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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작가 : 베리벨
작품등록일 : 2020.9.5

“나는 재미가 있는 아이는 놓아주지 않아.”
“이 XX 내가 너는 꼭 죽인다! 명심해!”
자신의 전 남친이자 사이코인 강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혜진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혜진은 심부름센터 직원 지연우와 시원한 사이다 복수 및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회귀물/마약/클럽/복수/스릴러/생존/악녀/거래/비밀/납치/감금/수갑/캠퍼스/여대생/집착남/철벽녀]
작가이메일: makapanda@naver.com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13
작성일 : 20-09-05 22:58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3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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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6개월 전)

 

 

 “나 오늘은 친구랑 놀다가 올 테니 절대 밖으로 나오면 안 되는 거 알지? 잘 놀고 있어~!”

 또각또각!

 철크덕!

 나는 애견샵 케이지에 갇혀 있다가 운이 좋게 좋은 오피스펠에 사는 주인을 만나게 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먹을 것도 풍족하고 장난감도 많으며, 특히 주인에게서 받는 에너지는 나에게 큰 힘이 된다.

 

 주인은 20대 여자로 친구랑 노는 걸 좋아하며 자기가 밖에서 겪었던 일을 나에게 들려주는 것이 취미인데, 나 또한 주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게 좋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주인이 올 때까지 거실과 방을 오가며 하루 종일 기다리는 게 조금은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주인과 함께 있는 시간은 너무나도 행복하기에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우리 주인은 저녁 10시가 넘어 뒤늦게 외출을 하는 일이 많다. 그것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다음 날 아침이 돼서야 술에 취한 채로 집에 들어와 제대로 씻지도 않고 침대에 널브러져서 자는 일도 몇 차례나 있었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자기가 어떻게 집에 왔냐고 날 붙잡고 물어본 적도 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오늘은 내가 따라가 봐야지! 냥!’

 

 띠리릭!

 쿠웅!

 나는 이미 주인 몰래 여러 차례 밖에 나가 놀다 온 경험이 있기에 가볍게 점프를 해 문을 열고는 유연함을 과시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운이 좋게 자동문이 완전히 닫히기 직전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앞을 보니 그 사이 주인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하지만 나는 전속력으로 달리며 그런 주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그렇게 몇 분 후 내가 주인을 따라 도착한 곳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클럽이라는 장소였다.

 “자 이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잘 지냈어?”

 “으응, 너는?”

 “나도!”

 “그럼 들어갈까?”

 “응.”

 

 ‘잠시만 이 장소는?’

 뭐 내 주인이 친구와 만나 클럽을 가는 것까지는 괜찮았으나 내 털이 곤두선 건 간판을 본 뒤였다.

 

 ‘며칠 전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 장소야!’

 주인은 씻고 있느라 못 봤지만, 얼마 전 이 근처에서 의문의 여성 시체가 발견이 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어? 못 보던 고양이네.”

 하필 이 중요한 순간 귀에 흉터가 있는 험악하게 생긴 갈색 고양이가 등장해 내가 있는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여기는 우리 땅이야!”

 “미안, 한 가지만 물어볼게! 냥!”

 “뭔데?”

 “여기 클럽 위험한 곳 아니야? 내 주인이 방금 저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 냥!”

 “자기야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저 클럽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죽은 여자를 어디론가 데려가는 걸 본 적 있어.”

 “우리 같은 길고양이들이 신경 쓸 일 아니야, 우리는 먹고 살 걱정이나 하자고.”

 갈색 고양이 옆으로 여자친구로 보이는 회색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대화에 끼어들었다.

 

 ‘느낌이 별로 좋지가 않아, 좀 더 가까이 가봐야겠어! 냥!’

 

 다다다다다!

 하지만 이미 주인과 주인의 친구는 건물 안으로 입장을 해버렸다. 입구 쪽은 매우 혼잡한 상황, 뭔가 다른 방법이 없는 걸까?

 

 “자기야, 저 고양이 그냥 내버려둘 거야?”

 “저 클럽 이 동네 사는 고양이들도 가까이 가길 꺼려하는 곳이야, 죽더라도 본인 업보이니 내버려두자.”

 

 ‘위험한 곳이니 내가 가서 빨리 주인을 데리고 나와야 해…….’

 나는 사람들 틈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 다음 눈에 띄지 않게 아주 천천히 매우 조심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야호!”

 “마셔!”

 “너 어디서 왔다고?”

 “옆으로 오라니까 그러네~!”

 클럽 내부는 엄청 시끄러웠고 어두운 데다가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어 주인을 금방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몇 개의 방문 앞을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게 수상하다고 느껴 가까이 다가가자 이내 털이 곤두섰다.

 

 ‘어? 저 방에서 우리 주인의 체취가 느껴져!’

 

 다다다다다!

 아주 미약하지만 분명 우리 주인이 자주 쓰는 화장품의 냄새가 틀림없다.

 쿠쿵!

 나는 빨리 주인을 만나고 싶은 나머지 무작정 앞으로 달려가다가 그만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히고 말았다.

 

 “뭐야 넌?”

 “야오오오옹!”

 날 노려보는 건 거구의 남자, 체격도 크지만 매우 강한 사람이라는 건 동물의 육감으로 금방 알 수 있었다.

 

 “차 실장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야 넌 애들 관리를 어떻게 한 거야?”

 퍼어억!

 “냐아앙!”

 “네?”

 “고양이가 VIP룸 앞에까지 들어 왔잖아!”

 “아 죄송합니다!”

 

 ‘안 돼, 조금만 더 가면 주인을 만날 수 있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

 

 다다다다다!

 “이 XX가 어딜 가려고!”

 퍼어어어억!

 “냐아아아아앙!”

 쿠우웅!

 나는 배를 제대로 걷어차이자 너무 아팠고 그대로 축 늘어져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너 배가 고파서 온 거냐? 하지만 여긴 너 같은 길고양이한테 줄 음식 따위는 없어.”

 “냐아아아아아아아아!”

 그 순간 거구의 남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주며 구두로 내 꼬리를 아주 잔인하게 밟았고 나도 모르게 찢어질 듯한 비명이 나오고 말았다.

 “내가 뒤처리까지 해야 해? 얼른 쫓아내.”

 “아, 알겠습니다!”

 

 ‘그 방은 위험한 곳이야, 주인에게 빨리 알려야 하는데 냥…….’

 

 철크덕!

 “……!”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는 어떤 남자의 품에 안긴 채 건물 밖으로 쫓겨나던 중 서서히 방문이 열리는 걸 보았고 그곳에서 나온 여자가 내 주인이라는 걸 두 눈에 확실히 담을 수 있었다.

 

 “어? 분명 우리 집 고양이 소리가 들렸는데?”

 “얌전히 있어라, 안 그러면 너 정말 죽어.”

 퍼어억!

 “……!”

 나는 주인에게 달려고 싶은 마음에 몸을 조금 일으켰지만, 곧바로 남자에게 공격을 당했고 결국 서서히 눈이 감길 수 밖에 없었다.

 

 ‘안 돼, 이대로 눈을 감으면 안 되는데…….’

 

 번쩍!

 ‘여기는 어디지?’

 얼마나 잠이 들었던 걸까? 겨우 내가 정신을 차린 곳은 쓰레기 봉투가 잔뜩 쌓여 있는 낯선 장소였다.

 

 “도련님이 오늘은 매우 만족하셨다고 하니 이 여자 데리고 가.”

 “네, 알겠습니다. 실장님.”

 “……!”

 내 꼬리를 잔인하게 밟다가 날 내쫓은 거구의 남자는 팔짱을 끼고 있다가 차 문을 연 채로 운전자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뭐해? 얼른 태워.”

 “예!”

 그런데 그 옆에 있는 남자가 품에 안고 있는 여자는 내 주인이 아닌가? 아주 잠시였지만 축 늘어진 채로 정신을 잃은 주인이 차에 강제로 탑승하고 있는 게 내게는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눈에 들어왔다.

 

 “안 된다 냥!”

 그동안 주인과 함께 한 좋은 추억이 차례차례로 떠올랐고 이대로 주인을 못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내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었다.

 

 “커어억! 냐아아아아앙! 냐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나는 바보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엄청난 통증이 내 몸을 강제로 짓눌러버렸기 때문인데, 그 사이 차는 출발하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눈물을 흘리며 찢어질 듯 울음소리를 내는 게 전부였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본 주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용서 못해, 내가 나중에 너희들 다 죽여버릴 거야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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