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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던전에서 독박육아
작가 : 포이보스
작품등록일 : 2020.9.3

지구가 멸망하고, 게임 세계가 찾아왔다.
게임 세계의 모든 퀘스트를 통달했으나, 한가지 걸림돌이 있었으니..
내게 딸이 주어졌다고? 이런 상황에서?

 
#15 – 전장(6)
작성일 : 20-09-03 13:11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8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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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이 메시지는 내게만 주어진 것이 아닌 듯 했다. 여기저기서 적잖이 당황한 표정과 목소리가 가득했다.

 

 “이게 뭐야?”

 

 사람들이 주머니를 뒤져 한 개의 코인을 발견했다.

 

 ‘이럴 줄 알았어. 서로 죽이라는 퀘스트잖아! 말 그대로 배틀게임이네!’

 

 “뭐지? 나머지는 어디에서 찾으란 거야?”

 

 경호는 아직도 이 퀘스트의 본질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서로를 잡아먹고 코인을 모으라는 거군요.”

 

 박태철은 주머니에서 꺼낸 구리빛 코인을 허공에 튕기면서 얘기했다.

 

 “죽이지 않고도 이를 해결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 총을 맞고 쓰러졌다.

 

 탕! 크억!

 

 “어, 어디서 날아온 거…, 컥!”

 

 중앙 부근에서 소리치던 그 사람 역시 쓰러졌다.

 

 “헤헤. 요놈들의 주머니를 뒤져서 얻으면 되겠군. 억!”

 

 쓰러진 두 명을 향해 가던 남자 역시 총에 맞고 쓰러졌다. 이를 보고 아무도 시체 근처로 가질 못했다.

 그새 장재훈은 총알을 피하며 어딘가로 숨었다.

 

 “슈퍼맨인가, 쟨 총알도 피하네.”

 “엄폐물 뒤에 숨어요! 어서요!”

 

 박태철의 준비로 우리 일행은 탑과 나무 사이에 등을 졌다.

 

 “저쪽에 있는 주택 지붕 같군요.”

 

 박태철이 가리킨 대로 그곳에서 다시 총알이 날아왔다. 우리 쪽으로.

 

 “조심해요!”

 

 다행히 맞진 않았지만, 몸을 숨기지 않았으면 누군간 죽었을 것이다.

 열댓 발의 총성이 끝나자, 이제 칼을 들고 나서는 사람이 있었다.

 

 촤악! 컥!

 

 “몇 놈 더 잡아야 되지?”

 

 그는 자신이 죽인 사람의 주머니에서 코인을 꺼내며 말했다.

 광장에선 동시다발적으로 전투가 벌어졌다.

 

 “사, 살려주세요!!”

 

 퍽. 퍽.

 

 아직 10렙이 되지 않은 자들이었지만, 각자의 스킬이 있었고, 마법을 사용하거나 총을 쏘며 서로를 죽이기 시작했다.

 

 “코인을 드리겠습니다! 목숨만은!”

 

 소용없는 울부짖음이었다.

 

 [남은 인원 : 217명.]

 

 짧은 시간에 십수 명의 목숨이 날아갔다.

 

 “퀘스트를 잘 봐! 서로를 죽이지 않고도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고!”

 

 사람들을 향해 외쳤지만,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았다.

 각자의 진지를 중심으로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고, 몸을 피하며 전투가 이뤄졌다.

 

 “저기 좀 보세요!”

 

 서은영이 가리킨 곳에 대여섯 명으로 구성된 무리가 사람들을 급습하여 코인을 챙겼다. 로그들로 이뤄진 무리였다.

 

 “몇 개 남았지?”

 “몰라. 대충 열 개?”

 “계속 죽이면 그만인 것을.”

 

 그들은 서로를 보며 낄낄댔고, 다시 로그의 은신 기술을 이용해 모습을 감췄다.

 

 “사라졌어요!”

 “저도 봤어요. 다들 조심하세요! 네티!”

 

 네티가 대답이 없었다.

 

 “아직도 안 온 거야? 네티!!”

 “왔어, 왔어. 고객님이 정신 차리느라 오래 걸려서. 빚이 있을 땐 상품가가 두 배인 건 알지?”

 

 두 배? 이런 날강도! 하지만 긴박한 지금 상황엔 그걸 따질 겨를이 없다.

 

 [부채 : 7G → 27G. 채권 소유자 : 수호의 요정 네티아.]

 

 샤샤샤삭.

 

 주변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로그 무리가 분명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와 아기라. 모조리 죽여. 여긴 재미없군.”

 

 ▶ /섭취 하급 감지 물약(Lv.1)

 

 1레벨이라 범위가 좁았지만, 5미터 내 네 명의 무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들은 일제히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피해요!”

 “어디? 어디에요?!!”

 

 [빌려쓰기(Lv.1)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아?!”

 

 메시지를 보고 빠르게 명령어를 입력했다.

 

 ▶ /빌려쓰기(주술사) 대지의 파동(Lv.21)

 

 ▶ /시전 대지의 파동(Lv.21)

 

 퍼엉!

 

 칼끝이 무리의 목 근처까지 다가왔고, 대지의 파동을 맞은 급습 무리가 즉시 나가떨어졌다.

 

 으어억! 쿵!

 

 그들은 괴로워하며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다른 일행들이 소리를 지르며 덤벼들었다.

 

 [스킬 숙련. 대지의 파동(Lv.21)의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또 와요!”

 “이런! 또 있었군!”

 “저 녀석 뭐냐!”

 “개 같은. 죽인다!”

 

 무리가 흩어져 덤벼들었다. 두 명은 박태철에게, 또 다른 자들은 차재희와 경호에게. 마지막으로 서은영과 내게도 로그 무리가 덮쳤다.

 

 “비켜. 덩치 큰 놈은 내꺼야. 빚이 있거든.”

 

 두 사람이 박태철에게 다가갔지만, 박태철은 금세 바닥에 내리쳤다.

 

 퍽. 쿵!

 

 그런 후 박태철은 기절한 그들에게서 코인을 수집했다.

 

 “다섯 명이 서른다섯 개니까 서른 명 정도를 제압하면 되겠군요.”

 “박상사님! 코인은 필요 없어요!”

 

 정신없이 싸우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연화에게 젖병을 쥐어주었다. 칼부림을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관심없는 듯 젖병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휙. 툭.

 

 “아…!”

 

 하지만 젖병을 주울 새가 없었다. 차재희와 경호도 자신의 직업 스킬을 사용하며 전투를 벌였고, 쉽게 제압되진 않았다.

 그때 떠오른 메시지.

 

 [알림! 한국-서울 11-20서버 전멸. 한국-서울 11-20서버 전멸.]

 

 “뭐라고?”

 “전멸?”

 “이건 무슨…!”

 

 전투로 정신없던 일행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경고! C구역 엠플라레 아이젠티(구속된 화염의 정령) 등장! 히든 퀘스트(전체) 재발생. 한국-서울 9서버에 등장합니다.]

 

 서울 9서버. 우리 서버를 가리키는 것 같았다.

 

 [히든 퀘스트(전체).

 분류 : 보조

 명칭 : 엠플라레 아이젠티(구속된 화염의 정령)

 기간 : 1시간.

 성공 : 10,000G.

 실패 : 전멸.]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10개의 서버가 동시 전멸이라니!”

 “형! 10개면 2만 명은 넘게 있었을텐데!”

 

 이제 이해가 됐다. 구속된 화염의 정령이 왜 사라졌었는지.

 

 “구속된 화염의 정령은 스스로 사라지지 않아요. 생명체를 끊임없이 죽여야 유지되는데….”

 

 이곳 서울 9서버에서 학살이 멈추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사람들을 학살하고 돌아온 것이다.

 

 “아이젠티가 오기 전에 어떻게든 끝내야 합니다!”

 

 그런 와중에 일행을 급습하는 무리들이 있었다.

 

 “난 예쁜 것들이 싫어. 남에게 의지만 하는 나약한 것들.”

 

 차재희 만큼이나 독해 보이는 단발의 여자가 칼을 들고 서은영에게 다가갔다.

 서은영은 해골을 소환해 그녀를 막으려 했지만, 결국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아아아악!

 

 “은영 씨!”

 “대리 님!”

 

 서은영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내게 칼을 꽂는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났다.

 

 쿡!

 

 손에 든 나무방패가 그의 칼을 막았다.

 

 “제법이군. 그 순간에 방패를 주워 나를 막고 말야.”

 “너, 너는!”

 

 최사형이었다. 잔뜩 부어오른 눈에 안대를 대고 있었다. 얼마나 부운 건지, 몇 겹이나 겹쳐 쓴 것처럼 두터웠다.

 

 “너 때문에 안대를 쓴 건 아냐.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 기분 나쁘니까!”

 

 그가 칼을 휘둘렀고, 몸을 피했지만, 포대기 일부가 찢겨나갔다.

 

 “이 녀석!”

 

 연화가 상처를 입진 않았다. 이를 대비해 연화에게 30분짜리 보호막을 두른 것이 효과가 있었다.

 

 “형! 아기가 떨어질 것 같아요!”

 

 느낌상 아직은 연화가 떨어질 것 같지 않았다. 다만, 그 전에 최사형을 붙잡으려 달려들었는데, 그새 몸을 숨겼다.

 그때 또 다른 무리가 이 전투에 끼어들었다. <정의의 심판> 길드마크를 단 길드의 장(長) 천건우였다.

 

 “정의는 승리한다! PK 놈들을 모두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하라!”

 “정의는 승리한다!”

 

 그들은 천건우의 외침에 한손에 든 망치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갑자기 웬 정의?”

 

 그들의 개입으로 다수의 전투가 벌어졌고, 아군과 적군을 구분할 수 없는 혼돈의 상황이 일어났다.

 

 [엠플라레 아이젠티가 D구역을 향해 이동 중입니다!]

 

 그 혼돈 속에서 아이젠티가 우릴 덮칠 것이다.

 

 퍽! 컥!

 

 “제가 생각한 숨겨진 보물찾기는 이런 게 아니었…, 억!”

 “경호야!”

 

 경호가 PK 길드원의 주먹에 맞고 쓰러졌다. 그를 쓰러트린 자는 다시 천건우와 전투가 이뤄졌다.

 

 “최사형! 내 앞에 나타나라!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하겠다!”

 

 천건우의 외침을 무시하고, 다시 곁에 다가온 최사형.

 

 “너는 내가 보이는구나?!”

 “너인 줄 알았으면 상급 감지 물약을 먹었을 거다!”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다시 포대기를 찢고는 사라져버렸다.

 

 “너! 일부러 연화를…!”

 

 등에서 떨어지는 연화를 재빨리 받아들었다. 그새 시야에서 사라진 최사형이 다시 주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제법이야. 애새끼를 둘러업고 피하는 걸 보면.”

 “으우웅!”

 

 연화는 자신에게 해를 가하려 했다는 것을 안 건지 최사형을 향해 인상을 쓰며 옹알거렸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서은영 곁에서 앉은 자세로 칼을 높이 들었다.

 

 “이 년을 죽이고 먼저 갈게. 다음 퀘스트로.”

 

 그리고 그녀의 목을 향해 그것을 내리꽂았다.

 

 “안 돼!!”

 “으에앵!!”

 

 [히든스킬 빌려쓰기(Lv.1)가 가능합니다. 남은 선택 수 : 1/2.]

 

 ▶ /빌려쓰기(광전사) 일격필살(Lv.21)

 

 * * *

 

 “저도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화를 위협하는 자들을 무조건 피할 순 없어요!”

 

 {그렇겠죠. 그렇기에 그들을 제압할 더욱 더 큰 힘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퀘스트는 누구도 죽지 않고, 통과할 수 있어요.}

 

 “이번에는 그렇다 쳐요. 다음에도 사람을 죽이지 않고는 퀘스트를 통과할 수 없습니다.”

 

 {알고 있어요. 이 세계가 다른 생명체와의 대립이 기본인 세상이니까요. 하지만….}

 

 헤스테는 말을 멈추고 뜸을 들였다.

 

 {이 세계를 잘 아는 당신이기에 과정을 잘 통과할 거라 생각해요.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도.}

 

 “그래도 어쩔 수 없다면요!”

 

 {선택은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 * *

 

 [일격필살(Lv.21)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젠장!”

 

 [일격필살(Lv.21)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일격필살이 아니어도 최사형은 막아야 했다.

 

 ▶ /시전 대규모 대지의 파동(Lv.21)

 

 연화를 꼭 끌어안으며 스킬을 시전했고, 최사형을 포함한 광장 주변 일대의 사람들이 일제히 공중에 떠올랐다. 경호와 서은영 그리고 박태철과 차재희도 마찬가지였다.

 

 “너, 너, 이 새끼!”

 

 대규모 대지의 파동으로 주변 사람들이 모두 공중에 혼돈이 섞인 전투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제 코인을 정리해야 돼!’

 

 공중에 뜬 최사형이 네게 욕을 했고, 경호와 서은영도 나를 불렀다.

 

 “혀, 형!”

 “이한 씨!”

 

 그리고 파동에 의해 각자의 주머니에서 빠져나온 코인들도 함께 떠올랐다. 이를 보며 연금술사의 스킬을 떠올렸다.

 

 ▶ /빌려쓰기(연금술사) 원소분해(Lv.21)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중에 뜬 코인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는데, 장재훈만이 손을 휘저어 코인을 집었다.

 

 “이건 내 꺼야! 이히히!”

 “저 또라이가! 안 놔?!”

 

 그런데 내게 안긴 연화마저 자신의 눈앞에 떨어지는 코인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휙. 휙.

 “어우어?”

 “연화야!”

 

 몸을 돌려 연화를 코인으로부터 떨어트렸다. 떨어진 코인을 사람들이 줍기 전에 스킬을 써야 했다.

 

 “우아아아!”

 

 연화가 우는 시늉을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스킬을 시전했다.

 

 ▶ /대상 숨겨진 보물찾기코인(ID80819)

 ▶ /시전 원소분해(Lv.21)

 

 원소분해를 시전하자 모든 코인들이 순식간에 가루가 됐다.

 

 [숨겨진 보물찾기 코인(ID80819)이 파괴되었습니다.]

 [숨겨진 보물찾기 코인(ID80819)이 파괴되었습니다.]

 [숨겨진 보물찾기 코인 …… ]

 

 개인에게 부서진 코인만큼의 메시지가 떴다.

 부서진 코인은 가루가 되어 금가루가 흩날리듯 공중에서 뿌려졌다.

 

 “됐어!”

 “안 돼에에! 내 코인 내 놔!!”

 

 장재훈의 손에서도 부서진 코인 가루가 내려왔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며 탄식했다. 박태철과 차재희를 포함하여.

 

 “아아아아!”

 “6개 모았는데!”

 

 떨어지는 일행을 보며 스킬을 사용했다.

 

 ▶ /시전 대규모 대지의 역파동(Lv.21)

 

 대지의 파동을 역으로 돌려 일행들 아래 지역에 스킬을 사용했고, 떨어지는 사람들의 충격을 완화시켜주었다.

 

 턱. 투둥.

 

 “악!”

 

 경호가 허리를 붙잡고 아파했다. 완화가 덜 된 모양이다.

 

 “으억! 정.의.는.승.리.한.다!”

 “컥! 저, 정의는 승리….”

 

 부족한 마력에 의해 근처 일행들을 제외한 사람들의 낙하 충격을 줄이지 못했다.

 

 “낙하산도 없이 떨어진 게 오랜만입니다.”

 

 파동에 낙하 충격이 흡수된 박태철은 몸을 툭툭 털며 일어났고, 차재희도 마찬가지였다.

 

 “다릴 또 다쳤으면 가만 안 뒀을 거야!”

 “우아아아!”

 

 우는 시늉을 하는 연화에게 떨어진 젖병을 주워 손에 쥐어줬지만, 인상을 쓰며 거부했다.

 

 “우으웅!”

 “참…. 줄 게 없는데. 코인도 부서져서.”

 

 코인과 비슷한 외형의 돌을 주워 연화에게 쥐어주자 잠잠해졌다.

 

 [빌려쓰기(Lv.1) 레벨업! 2가 되었습니다. 사용 스킬 증가(+1).]

 

 최사형의 무리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무리 역시 몸을 가누지 못해 주춤대고 있었다.

 

 “대리님!”

 

 경호가 여전히 기절해 있는 서은영을 보며 외쳤다.

 

 “은영 씨!”

 

 서은영에게 달려가며 안색을 살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좀 일어나 봐요!”

 

 서은영의 몸을 흔들었지만 그대로였다. 그때 네티가 태연한 척 옆에서 중얼거렸다.

 

 “그런다고 깨나. 피로가 풀려야 깨지. 지금껏 치료하고, 연화를 살피며 남을 돕느라 에너지를 다 써서 그래.”

 “다쳐서 그런 게 아니고?”

 

 차재희가 서은영의 다친 다리를 치료하는 걸 보며 네티에게 말했다.

 

 “이 언니는 자신의 피로를 신경 쓰지 않고 남을 도왔어. 그러니 피로가 누적돼 저렇게 쓰러지지.”

 “그럼 피로회복제를 줘. 강력한 걸로!”

 “빚쟁이가 뻔뻔하군. 그냥 일반으로 먹여도 돼.”

 

 [부채 : 27G → 47G. 채권 소유자 : 수호의 요정 네티아.]

 

 언제나 철저한 계산. 10골드 피로회복제가 20골드로 둔갑한 순간이었다.

 

 “이것 좀 먹어봐요.”

 “이리 줘봐.”

 “그, 그래….”

 

 차재희가 내게서 회복제를 받아들고는, 그녀에게 먹여주었다. 그때 메시지가 떴다.

 

 [보조 퀘스트(전체) 숨겨진 보물수집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두 번째 퀘스트(전체)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이 정산됩니다.]

 

 “뭐어?? 퀘스트가 종료됐다고?”

 

 메시지에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혹시 모든 코인이 사라져서 퀘스트가 종료??”

 “맞아, 경호야.”

 “행운의 코인이군요! 아무도 죽지 않고 퀘스트를 깬.”

 

 이제야 납득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걔 중에는 100위에 도전하지 못해 못마땅한 사람도 있었고, 미심쩍은 표정으로 날 노려보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오류! 오류! 코인수집가가 없습니다. 오류! 오류! 코인수집 …… ]

 

 메시지는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통과한 사람 없이 퀘스트가 종료되기는 처음일 것이다.

 

 “어떻게 되는 겁니까?”

 “형! 우리 모두 죽는 거 아니에요?”

 “걱정 마. 죽진 않을 거야. 예상대로라면.”

 

 첫 번째 퀘스트는 실패가 죽음임을 명시했지만, 두 번째는 아니었다.

 100인에 못 들어거나, 아이젠티를 제압하지 못하면 죽기 때문에 실패의 내용은 의미가 없었다.

 

 [오류 조정. 오류 조정. 전원 퀘스트 통과. 전원 퀘스트 통과. 이동과 보상이 재조정 중입니다. 잠시 …… ]

 

 쿵! 쿵!

 

 “저, 저기 퀘스트가 끝났잖아요!”

 

 어떤 이의 울부짖음에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가 나는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구속된 화염의 정령은 퀘스트 종료와 상관없이 우릴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아직 안 끝났어요!”

 

 이를 보며 겁먹은 한 남성이 소리쳤다.

 

 “저, 저게 열 개의 서버를 전멸시키고 온 녀석이에요! 우린 모두 죽었어요!”

 

 아이젠티의 몸은 전보다 더 짙어진 검은색 불꽃을 내뿜으며 우릴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힘이 불꽃의 크기인 것 마냥 위세를 내뿜으면서. 그리고 그것이 녀석의 마력의 크기같았다.

 

 “저 말도 안 되는 마력을 가진 저 녀석을 어떻게 해야…!”

 

 [통달(베르제의 힘의 근원) : …(중략)… 첫 번째 조각을 파괴하면, 조각의 마력이 흡수되면서 그 힘이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중략)… 그 힘에 압도 되어 일시적으로 가사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 ]

 

 쿵! 쿵!

 

 “첫 번째 조각 파괴!”

 

 [통달! 내재된 마력 구체의 힘으로 베르제의 첫 번째 조각을 파괴합니다.]

 

 [첫 번째 조각 파괴 : 5%.]

 

 조각 파괴는 달팽이가 기어가듯 아주 천천히 진행됐다.

 

 우웅! 우웅!

 

 강한 자기가 형성되는 것처럼 연화와 내 주변에서 푸른빛의 마력이 맴돌고 있었다.

 

 ‘연화는 괜찮겠지?’

 

 혹시 몰라서 ‘훔쳐보기’를 1초마다 시전했고, 연화의 몸상태와 각성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펴봤다.

 

 ‘아직은 괜찮아! 각성이 올라간 것도, 지난 번처럼 몸의 색이 변한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갑자기 불덩이가 빠른 속도로 우릴 향해 날아왔다.

 

 슈우웅.

 

 이십 미터까지 다가온 구속된 화염의 정령이 불덩이를 날렸고, 그 불덩이는 피로회복으로 바닥에 누워 있던 서은영을 향해 날아갔다.

 

 “대리님!”

 

 이를 보고 ‘첫 번째 조각 파괴’를 멈추고, 즉시 불덩이를 향해 달려가 오른손을 뻗었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안 돼!”

 

 그런데 그때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나를 밀어주는 것이 아닌가?

 

 “네가 막을 수 있는 거 맞지!?”

 

 찰나의 움직임으로 차재희가 내 몸을 밀어 불덩이 근처까지 이동시켜 주었고, 불덩이를 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터억.

 이글이글.

 

 하마터면 서은영을 포함한 우리 모두 한 방에 전멸할 뻔했다. 이를 생각하니 속에서 강한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렇기에 손바닥이 화상을 입는 것도 잊은 채, 불타는 돌덩이를 들고서 정령에게 말했다.

 

 “수백 명을 죽이고 떠난 것으로도 모자라, 다시 돌아와 우릴 죽이려 해!? 악마에게 굴복해 사람들을 죽이는 정령주제에!!”

 

 [분노 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마력의 힘이 증폭됩니다.]

 

 손아귀에 강한 힘을 주었다. 그러자 큰 돌덩이가 으스러지며 가루가 되어 땅에 떨어졌다.

 

 콰직! 후두두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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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 전장(7) 2020 / 9 / 3 237 0 7335   
16 #15 – 전장(6) 2020 / 9 / 3 251 0 8235   
15 #14 – 전장(5) 2020 / 9 / 3 248 0 6893   
14 #13 – 전장(4) 2020 / 9 / 3 257 0 7604   
13 #12 – 전장(3) 2020 / 9 / 3 246 0 8165   
12 #11 – 전장(2) 2020 / 9 / 3 253 0 5138   
11 #10 – 두 번째 퀘스트, 전장(1) 2020 / 9 / 3 259 0 5960   
10 #9 - 지구 최후의 날(끝) 2020 / 9 / 3 267 0 6826   
9 #8 - 지구 최후의 날(7) 2020 / 9 / 3 254 0 7275   
8 #7 - 지구 최후의 날(6) 2020 / 9 / 3 249 0 8353   
7 #6 - 지구 최후의 날(5) 2020 / 9 / 3 249 0 7511   
6 #5 - 지구 최후의 날(4) 2020 / 9 / 3 252 0 8269   
5 #4 - 지구 최후의 날(3) 2020 / 9 / 3 246 0 7346   
4 #3 - 지구 최후의 날(2) 2020 / 9 / 3 257 0 6181   
3 #2 - 첫 번째 퀘스트, 지구 최후의 날(1) 2020 / 9 / 3 229 0 6737   
2 #1 - 첫 만남 2020 / 9 / 3 254 0 6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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