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1  2  >>
 
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숨은 달 Hidden Moon
작가 : 덧니
작품등록일 : 2020.8.14

"어둠 속에서 별을 찾으려면 달은 구름 뒤에 숨어서 적당히 비춰주면 돼.
그래야 별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잖아.
구름 뒤에 숨은 달이 되어서 길도 찾아주고, 별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Episode 12 : 노래
작성일 : 20-09-09 21:50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547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서진우 story >

 

 솔로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걱정이 많았다. 멤버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멤버들에게 피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많이 설쳤다. 아침마다 퀭한 눈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나를 본 멤버들이 괜찮냐고 물었지만, 속 시원하게 답할 수 없었다. 어쩌면 그런 두려움도 나에게는 과분한 것일지도 모르니까.

 

 앨범 작업 내내 응원해주는 가족들, 친구들과 멤버들을 생각하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웠다. 함께 작업했던 Say 형도 8년 동안 한 분야에서 일했다는 것은 내가 이 일을 좋아하고, 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일까?

 

 음원 공개 당일, 쇼케이스에서 팬들을 만난 덕인지 걱정이 많이 줄었다.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팬들을 만날 생각에 신이 났다.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도 됐지만, 이내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Say 형은 쇼케이스 무대를 포함해서 일주일 동안 함께 음악방송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Say 형은 있어야 했다. 혼자 채우는 무대도 좋지만,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해도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Say 형과 쇼케이스 리허설 무대를 끝내고 쉬던 중, 설이 누나도 쇼케이스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진작 알았으면 초대권을 드렸을 텐데, 왜 이제 말하냐고 했더니, 형이 말했다.

 

 “걔는 티켓팅 해서 온다고 거절했을 거야. 참, 이번에 설이 앞줄에 앉는다고 하더라. 매번 뒷줄에 앉아서 공연 보더니, 이번에 처음으로 앞줄이라고 좋아하던데?”

 

 앞줄이면… 무대에서 보일 것 같은데. 누나 찾아볼까?

 

 쇼케이스 첫 무대는 Say 형과 함께 하는 무대였다. 무대에 오르자 들려오는 함성, 그리웠다. 공연장을 가득 채워준 사람들에게 첫 무대를 선보이는 기분은 짜릿했다. 내가 이 무대를 하려고 8년 동안 달려왔구나. 팬들의 함성을 들으려고 열심히 앨범을 작업했구나.

 

 팬들 한 명 한 명 얼굴이 보고 싶어서 1층부터 쭉 둘러보았다. 내 무대를 보는 팬들의 표정 역시 짜릿해 보였다. 좋아해 줘서 다행이다.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해 줘서 다행이다.

 

 그러다가 앞줄 중간에 앉은 설이 누나를 봤다. 녹음실에서 봤던 수줍은 표정과는 다르게 굉장히 신나 보였다. 나를 보고, 내 무대를 보고, 좋아해 주는 모습을 보니, 나도 좋았다. 너무 신나서 나도 모르게 첫 무대부터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이렇게 힘을 쏟을 무대가 아니었는데, 끝나고 나니 힘들었다. 하지만 즐거웠다.

 

 

 쇼케이스 이후, 음악 방송과 라디오 위주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번에는 소속사에 라디오 스케줄을 많이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방송으로 팬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팬들에게 라디오 라이브를 할 만큼 나는 라디오를 좋아한다. 평소에 내가 하는 라디오 라이브 영상을 본 팬들이라면 라디오도 많이 들어주지 않을까? 매일 팬들 반응을 살피려고 SNS를 하는데, 역시 우리 팬들은 다 좋아해 준다. 라디오에서는 무대를 할 때와는 다른, 내 평소 모습이 나와서 좋다고 한다.

 

 음원 발매 일주일 후,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서 많이 놀랐다. 팬들의 함성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 손으로 트로피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마이크 쥔 채 소감을 말했다.

 

 “어… 솔로는 이제 막 데뷔한 거라서 제가 받을 줄은 몰랐는데요. 먼저, 항상 고생하시는 대표님, 피디님,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누나들, 매니저 형들, 감사합니다. 이번 앨범 피처링해 주신 Say 형, 이번 앨범 작업을 통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수가 되겠다는 아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준 가족들, 감사합니다. 앨범 작업할 때부터 응원해준 AB 멤버들, 은우 형, 재현이 형, 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팬분들! 8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침착하게 말하려고 노력했지만, 벅찬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고마운 사람들을 언급할 때마다 목소리가 떨렸다.

 

 1위는 간절했다. ONLY도, AB도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력을 인정받아야 멤버들에게도 힘이 된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나올 AB 앨범을 위해서라도 나는 잘되어야 했다. 8년 동안 믿고 좋아해 준 팬들을 위해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길을 고집한 나를 응원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1위는 하고 싶었다.

 

 신기했다. 음악 방송 첫 1위도 신기했고, 이후 다른 음악 방송 1위도 신기했다. 내 음악을 들어준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말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웠다. Say 형처럼 한 분야의 트렌드가 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대중문화 평론가들이 나를 ‘트렌드’로 표현하는 것에 감사했다.

 

 2주간의 타이틀곡 활동이 끝나고, Say 형과 후속곡 활동을 하기로 했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형한테 많이 배우고, 형 덕을 봐서 따로 만나기로 했다. 형이 곡 작업 중이라 밖에서 만나는 것은 힘들다고 하셔서 녹음실로 가기로 했다.

 

 

 형 녹음실에 가면 설이 누나 볼 수 있는 건가?

 

 .

 .

 .

 

 똑똑 –

 

 “네, 들어오세요.”

 

 끼익 –

 

 “형! 저 왔어요!”

 “오, 진우야! 일찍 왔네!”

 “형, 많이 바쁜 거 아니죠? 저한테 시간 잠깐 내줄 수 있는 거죠?”

 “이제 거의 다 끝났어. 그리고 너한테는 잠깐이 아니라, 시간 많이 내줄 수 있어.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만나자고 해서 나 뭐 잘못했나 했네.”

 “에이, 형은 늘 저한테 잘해주시잖아요.”

 “그렇게 느꼈다면 다행이고!”

 “앨범 작업부터 무대까지 도와주시고, 후속곡 무대도 함께 해주신다고 하셔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고 왔어요.”

 

 형한테 친필 사인이 담긴 앨범을 건네줬다.

 

 “생각해보니, 아직도 형한테 앨범을 안 드렸더라고요.”

 “아니야, 나 앨범 받았어!”

 “그건 저희 소속사에서 드리는 거고, 이건 제가 형한테 드리는 앨범입니다. 형, 진짜 감사합니다.”

 “고마워! 이건 녹음실에 전시해야겠다. 탑 아이돌한테 친필 사인 앨범 받았다고 자랑해야지.”

 

 똑똑 –

 

 “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문 사이로 누군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갑자기 오래서 왔는데, 무슨 일이야?’

 

 설이 누나였다.

 

 “응, 서진우가 녹음실에 와서 불렀지. 설아, 들어와.”

 “헐! 안녕하세요, 진우 씨!”

 

 문이 활짝 열리고, 누나가 녹음실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저는 매일 진우 씨를 스크린으로 봐서 오랜만은 아니지만! 오랜만이에요!”

 

 Say 형이 누나한테 내 앨범을 보여주며 말했다.

 

 “설아, 진우가 친필 사인 앨범 가져왔어.”

 “대박! 나도… 나도 갖고 싶어… 나도 팬 사인회 갈 거야…”

 “너 못 가잖아. 응모는 하는데, 당첨이 안 되잖아.”

 “맞아… 난 당첨이 안 돼서 못 가…”

 

 시무룩해 하는 누나를 보고, 여분으로 챙겨온 앨범과 사인펜을 꺼냈다.

 

 “누나, 저 오늘은 누나 선물도 챙겨왔어요.”

 “네? 저요? 제 선물을요?”

 

 사인펜으로 앨범 케이스에 사인을 하고는 누나에게 앨범을 건넸다.

 

 “헐? 저 이거 받아도 돼요?”

 “누나 드리려고 가져온 거예요!”

 “우와! 주시면 감사히 받아야죠! 감사합니다!”

 

 앨범을 받는 누나의 손이 덜덜 떨렸다.

 

 “설아, 떨려?”

 “응! 나 지금 손 떠는 중! 대박이야!”

 “그렇게 좋아?”

 “응! 진우 씨, 이거 진짜 제가 받아도 되는 거죠…?”

 “소중한 팬분께 드리는 제 마음이니, 받아주세요!”

 “대박! 대박! 꺄아아아아!”

 

 앨범을 받은 누나는 소리를 지르며 녹음실에서 방방 뛰었다.

 

 

 “와… 나 설이가 저렇게 격하게 반응하는 거 처음 봐.”

 “좋아해 주시니, 제가 더 좋네요.”

 “내가 쟤한테 매일 네 이야기를 듣는단다, 진우야.”

 “정말요?”

 “설이는 생각보다 너를 오랫동안 아주 많이 좋아했어.”

 “악, 안돼! 너 말하지 마! 쉿! 쉿!”

 

 누나가 Say 형 입을 손으로 막았다. 누나 얼굴이 빨개졌다.

 

 “설이가 읍… 너 하네스 읍…”

 “하네스요?”

 “안돼! 진우 씨, 듣지 말아요! 왜 그래? 말하지 마!”

 

 하네스…? 내가 가끔 무대에서 입는 의상 말하는 건가?

 

 “하네스라면… 제 무대 의상 말씀하시는 거죠?”

 “악! 아니에요! 못 들은 거로 해주세요!”

 

 누나는 거의 울상이고, 형 표정은 신났다. 누나 양손을 가까스로 잡은 형이 말했다.

 

 “설이가 너 하네스 입은 거 좋대!”

 “안돼! 그런 걸 왜 말해?!”

 “아? 누나, 저도 하네스 좋아해요!”

 “네…?”

 “진우도 좋아한대, 설아.”

 

 누나는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형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나중에 보자.”

 “진우야, 쟤가 나 가만 안 둘 것 같아. 살려줘!”

 

 녹음할 때도 봤지만, 설이 누나랑 Say 형은 정말 친한 것 같다.

 

 내가 준 앨범을 집으면서 설이 누나가 말했다.

 

 “사무실을 오래 비울 수가 없어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진우 씨, 앨범 고마워요! 우리 집 가보로 오래오래 잘 보관할게요!”

 “너희 집 가보는 진우 액자잖아. 하나 더 추가되는 거야?’

 “너어?!”

 

 내 사진 액자도 있으시구나. 내 사진이 누군가의 집에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했다.

 

 “진우 씨, 나중에 또 작업하러 오시면 그때 봬요!”

 “제가 형이랑 일하러 올 때만 누나 볼 수 있나요?”

 

 아쉬운 마음에 본심이 튀어나왔다. 망했다.

 

 “네…? 어… 녹음실이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또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진우 씨를 응원하는 팬이니까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누나 연락처 받을 수 있을까요?”

 “진우야, 잘 생각했어. 설이 정도 연예계 관계자라면 연락처를 받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우물쭈물하는 누나와 잘했다고 말하는 Say 형.

 

 “아, 불편하시면 안 주셔도 돼요!”

 “아니에요! 필요하거나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주세요!”

 

 누나는 Say 형이 건넨 쪽지에 내가 건넨 사인펜으로 연락처를 적어서 줬다. 누나 연락처, 받았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저 진짜 가볼게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끼익 – 탁.

 

 누나가 녹음실을 떠났다. 누나를 만나서 다행이다.

 

 

 “진우야, 이제 솔직하게 말해봐.”

 “네? 뭐를요?”

 “설이가 마음에 든 거지?”

 “……”

 “답 안 하는 걸 보니, 맞구나. ‘Hidden’ 가사 속 주인공이 설이구나.”

 “……”

 “내가 다 맞혀버렸네.”

 “형, 모른 척해주세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누나한테 말할 거예요.”

 “그래, 이런 건 본인이 말해야지.”

 

 .

 .

 .

 

 2년 전, 소속사 근처 카페를 가다가 처음 누나를 봤다. 같이 카페로 향하던 매니저 형이 누나를 보며 “Say 소속사 직원도 이쪽 카페 다니나?”라고 해서 S 엔터테인먼트 직원인 것을 알게 되었다. 워낙 여러 소속사가 함께 있는 동네라서 타 소속사 직원들, 가수들이나 연습생들을 종종 보는데, S 엔터테인먼트 직원을 본 건 처음이었다. 매니저 형도 그때 처음 봤다고 했다.

 

 매니저 형한테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Say 형 소속사 직원인데 동시에 Say 형이랑 굉장히 친하다고 했다.

 

 “Say 형이랑 작업할 때 잠깐 형 소속사에 갔었는데, 저분 본 적 없어.”

 “소문에는 저분이 아이돌에 관심이 많대. 그래서 최종 면접 때, Say가 면접관으로 들어갔었는데, 이제까지 좋아했던 아이돌 이야기했다고 하더라.”

 “신기하네. 정말 좋아하시나 보다.”

 “나중에 Say랑 다시 작업할 때 저분 만나면 인사 잘해. 저분, 괜히 Say랑 친한 게 아닐 거야.”

 

 .

 .

 .

 

 이후 종종 소속사 근처에서 누나를 봤다. 하지만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어느 날 편의점에서 누나와 마주쳤다.

 

 
작가의 말
 

 다시 이 노래가 너에게 닿기를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Episode 14 : 불꽃 2020 / 9 / 28 243 0 4967   
13 Episode 13 : 감정 2020 / 9 / 14 248 0 5371   
12 Episode 12 : 노래 2020 / 9 / 9 246 0 5479   
11 Episode 11 : 별 2020 / 9 / 4 243 0 5092   
10 Episode 10 : 하늘 2020 / 9 / 2 251 0 4738   
9 Episode 9 : 틈 2020 / 8 / 31 254 0 5028   
8 Episode 8 : 믿음 2020 / 8 / 30 233 0 5028   
7 Episode 7 : 기적 2020 / 8 / 27 246 0 4382   
6 Episode 6 : 기억 2020 / 8 / 25 250 1 4937   
5 Episode 5 : 목소리 2020 / 8 / 23 250 1 5037   
4 Episode 4 : 선물 2020 / 8 / 21 257 1 4702   
3 Episode 3 : 설렘 2020 / 8 / 19 267 1 5139   
2 Episode 2 : 멋 2020 / 8 / 17 275 1 4995   
1 Episode 1 : 색안경 2020 / 8 / 15 440 1 493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