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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천신애기씨의 아이돌 퇴마기
작가 : 하우힐
작품등록일 : 2020.7.31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무당 서은화와 귀신을 사랑한 민시우의 우당탕탕 아이돌 퇴마기

 
14화: 독 안에 든 사생
작성일 : 20-09-06 17:14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5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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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때 같이 다니는 친구들 중에 남자친구의 연락에 집착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메시지를 보내고 5분 안에 답장이 없으면 바로 전화하고, 회사 근무 시간이더라도 연락이 안 되면 화를 냈다. 나는 남자친구를 한 번도 사귀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계속 연락하면 귀찮지 않나. 친구들은 원래 사랑하면 상대방이 뭐하는지 항상 궁금하고, 알고 싶은 거라고 했다.

 

 나는 대학생 때 오랜 기간 짝사랑한 오빠가 있었지만,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왜 나를 좋아하지 않는지가 더 궁금했다. 친구들은 그런 내게 네가 아직 사랑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때는 아니라고, 짝사랑도 사랑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분명 열렬히 사랑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더 이상 그 감정이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오빠를 사랑했었던 건 맞는 걸까. 대체 사랑은 뭘까?

 

 ***

 

 사생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뒤를 따라갔다. 사생은 대기실이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모르는 것 같았다. 문이 열려 있는 방은 고개만 살짝 넣어 둘러보고, 문이 닫혀 있는 방은 주변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잽싸게 열어 보고 닫았다. 그렇게 방을 5개쯤 뒤졌을까, 드디어 한 방으로 사생이 들어간다.

 

 너 독안에 든 쥐다. 딱 걸렸어.

 

 나는 거추장스러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고, 문 앞에서 심호흡을 한 후 문을 벌컥 열었다. 사생은 안에서 셀카를 찍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자 많이 놀랐는지 핸드폰을 떨어트렸다.

 

 “누구세요?”

 

 “...”

 

 사생은 대답이 없었다. 그래, 아무 말도 못하겠지. 사생이니까.

 

 “누구신데 대기실에 들어오셨냐 구요. 아!”

 

 사생은 나를 밀치고 방 밖으로 뛰어나갔다. 야! 나 팔 다친 거 안보여? 다친 사람을 미냐!

 

 “야! 거기서!”

 

 그 때부터 시작된 사생과 나의 추격전. 사생은 뭘 먹고 그렇게 빠른 건지, 아니면 내가 느린 건지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다친 팔이 아파서 잡고 뛰느라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복도를 돌아 나오자 스태프가 몇 명 보였다. 나는 촬영장 사람들 다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사생이다! 앞에 저 여자 사생이예요! 잡아요! 잡아!”

 

 촬영장에서의 갑작스러운 추격전에 어리둥절하던 사람들도 사생이라고 하자 잡으려고 했지만, 어찌나 재빠른지 사람들은 번번이 놓쳤다. 숨이 턱 끝까지 차서 계속해서 쫓아갔는데 사생이 누군가와 부딪히고 드디어 멈췄다. 민시우다.

 

 “헉… 허억… 야… 걔... 후우… ”

 

 나는 숨이 차서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이고, 힘들어. 좀 쉬자. 사생이라는 소리를 들은 사람이 있을 테니, 알아서 하겠지. 그래도 사생을 잡았다는 뿌듯함에 몸은 힘들지만 기분은 좋았다. 유진을 쫓아다니는 사생이라고 했지만, 결국엔 웨이브엑스 사생일 테니까. 민시우도 좋아하겠지?

 

 그런데 민시우는 미간을 좁히며, 심각하게 화난 표정으로 사생이 아닌 나를 쳐다봤다. 겨우 잡은 사생은 내버려두고 내게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너 미쳤어!"

 

 소리를 질렀다.

 

 뭐야! 왜 나한테 화를 내. 아… 내가 사생 없다고 했는데 떡하니 사생이 나타나서 화났구나.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너무하네…

 

 일단 내 잘못이니 사과해야겠지. 주변에 사람들도 있어서 점사 틀려서 미안하다고 할 수도 없고, 뭐라고 하지.

 

 "아… 미안. 음… 이게 어떻게 된거냐 하면..."

 

 "빨리 일어나."

 

 "어?"

 

 "병원 가게 빨리 일어나. 팔도 부러진 애가 왜 뛰어다녀, 미쳤어?"

 

 점 안 맞아서 화난 게 아니었구나… 나는 놀란 심장을 쓸어내렸다. 근데 왜 이렇게 놀랐지? 민시우가 실망했을 까봐?

 

 … 아냐. 민시우가 실망하든 말든 무슨 상관인데? 그냥 천신애기씨의 명성에 금이 갈까봐 놀랐겠지. 잠시 망설이다가 일단 민시우가 내미는 손을 잡고 일어나려고 했다.

 

 ...그랬는데, 가만히 있던 사생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누군가를 덮쳤다.

 

 "악! 유진 오빠! 저 예림이에요!"

 

 큰소리가 나고 소란스러워서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나와 본, 막 무리에 합류한 유진이었다.

 

 저게… 감히 유진이 몸에 허락 없이 손을 대!

 

 나는 민시우의 손을 뿌리치고 벌떡 일어나서 사생에게 뛰어가, 뒷덜미를 잡고 끌어냈다.

 

 "야! 당장 떨어져!"

 

 사생은 내 손을 떼려고 몇 번 헛손질을 하더니 이내 뒤로 돌아서서 내 머리를 잡았다.

 

 "네가 뭔데 나랑 유진오빠 사이를 방해해!"

 

 "악! 이거 안 놔! 놔!"

 

 나는 한 손이고 사생은 두 손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성립이 안 되는 게임이었다. 거기다 평생을 안 하던 뜀박질을 해서 지친 데다가, 머리채가 잡힌 채로 계속 흔들려서 곧 기절할 것 같았다.

 

 어… 어지러워. 여기서 기절하면 저 사생한테 지는 건데...

 

 "꺄악! 아!"

 

 "차도윤, 뭐해. 구경만 하고 있을 거야?"

 

 다행히 민시우가 금방 사생의 팔목을 잡고 떼어줬다. 아이고 머리야… 머리털 다 빠진 거 아냐?

 

 "네! 죄송합니다."

 

 종일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던 도윤씨가 나타나서 보안요원과 함께 사생을 끌고 나갔다.

 

 "괜찮아?"

 

 민시우가 다가오더니 헝클어진 내 머리를 정리해줬다.

 

 왜 이러지. 사생 때문에 화가 많이 났을 텐데. 점사로 실수한 게 처음이기도 하고, 싸가지 있는 민시우가 낯설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서 있었다. 괜히 쑥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해서 민시우에게서 시선을 돌리는데...

 

 "괜찮으세요? 형 누구셔?"

 

 눈이 멀어버렸다. 세상의 빛이란 빛은 다 모아놓은 듯이 반짝이는 얼굴을 반경 오미터 이내에서 맨눈으로 보다니. 눈이 아프다. 아니다, 심장이 아픈 건가? 모르겠다. 여긴 어디지? 나는 살아있나?

 

 "...내 스타일리스트 보조."

 

 헉! 의도치 않게 감히 유진이의 말을 무시하고 말았다. 이제 와서 대답하기에는 너무 늦은 거겠지? 민시우가 이미 대답했는데 똑같은 대답을 또 하는 건 정말 이상하겠지?

 

 "새로 들어오셨어? 팔도 아프신 데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천사 같은 유진이는 자기를 도와준 사람에 대한 인사를 빠트리지 않았다. 두 번이나 유진이의 말을 무시할 수 없어 최대한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 너무 단답으로 말했잖아. 아니라고! 괜찮다고! 왜 말을 못해!

 

 속으로는 온갖 내적 비명을 다 질렀지만 겉으로는 무표정을 유지했다. 내가 팬인걸 유진이나 민시우에게 들킬 수는 없다. 민시우에게 들켰다가는 나를 촬영장에 데려와주지 않을 것이고, 우리 유진이에게 들키면 부담을 줄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자. 서은화. 선글라스와 마스크가 없는 상태에서 방심하면 안 돼.

 

 "너... 아냐. 가자."

 

 사생과 함께 사라진 도윤씨가 돌아오자, 내 다치지 않은 쪽의 팔을 살짝 잡고 가자고 했다.

 

 더 이상 촬영장에 못 있는 건가? 아까는 점심 먹고 가라고 했는데…

 

 시무룩해져서는 민시우를 따라가려는데, 유진이가 민시우 팔을 살짝 잡고 물었다.

 

 "형. 촬영은?"

 

 "얘 병원 데려다주고. 다쳤잖아."

 

 지금 병원 가는 거야? 나 때문에 촬영까지 미루고 갈 필요 없는데.

 

 "나 병원 안가도 되는데? 다친 데 없어."

 

 "네가 의사야? 어떻게 알아. 팔이 부러졌는데 뛰고, 싸우고. 잔말 말고 가 빨리."

 

 … 나 부러진 거 아니고 금 간 거랬는데. 하지만 실랑이하고 싶지 않아서 입을 삐죽거리기만 하는데, 도윤씨가 말했다.

 

 "형. 제가 은화씨 데리고 갔다 올게요. 형은 촬영하세요. 스태프 분들 기다리시는데..."

 

 나 진짜 괜찮은데. 민시우가 뭐라고 더 입을 열려는 찰나에 얼른 말했다.

 

 "저 혼자 가도 되는데요? 다리 다친 것도 아니고, 택시타고 가면 돼요. 혼자 갈게요."

 

 "안 돼!"

 

 나 때문에 민시우와 도윤씨 일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그만 미련 버리고 가야겠다고 결심했는데, 갑자기 민시우가 소리를 질렀다. 주변 사람들도 당황했는지 잠시 정적이 일었다.

 

 "...도윤이 차타고 가. 나 때문에 다친 거라 신경 쓰여서 그래."

 

 "하! 하! 하! 형도 참. 스태프 위하는 건 알아줘야 해. 그쵸?"

 

 도윤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했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왜, 저번에 조명보조분이 아프셔서 반사판 떨어트렸더니, 아프면 걸리적거리니까 집에 가서 쉬라고 했었잖아요."

 

 … 그게 스태프를 위하는 건가?

 

 "또, 저번에 백댄서 중 한 분이 실수하니까 연습도 안 해왔냐고, 연습시간 충분히 줄 테니까 다시 안무 맞춰오라고 내보내셨잖아요."

 

 "그 때 연습시간 5분 줬는…"

 

 누군가 뒤에서 말했지만 도윤씨는 무시했다. 민시우의 싸가지를 포장하려는 노력이 정말 눈물겨웠다. 도윤씨가 여러 번 에피소드를 말하자 그제야 다른 스태프들이 하나 둘 고개를 끄덕이며 겉으로나마 동의하기 시작했다.

 

 "맞아. 시우씨가 참 스태프한테 자상하지…?"

 

 "그럼. 시우씨만큼 착한 연예인이... 없지?"

 

 다들 말끝을 올려 동의하는 게 맞는지 수상했지만, 도윤씨는 만족하는 듯 보였다.

 

 "형. 그럼 저 은… 스타일리스트님 데리고 병원 갔다 올 테니까 촬영 잘하고 계세요."

 

 도윤씨가 살갑게 말하는데도 민시우는 대꾸도 하지 않고 촬영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으이구 저 싸가지. 방금까지 도윤씨가 지를 위해 힘들게 변호했는데 대놓고 무시 하냐.

 

 "도윤씨, 가요."

 

 도윤씨가 민망할까봐 얼른 데리고 나갔다. 근데 분명히 아까까지는 안 아팠는데 팔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진짜 부러졌나.

 

 ***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잔소리를 엄청 했다. 다행히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역시 그 사생이 밀친 것 때문에 상처가 더 심해졌나보다. 깁스를 삼 주나 더하라는 처방을 받고 나왔다.

 

 "은화씨 더 심해지셔서 어떡해요…"

 

 "괜찮아요. 깁스 며칠 더 하는 건데요. 저 그럼 집에 가볼게요. 사생 이제 진짜 진짜 더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민시우한테 전해주세요."

 

 "제가 집까지 태워다 드릴게요."

 

 "택시타면 되는데 뭐하러요. 어? 택시 온다. 저 갈게요!"

 

 도윤씨가 더 잡기 전에 택시 문을 열고 재빠르게 타서 창밖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휴. 피곤하다. 요새 피곤한 일이 너무 많네. 윈디 데리고 집에 가서 얼른 쉬어야겠다. 아까 보안요원이 데려간 사생은 어떻게 됐으려나? 경찰에 신고했나? 이따 민시우 들어오면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사과도 해야겠지? 점을 잘못 봐서 이 사단이 났으니까... 왜 그랬지. 점으로 실수한 건 처음인데. 역시 유진이를 만난다고 긴장해서 그랬나 봐. 오늘 만났던 유진이는 정말 사람이 아니었지. 천사였지.

 

 다시 생각해도 유진이에게 제대로 대답을 못 한 게 정말 아깝다. 언제 또 그렇게 가까이서 유진이를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는데. 민시우가 병원에 가자고 하지만 않았어도 한 마디 정도는 더 할 수도 있었는데.

 

 후... 아냐, 그래도 민시우 덕에 뮤비도 보고 유진이 실물도 영접하고... 역시 민시우에게 잘 보여야겠어. 오늘 실수한 거 제대로 사과하고 다음에 특별히 공짜로 도와주겠다고 해야지. 아니야 미안하니까 앞으로 촬영장 마다 따라다니면서 점 봐주겠다고 해야겠다.

 

 그 날 밤. 민시우는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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