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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끝없는 굴레
작가 : 차은별
작품등록일 : 2020.8.22

'살려주세요'라는 단어에는 무수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무수한 의미들 중에 공통점은 오직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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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6 23:21     조회 : 258     추천 : 1     분량 : 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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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조용한 집안. 방금 나간 태준이 보고 싶다. 수연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태준의 사진을 본다. 세상에 불만이 가득한 표정.

 

 

  “꼬맹이 여기 봐봐. 사진 찍어줄게.”

  수연은 멀뚱히 가만히 있는다. 태준은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짓는다.

  “야. 영정사진 찍냐? 좀 웃어.”

  수연이 어색하게 웃는다. 태준은 한숨을 내쉬며 포기를 한다.

  “다음에 찍어줄게.”

  그때 태준의 벨소리가 들린다.

  “네. 여보세요. …… 어, 그래. 오랜만이다. …… 다음 주? 안 돼. 그걸 꼭 이 시점에 해야 하냐? …… 그래. 좀 있다 나갈게.”

  수연은 생전 처음 생긴 핸드폰이 신기해 이것저것 누른다. -찰칵-소리에 놀란 두 사람.

  “야, 꼬맹이! 너 나 찍었어?”

  태준은 수연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가 사진을 본다. 엄청 심통 난 표정.

  “이게 뭐야아!”

  “헤헤.”

  -찰칵-

  “잘 나왔다. 봐봐.”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잘 찍었지.”

  태준의 다정스러운 목소리에 갑자기 코끝이 찡해진다. 사진 속의 수연은 아무 걱정도, 근심도 없이 해맑게 웃고 있다.

 

 

  다시 힘을 내 설거지를 마치고 집안 청소를 한다. 태준의 방을 청소하다 무심코 책상을 본다. 무수히 많은 의학서적들. 그 중 수연의 눈에 들어온 태준의 앨범. 수연은 청소를 하다말고 태준의 앨범을 본다.

  처음 보는 태준의 엄마. 아름다운 외모다. 어릴 때 초등학교 입학 및 졸업식을 할 때 찍은 사진. 그러고 보니 엄마하고만 찍은 사진들뿐이다.

  ‘아저씨 아버지는 안 계시나?’

  수연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아저씨다.”

  수연은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받는다.

  “아저씨.”

  -일찍 받네?

  “불시에 전화한다면서요.”

  -훗! 점심은 먹었어?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앨범 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응. 먹었어요.”

  안 먹었다고 하면 ‘이 시간까지 뭘 하느라 밥도 안 먹고 있었냐’고 타박할 게 뻔하니…….

  -꼬맹아. 나 오늘 동창회 있으니까 밥 먹고 있어. 저번처럼 안 먹으면 안 된다.

  “오늘 아침까지 아무 말 없었잖아요.”

  -전에 말했잖아.

 

 

  ‘다음 주에 나 동창회 있어.’

 

 

  “아! 그게 오늘이었구나.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들어와요.”

  -저녁 꼭 먹어.

  “네.”

  전화를 끊고 입술을 삐죽 내민다.

  “보고 싶을 때는 꼭 늦게 와.”

  청소를 마저 하고 컵라면을 먹기 위해 가스에 물을 올린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 본 라면은 정말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눈을 떠보니 자신의 방.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수연은 태준의 방문을 열어본다. 쭈그려 자고 있다. ‘일어나!’ 큰소리치는 태준이랑은 안 어울린다. 수연은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와 꿀물을 타 냉장고에 넣어두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다. 누워서 멀뚱멀뚱 천장을 보다 어느새 잠이 들었다.

  “시끄러! 네들이랑 놀다가 내가 먼저 죽을 것 같아서 그랬다. …… 꿀단지? 꿀단지만 있겠어? 그보다 더 어마어마한 물건을 숨겨놨는데?”

  태준의 통화소리에 수연은 잠에서 깬다.

  “그럼 너는 내가 남자랑 사는 줄 알았냐? …… 그래. 예쁜 여자랑 산다. …… 장가 안 간 내가 부럽지? 그러게, 뭐가 그리 급해서 결혼을 빨리 했냐? 불쌍한 것 같으니라고.”

  수연은 조용히 방에서 나온다.

  “그래. 어린 거랑 사니까 기분 좋아 죽겠다. 나 좀 본받아라. 어린 것이 아침, 저녁으로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하는데 완전 사랑스럽다니까. …… 결혼? 미쳤냐? 내가 네 놈들 보고 배운 게 있는데 왜 결혼을 하냐?”

  새벽에 수연이 타놓은 꿀물을 마시고 있는지 냉장고 앞에 서 있다. 그리곤 다 마신건지 몸을 돌린다. 태준과 눈이 마주친 수연은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몰라해하며 안절부절해 한다.

  “야. 끊어.”

  수연은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그고 문에 머리를 기댄다.

 

 

  ‘결혼? 미쳤냐? 내가 네 놈들 보고 배운 게 있는데 왜 결혼을 하냐?’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퉁명스러운 목소리.

  -똑똑- 노크소리에 수연은 깜짝 놀란다.

  “꼬맹아. 내 말을 네가 오해한 것 같은데 잠깐 나와 볼래?”

  ‘그래. 난 아저씨랑 18살 차이야.’

 

 

  ‘어린 거랑 사니까 기분 좋아 죽겠다.’

 

 

  ‘어린 것이 당연하지.’

  “내 친구들이 집에 꿀단지 숨겨놨냐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그냥 장난으로 집에서 예쁜 여자랑 산다고 말한 거야. 그, 결혼 그 말은 미안해.”

  태준은 안절부절해 한다.

  ‘맞아. 내가 여기 있게 해달라고 매달렸어. 지옥보다 더한 데서 나오기 위해서……. 아저씨랑 결혼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 없었어.’

 

 

  ‘결혼? 미쳤냐? 내가 네 놈들 보고 배운 게 있는데 왜 결혼을 하냐?’

 

 

  ‘근데 왜 이렇게 허무하지?’

  “꼬맹아.”

  수연이 문을 열고 나온다. 태준을 본 수연은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아저씨가 뭐가 미안해요. 뭐, 결혼할 생각으로 여기 있는 것도 아닌데. 제가 오버한 거죠.”

  태준은 수연의 손을 잡는다.

  “미안해.”

  수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니. 제가 더 미안해요. 그 대신 아저씨 좋은 사람 생기면 저한테 꼭 말해줘야 해요. 그래야 제가 신나게 떠나요.”

  수연의 말이 얼마나 쓸쓸하게 들리는지 태준이 수연의 손을 꼭 잡는다.

  “아저씨 꿀물 마셨어요?”

  “응. 언제 타 놓은 거야? 엄청 시원하던데.”

  “새벽에 잠깐 깼어요. 아저씨 씻지도 않고 바깥차림 그대로 자는 것은 술 마신 거잖아요.”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 이 꼬맹이 위험한데? 그 기념으로 나와 함께 가 줘야할 곳이 있어.”

 

 

  “이거 꼬맹이 분위기랑 똑같다.”

  “아저씨 돈 엄청 쓴 거 알아요? 그렇게 부자도 아니면서. 얼른 나가요.”

  수연이 태준을 끌어당긴다. 지금 두 사람은 가구점에서 실랑이를 한다.

  “여기 반값이야, 싸.”

  “반값이고 똥값이고를 떠나서 나 이런 거 필요 없어요.”

  “내가 너 바닥에서 자는 게 마음에 걸려서 그래. 그리고 너 자꾸 잠에서 깨는 것도 그렇고…….”

  “나는요 찬 바닥에서 자도 행복해요.”

  그 말에 태준은 한숨을 내쉬며 수연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너 미용실에서 나 친척오빠라고 했지.”

  “들었어요?”

  “그래! 이 친척오빠가 네 방 예쁘게 꾸며줄게.”

  그러면서 수연을 침대에 앉혀놓고 ‘이게 좋겠다. 아니다, 저게 예쁘다. 이거 어울리겠다. 그래. 결정 했어’라며 혼자 신났다. 수연은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쉰다. 주인아저씨는 수연을 보며 빙긋 웃는다.

  “친척 오빠가 참 자상하네요.”

  태준은 수연을 보며 ‘것 봐’라고 말한다.

  ‘진짜 못 말려.’

  수연은 힘없이 웃는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집안일을 하던 수연은 갑자기 집으로 온 태준을 보곤 깜짝 놀란다.

  “아저씨.”

  “아! 나 안 늦었지.”

  “네?”

  “오늘 가구 오는 날이잖아.”

  “아! 그렇구나.”

  “이틀밖에 안 됐는데 그걸 잊어버렸냐?”

  타박을 해도 혼자 있을 수연이 걱정되었다.

  “그럴 수도 있죠.”

  태준의 맘도 모르고 뽀로통하게 말할 때 초인종이 울린다. 태준이 문을 열어준다.

  “침대는 창밖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시고요, 여기는 서랍장. 그리고 책상은 창문 쪽으로 해주세요.”

  태준의 주문대로 사람들이 놓아준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나가자 태석이 수연의 손을 잡고 방을 본다.

  “책에서 봤던 사진이랑 비슷하지.”

  수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으로 생긴 내 침대와 가구. 태준이 침대를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에 앉으면 창 밖 보이니까 답답하진 않을 거야. 한 번 앉아 봐.”

  수연은 말없이 앉아본다. 하늘도 보이고 정말 좋다.

  “편해?”

  “네.”

  “다행이다.”

  “나 아저씨한테 미안해서 어떡해요.”

  “나 배고파. 점심 줘.”

  “아! 그게…….”

  “응?”

  “없는데.”

  “뭐가?”

  “밥.”

  “쌀 없어?”

  “밥을 안 했는데.”

  잠깐의 침묵.

  “너 또 라면 먹으려고 했지!”

  딱 걸렸다. 수연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강하게 부인을 한다.

  “너 내가 집에 라면이 몇 갠지 다 알고 있어!”

  ‘치사하게 기억할 게 없어서 집에 있는 라면을 기억하냐? 쳇!’

  “나가자. 밥 먹으러.”

  “금방 할게요.”

  “가자.”

  가구를 다 배치하고 수연의 손을 잡고 집 근처 국밥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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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20-09-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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