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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를 죽여봐
작가 : 령아
작품등록일 : 20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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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타 드 러셀을 단두대로 처형하라!”


적국의 왕세자를 사랑했다. 모든 걸 버리고 그와 야반도주를 결심할 만큼.
그러나 사랑과 신뢰 끝에 돌아온 건 차디찬 배신이었다.

날선 단두대에서 죽음을 겪고 돌아온 날, 벨리타는 결심했다.


'복수 하겠다. 내 마음을 멋대로 희롱하고 우습게 여긴 댓가를 피를 뿌려 받아내겠다. 그래. 내 사랑을 가벼이 여긴 너에게 이 정도는 해줘야겠지.'


복수의 칼날로 그녀가 선택한 건, 회귀 전 혁명을 실패하고 죽은 남자. 오웬 네빌.


"네 정체가 뭐든 이젠 상관없어. 난 혁명을 성공하고 네가 원하는 걸 줄거야. 내 목숨까지도. 그러니 이번엔 내가 도와주게 해줘. 내 손을 잡아."


그깟 가벼운 사랑을 믿지 않으려 했건만, 오웬은 어느새 그녀의 손을 잡으려 한다.


나를 죽인 남자와 내 복수를 완성시켜 줄 남자.


당신은 날 진정 사랑하긴 했을까?

 
02. 복수를 위하여 (2)
작성일 : 20-09-07 15:53     조회 : 331     추천 : 0     분량 : 4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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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복수를 위하여 (2)

 

 

 

 머릿속을 휘젓는 과거의 기억을 떨쳐 낸 후에야 그녀는 입을 움직일 수 있었다.

 “우리는 평화 협정을 맺습니다. 아마 거절하지 않을 겁니다. 저들 처지에서야 좋을 일이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밖으로입니다.”

 “밖으로?”

 “네. 우리 라플레가 피를 흘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저 조금의 힘을 보태어 주면 그만이니까요.”

 죽는 순간까지도 왕궁에 있을 가족들을 걱정했었다.

 자신의 실수로, 그릇된 선택으로 어쩌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 할지도 모르는 가족에게 너무도 죄스러웠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회귀를 하고 정신을 차린 이후 벨리타는 딱 한 가지.

 라플레 왕국에 피를 쏟지 않고도 복수를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떠올렸다.

 “프렌시아 곳곳에 이미 현 왕실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 속속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칼을 잡을 힘을, 총을 쏠 재력만 조금 얹어 주면 알아서 붕괴될 겁니다. 그 뒤 우리 라플레는 던져진 과자를 먹기만 하면 됩니다. 전하.”

 지난 생에선 가진 것이 없어서 계획을 모두 수행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죽어 버렸던 프렌시아의 시민 혁명군.

 이번 생에서 벨리타에겐 복수의 칼날이 되어 줄 존재였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벨리타의 녹색 눈동자가 로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저를 믿으세요. 프렌시아를 꼭 무너뜨릴 테니까.”

 

 * * *

 

 빠른 걸음으로 들어온 벤자민의 손엔 금색 실을 두른 편지가 있었다.

 마시던 차를 내려 둔 벨리타가 고개를 들자, 벤자민이 그녀에게 편지를 내밀었다.

 “열흘 후 프렌시아 왕궁에서랍니다.”

 “수고하셨어요. 외숙.”

 편지 안의 내용은 프렌시아의 공작, 아르민 서멋 공작이 보낸 것이었다.

 평화 협정을 원한다는 라플레의 제안을, 이번에도 역시 그들은 거절하지 않았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왕궁에서 무도회를 개최하길 바라는 답변에 벨리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보셨나요?”

 편지를 접어 테이블 위로 던진 벨리타의 눈이 반짝였다.

 저깟 편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차피 달라지는 게 없다면 예상했던 바니까.

 중요한 건, 그녀가 사활을 내건 혁명군의 존재였다.

 “공주님 말씀이 맞았습니다. 이미 여러 곳에서 불만을 품은 자들이 봉기를 들고 있더군요. 하지만 그게 다였습니다. 귀족이 참여한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고개를 숙인 벤자민은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녀가 부탁한 건 현재 프렌시아 안, 은밀하게 움직이는 혁명군을 알아 오란 것이었다.

 그녀의 기억과 계산으로라면 이맘때쯤 혁명군의 움직임이 있어야 했다.

 “…그렇군요. 수고하셨어요.”

 모든 말을 끝낸 벤자민은 곧장 로만에게 간다고 했다.

 상황 보고를 위해 떠나는 벤자민을 보낸 이후 벨리타는 깊은 고뇌에 빠졌다.

 ‘이맘때가 아니었나? 계산에 착오가 생긴 걸까?’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 봐도 답은 나오질 않았다.

 늦지 않게 혁명군의 수장을 만나야만 하는 벨리타는 초조함에 손톱을 물어뜯었다.

 “수장… 수장? 그래! 그자의 이름이 뭐였지?”

 혼잣말을 되뇌던 벨리타가 바닥을 박차고 일어났다.

 반역죄로 목이 댕강 날아갔던 자는 분명 귀족이었다.

 그래서 벤자민에게도 귀족을 중심으로 모이는 혁명군을 찾아보라 했던 것 아닌가!

 그전엔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아 기억이 희미하긴 했으나, 몇 가지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분명 귀족이었어. 수도 언저리의 그저 그런 남작이랬던가. 그리고… 젊었지. 젊은 남자.”

 이사야가 해 주었던 말들을 곱씹으며 벨리타는 혹시라도 잊어버릴세라 입 밖으로 소리 내었다.

 어느 정도 실루엣이 잡혔지만, 벨리타의 낯빛은 좋지 못했다.

 턱을 괸 손가락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방 안을 서성이던 발이 멈췄다.

 “이름이 뭐였지? 하다못해 가문 이름이라도 기억이 나야 하는데…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쉰 벨리타가 소파에 털썩 몸을 기댔다.

 혁명군을 만나지 못한다면 계획한 일은 시작도 전에 물거품이 될 게 뻔했다.

 복수.

 심연의 저 아래에 핏빛 감정이 꿈틀거렸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지금 당장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원한다면 로만의 뜻처럼 전쟁을 불사해도 되었지만, 리스크가 너무 컸다.

 전쟁은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갈 테고 그 속엔 그녀의 가족도 포함될 게 분명했다.

 한참을 감고 있던 눈을 뜬 벨리타가 몸을 일으켰다.

 벤자민이 오는 동안 침실을 정돈하고 있었던 로즈에게 벨리타가 입을 열었다.

 “로즈. 재단사를 불러와.”

 “재단사요?”

 “응. 라플레 최고의 재단사로.”

 작은 눈을 몇 번 깜빡이던 로즈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재단사라면 드레스를 짓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네! 공주님!”

 잔뜩 신이 난 로즈가 우당탕거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모습을 뒤로 한 벨리타는 거울에 비치는 짙은 녹색의 곱슬머리 아가씨를 바라보았다.

 가늘고 하얀 목을 만진 손이 주먹을 움켜쥐고 부들 떨려 왔다.

 “이사야….”

 처음 만났던 얼굴이 떠올라 거울에 비쳤다.

 신기루처럼 피어오른 이사야를 벨리타는 한껏 노려보았다.

 오래전, 사랑이 듬뿍 담겨 환희가 넘치던 감정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쨍그랑!

 목에서 뜯어 낸 목걸이가 거울 파편과 볼품없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 * *

 

 시간은 유수처럼 흘러갔다.

 닷새가 눈 깜빡할 사이 사라지고, 드디어 프렌시아로 가는 날이 되자 라플레 왕국은 어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다.

 새로이 맞춘 드레스는 마치 밤바다에 별이 비춘 듯 아름다웠다.

 긴 머리를 높게 묶어 목선을 드러낸 벨리타를 르네는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내가 같이 가야 하는 건데….”

 “아니에요. 혼자 다녀올 수 있어요.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도 저니까요.”

 “하지만….”

 의젓한 모습의 벨리타였지만, 르네는 말끝을 흐리기만 했다.

 평화 협정에 관한 무도회의 참석은 벨리타와 벤자민만 하기로 했었다.

 프렌시아까지 가야 하는 입장인 라플레로서는 국왕이 자리를 비우진 못하기 때문이었다.

 올해 열여섯 살인 왕세자 노아가 있긴 했지만, 아직 성인이 아니었기에 벨리타는 제1공주인 자신이 직접 가겠다고 했었다.

 물론 핑계에 불과했지만.

 자꾸만 한숨을 내쉬는 르네를 가볍게 안았다 놓은 벨리타가 로만에게 무릎을 굽혔다.

 “좋은 소식 가져오겠습니다. 전하.”

 “그래. …잘 부탁하네. 벤자민 공.”

 “예. 전하.”

 마지막 인사가 끝나고 벨리타와 벤자민 그리고 시녀 로즈가 마차로 올랐다.

 히잉.

 말이 발을 구르며 울자 마부는 채찍을 크게 휘둘렀다.

 덜컹!

 앞바퀴가 끌리고 이내 마차가 라플레 왕궁 밖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 * *

 

 라플레와 프렌시아는 그리 멀지 않았다.

 육로로 3일, 항로로 1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마차를 타고 하루만 더 간다면 프렌시아의 왕궁이었다.

 왕도인 팔빈은 수도의 역할도 함께 했기에 팔빈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저긴 아카데미로군요.”

 “예. 공주님께선 모르시는 것이 없군요. 저보다 프렌시아에 대해서 더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무심코 창밖을 보며 툭 던진 말에 감탄하는 벤자민이었지만, 벨리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눈을 다급히 숨기며 그녀는 마차 구석에 몸을 깊숙이 넣었다.

 모르는 게 없을 수밖에.

 죽음을 경험하기 전 벨리타는 이곳 왕도 팔빈에서 1년 가까이 살았었다.

 그것도 저 왕실 아카데미에서.

 ‘이번에도 같은 조건을 내밀겠지.’

 이미 성인인 벨리타가 프렌시아의 왕실 아카데미에서 1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바탕에는 외교적 문제가 있었다.

 평화 협정을 원한 건 라플레, 벨리타였다.

 프렌시아는 평화 협정을 온전히 믿을 수 있게 두 나라 간의 교류가 필요하다 했고, 이는 곧 유학을 빌미로 한 볼모에 가까웠다.

 그러나 과거 벨리타는 그들을 믿었고 첫눈에 반한 이사야가 보고 싶어 흔쾌히 이에 응했었다.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알고 있는 벨리타는 이번에도 그들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에게 접근할 방법으로 이보다 좋은 건 없으니까.’

 혁명군과의 접촉만큼이나 그녀에게 중요한 건 이사야와의 관계였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그녀는 또 한 번 그와 사랑에 빠져야만 했다.

 구역질이 나고 역겨워도 감내해야 했다.

 “거의 다 왔군요.”

 무수한 생각 속에 잠겨 있던 벨리타가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왕궁 가까이에 도착한 마차가 성벽을 넘고 있었다.

 아직 쌀쌀한 봄 날씨에 벤자민이 코트를 집어 들자 벨리타가 낮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외숙. 대외적인 곳에선 제 존재를 드러내지 말아 주세요. 그들에게도 제가 따로 부탁할 생각입니다.”

 “어째서입니까?”

 “일단 겉으론 그럴 까닭이 있고, 안으로는 혁명군의 수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오늘 무도회에 참석한 거라면 제가 라플레 공주란 걸 알면 안 되지 않겠어요?”

 거창하게 소개를 한다거나 주인공이 있는 무도회가 아니었다.

 라플레를 대표로 하는 사람으로 벤자민이면 충분했다.

 혁명군의 수장이었던 젊은 남자는 분명 귀족이었기에 벨리타는 그가 오늘의 무도회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 여겼다.

 그녀의 깊은 생각에 벤자민은 수긍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마차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먼저 기다리고 있었던 시종장이 나와 세 사람을 왕궁 가장 안쪽인 응접실로 안내했다.

 귀빈을 모시는 응접실은 이름만큼이나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라플레와는 또 다른 분위기에 로즈는 상기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공주님. 이거 다 다이아몬드인가 봐요.”

 로즈가 가리킨 건 백조 모양의 장식품이었다.

 허영심이 지나친 아밀리아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대꾸하지 않은 벨리타가 손을 무릎 위로 모으자 로즈는 금세 눈치를 살피며 입을 다물었다.

 “아밀리아 왕비 전하와 아르민 공작께서 오셨습니다.”

 닫혀 있던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의 인영이 비추어졌다.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투명한 연두색의 눈동자를 반짝이는 아밀리아는 입가에 미소를 더욱 짙게 그려 다가왔다.

 또각또각.

 귀를 울리는 구두 굽 소리가 속을 매스껍게 만들었다.

 철렁!

 아밀리와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벨리타의 귓가에 철쇄가 움직이던 서늘한 소음이 환청이 되어 들려왔다.

 입 안이 바싹 메말랐다.

 이제는 없을 미래건만, 벨리타는 손바닥에 차오르는 땀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반가워요. 벨리타 공주. 우리 프렌시아에 잘 왔어요.”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밀리아 왕비 전하.”

 한 숨 늦게 답을 한 벨리타는 몸을 살짝 숙여 인사를 건넸다.

 그런 벨리타를 아밀리아는 오묘한 눈빛으로 샅샅이 살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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