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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 대문
작가 : 웨인킹
작품등록일 : 2020.8.31

뒤늦게 꿈틀거리는 살인충동을 발견한 남자와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여자가 만난다.
그들에게 불어닥치는 고통의 소용돌이. 그 끝을 알수없는 불행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상황을 바꾸어보려는 정민의 노력앞에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4화. 깨어난 본능
작성일 : 20-09-07 18:24     조회 : 314     추천 : 1     분량 : 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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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권대진은 그녀가 엄살을 부리는 줄 알았다.

 

 “이제 그만 일어나시지? 아가씨? 바닥에 옷 다 버리잖아?” 여자는 미동이 없다.

 

  이상하다고 여긴 대진은 여자를 흔들어 본다.

 여자는 가느다란 신음이 흘러나온다. 곧이어 대진은 그녀의 관자놀이에 흐르는 피를 발견한다.

 

 “젠장” 상황이 복잡해졌다.

 

  대진은 여자의 뺨을 때리고 흔들어 본다.

 다행히 여자가 신음을 내뱉으면 눈을 떴다.

 제정신이 돌아온 것인가?.

 

 “아가씨 괜찮아?”

 

  잠시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던 여자는 대진을 노려보며 대꾸했다.

 

 “너 이 새끼!, 내가 다 신고할 거야!”

 “참 성깔 있네, 그러지 말고, 우선 일어나 보셔.”

 

 대진은 여자를 일으켜 세우려 하며 말했다.

 

 “건드리지 마! 어딜 건드려!”

 “너 같은 새끼는 혼이 좀 나 봐야 해!”

 

  여자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나쁜 새끼, 콩밥 좀 먹어봐라 이 새끼야!”

 

  여자는 대진의 얼굴을 핸드백으로 내리치며 말했다. 여자의 핸드백에 정통으로 얼굴을 얻어맞은 대진은 잠시 뒤로 주춤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여자는 가까스로 상체를 일으켜 세우더니,

 핸드백에 손을 넣어 휴대전화를 찾았다.

 

  대진은 이런 여자를 알았다.

 십중팔구 이 여자는 자신을 신고하리란 것을.

 그것도 없던 일도 더 보태서.

 자신을 궁지에 몰아놓기 위해서,

 어떤 거짓말도 서슴지 않으리란 것을.

 악에 받친 여자의 눈빛이 말해주고 있었다.

 

  대진은 폭행과 성폭행 전과가 있었다.

 여자가 자신의 인생을 망가트리게 할 수는 없었다.

 

  허둥대던 여자가 가까스로 전화기를 찾아 들고,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대진은 그녀의 손을 발로 힘껏 찼다.

 

  ‘악’ 하는 여자의 비명과 함께 휴대전화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다리 밑 물속으로 떨어졌다.

 당황한 여자는 있는 힘껏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살려주세요. 사람 살려!”

 

  당황한 대진은 여자에게 달려들어 두 손으로 여자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 바람에 여자는 뒤통수가 다리 바닥에 부딪히며 쓰려졌다.

 

  입을 틀어막고 매섭게 쏘아 보는 대진의 눈빛을 본 여자는 그제야 공포를 느낀 듯 몸을 비틀며 양팔과 양다리를 허우적거렸다.

 

  하지만 대진의 힘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대진은 한 손으로 여자의 입을, 한 손으로 목덜미를 잡고 여자를 다리 가장자리로 끌었다.

 그리고 다리 밑을 힐끗 내려보았다.

 

  하천 바닥에 군데군데 놓인 시커먼 바위들이 보였다. 대진은 여자의 머리를 잡고 다리난간이 훼손된 쪽 바깥으로 비스듬히 여자를 끌고 갔다.

 

  그리고는 공포로 동공이 확장된 여자의 눈을 쏘아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조용히 해, 그러면 살려줄게”

 

  여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대진은 여자를 노려보며 잠시 기다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을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대진은 조용히 그녀의 입에서 손을 떼었다.

 그리곤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여자의 충혈된 눈을.

 

  대진은 다리 끝에 위태롭게 앉아 있던 여자를 일으켜 세우는가 싶더니, 있는 힘껏 다리 밑으로 밀어 버렸다.

 

  “악” 짧은 외마디 비명이 들리곤,

 무언가 깨지고 부러지는 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대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었다.

 다리 밑을 내려다보았다.

 

  여자는 바위 위에 목이 완전히 꺾인 기괴한 자세로 쓰러져 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대진은 다리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자는 다리 밑 하천 중간에 떨어져 있었다.

 

  하천 바닥에 작은 바위를 밟고 걷다가 미끄러진 대진은 하천 바닥에 오른발이 빠졌다.

 중얼거리듯 한마디 욕을 내뱉던 그는 아예 첨벙첨벙 물속을 걸었다.

 

  새파랗게 질린듯한 여자의 하얀 얼굴이 달빛에 드러났다. 불과, 몇 분 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여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대진은 그녀의 목덜미에 손등을 갖다 댄다.

 

 여자는 죽었다.

  대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잠시 여자를 바라보았다. 양팔을 벌린 채 바위에 쓰러진 여자가 마치 대진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자, 이제 만족하니?’

 

  다리 위로 올라온 대진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지만, 다리를 비추는 가로등 불빛과 하천을 흐르는 물소리만이 밤의 공기를 채우고 있었다.

 

  “철벅, 철벅.”

 

 걸음을 옮길 때마다, 물에 젖은 신발에서 나는 소리가 거슬렸다.

 

  대진은 신발을 벗어 양쪽의 끈을 묶어 목에 걸었다.

 

  한차례 몸을 털고, 심호흡한, 대진은 젖은 양말만 신은 채, 왔던 길로 걸음을 옮겼다.

 

 

  다리 주변과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 하천바닥 주변으로 노란 폴리스라인이 쳐지고 있었다.

 

  최초 발견자는 오전 6시경 새벽 운동을 하던 60대 부부였다. 다리 위에 주차한 경찰차와 앰뷸런스 차량 주변으로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어머 저 여자는 요 앞 원룸 건물에 얼마 전에 새로 이사 온 여자 아니야?”

 

  “어머 세상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쯧쯧.”

 

  “다리 밑으로 떨어진 거야? 어떻게 된 거야?”

 

  모여든 동네 주민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막 도착한 김 형사는 먼저 도착해서 시체를 살펴본, 정 순경의 브리핑을 받고 있었다.

 

 “신원조회 결과, 2주 전에 이 동네로 이사 온 28살 여성으로 이름은 신 유라 라고 하는 여성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여자 몸이 성한 데가 없습니다.”

 

  “두개골 골절에 목뼈, 어깨뼈, 우측 다리까지 모두 골절된 것 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검시를 해봐야 알겠지만, 직접적인 사인은 경추 골절 같습니다. 그리고 외관상 성폭행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성폭행 흔적은 없다?” 김 형사가 중얼거렸다.

 

  “현재 정황으로는 실족사로 보입니다만.” 정 순경이 자신 없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늦은 밤에 젊은 여자가 일부러 난간도 없는 다리 가장자리로 걷다가 실족사했다?”

 

 “뭔가 설득력이 없잖아? 정 순경”.

 

  “빨리 검시 의뢰하고, 신원조회하고 주변 탐문 시작해!”

 

  “네 알겠습니다”

 

  다리 위에서 시체를 내려다본, 김 형사는 다리 위 여자가 떨어졌을 법한 지점을 살펴보다 작은 핏자국 몇 방울을 발견했다.

 

 “어이 이것도 놓치지 말고 샘플 채취해서 확인해 보고!”

 

  김 형사는 바위 위에 흉측한 모습으로 있는 여자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목이 젖혀진 각도로 판단컨대, 정 순경의 말처럼 경추 골절로 보였다.

 

  여자가 입은 옷은 범상치 않은 그녀의 직업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여자의 얼굴은 너무도 앳되어 보였다. 여자는 김 형사의 딸과 동갑이었다.

 

  이제 스물여덟이라니. 아까운 청춘이네.

 자살은 아닌 것 같고, 성폭행 흔적은 없고?

 실족사라기엔 뭔가 이상한데.

 

 들것에 옮겨지는 여자의 시체를 바라보며, 김 형사는 생각했다.

 

  “김미옥 씨? 김 미옥 씨?” 간호사가 진료실 앞에서 여자를 찾고 있었다.

 

  대기실 소파에 넋을 놓은 듯 앉아 있던 여자는 간호사에게 손을 올려 보이며 진료실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미옥 씨. 오늘은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는지요?”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중년의 의사가 뿔테 안경 너머로 미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

 

  “네 선생님 요즘 들어서 또 그 증상이 심해진 것 같아요. 온몸에 열이 나는 것 같고 갑자기 울화가 치밀고 밤에 잠을 잘 못 자요?”

 

  미옥은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의사는 말없이 여자의 맥을 짚어보고, 청진기로 가슴을 대보곤 말한다.

 

  “한 달 전에 오셨을 때는 좀 괜찮아졌다고 하신 거 같은데 다시 증상이 심해지신 건가요?”

 

  “네 그런 것 같아요.”

 

  “혹시 그동안 스트레스받을 만한 일이 있으셨나요?”

 

  미옥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을 했다.

 

  “특별히 그런 건 없었는데 모르겠네요.”

 

  “체온도 살짝 높고, 심박수도 좀 빠르네요. 우선 일주일간 약을 좀 드셔야겠습니다. 약에는 수면 성분이 조금 있으니 조금 졸리실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받으시면 병이 악화할 수 있으니 마음의 안정을 찾으시려고 노력하셔야 합니다. 우선 일주일간 약을 드셔 보시고 경과를 보도록 하죠.”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미옥은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대답하고는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김미옥은 몇 달 전, 불안증이 심하다는 진료를 받았다. 처음에는 약을 먹고 좋아지는 것 같았지만 최근 들어 자신도 느낄 정도로 몸도 마음도 심하게 망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의 관계도 틀어졌고, 알 수 없는 스트레스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면, 언제나 화풀이의 대상은 그녀의 죄 없는 어린 딸, 정혜였다.

 

  미옥도 이 상황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을 알았다. 하지만,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고 어디서부터 바로 고쳐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아 잠시라도 모든 걸 잊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 순간, 미옥은 부산에 있는 동생 인경이가 떠올랐다. 몇 년간 얼굴을 보지 못했다. 단 며칠만이라도 간만에 부산에 내려가 동생도 보고 모든 걸 잊고 바람을 쐬고 오고 싶었다.

 

  요즘 서로가 관계가 냉랭한 상태에서 남편에게 허락을 구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미옥으로선 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는 계속해서 부재중 메시지로 넘어갔다. 미옥은 인내심을 가지고 3번이나 전화를 하였지만 마찬가지였다. 남편은 지난 주말, 집에서 옷가지를 챙겨 간 이후로 3일째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남편에게 가봐야 할 것 같았다. 미옥은 마침 지나던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에서 내린 미옥은 대진의 가게로 향했다.

 작업용으로 쓰이는 트럭이 없었다. 작업을 나갔나?. 미옥은 가게 문 창으로 안을 들여다보았으나, 어두워서 잘 보이질 않는다. 무심코 문을 열어보니 열려 있었다. 미옥이 문을 열자 종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가게 안에는 장마철 안 마른빨래 더미 같은 냄새가 진동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구형 가전들이 놓인 사이로 들어가 보니 구석에 책상이 보였다.

 미옥은 책상 쪽으로 좀 더 다가가자 책상 밑에 놓인 간이침대 위에 누워있는 남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미옥은 조심스레 남편을 불러본다.

 “여보, 여보?” 미옥이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뜬 대진이 상체를 일으켰다.

 “당신이 여길 왜 왔어?” 오만상을 찡그린 대진이 여자를 본체만체하며 말했다.

 

  “당신이 3일간 집에 안 들어와서 무슨 일 있나 해서 와 봤어요? 옷도 입은 채로 그냥 잤네요. 어서 집에 들어와서 씻고 식사하고 다시 나오든가 하세요.”

 

  미옥은 최대한 남편의 기분을 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존심이 상했지만, 며칠 휴가를 다녀오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대꾸가 없는, 대진을 바라보며 미옥은 말을 이었다.

  “당신이 좋아하는 닭볶음탕 해 놓을게요. 1시까지는 준비해 놓을게요. 어서 와서 식사하고 가요.”

 

  “알았어. 알았어. 그만 가봐.” 대진은 귀찮다는 듯이 얼굴을 돌리더니,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래요. 있다가 봐요.”

 

  미옥은 짜증이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억누르며 부드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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