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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는 로봇
작가 : 유라
작품등록일 : 2020.8.2

술 취한 박사는 로봇에게 '잘못된 명령코드'를 주입한다. 이로 인해 로봇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고, 전쟁 중 탈영을 하고만다.

탈영한 로봇은 여러 행성을 떠돌다 '습지행성'에 불시착한다. 그곳에서 만난 수도승 '발룬다'는 로봇에게 인간의 고통과 감정을 가르치고, 명상을 통해 대상을 미루어 이해하는 법을 익히게 한다.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로봇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궁극적 여정을 시작한다.

한편, 지구 정보국은 탈영한 로봇을 체포하기 위해 요원 '마혜인'을 파견하여 추적하는데…

 
[2부 태양의 권세] 11장 여왕의 추악한 꽃밭
작성일 : 20-09-10 18:21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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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라오의, 파라오에 의한, 파라오를 위한!

 

 - 파라오 클로라의 연설 中–

 

 

 ***

 존과 마혜인은 쿠모라스가 안내한 비밀통로를 따라 궁전을 빠져나왔다. 그와는 저항군을 통해 다시 접촉하겠다고 기약하고 헤어진 후, 그들은 곧장 비행하여 궁전에서 멀리 떨어져 날았다. 마혜인은 존의 등에 바짝 매달려야 하는 굴욕을 겪었지만, 어찌 되었든 걷는 것보다는 좋았다. 그녀는 무엇보다도, 공포스러운 여왕을 떠올리면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안심도 잠시, 여왕은 머지않아 그들의 탈출을 눈치챘다. 여왕이 정신파를 통해 그들의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마치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서슬 퍼런 목소리로 그들에게 속삭였다.

 

 “아둔한 것들. 기어코 일을 저지르는 구나. 나는 너희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나는 분명 너희에게 사랑과 명예를 약속했다. 너희 지구인들에게 무참히 짓밟힌 나의 마음이 아린다···.

 너희들이 나로부터 도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너희가 이 사막에서 태양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너희들은 이 행성 어디에서도 결코 이 군주를 피할 수가 없다. 너희들은 짐의 손바닥 위에 있다. 너희들의 반란군을 찾으려 하겠지. 너희가 이 큰 행성에서 반란군을 찾는 것은 모래알 속에서 진주를 찾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만약 그런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그 작은 그늘 아래서 영원히 태양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영원히 나와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들의 방어구와 무기는 모두 시원찮다. 하물며 희망과 믿음은 어떠하겠느냐? 그것은 더 시원치 아니하다.

 또 너희들은 너희 지구인 친구들이 너희들을 구조해 줄 때까지 기다리려 하겠지. 그러나, 무슨 수로 이 거대한 우주에서 너희들을 찾아내겠느냐? 설령, 이 행성을 찾아낸다고 한들, 짐이 너희 지구에게 굴복할 소인(小人)으로 보이느냐? 짐은 이 항성계로 오는 지구인들을 모조리 쳐 죽일 것이다.

 결국 이 군주의 분노가 너희 모두를 말려 죽일 것이다. 마땅한 죽음을 너희에게 선사하리라. 아무리 애걸복걸하여도 결코 너희들을 용서치 않으리라···.”

 

 그녀의 목소리는 화가 치밀어 오른 범이 포효하는 것처럼 소름이 끼쳤다. 또 그녀의 문장은 당당하고 논리적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마혜인이 두 손으로 귀를 막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귀를 닫는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마혜인은 사자 앞에 토끼처럼 무력했다. 그 모습을 본 존이 그녀에게 말했다.

 

 “요원, 부디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지금 진정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파라오입니다. 그녀에게 지구인은 미지의 존재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제가 전쟁로봇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당신이 군사훈련을 받은 정보국의 요원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하니, 이 점이 저희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그는 마혜인이 막연한 두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위로했다. 그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그녀는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그렇게 며칠동안 비행했다. 존은 가급적 낮고 천천히 날았다. 마혜인이 지치지 않고 잘 매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지만, 여왕군의 대공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기 위해서는 높은 고도로는 날 수 없었다.

 

 항법장치가 완전히 마비되었다. 파라오의 정신파 때문이었다. 온 행성에 파라오의 기운이 가득했다.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어디쯤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지는 명확했다. 그것은 북쪽에 보이는 거대한 삼각형의 산(山)이었다. 광활한 평지에 듬성듬성 조그마한 산이나 언덕이 있기는 했지만, 유독 거대한 지형지물은 그 산뿐이었다. 그들은 그 산에 올라 시야를 확보하기로 했다. 그것이 저항군을 찾는 첫번째 단계였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단지 저 곳에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야.’

 

 정확히 그 느낌을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은 본능적으로 그 산에 이끌리고 있었다.

 

 산에 가까워지자 그들은 그것이 산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고도로 복잡한 물건이었지 산 따위와 같이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거대한 삼각형. 하늘을 찌를 듯 높고 완벽한 도형. 그 산은 믿을 수 없이 거대하게 축조되는 피라미드였다. 인공물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웅장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거대함.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 바닥에서는 꼭대기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반듯하게 깎인 석회암과 화강암은 본디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처럼 정확하게 조각되어 있었고, 그 위에는 아름다운 흰색의 대리석이 발려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불가사의하고도 고급스러웠다. 여왕을 마주할 때와 같은 신비로움이 그 건물에서도 느껴졌다. 진정한 신의 건축물이었다.

 

 그들은 근처에 있는 작은 언덕에 몸을 숨기고 거대한 피라미드의 건설현장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것을 마주하는 내내, 마혜인은 자신도 모르게 “오- 세상에” 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놀라운 광경은 건축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건축물의 아래에 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그 아래에서 노역을 하는 노예들이 바로 그 광경이었다.

 

 그 사막의 열기 속에 셀 수 없이 많은 노예들이 있었다. 서로 다른 종족들이 모여 여러 피부색이 뒤엉켜 있었다. 얼핏 보기에, 그것은 사막에 가득 피어난 오색의 들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떻게 저 땅에 새싹이 움틀 수 있겠는가. 그 근처에는 범람할 만한 넓은 강이 없었으며, 최근에 봄비가 내린 적은 더더욱 없었다. 그것은 채찍질로 개간하고 노역의 땀방울과 게워 낸 피와 토로 적셔 피운 꽃밭이었다.

 

 서로 다른 종의 등짝에는 한결같이 깊고 선명한 채찍 자국이 패어, 그 사이로 붉거나 파랗거나 노란색의 피가 줄줄 흘렀다. 어떤 이는 피부가 상해 풋내가 풍기는 녹색의 고름이 고여 있기도 했다. 장엄한 착취의 현장이었다. 그곳에서는 누구도 노동요를 부르지 않았으며,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함성이나 격려와 칭찬 따위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턱 끝까지 차오른 거친 숨소리와 비탄과 신음소리, 그리고 감독관의 채찍소리가 “쉬이익- 짝” 하고 들릴 뿐이었다.

 

 그들은 착취당한 것은 오직 노동력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더욱 가치 있는 것도 착취당했다. 바로 그들의 인간성이었다.

 

 화강암을 옮기던 병약한 노인이 비틀대다가 기어코 쓰러졌다. 노인은 혓바닥을 길게 늘어트리고 긁는 소리를 내뱉으며 간신히 숨을 쉬었다. 노인의 얇은 손가락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감독관은 노인의 등짝에 무자비하게 채찍을 휘둘렀다. 감독관은 “다섯을 셀 동안, 일어나지 않으면 규율대로 처리하겠다”라며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는 “하나- 둘-” 하며 숫자 사이의 음을 길게 늘어트리며 시간을 끌었다. 그러나 노인의 입가에는 허연 게거품이 일어나고 있었고, 채찍을 맞을 때마다 몸이 들썩일 뿐 어떤 신음도 내지 못했다. 노역을 하던 다른 근로자들은 노인을 돕는 것은커녕,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그렇게 쓰러지는 이들을 마음 깊이 미워했다. 근로자가 죽는 것 때문에 화가 난 감독관이 더 열성적으로 채찍을 휘두를지도 모르는 법이었다.

 

 ‘내가 왜 저 빌어먹을 노인네 때문에 더 맞아야 한담. 혼자 조용히 뒤질 것이지.’

 

 그들은 생각했다.

 

 반면, 어떤 이들은 노인의 몫이었던 배식을 차지할 생각에 남몰래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들의 약해진 마음은 두려움에 흠뻑 젖어 무너졌고, 무너진 마음의 틈에 이기심이 쉽게 스미었다. 그들은 극한의 환경에서 인간성과 양심을 잃었고, 인류애와 동포애를 강탈당했다. 노인은 곧장 폐기장으로 끌려갔다. 노인의 운명은 뻔했다. 그는 폐기장의 ‘노동자 더미’ 위에 놓일 것이다. 그는 시체가 썩어 갈 때 풍기는 시큼한 냄새를 맡으며 구더기와 씨름하다가 죽을 것이다.

 

 “세상에, 정말이지 끔찍한 광경이구나.”

 

 마혜인에게는 도무지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광경이었다. ‘왜 저렇게 고된 일을 사람의 손으로 하는가’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 사막행성이 제법 높은 수준의 우주문명을 갖고 있다고 여겼다.

 

 ‘원시종족처럼 행동하는 이유가 뭐지? 항성 간의 이동을 하는 종족이 건설기술이 부족한가? 저 돌덩이를 사람손으로 옮기고 쌓아야 하는 이유가 뭐람?’

 

 그것은 곱씹어도 이상한 일이었다. 그때, 그녀는 피라미드로 들어가는 커다란 물체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빌어먹을 내 우주선!”이었다. 나포된 그녀의 배가 피라미드로 들어가고 있었다. 우주선의 꼬리날개에는 지구의 문양 대신 여왕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 우주선은 이제 여왕의 전리품으로, 신의 세계로 가는 피라미드에 안치될 예정이었다.

 

 마혜인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당장이라도 뛰어들어 가 우주선을 되찾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피라미드를 지키는 군사들은 강인하게 훈련되어 있었고 무장은 단단했다. 게다가, 계속해서 들려오는 여왕의 목소리 때문에 마혜인은 약간의 세뇌를 겪고 있었고, 그녀는 감히 여왕의 군사를 뚫고 피라미드로 침투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때 존은 다른 것을 찾았다.

 

 “아 저기 있군요. 저기 저 자를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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