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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던전에서 독박육아
작가 : 포이보스
작품등록일 : 2020.9.3

지구가 멸망하고, 게임 세계가 찾아왔다.
게임 세계의 모든 퀘스트를 통달했으나, 한가지 걸림돌이 있었으니..
내게 딸이 주어졌다고? 이런 상황에서?

 
#23 – 히든 던전(5)
작성일 : 20-09-03 13:16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7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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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아프니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꼬박 사흘 밤을 세워 간호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열이 내리더군요.

 

 - 어느 아빠의 육아일기 中

 

 * * *

 

 [이동능력이 감소하였습니다. 이동속도 : -1. 남은 시간 : 30분.]

 

 [체력이 감소하였습니다. 체력 : 150(-40). 남은 시간 : 30분.]

 

 “죽일 때마다 감소하면 난 어떻게 살라고!”

 

 가방에서 S로 승급한 정의의 망치를 꺼냈다. 그리고 망치를 든 팔에 온 힘을 다했다.

 

 [근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립니다. 마틸로 저스티시아(S0)에 적응합니다.]

 

 끄아아악!

 

 [마틸로 저스티시아에 적응하였습니다.]

 

 “됐어. 이걸로 한 번에……, 아르켄겔로 다미일 포트디비노!”

 

 몰려드는 니후크족 몬스터 열댓 마리를 정의의 망치로 쓸어버렸다.

 

 [종합능력치가 감소하였습니다. 체력 110(-80), 민첩 110(-80), …… ]

 

 “이런 능력치로는 먹고 살 수가 없네. 제기랄.”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니후크족 몬스터들이 추가로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두 팔로 연화를 돌보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휴, 조그만 쉬자.”

 

 으아아앙! 우아아앙!

 

 [베르제 각성 : 30 → 60%. 베르제의 두 번째 조각 결합. 결합 조각 1/4(-1).]

 

 “쉴 틈이 없군.”

 

 ‘그나저나 파괴된 조각으로 베르제의 힘이 약해진 건가?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거지?’

 

 벽에 등을 기댄 채 연화를 품에 안았다. 열이 계속되고 몸이 뜨거웠다.

 

 “좌약, 좌약을 넣으라 했지.”

 

 연화를 무릎에 눕힌 후, 좌약 해열제를 개봉했다.

 

 “이걸 똥꼬에 넣어? 아파할 거 같은데.”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밀어넣으면 돼. 몸에서 땀이 나야 열이 내릴 거야.’

 

 “그건 나도 알고 있어.”

 

 네티의 잔소리를 떠올리며 연화의 다리를 잡고 허리를 들었다. 그리고 항문으로 약을 밀어넣었다.

 

 “아으! 나도 모르겠다.”

 

 엄지로 밀어 넣자, 연화가 아파하듯 항문에 힘을 주었다.

 

 으아아앙!

 

 “그래, 그래. 왜 안 아프겠니.”

 

 연화를 달래듯 두 팔로 몸을 흔들어주는데 좌약이 항문 밖으로 나오려 했다.

 

 “안 돼, 나오지 마!”

 

 재빨리 엄지를 대어 다시 한번 그것을 밀어 넣었고, 더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됐다. 휴우우.”

 

 히든 던전인 이곳에 들어와 연화와 함께하는 매 순간이 고비였다.

 유모차가 굴러갔고, 연화를 떨어트릴 뻔 했고, 이제 감기에 걸렸다.

 

 “빨리 열이 내려야 할텐데.”

 

 조금씩 연화는 힘없는 목소리로 울다가 이내 잠이 들었다. 코도 막힌 건지 힘겹게 입으로 숨을 쉬고 있었다. 뽀얗고 토실한 얼굴이 주먹 만하게 작아진 것 같았다.

 

 “내가 아픈 것보다 더 죽을 맛이네.”

 

 [이동속도가 회복되었습니다.]

 [종합능력치가 회복되었습니다.]

 

 니후크를 죽여 받은 패널티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불을 피우면 또 니후크들이 오려나? 그까짓 거 오라고 해!”

 

 네티에게서 구매한 휴대용 간이난로를 꺼내 불을 피웠다. 훈훈한 기운이 돌더니 몸이 따뜻해졌다.

 

 “피곤하네.”

 

 행여나 전처럼 베르제의 유혹으로 연화를 해치려 할까 걱정돼 정신을 바짝 붙잡으려 노력했지만 누적된 피로로 그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첫 번째 조각을 파괴한 이후, 베르제의 유혹은 이제 정신지배가 아닌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통달(힘의 근원) 제2서 1장 : 베르제의 두 번째 조각은 인지능력이다. 수많은 무리를 이끄는 리더인 베르제에게 정확한 인지능력이 필요하다. …(중략)… 피로가 높다면 심각한 인지능력 저하를 겪게 된다.]

 

 “졸립다…….”

 

 눈이 저절로 감기며 연화를 꼭 끌어안은 채 잠이 들었다.

 

 * * *

 

 “연화야!”

 

 꿈을 꾼 듯 놀라,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났다.

 연화는 품 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시계를 보니 4시간이나 지났다.

 

 ‘아기 키우면서 4시간 자면 잘 잔거야.’

 

 육아로 피곤에 힘들어했던 직장동료의 말이 떠올랐다. 눈이 감기며 졸렸지만, 연화의 옷이 젖은 것을 보고 정신 차렸다.

 

 “땀 나네!”

 

 수건으로 땀을 닦고 기저귀를 벗기는데 오물이 흘러나왔다.

 

 “윽! 설사?”

 

 기저귀를 벗기고, 물티슈로 연화의 엉덩이 주변을 닦았다.

 닦고 버리고를 반복하여 여러 장의 물티슈를 쓰고 나서야 엉덩이 주변이 깨끗해졌다.

 

 “샤워기로 닦아주면 좋았겠지만.”

 

 팔에 연화의 똥이 묻은 것도 모르고 기저귀를 꺼내다 몇 장이 오염됐다.

 

 “쯧. 그냥 버려 버려.”

 

 물티슈로 팔과 지저분한 것들을 모두 닦아낸 다음, 기저귀를 갈고 옷을 갈아입혔다.

 

 “사계절용 여벌옷이 많이 필요해.”

 

 생각보다 옷이 얇아서 되는대로 두어 장의 천을 꺼내다 연화의 몸을 감쌌다.

 

 “열 좀 재보자. 좀 내려간 것 같기도 하고.”

 

 분유를 먹이며 체온계로 열을 재보니 39도에 육박하던 열이 37.5로 내려갔다.

 

 “어머니가 어릴 적에 똥 싸면 열이 내린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군.”

 

 목도 편안해졌는지 분유를 제법 먹고, 연화는 다시 잠이 들었다.

 이를 보고 거처를 벗어나 네 번째 보스를 향해 갈까 싶었지만, 연화를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좀 더 안정을 취하면 움직이자.”

 

 * * *

 

 꼬박 하루를 이곳에서 꼼짝없이 보내며 연화를 보살폈지만, 열이 38도 이상으로 오르고 다시 설사를 했다.

 뭣보다 연화가 눈썹을 찡그린 채 잠을 청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아프지마. 연화야.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겠어. 그럼 안 될까?”

 

 * * *

 

 사흘 째에도 열은 오르락내리락 했다.

 

 “동굴 내에 온천이 있어서 좋았는데 열이 내려야 말이지.”

 

 온천물에 수건을 담근 후, 그것을 식혀 연화의 몸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시럽을 분유에 타서 먹여도 열이 내리는 것은 잠깐 뿐이었다.

 

 “어떻게 해야 열이 내리는 거야. 소아과도 없으니 답답해죽겠네, 진짜.”

 

 약을 먹고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열은 다시 38도 이상으로 올라갔다.

 

 * * *

 

 넷째 날이 되자, 온도계를 대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열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됐다!”

 

 꼬박 사흘 밤낮으로 연화를 보살핀 후에야 열이 떨어졌다.

 

 “애가 아프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땀 닦고, 약 먹이고, 똥 치우는 것 밖에 없네.”

 

 마침 네티에게서 산 식량이 떨어져 가던 참이었다. 연화의 옷도 몇 번을 갈아입혔는지 이젠 여벌의 것도 없었다.

 

 “이래서 집안 일이 힘들다고 하는구나. 빨래랑 치울 쓰레기들이 넘쳐 나.”

 

 하지만 던전인데 뭐 어떠랴, 똥기저귀들 잔뜩 담은 봉투를 버려두고 거처를 나왔다.

 

 “연화야, 몸은 괜찮지?”

 “우우웅?”

 

 연화는 입을 오므리고, 동그란 눈으로 아기 침대에 달린 모빌 장난감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연화로부터 감기가 완전히 물러난 듯 보였다.

 

 [현재 친밀도 : 246.

 연화의 회복 및 면역 증가(+55). 다음의 전설 보상을 획득했습니다!

 1. 스킬 - 면역 상태(최고레벨) : 상태 이상을 모두 회복하고, 일정 시간 동안 상태 면역이 됩니다. (버프, 디버프 포함). 지속 시간 : 60분. 재사용 대기시간 : 4시간.

 

 2. 소모성 - 델라 루체(1회성) : 대상에게 없던 기운을 모두 걷어내고, 일정 시간 동안 해당 기운에 대해 면역이 됩니다. (빛과 어둠의 기운 포함). 지속 시간 : 60분.]

 

 “상태 면역? 엊그제 니후크랑 싸울 때 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진 않았다. 앞으로도 유용한 스킬임은 분명했다. 다른 한 가지 보상을 살펴봤다.

 

 “델라 루체! 어둠의 기운 어쩌고 하는 것을 몰아낼 수 있나?”

 

 이렇게 생각하며 연화에게 눈을 돌렸고, 별 다른 특이점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번에 어둠의 기운을 막아냈다고 하니까 별 문제는 없겠지. 일단 잘 가지고 있자.’

 

 가방에 작은 약병으로 된 델라 루체를 집어넣자, 또 다른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연화의 레벨업! 3이 되었습니다. 연화가 성장함에 따라 임무수행자의 행동반경이 넓어집니다.

 범위 : 연화가 10초간 이동할 수 있는 최대거리. 현재 : 3미터.]

 

 “뭐어어? 얘가 무슨 10초 동안 3미터를 가?!”

 

 이렇게 말하며 연화를 보니 연화가 성장한 듯 보였다.

 

 “또 컸네? 지금 몇 개월째야?”

 

 ▶ /훔쳐보기 강연화

 

 [캐릭터 상세 정보

 이름 : 강연화

 레벨 : 3 (184일)

 체력 : 20, 기타 ……]

 

 “184일? 6개월??”

 

 연화가 누운 아기침대가 작아 보였고, 연화는 그곳에서 뒤집기를 하려고 했다.

 

 “좁지? 내려줄게.”

 “우우웅?”

 

 누워서 잠을 청했던 매트 위에 연화를 내려놓으니 좌우로 팔을 움직이며 기어가는 것이 아닌가?

 

 “대박! 1미터는 거뜬히 가는데?”

 

 연화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날수록, 나와의 거리도 늘어난다는 말 같았다.

 

 “앗! 거긴 안 돼! 위험해!”

 

 연화가 매트를 벗어나 날카롭게 솟은 돌부리들 사이로 손을 짚었다. 연화를 들어 아기띠에 매니, 제법 묵직했다.

 

 탁탁!

 

 연화가 두 손을 흔들며 자신의 다리를 쳤다.

 

 “귀여워!”

 

 연화의 몸 상태가 안정이 되자, 긴장이 풀린 듯 졸음이 몰려왔다.

 삼 일간 자는둥 마는둥 퀭한 눈으로 지내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온천에서 뜨뜻하게 씻고 잠 좀 깨자, 아자!”

 

 놀다가 이내 잠든 연화를 바닥에 내려놓고 온천에 몸을 담갔다.

 

 부르르.

 

 “어우, 좋다. 살 것 같네.”

 

 미동도 없는 연화를 보고 안심을 하고 온천에 몸을 맡겼다. 몸에 온기가 도니 눈이 절로 감긴다.

 

 꾸벅. 꾸벅.

 

 “어!? 연화 아직 자네.”

 

 꾸벅. 꾸벅.

 

 {일 카오스타 아리반도 알 몬도.}

 

 “응? 어우, 정신 차려야지.”

 

 머리를 흔들며 다시 벽에 등을 댔다.

 

 {안코라 우나 볼타 일 디아볼로 에 리소르토.}

 

 스르륵.

 꼴깍. 꼴깍.

 

 [피로도가 증가합니다.]

 

 {칼페스타 라 살베자 델루마니타.}

 

 ‘음? 여긴 어디지? 앞이 하나도 안 보이네.’

 

 꼴깍. 꼴깍.

 

 [피로도가 증가합니다.]

 

 {사로 꼴루이 케 디스트루제라 일 몬도!}

 

 ‘끝이 안 보이는 무한의 공간. 중력도 없는 이곳은 우주인가?’

 

 꼴깍. 꼴깍.

 

 {세상을 파괴시킬 나의 힘에 온 우주가 두려움에 떨리라!!}

 

 ‘자, 잠깐!! 몸이! 목이 너무 뜨거워!!’

 

 물 밖으로 나와 물 한 바가지를 토해냈다.

 

 “푸와아아악!! 아.읏.뚜.거.으.워….”

 

 통증과 함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뜨거운 물에 목이 심하게 부운 것 같았다.

 그뿐이랴, 몸 전체가 익은 듯 벌겋게 달아올랐다.

 

 “웅?! 여.은.화.야!”

 

 누워 있던 연화가 보이지 않았다. 온천을 나와 옷 입는 것도 잊은 채, 연화를 찾았다.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속으로만 연화를 보며 외쳤다.

 

 ‘저깄다, 위험해!’

 

 연화가 불을 지핀 가마솥을 향해 기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런 연화를 보고 재빨리 달려가 두 손으로 끌어안았지만, 찰나에 연화의 손이 불에 데고 말았다.

 

 “우와아아아아아앙!! 우와아아아아아앙!!”

 

 [베르제 각성 : 10 → 20%.]

 

 동굴이 떠나가라 목을 놓아 연화가 울고 있었다.

 

 ‘왜 안 아프겠니. 불만큼 고통을 주는 게 또 어딨다고!’

 

 근처 지하수가 흐르는 것을 확인하여 그곳에 연화의 손을 집어넣었다.

 

 “우와아앙!! 우와아앙!!”

 

 울음소리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연화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 역시 식도가 타들어가는 듯한 아픔에, 지하수에 얼굴을 넣고 마셨지만 고통은 그대로였다.

 

 꿀꺽. 꿀꺽. 꿀꺽.

 

 ‘화상! 화상! 화상 치료에 좋은 걸 지난번에 줬었는데!’

 

 * * *

 

 “이건 특별한 꽃에서 추출한 거야. 외상과 화상에 특화된 추출물인데, 부위에 발라주면 잘 나아.”

 “바르기만 하면 돼?”

 “그뿐 아니라, 먹어도 돼. 식도가 데인 게 아니라면 굳이 그럴 일은 없을 테지만.”

 “효과는 좋아?”

 “아저씨가 속고만 살았나. 통증은 즉시 사라져. 약효도 몇 분 안 걸리고.”

 “네가 웬일로 이런 서비스를? 세상이 뒤집히겠구만?”

 “섭섭하게 이거 왜 이래!? 내가 연화의 안전에 관한 건 몇 번 챙겨줬잖아. 양이 적으니까 꼭 필요할 때만 써.”

 

 * * *

 

 가방을 뒤져 네티가 준 식물 추출물을 찾는데 어디서 트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벨레노 에 프렌그라조 메스콜레티. 빛과 어둠의 향기로 너를 삼킬지니.”

 ‘이 주문은?’

 

 부적과 향기로 인간을 현혹하는 네 번째 보스, 미스티카 아이네볼그가 외우는 주문이었다.

 아이네볼그는 키가 2미터가 넘고, 어금니가 얼굴 길이만큼이나 튀어 나온 트롤형 보스다.

 

 “오늘은 오랜만에 인간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네, 친구여.”

 

 그를 보고 우는 연화의 입을 막고, 큰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그는 혼잣말 중에도 약병을 흔들며 가마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인간 요리가 정말 맛있겠지? 안 그래, 친구야!?”

 

 이렇게 말하며 아이네볼그가 허리를 숙여 바위 뒤에 몸을 숨긴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까암.짜.악.아! 어.은.제.온.거.냐!?”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만큼, 통증도 여전했다. 너무 따가워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싶었다.

 

 “울음소리가 동굴 밖에까지 잘 들리더구나. 그래서 신선한 아기의 냄새를 쫓아왔지, 작은 생명체여.”

 

 이 녀석의 말대로 트롤은 인간을 잡아먹기에, 가마솥을 끓여 먹을 준비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우와아아아앙!! 우와아아아앙!!”

 “목소리를 들어보니 신선한 아기가 아픈 몸이로구나.”

 

 [베르제 각성 : 40 → 50%.]

 

 연화가 화상에 괴로운 지 다시 목청이 찢어질 듯 울음소리를 냈다. 그걸 보며 아이네볼그는 가마솥 옆 실험대 위에 놓인 약병을 들어 그것을 연화의 머리 위에 부었다.

 

 주르륵.

 

 “이것이 화상과 감기를 낫게 하고, 강하게 해줄 것이야. 아픈 녀석을 잡아먹는 건 내 취미가 아니거든.”

 “머.무.얼.하.느.은.짓.이.야?”

 

 손을 쓸 새도 없이 그가 쏟은 약물이 연화의 머리를 타고 화상을 입은 손끝까지 내려왔다.

 그러자 연화가 울음을 멈추고 기절한 듯 손발을 늘어트렸다.

 그리고 그때 뜬 메시지.

 

 [약해진 신체가 회복되었습니다. 스며든 어둠의 기운이 전신으로 퍼집니다. 베르제 각성 : 50 → 70%.]

 

 ‘스며든 어둠의 기운? 이건 언제 그런 거야!!??’

 

 메시지와 동시에 연화의 몸에 검은 연기가 강하게 맴돌면서 피부에 검은 문양들이 새겨지고 있었다.

 

 ‘각성 게이지도 다 안 찼는데, 이런 일이!!’

 

 [베르제 각성 : 70 → 80%.]

 

 연화를 안고 재빨리 가방으로 달려가, 어둠의 기운을 제거한다던 델라 루체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려는데, 아이네볼그가 나를 향해 두 손을 뻗으며 주문을 외웠다.

 

 “지금 무얼 하니? 와서 내 음식이 되어라, 작은 생명체여.”

 

 주술사의 인형의식을 사용하여 상대를 현혹하는 아이네볼그는 상대가 스스로 아궁이에 들어가도록 몸을 조종한다.

 

 “벨레노 에 프렌그라조, 세르비 드 메…….”

 

 녀석이 내 몸을 조종하기 위해 주문을 외우자, 가마솥을 향해 몸이 틀어졌다.

 

 “으아악!”

 “옳지. 내 말을 듣거라, 인간이여.”

 

 그가 두 손을 들어 가마솥을 향해 움직였고, 저절로 가마솥을 향해 걸어갔다.

 

 “훌륭한 만찬이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라.”

 

 가마솥에서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고 있었고, 연화의 몸에선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렇지, 어서 들어가라! 생명체여!”

 

 아이네볼그의 힘에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었다.

 

 끄응! 끄으으응!!

 

 [베르제 각성 : 80 → 90%.]

 

 ‘각성이!? 조금만! 조금만 열면 되는데!’

 

 하지만 각성 게이지는 이내 가득차버렸다.

 

 [베르제 각성 : 90 → 100%. 베르제의 기운이 가득찼습니다! 베르제가 곧 각성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연화의 몸에서 강력한 마력이 밖으로 퍼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연화의 몸이 내 팔을 빠져나와 공중으로 부양하고 있었다.

 

 부우우우.

 

 ‘연화야!!’

 “뭐, 뭐냐!? 이 기분 나쁜 마력은!”

 

 트롤은 이를 보며 주문을 멈췄고, 나는 베르제의 각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이런!!’

 

 {쯧쯧쯧, 한심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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