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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를 죽여봐
작가 : 령아
작품등록일 : 20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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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타 드 러셀을 단두대로 처형하라!”


적국의 왕세자를 사랑했다. 모든 걸 버리고 그와 야반도주를 결심할 만큼.
그러나 사랑과 신뢰 끝에 돌아온 건 차디찬 배신이었다.

날선 단두대에서 죽음을 겪고 돌아온 날, 벨리타는 결심했다.


'복수 하겠다. 내 마음을 멋대로 희롱하고 우습게 여긴 댓가를 피를 뿌려 받아내겠다. 그래. 내 사랑을 가벼이 여긴 너에게 이 정도는 해줘야겠지.'


복수의 칼날로 그녀가 선택한 건, 회귀 전 혁명을 실패하고 죽은 남자. 오웬 네빌.


"네 정체가 뭐든 이젠 상관없어. 난 혁명을 성공하고 네가 원하는 걸 줄거야. 내 목숨까지도. 그러니 이번엔 내가 도와주게 해줘. 내 손을 잡아."


그깟 가벼운 사랑을 믿지 않으려 했건만, 오웬은 어느새 그녀의 손을 잡으려 한다.


나를 죽인 남자와 내 복수를 완성시켜 줄 남자.


당신은 날 진정 사랑하긴 했을까?

 
03. 복수를 위하여 (3)
작성일 : 20-09-08 14:45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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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복수를 위하여 (3)

 

 

 

 평화 협정이라며 건방지게 떠들던 계집이라 해서 꽤 당돌할 거라 생각했건만 직접 본 벨리타는 오히려 공주의 정석으로 보였다.

 인사를 끝낸 아밀리나가 먼저 자리에 앉자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며 착석했다.

 “일단 이렇게 초대에 응해 줘서 고마워요. 게다가 제1공주께서 직접 오시다니…. 우리 프렌시아를 대접해 주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라플레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대답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래요. 그럼 어디 한번 들어볼까요? 그 제안.”

 서로를 낮추고 칭찬하는 건 이쯤이면 되었다.

 턱을 치켜든 아밀리아는 입꼬리를 올리고 벨리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오빠이자 프렌시아의 권력자인 아르민 또한 벤자민을 훑었다.

 ‘역시 이사야는 오질 않았군.’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벨리타는 이 자리에 함께하지 않은 이사야를 기억했다.

 성인임에도 나라의 중요한 일에 오지 못함은, 이사야가 가진 힘이 얼마나 나약한지 알려 주었다.

 허리를 곧추세워 아밀리아의 시선과 동일한 선에 눈높이를 맞춘 벨리타가 입을 열었다.

 “말 그대로 평화 협정입니다. 지난 세월 양국은 대내외적으로 서로를 견제하여 왔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언제 전쟁이 터질지 불안에 떨었습니다. 또한, 군에도 막대한 자금을 넣어야 했기에 세금은 날로 높아졌습니다. 이외에도 무역에도 많은 제한이 따랐고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무시 못 할 만큼 컸습니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뱉는 말들은 그릇된 것이 없었다.

 이미 여러 번 양국의 경제학자들이나 귀족들 사이에서 불거진 문제였던 것만큼 모두는 반박을 하지 못했다.

 이 회담의 결과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벨리타는 조금 더 목소리에 힘을 주며 눈을 빛냈다.

 “우리 라플레 왕국은 이 같은 소모전을 철회하고자 프렌시아와 평화 협정을 맺고 싶습니다. 활발한 무역, 유학. 이것들로 두 나라는 어느 때보다 찬란한 유산을 남기고 성장할 것입니다.”

 준비한 말이 모두 끝났다.

 숨을 고른 벨리타는 여전히 자신을 두터운 가면과도 같은 시선으로 쳐다보는 아밀리아를 기다렸다.

 한 시간 같은 몇 분이 흐르고 아밀리아와 아르민이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탁!

 결정을 내린 듯 자세를 고쳐 앉은 아밀리아가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하지만 벨리타 공주. 평화 협정이란 말 아래 어떤 속뜻이 있을지 사실 불안하군요. 해서, 한 가지 라플레가 우리 프렌시아의 조건을 받아 주셨으면 해요.”

 역시!

 지난번과 다르지 않은 흐름에 벨리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협정을 위해 힘을 쓰신 게 벨리타 공주라 들었습니다. 하여 벨리타 공주께서 우리 프렌시아의 왕실 아카데미로 1년 동안 유학을 와 주었으면 해요.”

 “예. 좋습니다.”

 “공주님!!”

 단박에 큰 결정을 내리는 벨리타를 벤자민이 기함을 토하며 불렀다.

 예법에 어긋나는 행동이었지만 로만이 얼마나 딸을 사랑하는지 알기에 벤자민은 여러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흔들리는 동공을 돌아본 벨리타가 조용히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한마디 더 하려던 벤자민은 결국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럼 성사되었군요. 협정에 관한 서류는 다음으로 일단 미루고 오늘은 구두 성사가 된 것을 축하하는 무도회를 즐겨야겠어요.”

 악수를 청하는 아밀리아의 손을 잡고 일어난 벨리타가 그녀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제 신분을 특별히 밝히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회담엔 벤자민 공이 왔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그래요. 공주의 뜻이 그렇다면 그리하죠. 그럼 가 볼까요?”

 누가 들을세라 속삭이는 벨리타를 아밀리아는 우습게 여겼다.

 지금 와서 자존심을 챙기는 꼴이 꽤 귀엽기도 했다.

 벨리타의 속마음을 전혀 모르는 아밀리아는 승리의 미소를 입가에 그렸다.

 

 * * *

 

 화려한 불빛과 음악들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

 오랜 시간 이동을 했던 터라 피곤함이 쌓여 있었던 벨리타 일행은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나서야 무도회장으로 향했었다.

 어느새 어둑해진 하늘은 회장 안의 불빛이 더욱 빛나게 해 주는 듯했다.

 간단하게 화장을 수정하고, 머리를 정돈한 벨리타를 로즈는 살뜰히 보살폈다.

 “공… 아가씨.”

 벨리타의 시선에 로즈는 서둘러 호칭을 바꿨다.

 늘 공주님이라 부르던 것이 습관이 된 탓에 ‘아가씨’란 단어에선 어색함이 묻어났다.

 오랜만에 입은 풍성한 드레스를 만지작거리며 로즈가 작은 눈을 더욱 가늘게 떴다.

 “많이들 왔네요.”

 “왕실에서 개최한 거니까. 그만 가서 즐겨. 난 괜찮아.”

 “정말이시죠? 나중에 다른 말하기 없어요?”

 손을 휘젓는 벨리타에게 로즈는 다시 한번 확인을 받으려 했다.

 회장으로 가던 중 벨리타는 로즈에게 각자 따로 다니자고 했었다.

 로즈의 신분 또한 라플레의 귀족이긴 했으나 직위는 제1공주의 전속 시녀였다.

 항상 공주의 곁을 지켜야 하는 처지였기에 로즈는 벨리타의 명령에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귀에서 피가 날 만큼 잔소리를 들을 게 분명했다.

 연신 눈치를 살피는 로즈에게 벨리타가 희미한 미소로 답했다.

 “그래. 괜찮다니까.”

 “하지만 공작님도 안 계시는데….”

 말끝을 흐린 로즈는 먼저 회장 안으로 들어간 벤자민을 떠올렸다.

 아밀리아는 벨리타의 제안을 받아들여 공식적 발표에는 벤자민만 소개하기로 했다.

 덕분에 오롯이 혼자서 벨리타의 곁을 지키게 된 로즈는 어쩐지 불안하기만 했다.

 손톱을 물어뜯으며 초조해하는 로즈의 등을 벨리타의 손이 살짝 떠밀었다.

 “필요하면 부를 거야. 그리고 여기 외엔 다닐 일도 없어. 자. 됐지?”

 “에휴. 알겠어요. 대신 꼭 필요하시면 부르세요!”

 디저트 바가 있는 곳으로 발을 내밀며 로즈는 한숨을 푹 쉬었다.

 벨리타와 함께 있어야 하지만 그녀의 고집을 꺾기엔 로즈의 능력은 부족했다.

 그나마 로즈의 마음 한구석을 달래 주는 건 벨리타가 사리 분별엔 확실하단 것이었다.

 작은 조각 케이크까지 로즈의 손에 쥐여 준 벨리타는 등을 돌리자마자 두 눈을 빛내며 붉은 커튼이 쳐진 단상을 바라보았다.

 “아밀리아 왕비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벨리타가 바라본 단상 아래서 아르민 공작이 입을 열었다.

 무도회의 주제가 무엇인지 익히 아는 귀족들은 기다렸단 듯 고개를 돌렸다.

 모두의 시선이 모인 것을 확인한 아르민이 아밀리아에게 허리를 숙이자 그녀는 붉은 입술을 휘며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우리 프렌시아와 라플레는 양국의 평온과 발전을 위하여 함께 걸어가기로 하였습니다.”

 단 한 줄의 말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은 어마어마했다.

 잠시 놀란 이들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모두는 손에 든 술잔을 조금 더 가슴에 당길 뿐이었다.

 그들의 이러한 반응은 당연하였다.

 벨리타의 앞에서 고민하는 척했지만, 라플레의 제안이 갔을 때부터 이미 정해진 답이 있었기 때문이랴.

 철저한 계산 속 잇속을 챙긴 아밀리아를 벨리타는 우습게 여겼다.

 아무리 날고 뛴다 해도 이번엔 모든 뜻이 라플레를 위해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었다.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벨리타의 시선 안으로 벤자민이 걸어 들어왔다.

 “라플레의 벤자민 공과 이 깊은 날을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양국의 무궁한 안녕을 위하여!”

 “안녕을 위하여!”

 준비된 와인을 벤자민에게 건넨 아밀리아가 잔을 높게 들어 올렸다.

 라플레를 대표하는 벤자민은 왕비의 앞임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이 순간만큼은 그가 로만의 대신이었다.

 찰랑!

 천장을 향해 올린 두 개의 붉은 와인 잔이 흔들리자, 회장 안의 모두가 동시에 술을 마셨다.

 중대한 발표가 있었던 후 벤자민은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라플레 내의 작은 상단까지 영향을 뻗치는 보퍼트 가에 대해서 알고 있는 프렌시아의 귀족들은 어떻게 해서든 벤자민과의 끈을 만들려 노력했다.

 벤자민 역시도 프렌시아와의 거래를 수월하게 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접근해 오는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데….”

 물 흘러가듯 무탈하게 진행됨을 지켜보던 벨리타는 저를 향해 말을 걸어오는 목소리에 눈을 돌렸다.

 옅은 분홍 머리를 한쪽으로만 땋아 내린 영애는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으로 벨리타를 쳐다보았다.

 “우리 처음 보는 거 맞죠? 이상하다. 그동안 나가지 않은 살롱은 없는데… 혹 어느 가문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어요?”

 갈색 눈동자가 반짝이며 벨리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었다.

 할 수만 있다면 이곳에서 어린 시절 이야기까지 모조리 파헤치려는 눈빛에 벨리타는 입을 다물고 고민에 빠졌다.

 어차피 아카데미에 가는 순간부터는 라플레의 공주란 신분을 숨길 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아직 혁명군 수장이 누구인지 기억하지도, 알아내지도 못한 지금은 정체를 밝히기엔 시기상조였다.

 이사야를 만나게 된다 하여도 신분을 밝힐 생각이 없었던 벨리타는 곤란함을 숨기며 영애의 뒤편으로 보이는 로즈에게 눈빛을 보냈다.

 “어머? 이것 떨어뜨리시지 않으셨어요?”

 “네?”

 “여기 손수건이요. 영애 것 같은데….”

 벨리타에게서 시선을 떨쳐 내지 못하고 있었던 로즈가 서둘러 그녀의 사인을 알아채곤 기지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수건이었음에도 마치 땅에 떨어져 있던 것처럼 꺼내 든 로즈는 자연스럽게 영애의 신경이 벨리타에게서 멀어지게 하였다.

 고개를 갸우뚱 움직이며 손을 젓는 영애를 뒤로한 벨리타는 조심스럽게 그들에게서 멀어졌다.

 발코니로 나가는 곳과 이어진 넓은 기둥 뒤로 벨리타는 몸을 잠시 숨기고 두 그룹으로 나누어진 회장 안을 쳐다보았다.

 “어디에 있는 거지?”

 이름 모를 영애가 말을 걸기 전부터 벨리타의 모든 신경은 이사야를 찾는 데 있었다.

 벤자민이 제 역할을 다한 것처럼 벨리타에게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번엔 공주란 직위 때문에 아밀리아를 통해 소개를 받았던 이사야였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딱히 왕세자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았기에 아밀리아는 이사야를 소개하는 것조차 잊은 듯하였다.

 이사야는 프렌시아에서 그런 존재였다.

 왕세자란 이름을 걸고 있지만, 개미보다 못한 존재.

 숨을 쉬는지, 눈을 떴는지조차 아무도 관심 없는 비운의 왕세자.

 하나밖에 남지 않은 눈동자에 담겨 있던 슬픔이 떠오르자 벨리타는 이를 악물었다.

 “어디에… 어디 있어. 이사야. 어디… 아!”

 차오르는 분노가 그녀의 온몸을 갉아먹을 때였다.

 낮게 으르렁거리던 입에서 짧은 탄식이 터져 나오고 녹색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렸다.

 웅웅 울리며 들리는 회장 안 음악과 소음들이 점점 귀에서 멀어지더니 이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눈을 어지럽게 하는 불빛들도 하나둘 꺼져 주변은 순식간에 암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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