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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골든게이트 키퍼
작가 : 폴라로이드
작품등록일 : 2020.8.12

현계와 이계를 잇는 골든게이트를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들의 치열한 전쟁

 
제 19화 폭풍전야
작성일 : 20-09-09 15:51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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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폐쇄된 놀이공원 -

 

 검은색 자동차 한 대가 다가왔다. 차는 놀이동산을 지나 낡은 호텔 앞에 멈췄다. 정신과 의사 고인혁이 차에서 내렸다. 무지개색 목도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그곳은 적막했다.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 3층, 다목적 홀의 문이 열렸다.

 

 안은 밖과 달랐다. 뜨거운 열기가 터져 나왔다. 다양한 이계종들이 뒤섞여 있었다. 폭발할 것 같은 험악한 분위기가 고인혁의 숨통을 눌렀다. 그는 차분히 쭉 둘러봤다.

 

 이계종들은 설전 중이었다. 이를 드러내고 털을 곤두세우고 손톱을 갈았지만 무력충돌은 없었다. 이계에서도 포악한 본성으로 난폭한 전쟁을 일삼아온 이들이다. 바닥에 피가 흥건하지 않은 것이 기적같이 느껴졌다.

 

 고인혁은 뚜벅뚜벅 단상으로 걸어갔다. 그의 존재를 눈치챈 이계종들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그들은 홍해처럼 고인혁이 가는 길을 비켜주었다. 간혹 이빨을 드러내고 덤비려 하는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 고인혁의 기에 눌려 꼼짝할 수 없었다.

 

 단상 위엔 아미거루가 누워있었다. 그 옆엔 부포가 눈을 꿈뻑꿈뻑 거리며 파리 사냥에 심취해 있었다. 고인혁은 천천히 계단을 밟으며 올라섰다.

 

 “살기(殺氣)를 치우시죠.”

 

 아미마루는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다.

 

 “일을 저질렀더구나.”

 “개인적인 일이었어요.”

 “그래서 니 뜻대로 됐고?”

 “뭐 나름.”

 

 아미거루는 슬며시 눈을 떴다.

 

 “아직 움직일 때는 아니라고 했는데.”

 “배신자 놈들을 좀 찾아다녔어요.”

 

 아미거루와 고인혁은 담담히 대화를 이어갔다. 그때 단상 밑이 시끄러웠다.

 

 “쥐새끼!”

 

 바르족의 한 거인이 아미거루를 향해 괴성을 질렀다. 한 줌도 안 되는 어린 녀석이 대장 노릇 하는 게 못마땅하던 참이었다.

 

 “눈깔을 씹어 먹어 버릴까 보다.”

 

 거인은 아미거루를 향해 욕설을 날렸다.

 

 아미거루는 바람처럼 날아 거인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날카로운 칼날이 거인의 눈을 쓸고 지나갔다.

 

 “아악!”

 

 거인은 풀썩 주저앉아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울부짖었다. 양손으로 피가 철철 흘러넘쳤다.

 

 “자 씹어 먹어봐.”

 

 아미거루는 눈알이 박힌 칼을 거인에게 내밀었다. 뒷걸음질 치는 거인의 몸이 쪼그라들었다.

 

 “한쪽 눈알이라도 지키려면 빨리 먹어”

 

 아미거루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거인은 칼에서 자기 눈을 떼어 ‘우적우적’ 씹었다.

 

 “멋진 쇼야.”

 

 고인혁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답례로 나도 하나 보여 줘야겠지.”

 

 고인혁이 나지막이 말하며 부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우웩.”

 

 긴 혀를 날름거리던 부포가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부포는 목이 막혔다. 목을 감싸 쥐며 발버둥 쳤다. 아미거루의 미간이 파르르 떨렸다.

 

 고인혁은 손을 써서 공 모양을 만들었다. 부포의 몸이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이번엔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부포의 몸이 모래시계처럼 움푹 들어갔다. 부포의 머리에 묻어있는 독가루가 공중으로 뽑아져 나와 동글동글 뭉쳤다. 독가루 공이 만들어졌다.

 주변에 있던 이계종들은 공포에 질려 부포에게서 떨어졌다.

 

 아미거루는 어둠을 뚫고 들어온 한 줄기 빛처럼 침입자에게 달려들었다. 고인혁은 뒤돌아 서며 아미거루를 향해 손을 뻗었다. 아미거루가 공중에 붕 떠서 날았다.

 

 “커억!”

 

 한쪽 벽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충격이 아미마루의 온몸에 전해졌다. 그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고인혁은 부포를 움켜쥐었던 손을 더 강하게 조였다. 위태위태한 독가루 공이 빵 터졌다.

 

 “퍽! 퍽!”

 

 독가루를 맞은 이계종들은 하나 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내 명령을 어기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자들은 이렇게 죽는다.”

 

 고인혁은 이계종들을 바라보며 단호히 말했다.

 

 “네. 오베드님.”

 

 남은 이계종들은 무릎을 꿇고 복종했다. 고인혁은 아미거루는 노려봤다.

 

 “네.”

 

 비굴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미거루도 무릎을 꿇고 복종했다. 목을 잡고 캑캑거리는 부포도 함께 무릎을 꿇었다.

 

 “사냥의 시간이 다가온다. 그때가 되면 너희들 마음껏 찢어 먹도록 해주마!”

 

 “전사들이 필요하다. 흩어져 있는 전사를 한 데 모으라.”

 

 고인혁은 목소리를 높였다.

 

 

 ⁎ ⁎ ⁎

 

 - 아파트 신축 현장 -

 

 요즘 기동 3과는 아파트 공사장에서 이계종을 추적 중이다. 레벨 4가 넘는 에너지가 포착되기는 하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았다. 탐지기는 작동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하며 대원들의 애를 태웠다. 여기에 진짜 이계종 한 놈이 숨어있다면 보통 놈은 아닌 게 틀림없었다.

 

 기동 3과 이수현, 한동휘, 김홍익 권창민은 오늘도 깔끔한 수트 차림이었다. 현장 맞은편 낙타 언덕에서 몇 일째 잠복근무를 하고 있었다.

 

 “며칠 동안 계속 공사장만 보고 있으니 미치겠어요. 오늘은 빨리 퇴근하면 안 될까요?”

 “달콩 커피라도 가게?”

 “네?”

 

 권창민은 움찔거렸다.

 

 “달콩 아가씨의 진한 커피 향이 그립구나.”

 

 선임들은 막내를 놀려먹는 재미가 솔솔 했다. 얼굴이 빨개진 막내는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고 공사 현장만 바라봤다.

 

 이수현은 사랑에 빠진 막내를 보며 서원이 생각났다. 거절당할 건 알았지만 실제로 당하고 보니 그렇게 마음 아플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 서원에 대한 마음은 더 커져만 가고 상처도 깊어갔다.

 

 갈대숲 사이에서 암살자 이백이 불쑥 튀어나왔다. 정글의 호랑이처럼 혼자 움직이는 GGK 특수대원이다. 다문 입 아래 불룩 솟은 잔 근육이 그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암살자 이백이 오자 대원들은 입을 꾹 다물고 자리로 돌아갔다.

 이백은 뚜벅뚜벅 이수현 과장에게 다가갔다.

 

 “과장님. 녀석이 의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수현은 옷에 묻은 지푸라기를 털며 일어섰다.

 

 “오즈거루가 확실합니다.”

 “무투족 최강자 두고족 족장 불곰 오즈거루?”

 

 이수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불곰 오즈거루라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두고족은 무투족 최강자 전사들이다. 불곰과 같은 강인함, 늑대와 같은 조직력 모두 갖추고 있어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십년 전쟁 때 서원이 회오리와 같은 강력한 힘으로 골든게이트를 통과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알 수 없다. 마운틴고릴라가 오즈거루에게 박살 나려던 그 순간 서원이 나타나 고릴라의 목숨을 살렸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의 GGK가 완성된 것이다.

 

 이수현은 대원들을 한 명 한 명을 차분히 살폈다.

 

 ‘한 명도 다치게 할 순 없다!’

 

 “과장님. 녀석이 우리를 보고 있습니다”

 

 등이 굽은 인부 하나가 긴 팔을 축 늘어뜨리고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수현과 눈이 마주쳤다.

 

 “녀석을 잘 살펴. 거리를 두고. 먼저 덤벼서는 안 돼.”

 

 과장은 이백에게 명령했다. 햇살 속 안개처럼 이백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늘부터 삼일 휴가다. 일이 뻣뻣하게 돌아갈 것 같으니 그전에 충전 좀 하도록.”

 

 과장은 대원들을 향해 말했다. ‘휴가’라는 말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휴가의 끝은 작전 개시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 ⁎ ⁎

 

 - 한동휘의 집 -

 

 한동휘가 거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웬일이야. 이렇게 일찍 들어오고.”

 

 아내가 한동휘를 반갑게 맞았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공주님들 보러 왔지.”

 

 아내를 보자 동휘의 얼굴이 환해졌다. 갓 두발로 서기 시작한 딸이 동휘에게 아장아장 걸어왔다. 동휘는 입을 쫙 벌렸다.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장면이었다.

 

 “신기하지.”

 

 아내는 동휘의 어깨를 툭 쳤다. 아기가 뒤뚱뒤뚱 걸어와서 동휘의 다리를 꽉 붙잡았다. 가장 연약하지만 가장 강력한 마법이 발동되는 순간이었다. 동휘는 아기를 번쩍 들어 올렸다.

 

 

 - 달콩 커피 -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빠른 손놀림으로 와플을 굽고 있는 여자가 권창민에게 물었다. 창민은 여자가 잘 보이는 맞은편 탁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오늘 빨리 가야 한다고 과장님께 부탁드렸지.”

 “어디 가?”

 “응. 오늘 영화 보러 가려고. 영화 못 본지가 한 달은 넘었다.”

 “그래? 재밌겠네. 누구랑?”

 “아는 여자애 있어.”

 

 여자는 입술을 뾰족이 내밀었다.

 

 “데이트?”

 “그렇겠지.”

 “… 그래. 재미있게 봐.”

 

 여자가 와플을 몇 개 굽는 동안, 아메리카노를 몇 잔 내리는 동안, 손님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컵을 씻고, 쓰레기 정리를 하는 동안 둘은 말이 없었다.

 

 “나왔어. 수고했어. 어서 가.”

 

 다음 타임 알바가 와서 여자에게 말했다.

 

 “응, 내일 보자.”

 

 여자는 앞치마를 내려놓으며 인사했다. 권창민에겐 눈길도 안 주고 밖으로 나왔다. 그때 따뜻한 손 하나가 여자의 손에 와 닿았다.

 

 “일 다 끝났네. 이제 영화 보러 가자.”

 

 권창민은 여자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었다. 여자의 입꼬리도 어쩔 수 없이 씰룩거렸다. 노란색 고양이 한 마리가 그 옆을 유유히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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