금을 먹었으면 그에 따른 합당한 값을 해야지.

 

 아.. 이걸로 오늘도 집에는 못 가겠네요,

 윤규는 집에 못 가는 게 익숙해져 체념한 듯 말을 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일에 집중이나 해!

 

 네~ 네~

 

 

 예인과 상규는 결국 걸어서 읍내로 나왔다. 상규는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야 밥이나 먹자

 

 밥? 음.. 그러고 보니 밥 먹을 시간이네.

 어? 야 앞에 기사식당 있는데 저기 가자.

 

 아 뭔 기사식당이야!

 

 야 원래 저런데 가 맛집인 거 모르냐? 일단 따라와

 

 아씨..

 

 상규는 예인을 데리고 결국 기사식당으로 들어갔다. 기사식당은 평범한 식당이였으며 벽지에 낙서 또한 많은 걸로 봐서는 이 동네에서 오래된 식당임은 분명했다.

 

 아이고! 젊은 커플이네~ 완전 선남선녀야!

 붙임성 좋은 식당 아주머니가 상규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희는 커플이 아..

 

 네!! 아주머니 저희 잘 어울리죠?? 일부러 여행을 이곳으로 왔어요. 식당도 여기가 엄청 맛있다고 하던데요.

 상규는 예인의 말을 가로채 뻔뻔하게 대답을 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아부까지 하는 저 능글맞은 상규의 모습에 예인은 어이가 없었다.

 

 총각이 말도 잘하네!! 여자친구는 좋겠어~

 

 아..

 예인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분명 상규는 서비스 혹은 음식의 양을 많이 받고 싶어서 저렇게 뻔뻔하게 아부하는 게 뻔했다.

 

 음식은 백반 2인분 맞지?

 

 네! 맞아요. 양 많이 주세요!!

 

 그래~

 식당 아줌마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에는 다른 직원분이 있었고 요리는 같이 하는 걸로 보였다.

 야! 너 왜 말을 그렇게 해!

 

 이렇게 말해야 양을 많이 주잖아~

 상규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커플로 보였다는 게 내심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상상했고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나저나 어떻게 찾지?

 

 뭐가?

 

 아니 공터를 관리한 사람 말이야!

 

 아~ 일단 밥부터 먹자

 

 예인도 배가 고파지는 게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밥을 먹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이 나왔다. 음식은 흔히 먹을 수 있는 가정식 백반이었으며 된장찌개와 각종 밑반찬이 상을 이루었다. 예인은 밑반찬 중 계란말이를 집어 물으며 말을 했다.

 

 이곳이야.

 

 응?

 

 식당을 둘러봐. 분명 오래된 식당이야. 아마 식당 사람들도 저주받은 곳을 알고 있겠지. 그리고 식당 사람들도 손님들이 하는 말을 일하다가 들을 수도 있고. 아줌마 성격을 봐~ 붙임성이 좋잖아. 그러면 손님들과 대화를 통해 알고 있을 확률이 높아. 지난 과거에 대해서.

 

 상규는 지금 예인이 간호사가 아닌 소설 속 등장인물인 가가 교이치로 형사를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밥을 먹는 예인의 모습을 본 상규는 다시 한번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예인과 상규는 어느덧 밥을 다 먹어 가고 있었다. 상규와 예인은 서로 눈치를 보며 식당 아줌마에게 말을 걸 타이밍을 잡고 있었다. 그때였다. 아줌마는 식당에 젊은 커플이 온 게 오랜만이라며 자신이 직접 담근 매실차를 서비스로 주었다. 예인은 기회라 생각했는지 바로 말을 걸었다.

 

 아주머니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혹시 저주받은 곳에 대해서 아는 거 있어요?

 

 뜬금없는 질문에 식당 아줌마는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오히려 되물었다.

 

 그런 걸 왜 물어?

 

 궁금해서요. 오늘 가보았는데 깨끗하게 정리된 느낌이 들었어요.

 예인은 둘러댈 핑계를 생각하지 못해 솔직하게 대답했다.

 

 음.. 아마? 석환이가 자주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 석환이는 내 친구인데 저주받은 곳 근처에 살았었어. 그래서 추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저주받은 곳에 가서 예초정도는 하는 것 같아.

 

 예인은 너무 솔직하게 말해 자기 자신을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아줌마는 예인을 그렇게 보지는 않았다. 예인은 분명 가벼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혹시 그분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그거야 쉽지~ 여기서 도보로 20분만 걸어가면 석환이 밭이 있어. 거기로 가봐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인과 상규는 식당에서 나와 아줌마가 알려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밭이 보이기 시작했다.

 

 야 우리 서울로 안 돌아가?

 

 너 내일도 오프지 않아? 나랑 근무 시간표 같잖아.

 

 그럼 서울로 안 돌아가고 여기서 자자고? 둘이? 한방에서?

 

 응.

 

 뭐?!!

 

 왜 놀라?

 

 아니..

 상규는 예인과 같이 잠을 잔다는 생각에 얼굴이 빨개졌다.

 

 야 너 설마 이상한 생각하는 거 아니지?

 무슨 소리야....! 진짜 어이없네.... 야...나.....나도 눈 달렸거든!

 

 뭐! 이게 진짜! 근데 왜 말은 왜 더듬어.

 

 당황해서 그렇지. 난 전혀 그런 생각 안 했는데.

 

 그래. 그렇다고 하자~

 

 상규는 민망해져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괜히 자신의 마음이 들킨 것 같아 예인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상규는 생각했다. 자신의 마음을 예인을 알았을 경우 친구라는 관계 마저 끊어져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상규는 자신의 마음이 조여져 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말
 

  나의 꿈은 오아시스가 되는 거다.

 

 기죽지 마세요. 힘들어 하지 마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또한 감사의 말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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