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대에게 죽음을 고합니다.
작가 : 카레샤워
작품등록일 : 2020.8.31

로이날슨 제국의 황후 엘리자베스는 누군가의 사주로 거리에서 칼에 찔려 목숨을 잃는다.
어릴 때부터 행복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던 그녀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원을 빌고,
그 소원으로 인해 일곱 살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괴롭던 지난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앗아간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어린 엘리자베스는 다시 한 번 불구덩이에 몸을 던진다.


#복수물 #황궁물 #회귀물 #후회물 #여주성장물 #남주성장물
#사이다여주 #똑똑여주 #불쌍한여주 #한방먹이는여주
#집착남주 #다정남주 #능글남주 #짝사랑남주

 
새로운 만남(1)
작성일 : 20-09-05 00:46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514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버지.”

 “그래, 좋은 아침이구나.”

 

 

 길게 늘어선 테이블 위에 간단한 아침식사가 차려진다.

 

 먼저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아버지를 따라 나도 식기를 들었다.

 

 잘 삶아진 콩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콩 농사를 많이 짓는 우리 영지에서는 으레 아침식사에 삶은 콩을 내어놓는 것이 관례이다.

 

 

 “리지, 간밤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네게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 같구나.”

 “네?”

 “그동안 의젓하게만 행동해서 네가 아직 7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였다는 것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 부모도 없고, 또래 친구도 없는 이 넓은 저택에서 혼자 지내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버지는 매일 일로 바빴고, 어머니는 나를 낳다가 돌아가셨으니 얼굴조차 뵌 적 없다.

 

 게다가 아버지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로 사교계를 멀리했기 때문에 나는 내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가 없었다.

 

 괴로운 듯 말을 끊은 아버지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아버지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젯밤 그렇게 서럽게 울어댔으니 부모라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하겠지.

 

 

 “그래서 말이다. 네가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은데 네 생각은 어떠니.”

 “말씀은 감사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 네가 원할 때 언제든 말하거라.”

 “감사해요.”

 

 

 아버지는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식사를 마치고 먼저 자리를 나섰다.

 

 그리고 아까의 대화로 인해 식욕이 떨어져버린 나도 얼마 후에 그 뒤를 따랐다.

 

 8살의 봄에 맞이하는 불행은 생각보다 더 일찍 내 목을 조이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더 여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어.”

 

 

 8살의 불행, 그것은 바로 남처럼 지내오던 두 명의 친언니가 우리 저택에 오게 되면서 맞이하게 된다.

 

 나보다 10살이 더 많은 첫째 언니 엘린과 5살 더 많은 둘째 언니 헬레네.

 

 그들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위 내에서 나를 괴롭히고, 조롱할 것이다.

 

 

 ***

 

 

 “아버지. 저 검을 배우고 싶어요.”

 

 

 아버지는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고작 7살인 어린아이에게서 ‘검’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이 꽤나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리지. 네 체구로는 검을 드는 것조차 어려울 거다.”

 “처음은 어렵겠죠. 하지만 꾸준히 연습한다면 드는 것조차 어려웠던 검을 휘두를 수도 있을 거예요. 중간에 포기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그러니 부탁드려요.”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더 이상 거절은 못하겠구나. 그럼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내일부터요.”

 

 

 말을 흐리던 아버지는 단호한 내 말을 듣고서는 유쾌하게 웃으셨다.

 

 처음에는 걱정하셨지만 누가 뭐래도 아빠는 이 나라 제일의 기사다.

 

 상대가 진지한 얼굴로 검을 가르쳐 달라고 말한다는 것은 그 기사를 인정하고 있다는 뜻.

 

 그건 기사에게 있어 제일의 칭찬이다.

 

 

 “그럼 내일 훈련을 위해 빨리 잠을 자는 게 좋겠지. 데려다 줄 테니 침실까지 같이 가자꾸나.”

 “네!”

 

 

 지난밤 잡지 않았던 손을 꼭 잡은 아버지는 조금 쑥스러웠던지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으셨다.

 

 한없이 작은 내 손도 그 큰 손을 마주잡는 것으로 기쁨을 표했다.

 

 

 “내일은 딸이라고 봐주는 것 없이 다른 녀석들과 같이 훈련시킬 테니 준비 단단히 하고 있거라.”

 “네, 열심히 할게요. 허락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래, 잘 자렴.”

 “안녕히 주무세요.”

 

 

 아버지는 이불을 내 목까지 끌어올려 덮어주시고는 느린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안락한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설마 내가 검을 배우겠다고 말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설레는 마음만큼은 주체할 수가 없었다.

 

 오늘밤도 제대로 자기는 이른 것 같다.

 

 

 ***

 

 

 “아가씨? 일어나보세요.”

 “으...조금만 더 잘게.”

 “백작님은 이미 아침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셨단 말이에요.”

 “뭐?”

 

 

 무거웠던 눈꺼풀이 번쩍 뜨였다.

 

 한나의 말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부정하고 싶었지만 햇살은 이미 침대를 넘어 문 앞까지 드리워져 있었다.

 

 설레는 마음에 잠을 늦게 잔 것이 원인이었다.

 

 

 “한나! 빨리 입을 옷 좀 가져다줘. 최대한 빨리!”

 “네, 아가씨!”

 

 

 이게 무슨 일이람.

 

 열심히 하겠다고 검을 배우게 해달라고 부탁한 게 어젯밤 일이다.

 

 게다가 훈련은 당장 오늘부터 가겠다고 엄포를 놨는데 다른 이유도 아닌 늦잠을 잔 게 불참 이유라니.

 

 아버지가 어제 일을 철회하겠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짧은 다리로 최대한 빨리 걸음을 옮겨 아버지의 집무실에 도착했다.

 

 노크하기 전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고, 깊게 심호흡을 하자 옆에서 인기척이 났다.

 

 

 “어라, 이 집에 웬 꼬맹이가?”

 “크리스, 말조심해라.”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처음 보는 두 명의 남성들이 서 있었다.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가벼운 옷차림 위에 경갑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침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기사인 듯 보였다.

 

 하지만 저택은 훈련장과는 거리가 있어 저택 내부에서 기사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저, 아버지를 만나러 오셨나요?”

 “네, 단장님을 뵙고자 왔습니다만 아가씨께서도 용무가 있으신 듯 보이니 저희는 나중에 다시 방문하겠습니다.”

 “이 분이 아가씨였어?”

 “크리스.”

 

 

 내게 자리를 양보해 준 검은 머리의 기사는 크리스라고 불리는 금발의 기사에게 주의하라는 듯 눈을 흘겼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내 앞까지 성큼성큼 거리를 좁혀왔다.

 

 

 “아가씨, 처음 뵙겠습니다. 크리스 루스벨트라고 합니다.”

 “소개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로건 데이비스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엘리자베스 쉘더 프리페리어입니다.”

 

 

 치맛자락을 들어 올려 가볍게 인사하자 크리스는 기쁜 듯 밝게 미소 지었고, 로건은 옆에서 입을 가린 채 작게 헛기침을 했다.

 

 

 “저 혹시 같이 들어가지 않으실래요?”

 

 

 ***

 

 

 “이게 무슨 일이지. 로건, 크리스.”

 “훈련장에 문제가 생겨서 보고 드리러 왔습니다.”

 “하... 그래 보고해.”

 

 

 두 사람과 함께 집무실로 들어온 나를 보는 아버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 뒤를 따라 들어온 둘이 마음에 안 드신 것 같았다.

 

 

 “훈련장 내의 다툼이라면 전에도 몇 번 있었던 일이지 않나.”

 “그게, 리암과 관련된 일이라 보고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 리암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던 4명의 기사들이 그에게 동시에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일단 단장님께 말씀드리고 결투하라고 일러뒀지만 당장 말리지 않으면 큰 싸움이 될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 녀석들은 한 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군.”

 

 

 기사가문에서 태어난 자로써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이지만 나는 이전 생에서 단 한 번도 우리 가문의 훈련장에 가본 적도 없었고, 기사들과 말을 섞어본 적도, 가까이 다가간 적도 없었다.

 

 하지만 리암이라는 기사의 이름만은 기억한다.

 

 북쪽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강대국 트리니드와의 전쟁에서 선봉에 서 우리 군을 승리로 이끈 유능한 기사로,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폭동은 물론 정복 전쟁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그 기사가 우리 가문 사람이었다니... 감회가 새롭다.

 

 

 “리지, 미안하지만 훈련장에 다녀올 때까지 잠깐 기다려줄 수 있겠니?”

 “아버지. 저도 같이 갈게요.”

 

 

 못마땅한 듯 눈썹을 구긴 아버지의 모습을 못 본 건 아니지만 지금은 리암이라는 인물에게 생긴 흥미가 더 컸다.

 

 

 “아버지. 제발 부탁드려요. 저도 데려가 주세요.”

 “하지만 리지. 훈련장은 흙먼지도 많고, 땀 냄새도 많이 나는 곳이란다. 나는 네 몸이 걱정되는구나.”

 

 

 완고한 아버지의 모습에 훈련장에 가는 것은 포기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던 차에 가만히 있던 크리스의 입이 열렸다.

 

 

 “단장님은 그냥 귀여운 따님을 저희 같은 시커먼 남자들한테 보이고 싶지 않을 뿐이잖아요.”

 

 

 크리스가 빈정거리듯 말하자 옆에 있던 로건이 움찔한다.

 

 아버지는 화가 난 듯 둘을 보는 눈빛이 사나워졌지만 그 말에 부정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검술 훈련을 하려면 훈련장에 가봐야 하잖아요. 오늘은 제 불찰 때문에 훈련은 무리겠지만 훈련장의 분위기를 먼저 익혀두고 싶어요.”

 “어쩔 수 없구나. 대신 예쁜 드레스가 망가지지 않도록 마차에서 구경만 하도록 하거라.”

 “네!”

 

 

 어렵게 허락을 받고 난 이후, 아버지와 함께 마차에 타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마차에 타기 전에 크리스와 로건도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하자고 말해봤지만 아버지는 그것만은 안 된다며 강하게 만류하셨다.

 

 그 덕분에 둘은 올 때와 마찬가지로 힘들게 도보로 이동해야만 했다.

 

 

 ***

 

 

 “전부터 건방지게 구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어. 단장님이 오실 걸 기다릴 필요도 없다. 지금 당장 결판을 내자!”

 “네 놈이 기고만장해서 날뛰는 모습도 오늘로 마지막이겠구나.”

 

 

 훈련장으로 도착하자마자 멀리서 노성이 들려왔다.

 

 로건의 말대로 그들은 아버지의 허락도 없이 결투를 진행하려 하고 있었다.

 

 

 “단장님의 허락이 있기 전까지는 결투를 할 수 없습니다.”

 

 

 잔뜩 흥분해 큰 소리를 내던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담담하고도 단호한 목소리가 훈련장에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은 이 훈련장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체구가 외소 했고, 나이도 다른 이들에 비해 어려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네 명의 큰 장정들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그가 리암이라는 것은 명확했다.

 

 

 “조금이라도 눈을 떼면 저 모양이군. 다녀올 테니 여기서 나오지 않겠다고 약속해주렴.”

 “네, 아버지가 오실 때까지 여기에 있을게요.”

 “그래, 그럼 다녀오마.”

 

 

 마차의 문이 열리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아버지를 향했다.

 

 

 “이게 무슨 일인지 설명해라.”

 

 

 낮게 가라앉은 아버지의 목소리에 그곳에 있는 수많은 장정들이 잘못을 들킨 아이처럼 수그러들어 눈치를 살폈다.

 

 모두가 입을 굳게 다문 그 때 기사들 사이에서 아까의 체구가 작은 아이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단장님, 결투를 허락해주십시오.”

 “할 말은 그것뿐이냐, 리암.”

 “예.”

 “그럼 결투를 준비해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아버지는 쉽사리 결투를 허락하셨다.

 

 결투 허락이 떨어짐과 동시에 기사들을 일사불란하게 자리를 정리하고 결투를 준비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작은 어린아이와 그 앞에 선 덩치 큰 기사. 승패는 뻔해보였다.

 

 하지만 허리춤에 찬 작은 목검에 손을 얹어놓은 순간 리암의 눈빛은 돌변했다.

 

 

 “어린애라고 봐주는 일은 없을 거다.”

 “바라던 바입니다.”

 

 

 몇 초간의 정적 후 리암의 몸이 빠르게 앞으로 돌진했다.

 

 상대는 그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는 듯 검을 들어 올려 크게 휘둘렀다.

 

 하지만 그는 달려오던 도중 궤도를 바꿔 재빠르게 상대의 뒤편으로 돌아가 종아리 부근에 일격을 가했다.

 

 상대의 몸이 휘청일 때 리암은 뛰어올라 나머지 일격을 어깨에 내리꽂았다.

 

 상대의 무릎이 땅에 닿고, 승패가 갈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이스테리아의 예절(3) 2020 / 10 / 31 229 0 6193   
15 이스테리아의 예절(2) 2020 / 10 / 27 226 0 6484   
14 이스테리아의 예절(1) 2020 / 10 / 25 237 0 6675   
13 브룬펠시아 자스민(2) 2020 / 9 / 29 243 0 5996   
12 브룬펠시아 자스민(1) 2020 / 9 / 27 239 0 6122   
11 새장 속 나비(2) 2020 / 9 / 25 236 0 7534   
10 새장 속 나비(1) 2020 / 9 / 23 247 0 5188   
9 시험(2) 2020 / 9 / 19 235 0 6231   
8 시험(1) 2020 / 9 / 19 232 0 5492   
7 오 드 트왈렛 2020 / 9 / 17 245 0 6495   
6 빛을 빼앗는 것(2) 2020 / 9 / 15 238 0 7345   
5 빛을 빼앗는 것(1) 2020 / 9 / 10 246 0 5345   
4 새로운 만남(2) 2020 / 9 / 6 319 0 5127   
3 새로운 만남(1) 2020 / 9 / 5 260 0 5145   
2 돌아온 황후 2020 / 9 / 3 266 0 5908   
1 황후 엘리자베스 2020 / 9 / 1 425 1 586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