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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작가 : 베리벨
작품등록일 : 2020.9.5

“나는 재미가 있는 아이는 놓아주지 않아.”
“이 XX 내가 너는 꼭 죽인다! 명심해!”
자신의 전 남친이자 사이코인 강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혜진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혜진은 심부름센터 직원 지연우와 시원한 사이다 복수 및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회귀물/마약/클럽/복수/스릴러/생존/악녀/거래/비밀/납치/감금/수갑/캠퍼스/여대생/집착남/철벽녀]
작가이메일: makapanda@naver.com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16
작성일 : 20-09-05 23:00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3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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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네가 왜 여기에?

 

 

 

 “잘 지냈어요?”

 “네, 그럼요!”

 “오, 오늘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나는 요트 선상에 올라 조용히 사람들을 구경했다. 대충 보기에도 빛나 보이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밤을 수놓고 있었으며, 다들 즐거운 대화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나처럼 평범한 대학생이 이런 자리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중 몇 명은 가면을 쓰고 이미지를 세탁하다가 나쁜 짓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윤혜진!’

 

 “왔어요?”

 “아, 안녕하세요!”

 때마침 와인잔 하나를 들고는 김호영이 사람들만 보고 있는 내게 다가왔다. 깔끔한 네이비색 수트에 헤어스타일에도 엄청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이라 학교에서 만났을 때와는 인상이 달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본연의 임무를 잊은 것은 아니다.

 

 “기창아 여기야~!”

 “……!”

 내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호영은 누군가에게 손짓을 하며 소리쳤고, 나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손기창이라는 걸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다른 타깃을 금방 찾았네?’

 

 “오, 아름다운 분이잖아?”

 가까이에서 본 손기창은 키가 큰 편도 아니고 평범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최대한 꾸미고 나와 이 분위기에 어울리기 위해 애를 쓴 것은 분명하다. 어쨌거나 내가 손기창에 대한 건수를 물어오라는 의뢰를 받은 만큼 최대한 이 사람 근처에서 활동해야 하지 않을까?

 

 ‘슬슬 긴장이 되네…….’

 

 “전에 내가 말했던 사람!”

 “아, 그렇구나. 안녕하세요! 손기창이라고 합니다!”

 김호영과 손기창 두 사람은 대화에서부터 절친이라는 게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윤혜진이라고 해요.”

 “아, 네.”

 아마도 잘 나가는 사람들이니 클럽 먼데이의 VIP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나 또한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최대한 가면을 쓴 채로 지내야 한다.

 

 “저 요트에는 처음 타보는데 구경 좀 시켜줄 수 있어요?”

 “아, 그 전에 와인 한 잔 드실래요?”

 “네, 좋아요!”

 나는 살짝 옷을 잡아 끌어 김호영의 시선을 유도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손기창은 살짝 시선을 피했다.

 

 “나는 잠깐 객실 안에 있을 테니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와라.”

 “아, 알았어. 너 적당히 하고.”

 “걱정 마, 나 또 사고 치면 집에서 쫓겨나.”

 나는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의 내용에서 잔뜩 풍기는 구린내를 맡았지만, 일부로 티를 내지 않고 바다를 보기 위해 난간 쪽으로 이동했다.

 

 “와인 맛이 어때요?”

 “오, 괜찮네요.”

 손기창이 객실로 내려간 사이 나와 김호영은 바다를 보며 꽤나 친밀한 대화를 이어갔다.

 “그렇죠? 다른 사람들 시선엔 우리가 연인으로 보일까요?”

 김호영은 대화 소리로 인해 시끄러운 주변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네? 글, 글쎄요.”

 나는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거렸는데, 이런 식으로 돌직구를 던질 줄은 몰랐다.

 

 “저 어떻게 생각해요? 남자로서 묻는 겁니다.”

 여자를 밝힌다는 건 익히 알아도 김호영 이 남자 꽤나 적극적이구나? 강서준에게 배신당하기 전 예전의 어리숙한 나라면 넘어갔을 수도 있다.

 “아, 잘 모르겠어요.”

 “그래요? 그럼 천천히 시간을 가지면 될 거 같아요.”

 “왜 이렇게 졸리지?”

 그 순간 나는 평소와는 다름 느낌에 균형을 잃고 주춤거리고 말았다.

 “잠시 방에 가서 쉬는 게 좋겠어요.”

 김호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내 허리를 감은 뒤 내가 쥐고 있던 와인잔까지 낚아챘다.

 

 ‘뭐지? 설마 와인에 약이라도 탄 거야?’

 이대로 눈을 감으면 위험하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아는데 안타깝게도 힘이 자꾸만 빠지고 눈이 감긴다.

 

 ‘안 돼, 안 되는데…….’

 털썩!

 “아이고, 약을 아주 조금만 탔는데 벌써 잠이 드셨네요. 당신처럼 매력적인 사람을 강서준에게 넘기고 싶지는 않아요. 그러니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뭐야? 혜진이 녀석 1시간에 1번씩 전화한다고 하더니 왜 전화를 안 받아?”

 RRRRR---

 “어, 명진아.”

 “형 갑자기 나비를 출동시키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혜진이가 연락이 안 돼, 어쩔 수 없어.”

 “아, 알겠어요.”

 “젠장, 제발 혜진아 무사해야 해.”

 

 

 **

 

 

 “하아, XX 여기는 어디지?”

 얼마나 오랜 시간 잠을 잔 걸까? 나는 천천히 눈을 뜨자 낯선 공간에 앉아 있었는데, 테이블 위에는 반쯤 마신 여러 종류의 술이 놓여져 있었다.

 

 “하아, 하아! 싫어요!”

 “……!”

 그 순간 바로 벽 너머에서 들리는 가냘픈 여자의 목소리, 당장이라도 일어나 도와주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뭐야? 내 손을 테이블 다리에 묶어 놓다니?”

 나는 양 손이 다 묶여 있는 상황에 이내 인상이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여기선 아무도 널 도와줄 수 없어!”

 “당신 나한테 뭘 먹인 거야! 뭘 먹인 거냐고!”

 이 목소리는 손기창이 틀림없는데, 빨리 도와주고 싶어도 약물을 강제로 먹은 탓인지 이상하게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XX, 왜 하필 이럴 때 힘이 줄어든 거냐고!’

 

 드르륵!

 “……!”

 뭔가 상황이 심각하다고 여겨질 무렵 고개를 숙인 김호영이 천천히 내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당신 지금 뭘 하는 거야!”

 “그때 보니까 클럽 먼데이에 대해 궁금해 하는 거 같아서요. 그곳은 여기보다 더 위험한 곳이고 당신처럼 매력적인 여자는 수많은 사람들의 타깃이 될 거예요.”

 “그게 무슨?”

 내가 화를 내는데도 김호영 이 사람 꽤나 침착하다.

 

 “그러니 여기서 선택하세요, 제 여자가 되는 겁니다. 안 그러면 옆방처럼 아주 무서운 일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어요.”

 “당신 지금 장난해?”

 “장난이 아니라 진심인데요.”

 이럴 수가? 김호영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머니에서 꺼낸 하얀색 가루를 술에 넣으며 말했다.

 “당신 뭐야?”

 “난 한 번도 약을 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약을 먹은 사람들은 어떻게 변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죠. 아까는 수면제였지만 이번엔 완전히 다를 겁니다.”

 “미친 놈!”

 “빨리 결정하세요, 뭐 약을 먹고 쾌락의 세계에 빠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김호영은 약을 탄 술잔을 들고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두근두근!

 ‘안 돼, 이대로는 정말 위험해!’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사력을 다해 온몸에 힘을 줬다. 평소의 나라면 이 정도 결박은 간단히 해결하고 벌써 밖으로 나갔을 터, 하지만 내 능력이 약물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을 줄은 몰랐다.

 

 ‘제발, 제발!’

 지지지지이이이익!

 우두둑!

 쿠우웅!

 “뭐야!”

 다행히 내 간절한 외침이 몸에도 전달이 된 걸까? 나는 테이블 다리를 부러뜨리며 묶여 있던 팔을 편하게 쓸 수 있게 됐다.

 

 “이젠 넌 죽었어.”

 “뭐?”

 나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팔에 감긴 밧줄을 헐크처럼 찢어버리고는 김호영을 노려봤다.

 “너 정체가 뭐야?”

 “아까까지는 매너가 넘치는 척 하더니 지금은 아니네?”

 슈우우우웅!

 퍼어억!

 “커억!”

 “약은 너나 먹어라.”

 “으아악!”

 나는 김호영의 복부를 세게 걷어찬 뒤 녀석이 손에 쥐고 있던 술을 머리에 부어버렸다.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하지만 김호영에게 복수를 하는 것도 아주 잠시였을 뿐, 문을 박차고 나가 서둘러 옆 객실로 향했다.

 

 드르르르륵!

 “넌 뭐야!”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역시나 구석에서 완강히 저항하는 여자는 옷이 여기저기가 찢어져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상태였고 손기창은 짐승처럼 여자를 향해 달려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뭐야! XX!”

 일단 나는 물리적인 힘을 사용하기보다는 서둘러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술과 흰색 가루, 그리고 손기창의 모습을 폰으로 찍어 사진으로 남겼다.

 

 “응? 증거는 남겨야 하지 않겠어?”

 “이런 XX!”

 뒤늦게 손기창은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몸을 비틀어 내 쪽으로 달려왔는데, 힘을 회복한 날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슈우웅!

 퍼어어어억!

 퍼어어어어어억!

 털썩!

 쿠우우우웅!

 “끄어어, 커어억!”

 내가 힘을 조절하지 못하고 신나게 때린 탓에 손기창은 좀비처럼 바닥을 기어 다니며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별로 미안하거나 죄책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

 “넌 더 맞아야 해, XX! 빨리 도망치세요!”

 “아, 네!”

 

 퍼어어어어엉!

 “……!”

 그런데 이럴 수가? 이번엔 또 무슨 일이지? 여자가 객실을 나가기 무섭게 선상 쪽에서 폭발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뭐야?”

 나는 직접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선상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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