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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도플갱어
작가 : 글묵
작품등록일 : 2020.8.7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도플갱어. 그로 인해 한 가정의 평화에 균열이 생긴다.
그는 돈을 물 쓰듯 쓰면서 가족들의 환심을 사려한다.
뿐만 아니라 진짜의 애인을 찾아 가 진짜 행세를 하며 애인을 가로채고 직장까지 찾아 가 장난을 친다.
가짜의 장난질에 진짜는 가정과 직장에서 위기를 맞고 애인까지 뺏길 처지에 놓인다.

 
12화 냉동정자
작성일 : 20-09-07 22:52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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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냉동 정자

 

 춘봉과 정후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참 춘봉 오빠는 여기 어떻게 왔어요?”

 “······.”

 “······.내가 말 안 했어요. 우리 형도 여기 온다고.······.”

 “못 들은 것 같은데······.”

 “그래요? 난 말을 했는지 알았는데, 착각했나 봐요. 미안해요. 하나씨”

 “미안하긴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이렇게 수요 집회에 관심을 가져 주시니······.”

 “어쩜 우리 하나 씨는 하는 말마다 이렇게 고울까요. 안 그래요. 형?”

 “그래, 그렇구나.”

 

 정후의 칭찬에 하나가 수줍게 웃었다.

 

 ***

 

 고양이 카페 앞에서 소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카페 안을 들여다보았다.

 고양이 몇 마리가 한가롭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자신의 복잡한 마음과 달리 카페 안은 몹시 평화로워 보였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천천히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소라가 카페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세요. 사장님 저기 있네요.”

 

 은지가 가르쳐 준 곳에 하나가 보였다.

 멋진 두 명의 남자와 함께 있었다.

 뒤통수가 따가웠는지 하나가 고개를 돌렸다.

 

 “어, 제 친구 왔어요. 이만 가 볼게요.”

 

 하나는 춘봉과 정후를 남겨두고 소라에게 다가갔다.

 

 “소라야 어서 와.”

 

 하나가 소라를 덥석 껴안았다.

 

 “어휴, 너 정말 많이 힘들었구나. 얼굴이 반쪽이네.”

 “······.”

 “저기 앉아서 이야기하자.”

 

 하나가 소라를 데리고 구석 자리로 갔다.

 

 “차 가지고 올게. 잠시만 기다려.”

 

 조금 있으니 하나가 커피를 가지고 나타났다.

 

 “마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메리카노 커피다.

 

 “오늘 낮에 했던 말, 그게 무슨 뜻이야?”

 “아까도 말했듯이 그 여자는 내가 아닌 내 가짜야.”

 “네 가짜라니. 사람한테 진짜가 어디 있고 가짜가 어디 있어. 물건도 아니고······.”

 “황당하지만 사실이야.”

 “······.”

 “가짜가 우리 가족들조차도 구분 못 할 만큼 나랑 너무 똑같아.”

 “······.”

 “말투나 행동 그리고 무엇보다 소름 끼치는 건, 나와 우리 가족들을 비롯해 내 주변의 모든 정보를 가짜가 알고 있어. 아니 나보다도 더 정확하게 알고 있어.”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소라가 힘이 드는지 연신 몸을 부르르 떨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평창동 집을 찾아갔던 여자도 가짜였고, 며칠 전, 우리 카페 앞에서 봤던 여자도 가짜였다는 거야?”

 “응”

 “종수는 알고 있어?”

 “종수가 그 가짜에게 커플 반지를 끼워줬어. 물론 가짜라고 생각을 못하고 했던 일이지만······.”

 “그럼 종수는 그 가짜를 너라고 생각해?”

 “아빠가 종수를 불렀는데, 종수가 모르겠다며 그냥 가버렸어.”

 “내가 부모님 만나서 네가 내 친구 소라라고 말해줄게.”

 “백수가 우리 가족들 앞에서 내가 진짜라고 말했지만 소용없었어.”

 “왜? 이유가 뭔데?”

 “근거를 대라는 거야. 그런데 근거가 없잖아.”

 “근거를 만들면 되잖아.”

 “가짜가 나보다 우리 가족과 주변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는데, 쉽지가 않아.”

 “쉽진 않겠지만 반드시 길은 있을 거야. 내가 도울게.”

 “고맙다. 하나야······.”

 “나 네 친구야. 친구 사이에 고맙다니······.”

 “참, 며칠 전에 나보고 카페에 나오라고 했잖아. 왜 오라고 했는데······.”

 “······.그건······.아냐. 너 힘든데 다음에 이야기할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너도 나한테 말은 해야지.”

 “······.실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정말?”

 “응”

 “잘 됐다. 야~ 진심으로 축하해!”

 “너는 힘들어서 이러고 있는데······. 미안해!”

 “그런 게 어디 있어. 내 신경 쓰지 말고 맘껏 좋아하고 사랑해.”

 “이해해 줘서 고마워.”

 “네가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면 정말 좋은 사람인가 보다.”

 “응. 좋은 사람이야.”

 “······.”

 “언제 한 번 인사 시켜줘.”

 “여기 이 카페 안에 있는데, 지금 인사할래?”

 “뭐?”

 

 하나가 춘봉과 정후가 앉아있던 자리를 쳐다보는데, 둘은 보이지 않았다.

 

 “어, 조금 전에도 저기 앉아있었는데 어디 갔지?”

 

 하나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찾다가 정후가 보이지 않자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하였다.

 

 “어디에요?”

 “집에 올라왔어요.”

 “말도 안 하고 갔어요?”

 “친구랑 이야기하는데, 훼방 놓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살짝 왔어요.”

 “알았어요. 쉬어요.”

 

 하나가 아쉬운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그새 집에 올라 가 버렸네. 헤헤”

 “어디 사는데?”

 “······.내가 살던 집을 내어줬어.”

 하나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살짝 붉혔다.

 

 “뭐? 왜 네 집을 내어 줘? 넌 어디서 지내고?”

 “은지 오피스텔 얻어 내가 보내고 내가 거기 들어갔어.”

 “뭐?”

 “뭐라고 하지 마. 내 마음이 그러라고 했어, 난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

 그리고 공짜로 집을 내어 준 것도 아니고. 사실은 임대료 같은 거 없이 그냥 주고 싶었는데, 그쪽에서 임대료까지 넉넉히 지급했어. 3개월 살다가 중국으로 간대.”

 “3개월 뒤엔 이별인데 마음을 그렇게 줘 버리면 어떡해?”

 “중국이 먼 곳도 아니고. 보고 싶으면 찾아가면 되고. 복잡하게 생각 안 할래. 그냥 내 감정에 충실 할래.”

 “그 사람 때문에 네가 상처 받을까 봐 걱정돼.”

 “상처 좀 받으면 어때? 상처가 겁이 나 모처럼 만에 찾아온 이 귀한 감정을 그냥 버리면 아깝잖아.”

 

 하나는 자신의 처지를 친구에게 이해받고 싶었다.

 

 ***

 

 소라와 하나가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젠 가짜가 우리 반에 점심시간에 맞춰 피자를 배달시키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났어.”

 “학교까지 찾아가서 사고를 쳤다니 정말 보통 일이 아니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야.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어. 마음이 불안해서······.”

 “가짜를 내가 한 번 만나 볼까?”

 “널 못 믿어서가 아니고······.너도 그 가짜 만나고 나면 많이 혼란스러울 거야.”

 “그렇다고 가만있을 순 없잖아. 뭐든 해 봐야지.”

 “네가 가짜를 만나러 가기 전에 가짜가 먼저 너 만나러 올지도 몰라.”

 “그럴 수도 있겠네. 내 주변을 자꾸 맴돈 걸 보면······.”

 “평창동 집에 가짜가 무슨 이유로 찾아갔을까? 난 그게 궁금해.”

 “그러게 말이야.”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고 가짜가 엄마한테 뭐라고 했는지 한 번 물어 봐줘.”

 “그럴게. 무슨 단서라도 잡힐지.”

 “······.”

 “종수가 끼워 준 커플 반지, 가짜가 끼고 다녀?”

 “응”

 “만나면 반지부터 먼저 확인해봐야겠다.”

 

 소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

 “이번 내기에서 누가 이길 것 같아요?”

 

 정후가 춘봉에게 물었다.

 

 “글쎄······.”

 

 춘봉이 자신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이기지 않을까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가장 탐욕스러운 족속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그런 말이 나와?”

 “가족들이 소라와 가짜를 같은 입장에서 바라보는 걸 보면 박두만이 질 것 같은데요.”

 “운동화를 받고도 좋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데, 쥐새끼가 돈뭉치로 유혹을 하면 어떻게 될까?”

 “······.”

 “쥐새끼는 누구보다도 돈의 힘을 잘 알고 있어.”

 “······.”

 “가랑비에 옷 젖듯······. 쥐새끼가 뿌린 돈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 거야.”

 “…….”

 “결국엔 핏줄을 버리는 선택을 하게 만들 거고”

 “그건 안 되죠.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죠.”

 

 예상외로 두만이 자신의 입지를 잘 다져나가자 춘봉은 불안하였다.

 

 “그래야지.”

 

 춘봉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

 

 “뭐라고 그게 정말이야?”

 

 기호가 전화를 받고 좋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버님 뭐 좋은 일 있으세요?”

 

 경숙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물었다.

 

 “잠깐 다녀오마.”

 

 기호는 대답 대신 운전기사를 호출하면서 서둘러 밖으로 뛰어나갔다.

 기호가 급하게 밖으로 나간 이유는.

 

 대리모 미정이 아들 경수의 아이를 뱄다는 소식을 들어서였다.

 그는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죽은 아들과 꼭 빼닮은 손자만 안을 수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만 같았다.

 

 “병원으로 가자,”

 

 ***

 

 기호의 고급 세단이 어둠을 뚫고 달렸다.

 스쳐 지나가는 서울의 야경이 황홀하다.

 삼 십 여분 달려 도착한 어느 난임 병원의 귀빈 접견실.

 까만 뿔테 안경을 쓴 중년의 병원장이 기호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어서 오세요. 의원님”

 “내가 너무 기뻐서 이렇게 한걸음에 달려왔네.”

 “감축드립니다.”

 “다 자네 공이야. 애썼네. 애썼어.”

 

 기호는 병원장의 손을 어루만지며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과찬이세요.”

 “내, 자네 공 잊지 않겠네.”

 “의원님께서 우리 병원에 투자를 많이 해 주신 덕에 이렇게 기쁜 일도 생겼나 봅니다.

 하하하”

 

 병원장은 기호의 눈치를 슬쩍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기호의 며느리인 경숙은 하나를 낳은 뒤 임신이 되지 않았다.

 기호는 아들 경수에게 혼외 자식이라도 하나 만들어 오라고 했지만

 아들은 요즘 세상에 딸 하나만 됐지. 하며 기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급기야 기호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아들의 정자를 냉동 보관하자며 제안했다.

 이마저도 거부할 수 없었던 경수는 기호의 말에 응했다.

 그렇게 하여 경수의 정자는 십여 년 전에 냉동 보관되었다.

 

 그리고 삼 년이 지난 어느 날 새벽,

 경수는 자신이 직접 차를 몰고 집으로 가던 중,

 추돌사고를 일으켜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에 기호는 삶의 의지를 잃고 식음을 전폐했다.

 그러다가 냉동 정자를 생각해 냈고 아들을 닮은 아이를 얻으러 온 정성을 쏟았다.

 그리고 7여 년의 세월이 흘러 꿈에도 그리던 아들의 자손을 얻게 되었다.

 

 “양수리 별장으로 가자.”

 “의원님! 시간이 좀 늦은 것 같은데요.”

 “아직 9시도 안 되었어.”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지 않습니까?

 제 생각엔 내일 낮에 가시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출발해라.”

 “늦은 시간에 연락도 없이 방문하시면 임산부가 놀라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 그러면 안 되지. 그 아이가 어떤 아인데.”

 

 기사의 말을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으흠~”

 

 기호는 아쉬운 듯 헛기침을 하였다.

 

 “산모에게 좋은 음식들을 준비해라. 최고급으로다······.”

 “네.”

 

 기호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죽은 아들이 부활하여 나타난 것만 같았다.

 기쁨을 억누르지 못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비실비실 터져 나왔다.

 

 “아버님, 좋은 일 있으신 거죠?”

 “…….아니?”

 

 기호는 사실대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만약 며느리가 이 사실을 알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치 빠른 경숙이 기호의 변화를 모를 리 없었다.

 

 “분명 뭔가 있어. 그게 뭐지?”

 

 갑자기 경숙의 눈동자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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