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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골든게이트 키퍼
작가 : 폴라로이드
작품등록일 : 2020.8.12

현계와 이계를 잇는 골든게이트를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들의 치열한 전쟁

 
제 18화 첫 만남
작성일 : 20-09-09 15:49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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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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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대찌개 식당 -

 

 버너 위 부대찌개가 요동치며 끓고 있다.

 

 “언니, 많이 드세요.”

 

 지혜가 서원에게 부대찌개 한 그릇을 건넸다. 지혜는 요즘 공연 준비로 관리하느라 통 먹지 못했다. 며칠 동안 부대찌개가 눈앞에 아른거려 서원을 꼬셔 식당에 왔다. 하지만 냄새만 맡을 뿐 마음껏 먹을 순 없었다.

 

 “너도 많이 먹어.”

 “네.”

 

 말과 달리 지혜는 깨작깨작거렸다.

 

 “언니 눈빛은 좀 달라요.”

 

 뜬금없는 말에 서원은 지혜를 멀뚱히 쳐다봤다.

 

 “신비로워요. 그런 사람 하나 더 있는데... ”

 

 서원의 눈빛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오동잎이 생각나 지혜는 당황스러웠다. 사실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는 그였다. 마음을 들킬 것만 같아 먼저 전화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누구?”

 “나의 슈퍼맨.”

 

 아리송한 말을 내뱉고 지혜는 킥킥 웃었다.

 

 “처음 보면 선하고 맑은데 계속 보다 보면 혼란스러워.”

 

 지혜는 눈빛 이야기를 계속했다. 서원의 눈빛인지 오동잎의 눈빛인지.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 지혜를 보자 서원도 이수현이 생각났다. 이수현을 생각하면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 남자 많이 좋아하나 보네.”

 

 서원은 지혜의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런데 언니는 무슨 운동 했어요?”

 

 부끄러워진 지혜는 급히 화제를 바꿨다.

 

 “투무라고 하는 전투기술을 배웠어.”

 

 아리송한 서원의 말에 지혜는 더 묻지 않기로 했다.

 

 “언니 발레 실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예요. 10년 이상 연습한 사람도 그렇게는 못해요. 정식으로 발레 해 볼 생각 없으세요? 타고 난 재능인 것 같아요.”

 “내가?”

 “세계 발레계가 까무러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거죠.”

 

 13살에 사람 죽이는 모든 기술을 습득한 서원이다. 그런데 발레라니... 낯간지러웠지만 싫지는 않았다.

 

 그때, 식당 문이 환하게 열렸다. 양 어깨에 쌀 몇 부대를 짊어진 젊은이가 씩씩하게 들어왔다. 지혜 눈에 그 모든 장면은 슬로우비디오처럼 보였다. 지혜를 알아본 젊은이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숨이 막히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지혜 씨”

 “동잎 씨”

 

 한순간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오동잎이 실제 눈앞에 나타나자 지혜의 뇌는 멍해졌다. 심장은 요란스럽게 뛰었다.

 

 “여기서 식사 중이셨군요.”

 “오늘은 여기서 일하시나 봐요.”

 “정말 신기하네요. 또 이렇게 만나고.”

 “동잎 씨는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시네요.”

 

 지혜의 정신은 서서히 돌아왔다.

 

 “여기 인사하세요. 저희 같은 발레단 언니예요.”

 “안녕하세요.”

 

 오동잎은 서원에게 꾸벅 인사했다.

 

 서원은 오동잎을 본 순간 이상했다. 보통사람이 아님을 직감했다. 오동잎 또한 뭔가를 느꼈다. 둘 사이의 눈빛이 교차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뒀던 송곳 하나가 뼈와 살을 뚫고 뾰족이 고개를 들었다. 신경이 하늘로 곤두섰다.

 

 ‘뭐지! 이 더러운 기분은.’

 

 서원은 오동잎을 쳐다봤다.

 

 “언니, 이 분은 오동잎 씨.”

 

 지혜도 묘한 기류를 느끼고 더 발랄한 척을 했다.

 

 “반가워요. 임서원이에요.”

 “오동잎입니다.”

 

 서원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오동잎이 손을 내밀자 서원은 잽싸게 손목을 낚아챘다.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전 이렇게 해요.”

 

 기싸움.

 

 오동잎은 손목이 잡힌 채 서원의 눈을 쳐다봤다. 검은 눈동자다. 맑고 끝없이 깊다. 더 쳐다보다간 빨려 들 것 같다.

 

 “참 이상하네요.”

 

 서원이 입을 열었다.

 

 “그쪽도 마찬가지.”

 

 오동잎의 말에 서원은 씩 웃으며 손목을 놓았다.

 

 “시간 있으면 밥이라도 같이 먹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지혜가 오동잎에게 말했다. 어색한 기분도 깨고 싶고, 오동잎과 함께 있고 싶기도 했다.

 

 “지금은 제가 일이 있어서.”

 

 오동잎은 이 자리를 빨리 피하고 싶었다.

 

 “잠깐만요. 우리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사진이나 한 번 찍죠.”

 

 밑도 끝도 없이 서원이 말했다. 오동잎은 순간 난처했다.

 

 “그래요. 이렇게 만나기가 어디 싶나요? 우리 같이 한 장 찍어요.”

 

 지혜까지 맞장구를 치자 오동잎은 어쩔 수 없었다. 셋은 부대찌개를 배경으로 머리를 맞대고 사진을 찍었다. 지혜는 즉시 서원과 오동잎에게 사진을 전송했다.

 

 “그럼 다음에 또 보죠.”

 

 서원이 오동잎에게 인사했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 지혜 씨. 우리 식사 약속은 아직 유효한 거죠?”

 

 오동잎은 지혜를 보며 웃었다.

 

 “그럼요”

 

 수줍게 지혜가 대답했다.

 

 

 ⁎ ⁎ ⁎

 

 - 안전 가옥 -

 

 서원은 거실 바닥에 앉아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도대체 그게 뭐였을까? 그놈은 또 뭐지?’

 

  오동잎의 손목을 잡았던 손이 아직도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 오동잎 집 -

 

 오동잎은 낡은 복싱 체육관을 얻어 지내고 있었다. 남는 시간엔 체력단련으로 시간을 보냈다. 한 손으로 턱걸이를 했다. 백 개를 넘어가자 다시 두 손가락으로 백 개를 세었다. 온전하게 이백 개를 채우고 철봉에서 내려왔다.

 오동잎은 손목을 내려다봤다. 서원의 다섯 손가락 자국이 아직도 깊게 파여 있었다. 서원의 검은 눈빛이 생각났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핑 돌았다.

 

 ‘분명 낯이 익은데. 그 눈빛.’

 

 

 ⁎ ⁎ ⁎

 

 - 발레 연습실 -

 

 단원들은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숨이 푹 죽어있었다. 그때 앵그리 마녀가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들었지?”

 

 마녀의 목소리에 힘이 바짝 들어가 있었다.

 

 “왜 물에 빠진 생쥐 꼴이야. 그런 멘탈로 어떻게 버틸 생각이야?”

 

 마녀는 단원들을 쭉 둘러보며 말을 계속해나갔다.

 

 “알다시피 한수정은 불의의 사고로 당분간 발레를 못해. 마음은 아프지만 우린 두 배 세 배로 더 열심히 해야 해. 정신 바짝 차려!”

 “네!”

 

 씩씩한 마녀의 모습에 단원들도 힘을 냈다. 마음은 아프지만 이를 악무는 수밖에 없었다.

 

 “주역 자리 너무 오래 비워뒀어. 내일모레 캐스팅이야. 모두에게 기회를 주겠어. 최선을 다해 준비하도록.”

 

 주역은 한수정과 함께 최종 후보였던 이효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마녀는 속단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한수정으로 거의 마음을 굳히고 있었기에 더 속상했다.

 

 캐스팅 이야기가 나오자 다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연습 시작이야. 모두 준비해.”

 

 마녀의 명령에 단원들은 빨리빨리 움직였다.

 

 “하나, 둘, 하나, 둘.”

 

 마녀는 단원들 한 명 한 명을 꼼꼼히 살폈다. 체형과 동작, 얼굴 표정까지 세밀하게 관찰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뭔가 허전했다.

 

 “이 찝찝한 기분은 뭐지? 어 그러고 보니까 얘 어디 갔어? 임서원.”

 “오늘 안 왔는데요.”

 “사흘 지났다고 가버린 거야. 쿨하네.”

 

 마녀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박지혜”

 “네.”

 “임서원한테 전화해서 내일 나오라고 해.”

 

 마녀는 임서원을 이대로 보낼 순 없었다.

 

 

 - 안전 가옥 -

 

 서원은 훈련실을 마구 휘젓고 있었다. 머릿속에 새겨진 발레리나의 동작 하나하나를 그대로 따라 했다. 힘이 넘치며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무아지경에 빠진 서원은 머리가 맑아졌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똑같은 동작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서원은 발레단 첫날부터 발레를 했다. 이계를 떠돌 땐 전쟁 아니면 훈련이었다. 서원은 항상 전투에 목말랐다. 이계에서 현계로 넘어왔을 때도 몸은 여전히 뜨겁고 날카로웠다. 훈련에 몰두하거나 명상에 빠져 몸을 식혀왔다.

 발레를 하고 왔던 그날 밤, 서원은 그렇게 뒤척이던 밤을 한 번도 깨지 않았다. 불안했던 마음이 평온한 호수처럼 착 가라앉았다. 그 후로 서원은 매일매일 발레를 했다. 머리가 텅 빌 때까지..

 

 ‘우우웅~.’

 

 핸드폰의 진동이 쇠고기 심줄처럼 끈질기게 울렸다. 화면엔 고릴라 사진과 함께 「마운틴 고릴라」 라고 떴다.

 

 “네. 본부장님.”

 [너 발레 안 갔다면서.]

 

 서원은 아시물라의 존재를 확인하고 해결방법을 생각하느라 잠시 쉬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본부장에게 이말 저말 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 좀 알아봐 줘요.”

 [무슨 사람?]

 “사진 보낼 테니 부탁해요.”

 

 서원은 본부장에게 오동잎 사진을 보냈다. 그리고 박지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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