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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구령세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7

치우가 칠대성을 물리치고 신국의 세운지 수백년.
사신과 사흉수를 봉인했던 구령의 봉인이 해제되면서 천하에 다시 전쟁의 기운이 흐른다.
수많은 나라의 영웅들 중 과연 천하를 지배하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국상 야불답
작성일 : 20-09-08 16:41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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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흐흐 황태자의 목이오."

 

 화적패 소두목인 억쇠가 함을 열자 소금에 절인 사람 머리가 나왔다.

 

 야불답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을 들여다 보더니 웃기 시작했다.

 

 "와하하하하."

 

 "으흐흐흐흐 자. 약속을 지켰으니 그 쪽도 약속을 지켜야지. 잊진 않았겠지. 황금 삼 백냥."

 

 "그럼. 그럼 약속은 약속이니까."

 

 야불답은 주머니 세 개 중 하나를 열어 금덩이를 꺼내더니 던졌다.

 

 "뭐야?"

 

 "흥. 황태자의 목을 가져오지도 못했는데도 금 열냥이면 내가 많이 쳐 준 것 같은데."

 

 억쇠의 표정이 굳었다.

 

 "뭐? 뭐라고? 황태자의 목이 아니라고?"

 

 "어서 그 열 냥이라도 들고 가시지? 우리 집에서 송장 몇 개 치우는 건 일도 아니야."

 

 억쇠가 금덩어리를 집어 허리춤에 쑤셔 박았다.

 

 철거렁

 

 "그.. 그럼."

 

 억쇠는 멋쩍은 표정으로 부하 두 명과 함께 밖으로 나섰다.

 

 쿠당탕

 

 돌아선 야불답이 책상에 놓친 벼루와 연적을 팔로 거칠게 밀어 박살을 냈다.

 

 "역시 잡것들은 안 돼. 안 돼. 황태자가 가는 길과 매복할 위치, 병사 수까지 다 알려줬는데도 놓치다니."

 

 벽에 쏟아진 먹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리자 야불배가 품에서 작은 손수건을 꺼내 닦았다.

 

 "형님, 고정하십시오. 우리에겐 다음 기회가 있습니다."

 

 키가 크고 훤칠한 야불답이 상대적으로 키도 작고 왜소한 야불배에게 다가와 그의 머리를 때렸다.

 

 빡

 

 "이 한심한 녀석아. 너도 태생이 썩었기 때문에 그 딴 생각밖에 나오지 않는거야. 응? 다음 기회? 빌어먹을 녀석. 꼴도 보기 싫으니까 내 눈앞에서 꺼져."

 

 야불배가 주섬주섬 땅에 떨어진 연적과 벼루를 집어 들었다.

 

 뒷짐을 진 채 왔다갔다하며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던 야불답이 갑자기 실성한 사람처럼 손뼉을 치며 껄껄 웃었다.

 

 그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아하하하 맞아. 내가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지? 황제와 황태자를 모두 없애면 될 것을 말이야."

 

 야불배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형님. 아니 국상. 그게 무슨 말입니까?"

 

 "4국에 황태자의 이름으로 군사를 보내라고 하는거야. 생각해 봐라. 세금과 공물을 몇 배로 올린 황제를 쫓아내겠다고 하는데 누가 오지 않겠느냐? 그리고 사방군에도 미리 공문을 보내 그들을 그냥 통과시키라고 하는 거지. 겉으로는 뭐 사신이 온다거나 공물을 바친다는 핑계를 대고 말이지. 그들이 오면 황제는 물러나고 황태자가 황제가 되겠지. 하지만 우리가 이를 반역으로 몰아 황태자를 죽이면 우리의 외조카인 치하랑이 황제가 된단 이 말씀이야. 어때?"

 

 눈살을 찌푸린 채 생각을 하던 야불배가 말했다.

 

 "치하랑 황자를 추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군대를 끌어들여서 진행할 사안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국의 군대가 오면 우리 생각대로 움직이거나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사국을 견제하는 사방군 중 북방군 골굴타는 우리가 심어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자는 황제에 대한 충심이 두터워."

 

 야불답이 손을 들어 야불배의 말을 중단시켰다.

 

 "이런 답답한 놈. 볼모들이 괜히 여기 와 있는 줄 아느냐? 다 이런 때를 대비하라고 있는거야. 여러 말 할 것 없다. 네놈의 어리석은 의견을 듣자고 말한 게 아니니까 말이야. 그러니 너는 이 계획을 완벽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움직여 보거라."

 

 야불배는 야불답의 동생이었지만, 훤칠하게 잘 생긴 그와 달리 들창코에 키도 작고, 시꺼먼 피부를 가진 못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볼모들은 이미. 알겠습니다. 국상."

 

 뭔가를 말하려던 야불배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래. 그래. 말 뜻을 알아들었으면 어서 나가 봐. 쯧쯧쯧 장원급제를 하고도 나를 따라오려면 아직은 한참 멀었다. 뭐해? 못생긴 얼굴 가지고 얼른 가 봐."

 

 "예. 예."

 

 야불배가 문을 닫고 사라지자 야불답이 찻잔을 들어 한 모금을 마신 뒤 다시 자리에 앉아 황금 주머니를 챙겼다.

 

 

 

 

 

 "형님."

 

 어린 꼬마와 놀고 있던 청년이 꼬마 아이를 번쩍 들어 안은 뒤, 황태자에게 다가갔다.

 

 우뚝 솟은 코에 다부진 눈매를 가진 청년이 꼬마 아이를 번쩍 들어올릴 때마다 아이의 입에서는 자지러질 듯이 웃음이 터졌다.

 

 "하랑이와 놀고 있구나."

 

 "하하하하 그렇죠. 뭐."

 

 "..."

 

 "그나저나 이번 순행길에 큰 고초를 겪으셨다 들었습니다."

 

 얌전한 서생같은 흰 얼굴의 황태자 얼굴이 더욱 창백해 보였다.

 

 그가 주위를 살피며 치건우 황자에게 다가갔다.

 

 "내 순행길은 황궁내에서도 극비였다. 이게 무얼 뜻하겠는가? 아우님. 내 자식을 죽인 걸로도 모자라 이젠 나와 신국까지 모두 삼키려 하고 있네. 나를 보필하던 화랑의 희생이 없었다면 나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어. 아우님의 생각은 어떠한가?"

 

 치건우 황자는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하. 형님.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야겠지요. 그리고 신국내에서 우리를 해하려는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그러지 말고 시간되시면 지금 저랑 같이 가시지요. 이번에 큰 멧돼지 한 마리를 잡은 게 있는데 구이로는 그만일 것 같습니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황자를 향해 여전히 근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던 황태자가 한 걸음 다가섰다.

 

 "아우님. 지금 신국을 아는가? 굶어 죽는 자가 부지기수고, 화적패는 수도인 사라마저 위협하고 있네. 게다가 야불형제는 호시탐탐 신국을 삼키려 하고 아버님은 실정으로 국고를 탕진한 뒤 백성들을 핍박하고 있다네. 병법과 모든 학문에 두루 통달하고 선생들마저 감탄케 한 자네 아닌가? 게다가 무예도 따라올 자가 없지 않은가. 아우님 우리가 나서서."

 

 애처로운 표정으로 말하는 황태자의 말을 뒤로 한 채 치건우 황자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황후마마께서 오십니다."

 

 그의 말에 황태자는 입을 다물고 발걸음을 옮겼다.

 

 "황후마마. 그동안 강녕하셨사옵니까?"

 

 건장한 체격, 잘생긴 얼굴, 게다가 젊음까지.

 

 치건우 황자의 등과 어깨를 슬쩍슬쩍 살피던 그녀는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황태자는 지난 일로 많이 놀란 것 같군요. 그리고 참 이제 황자도 벼슬 자리 하나 맡으셔야지요?"

 

 "어마마. 빠빠."

 

 이제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치하랑이 황후를 보자 그녀에게 다가가 안겼다.

 

 "하하하하 아직은 음주가무와 사냥이 더 좋사옵니다. 그럼 물러나겠습니다."

 

 몸을 돌린 치건우 황자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러세요."

 

 황후는 사라져 가는 치건우 황자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호호호. 자신의 어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저리 태평스러울 수가. 어미가 어찌 죽었는지 알려주고 싶을 정도라니까."

 

 앵두같은 입술에서 표독스러운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 속내를 우리가 다 알지는 못합니다. 저런 자일수록."

 

 "그래서 어찌 한다고요?"

 

 야불배는 그녀의 배 다른 오빠였지만,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

 

 "마마, 해가 바뀌면 사국이 반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호호호호. 아니죠. 우리 하랑이가 신국의 황제로서 천하를 호령하는 날이겠지요."

 

 단순호치와 맑은 피부를 가진 당대 최고의 미녀였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그와 달랐다.

 

 그녀가 쓰다듬고 있던 하얀색 고양이의 목을 비틀었다.

 

 "캬아양."

 

 툭

 

 그녀가 안고 있던 고양이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움직이지 못했다.

 

 

 

 

 

 어느새 해가 바뀐 황궁엔 갖가지 꽃향기가 가득했다.

 

 코끝에 맺혀 정신이 아찔할 정도였다.

 

 바람만 불면 벚꽃이 하늘거리며 무희들의 춤사위처럼 빙글빙글 돌며 땅으로 떨어졌다.

 

 “엉아. 엉아.”

 

 역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커다란 호숫가에서 정교하게 추천의 형상이 수놓아진 황금빛 옷을 입은 치하랑이 역시 동일한 황금빛 옷을 입고 있는 치건우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아직 신국 건국신화는 이릅니다. 치건우 황자님.”

 

 내시가 꼬마 아이를 안으며 말했다.

 

 “칠대성을 사신과 사흉수를 이끄는 치우 황제가 물리친 이야기는 다음에 해줄게. 저기 황후마마께서 오신다.”

 

 황후라는 말에 순간 청년의 표정이 굳었지만, 그는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둘레가 10리도 넘는 커다란 파사호의 가운데엔 9층 목탑이 햇빛을 받으며,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들이 일어서자 그때까지 강정 부스러기를 받아먹고 있던 잉어 떼가 식탐을 드러내며 입을 뻐끔거렸다.

 

 “황자는 여기까지 어인 일입니까? 황제께서 부르시지 않았습니까? 호호호 치하랑 황자는 잘 지냈나요?”

 

 표독스런 그녀였지만 그녀의 아들인 치하랑에게만은 늘 각별했다.

 

 “어마맘마마.”

 

 치하랑 황자가 아둥아둥 걸어가 황후의 품에 안겼다.

 

 “황궁법당 앞 파로호에서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황후는 젊었다.

 

 매혹적인 눈과 몸에서 요염한 자태를 풍기고 있었다.

 

 “내가 불렀소. 어차피 파사호에 용선을 띄우고 놀건데. 뭐 하러 대전에서 만난단 말이오. 시간도 없는데, 그래. 치건우는 듣거라.”

 

 이미 술에 취해 눈이 게슴츠레해진 황제가 수레에서 자신을 향해 절을 하고 있는 황자를 내려다보며,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갑자기 할 말을 잊은 황제가 귀를 파며 대신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지금 우리 신국을 향해 누가 뭐 한다고 했었지?”

 

 하얀 수염이 성성한 노구가 나섰다.

 

 “폐하. 지금 수도인 사라를 향해 동예와 옥저, 부여, 가야연합이 군사를 일으켰습니다. 이제 그만 대전으로 행차를 물리시어 이를 대처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옵니다. 신국을 지켜야 할 사방군은 오랜 평화에 칼날이 무디어져 그들과 전투 한 번 벌이지 못하고 흩어졌다 하옵니다. 그게 아니면 내부의 누군가와 내통하여 반란군들을 굳이 막지 않았을 수도 있사옵니다."

 

 늙었지만 노구의 형형한 눈이 야불답을 노려보았다.

 

 그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동안 토목공사와 과도한 세금으로 신국의 재정은 파탄에 이르렀고, 몇 년간 계속된 가뭄과 홍수로 인해 굶어 죽는 백성들이 부지기수이옵니다. 그리고 사국도 본국의 과도한 공물 요구에 지쳐 군사를 일으킨 것이니 이들을 달래어 군사를 물리게 한 뒤, 신국도 하루빨리 백성들의 심신을 어루만져야 할 것이옵니다. 그들말고도 몇 년째 사라를 위협하는 화적패들도 아직 토벌되지 못한 실정이옵니다.”

 

 황제의 표정이 절로 일그러졌다. 소태를 씹은 것 같은 표정이었다.

 

 "국상. 이게 무슨 말이오. 선대 황제때부터 짐을 보필해온 노구 대신이 헛소리를 하진 않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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