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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잿빛 마왕
작가 : 에스투
작품등록일 : 2016.10.10

어느날 하늘에서 재기 내리며, 이내 재는 괴물이 되고 10년뒤에 인류는 몰락한다. 괴물에게 패배해 몰락한 세계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유지호는 10년전 괴물이 처음 출현할 당시로 돌아가 괴물과 맞서고자 하는데...

 
11화
작성일 : 16-10-21 23:46     조회 : 475     추천 : 1     분량 : 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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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호는 속으로 혀를 찼다. 당초 예정과 어긋나버렸다. 본래 그가 아는 흐름이었다면 지금쯤이면 미믹은 기껏 해봐야 레벨2로 진화하는 정도밖에 그치지 않아야한다.

 

  그러나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것은 그 레벨 2를 넘어선 괴물. 레벨 3에 해당하는 진화체이다.

 

  레벨 2미믹이 두 가지 생물을 모델로 육체를 구성했다면. 레벨3부터는 그이상의 수. 지금 눈앞에 있는 녀석만 해도 못해도 네 가지 이상의 생물의 형상이 섞여있다.

 

  ‘……내가 잘못 짚었나?’

 

  사실 지호가 아는 10년간의 역사의 흐름은 정확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미믹의 현황을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었다. 그의 기억으로는 레벨3가 등장하는 건 못해도 두 달은 이후의 일이지만. 어쩌면 이미 진화한 개체가 미발견 된 상태로 그때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니면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긴 오차인가.’

 

  지호가 과거로 넘어오면서부터 미묘한 뒤틀림이 생겼을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가능성은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생각은 나중에 하자.’

 

  지호는 고개를 저었다. 고찰하는 건 나중의 일이다. 지금은…….

 

  [헤에. 저게 레벨3구나. 확실히 생물의 진화 범위를 넘었네…… 영화에 나오는 키메라 같은 느낌 일려나.]

 

  아무래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입장이나 다름없는 리타는 약간의 지적호기심이 발동하는 모양이다.

 

  [저거 핵 가져가면 해석할 수 있으려나.]

 

  “미안한데 감탄할 때가 아니거든? 원래 역사대로면 저거 등장하고 나서 제대로 대처를 못한 바람에 도시하나가 그대로 박살이 났어.”

 

  [어머? 그럼 더 잘된 거 아니니?]

 

  대관절 리타가 무슨 소릴 하는가. 기가 막혀하는 지호였지만. 이후 그녀가 하는 말을 듣고는 납득했다.

 

  [저걸 미리 발견했다는 건 박살날 도시하나를 미리 구한 셈 아니니?]

 

  “하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

 

  한순간 당황해서 거기까진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지호는 솔직하게 감탄했다. 그녀의 말대로 여기서 레벨3를 처치한다면 수많은 인명을 구한 셈이 될 수도 있다. 아직까지 레벨3로 추정되는 미믹에 의한 피해는 보도된 적이 없다. 그렇다면 반드시 여기서 처리해야한다는 의미도 된다.

 

  [중요한건 저걸 네가 쓰러트릴 수 있다는 건데 가능하니?]

 

  “불가능하진 않아.”

 

  오히려 낙승이다.

 

  애초에 지호가 진심으로 싸우려고 나선다면 레벨3같은 초반 진화 개체 같은 경우는 간단하게 처치할 수 있다.

 

  “문제는 저놈들인데.”

 

  지호는 다른 이들을 힐끗 훑어보았다. 채한신이 이끄는 팀원들은 이미 대부분이 레벨3 미믹의 위압감에 전의를 잃은 상태였다.

 

  그리고 한신 역시 망연자실하게 그 괴물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저, 저게 뭐야?! 저런 게 있다는 건 들은 적도 없어!”

 

  “그래서 물러나라고 했던 거다.”

 

  이 상황 속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건 오로지 지호 뿐이었다. 그런 그의 목소리를 들은 한신은 얼굴색이 그의 재의 색깔처럼 새파랗게 질린 채 당장이라도 멱살이라도 잡을 듯이 그에게 다가왔다.

 

  “이봐! 저거에 대해 아는 거야?”

 

  “……모른다. 그저 강한 놈이 있을 거라 짐작했을 뿐이다.”

 

  순순히 대답해줄 의무는 없다.

 

  “강한? 저게? 그딴 소리로 납득이 될 만한 괴물이냐고!”

 

  “확실히 지금까지 미믹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너희들은 물러나는 게 좋다고 보는데?”

 

  “허, 헛소리하지 마…….”

 

  반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한신은 중얼거렸다.

 

  “우리가 물러나면 저 괴물은 어떻게 할 건데! 저게 인근 마을에라도 내려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하잖아!.”

 

  “음?”

 

  지호는 한순간 의외라는 듯이 한신을 바라봤다. 단순히 자신의 안위나 욕망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여기서 자신들이 도망치면 저 괴물을 누가 막냐는 의미로 그는 지금까지 도망칠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었다.

 

  ‘의외군…… 생긴 건 영락없는 양아치 주제에.’

 

  조금은 다시 봤다는 듯이 속으로 감탄하며 지호는 이번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걱정마라. 저놈은 내가 상대하지.”

 

  “그러니까 그게 말이 안 되는 소리잖아…….”

 

  지호의 실력을 모르는 한신으로서는 당연히 그를 남겨두고 도망치는 것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할 수 없지. 여기서는 대강 힘의 일부만이라도 과시하고 강제로라도 이해를 시켜줄까. 그들을 위해서라도 그게 좋다고 판단하려던 찰나.

 

  “보, 보상을 독차지 하려는 거지? 뻔 하잖아!”

 

  떨고 있던 팀원들 중 한명이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레벨3 미믹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들고 있던 창을 내질렀다.

 

  “저 멍청이!”

 

  지호는 대놓고 혀를 찼다. 공포 때문에 판단력을 상실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욕심에 눈에 먼 것인지. 어느 쪽이

 든 어리석은 선택이다.

 

  “그만둬!”

 

  한신역시 말리기 위해 외쳤지만 그자는 듣지 않았다.

 

  그가 내지른 창을, 레벨 3미믹은 괴기한 벌래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네 개의 앞다리에 달린 낫 중 하나를 휘둘러 쳐냈다.

 

  재로 강화한 것도 아닌 평범하게 근력만으로 찌르는 창 따위는 순식간에 박살이 났다.

 

  “아아아아아…… 말도 안 돼…….”

 

  박살나 버린 창을 바라보며 그가 망연자실하게 서있는 사이. 레벨 3미믹은 거슬린다는 듯이 낫을 하나 휘둘렀다.

 

  “젠장!”

 

  더 이상 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지호는 더는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온힘을 다해 뛰어들었다. 한순간 눈앞의 사내를 향해 휘둘러지는 미믹의 낫이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보였다.

 

  지호는 앞뒤 가리지 않고. 온힘을 다해 주먹을 내질렀다.

 

  “육압연타(肉壓聯打)!”

 

  그의 주먹이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거의 동시에 네 번이나 미믹의 낫의 옆면을 짓눌렀고. 동시에 묵직한 충격파가 발생. 미믹의 거체를 통째로 뒤로 밀어냈다. 물론 반동으로 지호가 감싼 사내 역시 날려갔지만 낫에 베이는 거에 비하면 값싼 상처로 끝나겠지.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날려간 사내는 바닥을 뒹굴고도 멍한 표정을 지을 뿐 지호에게 불만을 내뱉거나 하진 않았다. 애초에 여기서 불평했으면 나중에 걷어 차줄 작정이었지만.

 

  “너희들의 실력으론 어림도 없다! 빨리 물러나!”

 

  “……당신 정체가 뭐야?”

 

  지호가 정체불명의 기술로 레벨 3미믹의 거체를 단숨에 밀어내는 것을 본 한신이 아연해했다.

 

  “내 쪽은 신경 쓰지 마라.”

 

  지호가 차갑게 내뱉는 사이 레벨3미믹은 자신을 주먹질만으로 떠밀어버린 지호는 노려보며 괴성을 질렀다. 그를 반드시 없애버려야하는 숙적으로 인식한 모양이었다.

 

  이번엔 두 개의 낫을 동시에 휘두른다.

 

  “어림없다!”

 

  지호는 이번엔 왼팔과 오른다리를 각각 채찍처럼 휘둘렀다.

 

  “좌편완(左鞭腕), 강결각(堈抉脚)”

 

  정면으로 맞부딪혀 낫을 각각 튕겨낸다. 이미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재주의 범주를 넘어 섰다.

 

  “……역시 레벨3정도 되면 기초 내구력자체도 급이 다른가.”

 

  방금 전 지호가 비교적 진심으로 쳤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신체와 격돌한 미믹의 낫은 그저 불꽃만 튀길 뿐 날에는 이하나 나가지 않았다.

 

  “도와주지!”

 

  한신이 대검에 푸른 재를 코팅하고는 달려온다. 마음은 고맙지만 지호의 입장으로서는 거의 도움이 안 되기나 마찬가지기에 그는 제지했다.

 

  “그만둬! 그 정도 코팅으로는 버티지 못해!”

 

  아니나 다를까 미믹이 거슬린다는 듯이 낫을 가볍게 휘두르자 너무나도 허무하게 한신의 대검이 썰려서 바닥에 떨어졌다.

 

  “……세상에.”

 

  방금 전 달려들던 기세는 어디가고 한신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운이 좋았다. 한발만 더 앞으로 달려 나갔으면 그대로 목이 달아날 뻔했다.

 

  그것을 본 다른 팀원들은 이미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제라도 물러나주는가 싶어 다행이었다.

 

  “그 검 처럼 썰리고 싶지 않으면 절대 다신 오지 마! 마지막 경고다!”

 

  지호는 외치고는 더 이상 그들에게서 신경을 끊고는 그대로 미믹에게 달려들어 쉴 새 없이 미믹의 몸을 두들겼다.

 

  주먹으로 신체의 급소로 예상이 가는 부분을 두들기며 또한 발차기로 도려낸다. 하나하나가 평범한 미믹에겐 필살이나 다름없는 공격이지만 레벨3 에겐 그저 휘청거리면서 금방 회복할 상처만 입을 뿐이다.

 

  [재생능력이 보통이 아닌데? 레벨1…… 지금까지 발견된 미믹의 수십 배 같은데?]

 

  “나도 알아! 말했잖아! 진화할수록 강해지는 비율은 제곱이라고!”

 

  일단은 맨손으로도 쓰러트릴 수 있지 않을까 시험해봤지만 역시나 어렵다. 진짜 정신 줄 놓고 이판사판으로 싸우면 맨주먹으로도 해결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떤 의미로는 그것이 더 체력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지호가 지금까지 맨손으로만 유유자적 미믹을 사냥한건 온전히 눈에 띄기 싫었던 점과. 가능한 힘을 아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마냥 자중하고 있을 수만은 없군.”

 

  애초부터 그가 본격적으로 능력을 쓰는 건 못해도 레벨3이상을 상대할 뿐이라고 정해두긴했었다. 레벨 3부터의 미믹은 그 재생능력과 신체 강도 때문에 순전히 타격력만으로 잡기에는 약간 어려움이 따른다. 제대로된 무기라도 손에 들어오면 모를까 맨손으로는 조금 성가시다.

 

  오늘이야 리타에게 그의 힘을 과시하려고 나온 것이지만. 마침 상황이 딱 이렇게 되어 버린 셈이었다.

 

  더 이상은 숨기고 자시할 때도 아니란 건가. 그는 한숨을 쉬었다.

 

  “할 수 없지. 리타. 잘 봐둬.”

 

  [이제 쓰는 거야? 재인지 뭔지하는거?]

 

  “그래. 사양 않고 보여주지. 예정보다 더 과격하게 보여주마!”

 

  두들겨 맞던 미믹이 괴성을 지르며 반격하던 찰나 지호는 그 틈을 노리고는 미믹을 걷어차고 반동으로 뒤로 빠졌다.

 

  사뿐하게 바닥에 착지한 뒤 그는 조용히 주먹을 앞으로 내밀었다.

 

  순간 그의 두 눈이 검게 빛났다.

 

  “재여…….”

 

  그의 몸에서 검은 재가 분출되며 뿜어져 나왔다. 3미터나 솟아오른 방대한 양의 재는 이윽고 그의 신체를 호위하듯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한신이나 언론에 소개된 미믹헌터들이 쓰는 재와는 양도. 그리고 질적으로도 그 격이 달랐다. 재의 입자 하나하나가 고밀도의 에너지를 압축하고 있었다.

 

  “휴우…….”

 

  심호흡을 하며 힘을 컨트롤한다.

 

  다시 한 번 자세를 잡고 지호는 방금 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달라진 분위기를 과시하며 레벨 3미믹을 노려보였다.

 

  지금부턴 단순히 샌드백을 두드리는 느낌이 아닌. 진짜 괴물을 상대할 때만큼의 마음으로 싸울 작정이었다.

 

  “흔적도 없이 증발시켜주지.”

 

  담담하게 고하며. 그는 느릿하게 주먹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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