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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불순한 교수
작가 : 퀸카대행진
작품등록일 : 2020.7.31

담임선생님과 풋풋한 첫사랑을 했던 여학생들은 다들 행복했을까?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들은 완벽한 비밀 연애를 해야만 한다. 사회적 통념, 친구들의 시선, 부모님들의 반대는 어떻고? 여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선생님과 여제자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또 그들이 헤어지고 난 후의 이야기가 있다. 카카오톡ID: lov2lovely

 
9. 술 사줄까?
작성일 : 20-09-11 00:04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4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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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화.

 

 

 

 

 

 주로 젊은 교수님으로 구성된 대책 회의가 마련됐다. 동그랗게 마주 않은 테이블에는 이미 수거한 포스터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 연이 그 위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인 건지 모르겠어요. 아주 민감한 사항이니 만큼 학교 측에서도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보다는 가해자를 찾아내서 꼭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불미스러운 소문을 낸 것도 모자라 교내의 포스터를 훼손했어요. 그것도 CCTV 없는 곳들만 교묘하게 골라서요."

 

 

 "벌써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이니셜 찾기가 한창이라 들었어요. 피해학생이 얼마나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

 

 

 모인 사람들이 저마다 이 사건에 대해 한소리를 했다. 피해자를 향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더 높아 윤하는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로 오가는 대화에 윤하는 도저히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교내에 소문이 퍼져 있을 정도라면 그녀 또한 소문에 대해 이미 알았을 터. 또 어디 가서 울고 있지나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녀가 제일 두려워하던 일이 퍼뜨려진 것이었다. 그것도 제일 잔인한 방법으로. 이 모든 걸 알았다면, 아마 제 정신으로 있기 힘들 터였다.

 

 

 +너 지금 어디야?+

 

 

 윤하는 탁자 밑으로 손을 두고 핸드폰으로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날 때까지 그녀에게서 답장은 오지 않았다.

 

 

 

 

 

 "웬일이야 진짜.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그 시간 예화는 미처 때지 못한 포스터 앞에서 서서 소문의 근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오롯이 가리키는 이니셜에 온몸이 후들거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으나 절대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를 스쳐지나가는 학생들의 보는 눈이 있었고 옆에는 당사자보다 더 발끈하고 있는 가은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너무 심한 거 아니냐. 당사자는 얼마나 황당하겠어. 나도 이렇게 온몸이 떨리는데."

 

 "……."

 

 "상황이 이런데도 남자애들은 이니셜 찾기를 무슨 놀이처럼 하고 있다니까."

 

 "왜 이렇게 흥분하고 그래 진정해."

 

 "내가 흥분 안하게 생겼어 이니셜 때문에 너까지 의심받고 있으니까 그러지!"

 

 

 오늘따라 등교하는 길에 같은 과 학생들의 시선을 많이 받길래. 오늘 특별히 예쁘게 하고 나와서 그런가 보다 했다. 하지만 그 미심쩍은 시선들이 이런 이유였다니 지금 이 상황에서는 평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며 마음을 다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도 인간이었다. 제일 두려운 게 현실로 이루어져 다가왔을 때 버틸 힘을 잃는 나약한 존재. 지금 이 순간에는 수업이고 뭐고 이 학교를 벗어나고 싶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은아 미안한데 나 먼저 알바 하는데 가봐야 할 것 같아."

 

 "왜 너 오늘 알바 하는 시간 아니잖아?"

 

 "소정이가 급하게 알바 대타를 해달라고 그러네. 미안 다음에 같이 저녁 먹으러 가자."

 

 "뭐 그럼 어쩔 수 없지. 빨리 가봐."

 

 

 거짓말 이였다. 그저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을 뿐. 포스터에 써진 글귀가 머릿속을 맴돌아 견딜 수가 없었다. 대체 누가 그런 짓을 했단 말인가. 의심 가는 이가 한명 있긴 했지만 꼭 그녀라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 목격자는 많았고. 혹시 그 일을 알고 있는 학생이 한국 대학교에 재학 중일 수도 있었다. 그동안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을 하고 살지 않았었던 것 같은데. 누군가의 원망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쓰렸다.

 

 

 "그래도 그러지 말지.. 그런 방법으로 그러지 말지.."

 

 

 홀연 불쾌한 감정이 일어났다. 갑자기 더러워진 공기, 가시, 파열 모든 것에 대해 원망하며 울부짖고 싶어졌다. 어디론가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아무도 그녀를 모르는 곳으로. 하지만 혼자 밥한 번 먹어본 적이 없는 쫄보라서 먼 거리는 어려울 것이란 것을 알았다. 혼자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두려웠지만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무작정 터미널로 차를 타고 가서 표를 끊었다. 서울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 강화도로 목적지를 잡았다.

 

 멀리멀리 도망가서 하루 이틀쯤 돌아오지 말아야지 싶었다. 불현듯 이럴 때 털어놓고 속 시원히 예기할 수 없는 사람이 없음이 슬퍼졌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그 일 이후 멀어진지 오래였고, 부모님에게는 다시 그 일을 꺼내 속상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다.

 

 

 -아빠 저 오늘 가은이네 집에서 자고 올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아무 말 없이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간, 벌어질 일이 눈에 훤했기에 예화가 홍교수에게 문자를 남겼다.

 

 

 핸드폰을 살펴보니 윤하에게서도 문자 한통이 와있었다. 어디냐는 문자. 그래도 자신의 고통을 아는 사람이 한명은 있구나 싶어 안심이 되었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더니 있네."

 

 

 핸드폰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는데 그에게서 이제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다.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녀는 전화가 끊길 때까지 두 손으로 꼭 잡고 있었다. 형식적인 위로 같은건 지금 받고 싶지 않았다.

 

 

 -괜찮아요. 저-

 

 

 그래도 그가 걱정할까 짤막한 답장만을 남기고 전화를 바로 꺼뒀다.

 

 

 고속버스 차에 오르고 달리는 동안 계속 절망으로 덮여가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온 힘을 다했다. 조용히 덮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려 애썼다. 소문은 의례 그러기 마련이니까 그렇게 긍정적으로 떨처버리려 해도 계속 생각났다. 음울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 시간 윤하는 결국 꺼져 있는 전화를 바라보며 인상을 썼다. 아예 숨기로 작정이라도 한 모양이었다. 아직 캠퍼스를 빠져나가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 그녀가 갈만한 모든곳을 뒤져보았지만 성과가 없었다. 대신 민수와 손수 싸온 듯 한 도시락을 나눠먹으며 진정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가은을 발견 해냈다.

 

 

 "혹시 까치 어디 갔는지 알고 있어?"

 

 

 그가 부르는 별명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고 있는 가은이 입에 넣은 유부초밥을 오물거리며 대답했다.

 

 

 "예화 아까 카페 알바 땜방한다고 급하게 나갔는데요."

 

 

 "아, 그렇구나. 알겠어 데이트 마저 하고."

 

 

 윤하의 굳어진 표정에, 가은의 예민한 촉이 그제야 발동했다. 조금 전에 이루어진 포스터 대책회의 인원에 강윤하 교수가 끼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 인원이 굳어진 표정으로 예화를 찾아다닌다는 건. 그녀의 젓가락에 야무지게 잡혀있던 유부초밥이 허공에서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가은이 금방 손에 들려있던 도시락을 민수에게 다 떠넘기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교수님 저도 같이 가요!"

 

 

 잠시 후, 가은과 윤하는 힐스 카페 안을 차창을 통해 바라보며 허무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예화의 말대로 라면 일이 생긴 소정이 카페에는 없어야 했다. 하지만 소정이 버젓이 카페 안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기지배 나한테 거짓말 했어."

 

 

 가은이 힘이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한테 말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나 아까 정말 눈치가 없었어요."

 

 "네 탓이 아니야."

 

 "애를 옆에 두고 진짜. 내가 무슨 말을 한건지. 아까 포스터도 같이 봤단 말이에요."

 

 

 금방 눈가가 촉촉해 지는 가은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윤하가 위로했다.

 

 

 "찾을 거야 걱정하지 마. 친구들한테도 좀 물어보고 알았지?"

 

 "예화 먼저 찾으면 말해주세요. 저는 그런 소문 하나도 신경 안 쓴다고."

 

 "그래, 고맙다."

 

 

 윤하는 바로 그 길로 운전하여 대학로로 향했다. 하지만 그 넓은 거리에서 사람하나를 찾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와 통화 자체가 불가능 했기에. 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 때 윤하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녀길 바라며 전화를 받았으나 발신자는 그녀의 아버지인 홍교수 였다.

 

 

 "자네 혹시 학교에 예화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겠나? 아니면 가은인가 그 애 전화번호라도 알아봐주게."

 

 

 그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그게..."

 

 "애가 이런 적이 없었는데, 외박을 하겠다고 문자하나 남기고 전화가 꺼져 있는 거야. 꼭 어디가면 전날에 꼭 말하고 가고는 했거든 그런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찾아보겠습니다."

 

 "미안하네. 내가 알아보려고 해도 급한 수술이 잡혀 있어서 내가 병원에서 나갈 수가 없어. 부탁 좀 하겠네."

 

 

 그녀의 서투른 거짓말들이 여기저기서 들통이 나고 있었다. 그럴수록 그녀를 향한 걱정에 가슴이 조여오는것 같았다. 대체 어디로 숨어서 주변사람들 속을 이리 썩이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그 시간 예화가 타고 있는 버스는 목적지에 거의 다다르고 있었다.

 

 

 "누구야.. 정말 그 애일까..."

 

 

 달리는 버스 차장에 기대어 계속 중얼 거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해가 걷힌 오후 도심에서 많이 벗어 났다는 것이 차창 밖의 풍경으로도 느껴졌다. 이제는 바다가 보이려 하고 있었다. 충동적이었지만 혼자 힘으로 이곳까지 온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정말 왔네."

 

 

 푸르기 만한 바다가. 우울한 기분을 날려주었다. 딱히 목적지를 둔 곳도 없었기에 바닷가 인근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그래도 아무런 대책 없이 이곳에 있을 수 없었기에 머물곳을 먼저 잡았고 넓은 펜션에 가방하나만 내려 놓은 예화는 바로 바다를 보러 밖으로 나왔다.

 

 

 이제는 해가 완전히 걷히고 제법 어둠이 내려 앉아 있었다. 시원하게 물결치는 바다를 향해 걸어가자 시원한 부는 바람이 기분을 좋아지게 했다. 숨도 안 쉬어질 만큼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물결치는 바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위해서 핸드폰을 켰다.

 

 

 키자마자 그녀를 걱정하는 수십 통의 문자가 밀려들었다.

 

 

 "거짓말도 다 들통 났네."

 

 

 가은과 윤하 홍교수의 문자들이였다. 그리고 윤하에게서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더 이상 그들을 걱정시킬 수 없었기에 예화가 전화를 받았다.

 

 

 "거기 어디야?"

 

 

 

 

 

 

 그의 전화를 받고 바닷가를 얼마나 걸었을까 정말 거짓말 같게도 바닷가 중간쯤에 차를 세운 윤하가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굳어진 표정의 그가 화라도 낼 것 같아서 예화는 지례 겁먹고 주춤 뒤로 물러섰다.

 

 

 긴 걸음으로 손쉽게 그녀의 앞까지 와서 그녀의 상태를 확인한 그는 답답한 듯 와이셔츠를 풀어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죄송해요."

 

 

 뭐라 잔소리라도 할 줄 알았던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꽤 다정했다.

 

 

 

 "술 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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