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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골든게이트 키퍼
작가 : 폴라로이드
작품등록일 : 2020.8.12

현계와 이계를 잇는 골든게이트를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들의 치열한 전쟁

 
제 16화 추적
작성일 : 20-09-03 17:53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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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전자상가 -

 

 가을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이었다. 아미거루와 부포는 전자상가를 찾았다. 핸드폰의 패턴을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죽기 전 끝까지 모른다고 잡아뗐지만 아미거루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핸드폰만 열 수 있다면 오즈거루의 행방도 쉽게 알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상가 내부는 물폭탄이 터진 것 같았다. 가을 폭우가 벽과 천장을 뚫고 들어와 내부를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복도와 계단에는 폭포수 같은 물줄기가 철철 넘쳐흘렀다.

 

 심란한 마음이 드는 아미거루와는 달리 부포는 물 만난 개구리가 되었다. 흘러넘치는 빗물에 온몸을 던져 수영을 즐겼다.

 

 “아·미·님. 이·거· 끝·내·주·는·데요. 저· 여·기·로 · 이· 사· 올· 까· 봐·요. 이·히.”

 “어디지?”

 

 아미거루가 조용히 물었다.

 

 “3·층·입·니·다.”

 

 아미거루는 홍수를 뚫고 3층으로 올라갔다. 부포는 소풍 온 아이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아미거루는 [미래 통신]이라고 적혀있는 가게 앞에서 멈췄다. 한 번 더 눈으로 확인하며 지체 없이 들어갔다.

 가게 안은 기계와 전선으로 이루어진 정글 같았다. 아미거루와 부포는 담쟁이덩굴처럼 늘어진 전선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저런 기계음이 어지럽게 들려왔다. 몇 발자국 안으로 들어서자 어느 정도의 사람이 숨 쉴 공간이 나왔다. 컴퓨터 앞에 호리호리한 중년 남자가 무아지경에 빠져있었다.

 아미거루가 남자 곁에 바짝 다가섰지만 남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미거루는 칼집으로 남자를 톡톡 건드렸다. 남자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메사기

 연금술의 신이라고 불리며 원하는 건 뭐든 만들어 낼 수 있는 나살족 최고의 장인.

 현계에선 컴퓨터를 이용해 뭐든 만들어 낸다.

 

 “밖이 왜 이렇게 어두워. 벌써 밤인가?”

 “비·가· 와·서· 그·래.”

 

 부포가 더듬거리며 대꾸했다. 메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눈을 옮겼다. 그리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저·기· 아·저·씨. 우·리· 투·명·인·가?”

 

 부포의 말에 메사기는 반응하지 않았다. 하던 일을 계속 이어나갈 뿐이었다.

 

 “딱!”

 

 아미거루가 이번에는 주먹으로 책상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제야 메사기는 고개를 들어 쳐다봤다. 눈꼬리가 얇은 소년이었다.

 

 “누구지? 언제 들어왔어?”

 

 메사기는 얼떨떨하게 물었다.

 

 “참 냉랭하구만.”

 

 아미거루는 씁쓸한 표정으로 메사기를 노려봤다. 메사기의 멍했던 눈동자도 서늘해졌다.

 

 “이런 날 원래 손님이 안 오는데...”

 “아저씨가 이걸 잘 푼다면서.”

 

 아미거루는 핸드폰을 메사기에게 던졌다.

 

 “던진 물건은 안 받아... 공손하게 부탁해”

 

 메사기는 뒤돌아서며 거절했다. 아미거루는 말로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려 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갑자기 신경이 잘려 나간 듯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완전 애송이 구만.”

 

 모락모락 담배 연기를 피우며 메사기는 말했다.

 

 부포가 황급히 독을 내뿜으려 했다. 하지만 그 역시 보이지 않는 밧줄에 묶인 듯 꼼짝할 수 없었다.

 

 “애쓰지 마. 담배 연기가 사라지면 다시 움직일 수 있어.”

 

 메사기는 아미거루와 부포를 쳐다보며 말했다. 담배는 그 연기를 흡입한 생물을 잠시 마비시키는 메사기의 발명품이었다.

 

 “여기엔 담배보다 더한 것도 많아. 허튼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메사기는 마지막 담배 연기를 훅 내뱉으며 말했다.

 

 아미거루와 부포의 마비가 서서히 풀렸다. 아미거루는 더 이상 메사기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패턴을 좀 풀어주세요.”

 

 아미거루는 메사기에게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다.

 

 “옛다.”

 

 메사기는 패턴이 풀린 핸드폰을 아미거루에게 던졌다.

 

 

 ⁎ ⁎ ⁎

 

 - 발레단 연습실 -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 한수정이 혼자 남아 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역 후보로 뽑히고 난 뒤부터 하루도 연습을 거르는 날이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그 순간이 거의 손안에 들어와 있었다.

 어릴 때 엄마가 보여준 「호두까기 인형」은 어린 수정의 마음에 충격을 주었다. 공연을 보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손과 발을 따라 하며 함께 춤을 췄다. 무용수들 속에 섞여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자신을 보았다. 그 감동은 수정이 발레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발가락이 휘어지고 비틀어져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적 없다. 다만 간발의 차로 주역이 되지 못하는 설움이 있을 뿐이었다.

 설움이 꿈이 되어 지금 수정이의 눈앞에 와있다. 손을 들어 잡기만 하면 된다. 드디어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수정은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거라 다짐을 하며 돌고 점프하고 뛰었다. 몸이 부서지도록 연습했지만 모자라기만 할 뿐이었다.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할 수 없게 동작 하나하나를 몸에 새겼다.

 

 그때 연습실 한 구석에서 음침한 기운이 스며들었다. 어둠에 기생하며 기회를 노리는 뱀의 눈이 수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뱀은 오늘 먹이를 노릴 작정이었다. 요동치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오늘은 끝을 볼 생각이었다.

 그는 조용히 조명 스위치를 내렸다. 눈 깜짝할 사이 완전한 어둠이 연습실을 점령했다.

 

 ‘뭐야! 정전인가.’

 

 무아지경에 빠져 동작을 다듬어 나가던 한수정이 멈췄다. 그리고 불이 들어오길 잠시 기다렸다. 하지만 다시 밝아지지 않았다. 뭔가를 보려고 눈을 크게 떴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다닥.’

 

 뜬금없는 인기척에 수정은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

 

 “누구 있어요?”

 

 수정은 용기 내어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은 없었다.

 

 “스르륵스르륵.”

 

 은밀하고 냉랭한 발자국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몸의 세포가 의식보다 더 빨리 반응했다. 수정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소름이 쫙 끼쳤다.

 

 ‘빠져나가야 돼. 뭔가 기운이 좋지 않아.’

 

 수정의 마음속에 있는 아시물라가 먼저 말했다.

 

 ‘나도 그래. 분명 뭔가가 있어.’

 

 더듬더듬 출입문을 향해 발을 내딛으며 수정이 대답했다. 싸늘한 냉기가 수정의 뒤를 노골적으로 쫓아오는 게 느껴졌다.

 

 ‘수정아! 위험해. 빨리 도망쳐.’

 

 아시물라의 긴급한 목소리가 수정의 귀를 가득 채웠다. 수정은 어둠 속에서 문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그곳엔 검은 그림자 하나가 버티고 서있었다.

 

 “아악!”

 

 그림자는 망설임 없이 한수정이의 머리를 내리쳤다. 묵직한 고통이 전해졌지만 수정은 멈추지 않았다. 계단 앞에 다다랐을 때 그림자의 두 번 채 타격이 가해졌다. 수정은 넘어지고 꼬부라졌다.

 

 “바삭!”

 

 발목뼈와 어깨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났다. 그림자는 수정의 뒤틀어진 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어둠 속으로 다시 기어들어갔다.

 그는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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